1312화 문만 열면 모든 것이 끝날 것
진남 등은 제이십일소선역에 도착했다.
그 시각, 제이십일소선역.
진남 등은 도착한 후 머물지 않고 두 시진을 날아 화선지 부근에 도착했다.
화선지를 장악한 삼양도통(森陽道統)은 십 대 천존도통 중 하나였다.
검곡도통이 사라졌으니 정확히 말해 구 대 천존도통 중 하나인 셈이었다.
명초노조는 기묘한 영패를 꺼내 힘을 주입했다.
얼마 안 돼 천선정상 경지의 무인이 멀리서 날아왔다.
"선배님들, 죄송합니다. 제가 늦었습니다."
천선정상 경지의 무인은 포권했다.
진남을 보자 그는 어안이 벙벙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왜 그러느냐? 나를 아느냐?"
진남은 의문이 들었다.
"선배님 이해해주십시오. 선배님이 저의 지인분과 생김새가 비슷하여 한눈팔았습니다."
천선정상 경지의 무인은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다시 인사했다.
"됐다. 긴말하지 말거라. 여기 영패 네 개다. 우리를 안내하거라."
명초노조는 손을 젓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천선정상 경지의 무인은 영패를 받고 웃으며 말했다.
"선배님들 저는 조충(趙沖)입니다. 삼양도통의 내문제자입니다. 선배님들께서 주신 화선영은 지급입니다. 앞으로 일 년 동안 선배님들은 시키실 일이 있으면 저에게 전음하십시오. 언제든 달려와 선배님들의 수요를 만족시켜드리겠습니다."
화선지는 창람대륙처럼 무혼 등급을 천(天), 지(地), 현(玄), 황(黃) 네 개 등급으로 나누었다.
등급이 높은 화선영일수록 가격이 비싸고 얻기 힘들었다.
물론 받는 대우도 완전히 달랐다.
조충은 또 말했다.
"선배님들 우리 삼양도통의 규정에 따라 지급 영패나 더 높은 영패를 가진 분들은 화선지에 들어오면 반드시 도호와 소속된 세력을 밝혀야 합니다. 선배님들 이해해주십시오."
계현은 입을 삐죽거리고 말했다.
"진짜 성가시구나. 나는 계현이고 소속이 없는 무인이다."
"고비, 소속이 없는 무인이다."
"명초, 소속이 없는 무인이다."
"임효지, 소속이 없는 무인이다."
진남이 이름을 들은 조충은 깜짝 놀랐다.
'역시,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게 아니었어!'
"응?"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조충은 티를 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진남의 이름을 듣는 순간 눈빛이 흔들렸다.
진남은 이를 목격했지만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신경 쓰지도 않았다
"선배님들, 저를 따라오십시오."
조충은 빠르게 마음을 진정하고 길을 안내했다.
진남 등은 조충을 따라 성을 떠나 앞으로 날아갔다.
약 백 개 셀 시간이 지난 후 그들의 앞에 화선지가 나타났다.
대상계의 무인들은 누구든 처음 화선지라는 이름을 들으면 저수지이고 별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화선지는 매우 넓고 일반적인 바다와 별 차이가 없었다.
유일하게 다른 점이라면 화선지의 '바닷물'은 옅은 금빛이 반짝거리고 '파도'가 일 때면 진짜로 물결이 반짝거려 경치가 장관이라는 것이었다.
"선배님들 이렇게 넓은데 왜 화선해(化仙海)라 부르지 않고 화선지라 부르는지 의문이 드실 겁니다.
삼양도통에서 처음 화선지를 발견했을 때는 저수지 정도밖에 안 되었습니다. 삼양도통은 저수지가 제이십일소선역의 근원의 힘과 신비한 연계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 다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조충은 진남 등에게 설명하면서 그들을 안내하여 배 위에 올라 화선지로 몰고 갔다.
"선배님들 도착했습니다. 이곳이 바로 지(地)급 구역입니다."
잠시 후 배가 멈추자 조충은 말했다.
진남 등은 아래를 훑어봤다.
옅은 금색의 저수지가 어느새 자금색으로 변했다.
저수지는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태고의 연못처럼 엄청난 선의를 풍겼다.
진남 등은 먼 곳의 아래쪽 저수지에 변화가 발생한 걸 발견했다.
무인들이 이곳의 깨끗한 선의를 흡수하여 파동이 일어난 것이었다.
"이건 선배님들의 영패입니다. 영패를 통해 선배님들의 위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명심하십시오. 절대 다른 사람의 구역에 들어가지 마십시오. 아니면 여기 머무를 수 있는 날짜가 줄어듭니다."
조충은 말하며 네 개의 기이한 영패를 꺼냈다.
"응."
영패를 받은 진남은 왼쪽 앞 멀지 않은 저수지 깊은 곳에서 희미한 느낌이 날아오는 걸 느꼈다.
"허허, 우리 각자 폐관합시다. 고비, 내가 주재정상으로 진급하기 전에 구천지존이 되지 못하면 자네와 함께하지 않는다고 우리를 원망하지 마시오."
계현은 웃으며 말했다.
"자네 너무 나를 얕잡아보는군. 일 년만 주시오. 주경이 될 거요."
고비는 오만하게 말했다.
진남 등은 전부 흩어져 자신의 거처를 찾아 폐관을 시작했다.
진남이 모르는 것이 있었다.
조충은 배를 타고 화선지를 떠난 후 공손하던 태도가 순식간에 변해 매우 기뻐했다.
"하하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구나. 나를 이곳으로 보낸 덕분에 내가 이렇게 큰 기연을 얻게 되었을 줄 몰랐지?"
조충은 큰소리로 웃었다.
이번 일은 얼마 전에 있은 한 모임에서 시작되었다.
검곡도통이 파멸될 때 도통의 모든 천존 거물과 제자들이 죽은 것이 아니었다.
그때 검곡도통에 있지 않았던 거물들과 제자들은 다행히 살아남았다.
그중에 한 천존 거물은 혼란도통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삼양도통에 가입했다.
바로 검하천존 황보두(皇甫?)였다.
조충의 경지와 등급으로는 황보두를 만날 수 없었다.
조충은 검곡도통에서 도망쳐온 제자들 모임에서 임효지라는 자가 황보두의 아들을 죽였고 황보두가 앙심을 품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임효지를 죽이거나 정보를 알아 오는 자에게 황보두는 엄청난 좋은 점을 주겠다고 했다.
조충은 호기심에 몇 마디 더 물어 임효지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고 용도천존의 마음에 들어 천극방 이백 위 안에 들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임효지는 거물이라 조충은 감히 건드릴 수 없었다.
때문에, 조충은 초상화를 보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우연히 화선지에서 임효지를 만났다.
그는 임효지를 건드릴 수 없었지만 소식을 황보두에게 알릴 수 있었다.
임효지가 여기 있다는 것을 황보두가 알면 그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침착하자. 이건 출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절대 놓칠 수 없다!"
조충은 연거푸 숨을 들이쉬고 마음을 진정했다.
'지금은 황보두에게 연락하는 것이 문제구나. 후, 나는 경지나 등급이 아직은 너무 낮아 황보두의 영패를 얻는 건 불가능하다.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과 연합하여…….'
조충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약 반 주 향이 탈 시간이 지난 후 그는 완벽한 계획이 생각나 삼양도통의 종지로 날아갔다.
* * *
약 반 주 향이 탈 시간이 지난 후.
삼양도통의 장로산(長老山).
"됐다. 주세를 했다. 큰 기연을 갖고 있으면 어서 말하거라!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너의 아버지가 전에 나를 도와준 적 있다 해도 봐주지 않을 거다."
한 선궁 안에서 붉은색 외투를 입은 백발노인이 무표정하게 말했다.
그는 아무런 기운도 풍기지 않았으나 사람들은 커다란 압박감을 느낄 수 있었다.
"홍엽(紅葉) 장로, 검하천존 선배님의 아들이 살해된 일에 대해 아십니까?"
백발노인 앞에서 조충은 담담하게 웃으며 물었다.
"당연히 안다. 검하 선배가 얼마 전에 그 일에 대해 말한 적 있다. 선배의 아들을 죽인 자는 임효지다.
그자는 이번 만세무회에서 빛을 발했다. 그자의 무예 재능은 심약주재보다 약하지 않다고 한다.
검하 선배는 지금 성천무교로 갔다. 그자의 행방을 찾아……."
홍엽 장로는 고개를 끄덕이고 설명하더니 마지막에 무언가 깨닫고 눈을 찌푸렸다.
"혹시 너……. 그자의 행방을 아느냐?"
조충은 밝게 웃으며 말했다.
"맞습니다. 이건 큰 기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홍엽 장로는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당연히 큰 기연이지! 그자의 행방을 검하 선배님에게 알려주면 우리에게 엄청난 좋은 점을 줄 것이다!"
홍엽 장로는 조충을 보며 말했다.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구나. 이렇게 좋은 기연을 너는 왜 나에게 말해주는 거냐?"
조충은 정색하고 말했다.
"저는 그동안 장로님의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이런 기연을 발견했으니 당연히 장로님께 말씀드려야죠."
홍엽 장로는 미소를 짓고 말했다.
"자식, 양심이 있구나. 그럼 좀 전에 말했던 대로 이번에 얻은 기연은 절반씩 나누자. 그리고 앞으로 삼양도통에서 어려움에 부딪히면 나를 찾아오너라."
주재정상의 존재인 홍엽 장로는 조충이 다른 이유 때문에 기연을 혼자 가질 수 없는 것이지 은혜를 갚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걸 잘 알았다.
하지만 그러면 어때서?
듣기 좋으면 충분했다.
"장로, 고맙습니다! 임효지는 지금 화선지의 지급 구역에 있습니다. 좀 전에 제가 그들을 안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조충은 말했다.
"뭐라고? 화선지 안에 있다고?"
홍엽 장로는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임효지가 화선지에 올 법도 했다.
"하하, 의외다. 임효지는 다른 데로 가지 않고 하필이면 화선지로 왔구나! 그자는 검하 선배님이 우리 삼양도통에 가입한 걸 모르나 보구나!"
홍엽 장로는 큰소리로 웃고 흥분해 말했다.
"지금 바로 검하 선배님에게 전음하자."
말을 마친 후 홍엽 장로는 빠르게 영패를 꺼내 신념을 주입했다.
열 셀 시간도 안 돼 영패에서 엄청난 위압이 폭발하더니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와 희미한 사람 형상으로 변했다.
바로 검하천존의 의지였다.
"홍엽, 방금 한 말이 진짜냐?"
검하천존은 빠르게 물었다.
"검하 선배님, 확실합니다!"
홍엽 장로는 서둘러 공수했다.
"잘됐다! 나는 줄곧 그자의 행방을 애타게 찾았다. 그런데 임효지가 제 발로 찾아오고 우리의 구역으로 오다니, 하늘이 나를 돕는구나!"
검하천존의 방대한 기세가 대전을 흔들었다.
"검하 선배님,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홍엽 장로는 떠보듯 물었다.
"나는 지금 성천무교에 있다. 돌아가려면 하루가 더 걸린다.
홍엽, 지금 내 명의로 장로들을 데리고 가서 그자에게 중상을 입히고 금지에 가두거라! 돌아간 후 나는 직접 그자를 상대할 것이다. 반드시 살아도 죽은 것보다 못하게 만들겠다!"
검하천존은 엄청난 살기를 드러냈다.
홍엽 장로와 조충은 마음이 서늘해졌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지금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홍엽 장로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일이 성사되면 절대 너를 푸대접하지 않겠다."
검하천존은 말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홍엽 장로와 조충은 기뻤다.
검하천존이 어떤 좋은 점을 준다고 정확히 말하진 않았지만, 말이라도 충분했다.
"장로 여러분, 주재대성의 역적이 우리 화선지에 쳐들어왔소……."
홍엽은 빠르게 영패를 꺼내 신념을 전했다.
* * *
같은 시각, 성천무교, 봉도서가 있는 곳.
세상의 기세가 완전히 굳고 자호천존 등 거물들은 매우 긴장하여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들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앞을 주시했다.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진봉화는 몇 시진 동안 신비한 고도에서 전진하며 여러 가지 엄청난 태고이상을 일으켰다.
진봉화는 피투성이가 되어 고도의 끝에 있는 대문 앞에 도착했다.
기이한 대문을 열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