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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280화 (1,280/1,498)

1280화 신현무문의 내막

몇 시진 후.

진남은 신비한 마도지보를 전부 연화하고 경지가 강해졌다.

그는 대연마정들도 순조롭게 손에 넣었다.

진남과 계현은 그곳에 머무르지 않고 마유심곡을 빠져나와 신현무문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시간은 천천히 흘러 다섯 시진이 지났다.

진남과 계현은 허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 앞에 무도의지들이 가득하고 시커멓게 변한 땅이 나타났다.

끝에는 웅장한 문이 꼼짝 않고 서 있었다.

대문은 옅은 금색이었고 문틀에는 용비봉무(龍飛鳳舞)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양쪽에는 각각 '독상구천람월(獨上九天攬月)'과 '오시천하군웅(傲視天下群雄)'이라는 두 구절이 있었다.

아무런 기운도 풍기지 않는 문이었지만 천하를 흔드는 패기가 느껴졌다.

"임 형이 그 세 가지 물건을 꺼내시오."

계현은 말했다.

"알겠소."

진남은 손을 휘둘렀다.

"통령수(通靈手)."

계현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신비한 법문을 펼쳤다.

옅은 청색의 선기가 그의 양손을 감쌌다.

계현은 다섯 개의 지보를 각각 꺼내고 신현무문의 아래쪽으로 날아갔다.

그는 손가락을 튕겨 지보들을 틈 안으로 들여보냈다.

펑펑펑-!

폭발음과 함께 다섯 개의 지보들은 땅에 떨어지며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됐다."

계현은 두 눈에 빛이 돌았다.

그는 걱정도 사라졌다.

이때, 신현무문이 살짝 흔들렸다.

엄청난 기운이 나와 사방을 휩쓸었다.

쿵-!

커다란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선광이 문 안쪽에서 하늘 높이 솟구치며 이상들을 만들었다.

굳게 닫혔던 대문은 신비한 힘이 당기기라도 하듯이 양쪽으로 서서히 열렸다.

사나운 기운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너희 둘이 함께 다섯 개의 지보를 찾았으니 함께 들어오너라."

무뚝뚝한 목소리가 안쪽에서 울려 퍼졌다.

진남과 계현은 서로 마주 보고 날아서 안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들어서자 대문은 천천히 닫히고 이상만 남았다.

잠시 후, 신현무문 안쪽.

진남과 계현은 몸이 가벼워지더니 새로운 세상에 들어섰다.

"순수한 선의가 엄청 짙게 느껴지오."

그들은 발이 땅에 닿자 공간 구석구석에 가득한 방대하고 순수한 선의를 느꼈다.

선의는 바깥세상보다 몇십 배 짙었다.

수많은 수련 성지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다.

"신현무문은 역시 대단하구나."

진남은 중얼거리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하늘은 새파랗고 땅에는 풀이 길게 자랐으며 멀리 있는 선산은 선광들이 가득했다.

전설 속의 선가성지(仙家聖地) 같았다.

슉-!

진남과 계현의 앞에 한 형상이 나타났다.

흰색 두루마기를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그 사람은 풍채가 뛰어났다.

신현무문의 문령(門靈)이었다.

"저는 임효지입니다. 선배님을 뵙겠습니다."

"저는 계현입니다……."

진남과 계현은 포권하고 인사를 했다.

"예를 차리지 않아도 된다."

흰 두루마기를 입은 청년은 손을 저었다.

그는 감격해서 말했다.

"나는 이곳에서 삼백여 년을 기다렸다. 오늘 드디어 사람이 들어왔구나. 신현무문의 모든 것들이 바람에 따라 흩어지고 허무로 돌아갈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진남과 계현은 살짝 놀랐다.

진남은 떠보듯이 물었다.

"선배님, 바람에 따라 흩어진다는 것이 무슨 뜻입니까?"

흰 두루마기를 입은 청년은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알려줘도 무방하다.

신현무문은 천지의 대조화로 생겨난 것이다. 이치대로라면 나도 다른 무인들처럼 수련을 하고 천존 경지를 돌파해야 한다. 하지만 삼백여 년 전 나는 잘못된 결정을 내렸고 그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이 이 세상을 떠나게 되였다. 그 뒤로 나는 천존에 진급하는 것 따위에 흥미를 잃었다. 그리고 신현무문을 무인들이 무예를 갈고 닦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인연이 있는 사람을 기다렸다.

천도(天道)는 무정하지만 인과는 순환한다. 오늘 내가 너희들에게 도움을 주면 언젠가 나와 도려가 환생했을 때 다시 만날 수 있다. 내가 다음 생을 위해 운수를 모아두는 거라고 이해해도 된다."

진남과 계현은 침묵했다.

신현무문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많은 사람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이나 생령들은 각자의 도가 있었다.

그들은 뭐라고 할 수 없었다.

그저 모두의 선택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흰 두루마기를 입은 청년은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다.

"됐다, 이제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자. 너희들에게 지금의 신현무문을 소개해주겠다.

나는 신현무문을 상, 중, 하 세 개의 층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층은 대요, 두 번째 층은 영령, 세 번째 층은 심해(心海)이다. 매 층에는 엄청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물론, 내가 온갖 심혈을 기울여 남긴 대기연도 있다.

너희들이 한 층 한 층 연마하고 위로 올라간다면 엄청난 수확을 얻을 게 분명하다."

흰 두루마기를 입은 청년은 진남과 계현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인연이 있는 자들이여, 성공하기를 바란다."

말을 마친 흰 두루마기를 입은 청년은 흩어져 수많은 빛으로 변하더니 사라졌다.

"나는 신현무문이 어떤 천존 거물이 남긴 엄청난 전승이라 생각했소. 이런 내막이 있었을 줄이야!"

계현은 감탄했다.

"헛된 생각하지 마시오. 우리 첫 번째 층의 기연부터 전부 찾아냅시다."

진남은 동허지동을 움직이며 먼 곳으로 날아갔다.

계현도 그의 뒤를 쫓아갔다.

둘은 날아가면서 공법을 사용하여 천지의 순수한 선의를 흡수했다.

잠시 후, 계현은 주변을 둘러보며 저도 몰래 말했다.

"선배님이 방금 첫 번째 층은 요수들이 있고 엄청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하지 않았소? 그런데 왜 작은 요수 한 마리도 안 보이는 거요? 임 형, 우리 속은 것 같지……."

말이 채 끝나기 전에 그는 눈을 가늘게 떴다.

진남은 마음속에 한기가 떠올랐다.

만 장 떨어진 곳에 커다란 산이 있었다.

산꼭대기로 커다란 요수의 머리가 불쑥 나타났다.

요수의 초록색 눈은 진남과 계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쿠오오-!

요수가 고개를 젖히고 포효했다.

커다란 소리가 구름을 뚫고 울려 퍼졌다.

요수는 주재정상의 경지였다.

"허, 고작 한 마리?"

계현은 입을 삐죽거렸다.

주재정상의 요수 한 마리를 상대하는 일이 그에게는 식은 죽 먹기였다.

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놀라운 장면이 벌어졌다.

큰 산 뒤쪽 하늘이 격렬하게 흔들리더니 몸집이 방대하고 형태가 각양각색인 대요들이 달려와 빼곡히 서 있었다.

어림잡아도 백여 마리 될 것 같았다.

그들 중 대부분은 주재정상이고 일부는 주재대성이었다.

"세상에나!"

계현은 얼굴빛이 새하얗게 질렸다.

'한 마리도 없더니 한꺼번에 몇백 마리나 나타났어?'

"입방정을 떨더니 잘됐소!"

진남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바로 방향을 바꿔 다른 쪽으로 날아갔다.

"임 형, 같이 갑시다!"

계현은 온몸에 털이 곤두섰다.

그는 고함을 지르며 꽁무니가 빠져라 줄행랑을 쳤다.

그들은 전력이 상당히 셌다.

하지만 대요들이 너무 많았다.

그들 둘이 아니라 더 강한 사람이 와도 대요들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크라아아-!

엄청난 포효가 천지에 울려 퍼졌다.

몇백 마리의 대요들 중 봉황 비슷한 것들이 날개를 활짝 펴고 빠르게 날아왔다.

진남과 계현의 머리 위까지 날아온 요수들은 발로 콱 움켜잡았다.

"상마지계!"

진남은 외쳤다.

마계가 그의 등 뒤에 나타나고 마도 기운이 쭉쭉 올라갔다.

진남은 주먹을 휘둘렀다.

"옥허검결(玉虛劍訣)!"

계현은 열여덟 개의 장검을 불러왔다.

그가 법인을 결인하니 검기가 하늘로 솟구치고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치열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갔다.

진남과 계현은 세 시진을 소모해서야 수많은 대요들을 뿌리치고 한 수림에 들어섰다.

그들은 체력소모가 엄청 컸다.

두 사람의 합이 잘 맞았지만 중상을 입었다.

"선배님은 너무 잔인하오. 무예를 갈고 닦으라고 만든 것이라지만 이건 너무하오."

계현은 회복을 하면서 툴툴거렸다.

"계현, 주재초기라는 자가 어찌 상식도 없소?"

진남은 어이가 없었다.

그들은 신현무문의 공간에 있었다.

이 공간에서 신현무문의 문령을 욕한다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었다.

"크흠……. 실수요, 실수. 그리 깊이 생각하지 않았소."

계현은 당황해서 화제를 돌렸다.

"임 형, 기연들이 대체 어디에 있는지 내가 점을 쳐 보겠소."

계현은 죽첨을 꺼내 묘법을 펼쳤다.

"임 형, 우리 저쪽으로 가면 되오."

계현은 결과를 얻고 손으로 왼쪽을 가리켰다.

"알겠소. 잠시만 기다려 보시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회복을 마친 다음 왼쪽으로 날아갔다.

그들이 있는 삼림은 엄청 넓고 끝이 없었다.

그 외에 이곳에서 자라는 나무들도 유난히 컸다.

어떤 나무들은 높이가 만 장이고 무성한 나뭇잎이 태양을 가리기도 했다.

"어라? 금제?"

진남과 계현은 동시에 발견했다.

앞에 있는 두 그루의 파란색 나무와 주변의 꽃, 풀, 돌멩이 등이 진법을 이루고 있었다.

진법은 엄청난 힘을 품고 있었다.

"하하. 임 형, 이런 금제를 해결하는 것은 내가 가장 자신 있는 일이오."

계현은 주먹을 부딪치고 날아갔다.

자극을 받은 진법은 여러 이상으로 변해 주변을 삼켰다.

"임 형, 살려주시오!"

계현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진남은 어이가 없었다.

계현은 점괘추연술에서 엄청난 재능을 보였지만 다른 방면은 형편없었다.

둘은 금제들을 해결하면서 계속 깊이 들어갔다.

반 시진이 지나고 그들은 여러 금제들의 위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발견했다.

일부는 진남의 동술과 계현의 감지 능력으로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들은 금제가 건드려지면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수밖에 없었다.

시간은 흘러 두 시진이 지났다.

그들 앞에 넓이가 몇천 장이고 높이가 몇만 장인 붉은색 나무가 나타났다.

하늘 높이 솟은 나무는 가지들이 용처럼 생겼고 선광이 흘러내렸으며 방대한 기세를 드러냈다.

진남과 계현은 압박감을 느꼈다.

나무에 더 강한 살기와 금제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진남과 계현은 시선을 교류하고 나무 꼭대기로 곧게 날아갔다.

슉슉슉-!

나뭇가지들은 살아있는 것처럼 그들을 때렸다.

진남은 불후상마진결을 사용하여 주변을 제압했다.

방대한 심의지력이 뿜어져 나와 칼로 변해 나뭇가지를 베었다.

계현은 뒤를 따라다니며 여러 검술을 사용했다.

펑펑펑-!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한 시진 정도 싸워서야 그들은 살기들을 뚫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어라? 이건 뭐지?"

진남은 나무 꼭대기에 손바닥만 한 금홍색 꽃이 피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꽃은 일곱 개의 꽃잎이 있고 무늬가 가득했으며 신비한 파동이 일었다.

꽃은 나무의 핵심인 것 같았다.

꽃은 붉은색 나무를 통해 천지의 힘을 흡수하고 튼튼하게 자랐다.

"이게 바로 칠요지화(七妖之花)인가?"

계현은 힐끗 보더니 기가 막힌다는 듯 말했다.

"임 형, 우리가 당했소. 시간을 잔뜩 들여서 겨우 이런 기연을 찾아내다니.

칠요지화는 우리 수련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소. 유일한 작용은 강한 상고 이수들을 만났을 때 꽃을 복용하면 이수들이 친근감을 느끼고 주인으로 섬긴다는 것이오.

즉, 칠요지화는 요수들을 굴복시키는 데밖에 사용할 수 없소."

진남은 살짝 놀랐다.

세상에 이리도 기묘한 천재지보가 있을 줄은 몰랐다.

"요수들을 굴복시키는 데 사용한다라……."?

진남과 계현은 손을 잡고 다른 기연을 찾으러 떠났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 어느덧 삼 년이 지났다.

성천력 이천삼 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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