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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228화 (1,228/1,498)

1228화 무주궁도의 구진(九陣)

"창은 환생한 것이 아니라고요?"

가엽은 놀라 빠르게 물었다.

"주인님, 어서 만법불침성체, 불후상마진결을 대성으로 수련해야 합니다. 영항불멸지체로 변해 진결의 하편과 완전히 융합해야 합니다! 반드시 창이 천존이 되기 전에 그를 죽여야 합니다. 아니면 시끄러워질 겁니다."

백종생과 마찬가지로 그는 진남이 황보절의 환생이기도 하다는 점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진남은 씁쓸하게 말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사형이 창에게 잡혔습니다. 저는 방법을 찾아 사형의 의지를 회복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방법을 찾아 주재 경지를 충격해야 합니다."

가엽이 말하기 전에 주심도는 말했다.

"어떻게 주재 경지를 충격할지는 저와 가엽은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주인님이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주인님의 사형의 의지를 회복하는 건 전에 엽소선이 주인님에게 옥간을 주지 않았습니까, 그걸 열어보십시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선배님의 말이 맞습니다."

'가엽이 깨어났으니 적당한 시기라고 할 수 있겠지?'

진남은 옥간에 주력을 주입하고 금제를 지웠다.

옥간의 표면에 문자가 한 줄 나타났다.

"상고싸움에서 의명천존(意明天尊)은 완전히 죽지 않고 미리 환생했다. 그가 환생한 사람을 찾으면 된다. 선배님들, 의명천존은 누구입니까?"

진남은 물었다.

"엽소선이 주인님을 속이지 않았군요. 하지만 이 장법은 어렵습니다."

가엽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그 시대에 마음이나 의지가 매우 강한 사람이 두 명 있었습니다. 바로 심약천존(心若天尊)과 의명천존입니다. 심약천존은 의지가 무상천존 등급의 의지도 흔들 수 없는 정도에 도달했습니다. 전에 천존 등급의 강자가 그의 제자를 탈사하여 의지를 공제했었습니다. 그는 강자를 죽이고 제자의 의지를 회복시켰습니다. 그는 수차례 사람들을 도와 천존 등급이나 주재 등급의 전생의 기억과 의지를 죽였습니다. 그와 비하면 의명천존은 실력이 약합니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그럼 의명천존의 환생을 찾으면 무망천존의 기억과 의지를 죽일 수 있습니까?"

아무리 강한 존재라도 환생한 후 후대에게 영향을 주는 기억은 조금뿐이었다.

'의명천존의 환생이 의명천존처럼 강할까?'

가엽은 생각하고 말했다.

"환생한 자의 경지와 그가 의명천존의 전승을 얼마나 얻었는지에 달렸습니다. 그자가 주경 경지이고 전승을 전부 얻었다면 무망천존의 의지와 기억을 절반 정도는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주인님의 사형도 경지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만약 전승을 전부 얻지 못했다면 조금밖에 줄일 수 없습니다. 주재 경지가 전승을 전부 얻는다면 완전히 소멸할 수 있을 겁니다."

진남은 미간을 더 세게 찌푸렸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어렵겠다. 의명천존의 환생은 주경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주경에 도달했다면 구천선역에 소문이 났을 것이다. 이렇게 큰 구천선역에서 어디로 가서 의명천존의 환생을 찾지? 의명천존의 환생이 아직 전생의 기억을 각성하지 못했다면 어떡하지?'

"주인님, 엽소선의 방법은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가엽은 웃고 말했다.

"천지가 처음 생겼을 때 어떤 사람들은 기이한 능력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이들이 바로 상고만족입니다. 고족 중에 통심족, 도원족, 영공족은 마음과 의지 면에서 그들의 비법이 있습니다. 그들의 지지를 얻는다면 무망천존의 의지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주인님의 사형이 회복할 가능성이 큽니다."

진남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하지만 주인님, 상도대전에서 영공족은 모두 죽었습니다. 통심족과 도원족이 아직도 존재하는지 저도 잘 모릅니다. 잘 알아보십시오."

가엽은 한마디 보탰다.

"알겠습니다!"

진남은 바로 장소지존과 명초노조 등에게 신념을 전했다.

얼마 안 돼 거물들이 신념을 전해왔다.

진남은 안색이 어두워지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거물들의 말에 따르면 만 년 전에 통심족은 칠 대 천존가문의 이씨 가문을 건드려 족인들이 모두 죽었다.

다행히 도원족은 아직 대세력들을 건드리지 않았다.

하지만 오랫동안 후계자가 없어 주재 등급의 거물이 나타나지 않았다.

백족 중에서 서열이 꼴찌였다.

"주인님, 창도 이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창이 그들에게 손을 쓰기 전에 도원족을 포섭해야 합니다."

가엽은 당부했다.

"지금 가겠습니다!"

진남은 눈을 찌푸렸다.

가엽에게서 지도를 얻은 후 허공으로 사라졌다.

그의 경지로 제십소선역에서 제이소선역으로 가려면 시간이 꽤 걸렸다.

그동안 가엽은 그에게 무주궁도가 갖고 있는 힘에 대해 말해줬다.

"주인님, 전에 무주궁도를 써봤으니 무주궁도가 무인들을 안으로 끌어들여 무인도 모르게 배운 문도법을 모두 훔친다는 걸 알 겁니다. 이건 무주궁도의 구진 중 한 개인 절도진(竊道陣)의 힘입니다!

절도진은 주재 경지 이하의 평범한 문도법을 훔칠 수 있습니다. 다만 비범한 문도법은 훔칠 수 없습니다. 도법을 훔치는 것 외에 무인의 법보나 천재지보 등도 훔칠 수 있습니다.

구진 중에서 가장 강한 건 대연진(大衍陣) 입니다! 대연진은 주제가 만든 것입니다. 영항불멸지체로 진급하기 위한 것입니다. 주인님의 경지로는 대연진을 삼 할 정도밖에 움직일 수 없습니다. 주재로 진급해야만 완전히 움직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주제진(誅帝陣)입니다. 창은 자신이 천제라고 허풍을 떱니다. 이 진은 그를 상대하기 위해 설치한 것입니다. 근원의 힘을 깨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가엽은 설명했다.

진남의 눈에 이색이 스쳤다.

'무주궁도는 보통 강한 것이 아니구나. 문도지기를 완전히 초월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주천불사산과 달리 주재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면 발휘할 수 있는 힘이 매우 적구나.'

반나절이 지난 후 진남은 제이소선역에 도달했다.

그는 지도를 힐끗 보고 기운을 거두어들였다.

귀신처럼 암암리에 소선역에 들어갔다.

제십소선역과 달리 여러 고족의 사람들이 모두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주재 등급의 거물도 꽤 되었다.

한 시진 후, 진남은 통원족의 족지가 있는 상고의 절지에 도착했다.

진남의 앞에 하늘 끝에 거꾸로 자란 예순일곱 개의 큰 산이 나타났다.

아래는 넓은 바다였다.

바닷물은 옅은 보라색이었다.

허공에 떠 있는 도문이 빛을 반짝거렸다.

진남은 도문을 훑어봤다.

천지에 엄청난 금제가 가득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소름이 끼쳤다.

상고의 대족인 그것은 저력이 만만치 않았다.

진남은 전신선동을 최고로 움직여 금제들을 훑어봤다.

그의 눈길은 옅은 붉은색 빛을 반짝거리는 산봉우리에 멈췄다.

그곳이 바로 입구였다.

진남은 몸을 날려 산봉우리로 날아갔다.

그가 다가가자 산봉우리에서 뿜어져 나오던 빛은 몇 배나 밝아졌다.

비석의 형상이 허공에 나타났다.

비석에는 글이 한 줄 있었다.

'아홉 달 동안 가문을 닫고 외부의 일은 모두 신경 쓰지 않는다.'

"응?"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구천선역에서 어떤 세력이나 폐족폐종(閉族閉宗)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

폐족폐종하면 모든 금제를 닫아야 했다.

외부에 어떤 일이 벌어지든 알 수도 없고 나올 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폐족폐종하면 아무리 큰일이 벌어져도 열 수 없었다.

보통 한 개 세력이 폐족폐종하는데 이삼 개월밖에 안 걸렸다.

도원족은 구 개월을 폐족하다니, 정말 범상치 않았다.

"주인님, 쳐들어갑시다. 우리는 구 개월씩 기다릴 수 없습니다!"

가엽은 말했다.

말투에 살기가 가득하여 흉악한 느낌을 주었다.

"알겠습니다!"

진남의 두 눈의 불꽃이 몇십 배로 커졌다.

강한 기세가 그의 체내에서 폭발하여 하늘로 솟아올라 사방의 대단한 금제들을 전부 흔들었다.

쿠쿠쿠쿵-!

천지가 크게 변하고 번개가 번쩍거리고 장대비가 쏟아졌다.

세상을 파괴하는 기운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은도진(隱道陣)!"

진남은 순식간에 무주궁도를 움직였다.

도록이 그의 영혼에서 날아 나와 그를 휘감았다.

무주궁도의 모든 그림이 큰 변화가 일어나고 신비한 무늬로 변해 힘을 드러냈다.

슉-!

금제들의 힘이 내리치기 전에 진남과 무주궁도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하늘 가득한 파괴의 기운도 굳었다.

금제들은 어리둥절했다.

'쳐들어온 자가 왜 보이지 않지?'

은도진은 무주궁도의 구진 중 한 개였다.

기운을 가릴 수 있었다.

진남은 은도진의 위능을 삼 할 정도밖에 움직이지 못했지만 평범한 주재 정상의 거물도 그를 발견할 수 없었다.

"개도진(開道陣)!"

진남은 다시 손을 썼다.

무주궁도의 무늬들이 사방으로 퍼지고 심지어 꽃이 피었다.

그때 진력이 폭발하고 일인일도가 무형의 절세의 검처럼 비석을 내리쳤다.

강제로 비석을 뚫고 안으로 들어갔다.

비석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진남의 앞의 광경이 완전히 변했다.

하늘에 걸린 세 개의 태양이 세상을 밝게 비췄다.

먼 곳에 고성, 궁전이 허공에 떠 있었다.

매우 시끌벅적했다.

동쪽, 서쪽, 남쪽에 상고의 이상이 연달아 나타났다.

진남의 신념과 동력이 순식간에 그물처럼 덮었다.

"도원족은 인원이 많구나. 하지만……."

진남은 눈을 반짝거리고 아무도 모르게 앞으로 날아갔다.

궁전이나 고성에는 주경 강자가 한 명도 없었다.

도원족은 아무리 약해졌다 해도 백족에 속했다.

주경 강자가 아무리 적어도 몇 명은 될 것이었다.

진남은 속도가 매우 빨랐다.

반 주 향이 탈 시간도 안 돼 절반을 날아 지났다.

그는 많은 선복도지와 상고보물지를 발견했다.

위험한 곳도 꽤 많았다.

족인들이 단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응?"

또 반 주 향이 탈 시간이 지난 후 진남은 걸음을 멈추었다.

세 개의 태양이 비추었지만 그의 앞쪽의 천지는 희미했다.

허공에는 오래된 의지와 위압이 가득했다.

가장 기이한 건 신념으로 훑어봤지만 그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차단된 게 분명했다.

진남은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다가갔다.

"저건……."

진남은 눈을 찌푸렸다.

먼 곳에 황량한 사막이 나타났다.

사막에는 길이가 구만 장 되고 높이가 오만 장이 넘는 태고의 광석으로 만들어진 검은색 제단이 우뚝 서 있었다.

제단에는 고화, 무늬, 부호가 가득 새겨졌고 기운이 사악했다.

제단 위는 암홍색이고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제단 위에는 크고 작은 색깔이 다른 해골들이 가득했다.

해골들은 거의 완전했다.

기운 파동을 느낄 수 있었다.

진남은 느꼈다.

여기 있는 일곱 개의 해골은 생전에 주재 등급의 강자였다.

나머지 서른세 개의 해골은 생전에 주경 등급의 강자들이었다.

"주노…… 보십시오. 제령천존(祭靈天尊)의 수단 같지 않습니까?"

가엽은 놀라 물었다.

"맞다. 세 개의 제단은 각각 사람, 땅, 하늘에 대응된다. 제단에 새겨진 그림에는 윤회, 원망, 지옥, 망혼이 있다."

주심도는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님들, 제령천존은 누구입니까? 혹시 도원족의 천존 강자입니까?"

진남은 물었다.

"아닙니다. 제령천존은 천존가문중 한 개인 허씨 가문의 천존 강자입니다. 허씨 가문에서 서열이 매우 높습니다. 허씨 가문의 주인과 같은 연배입니다."

가엽은 말했다.

"허씨 가문이요?"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그는 허여진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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