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1224화 (1,224/1,498)

1224화 두 아들

"생각이 너무 많은 거 아니냐? 내가 보기에 이미 분리된 것 같은데."

비월여제는 웃고 싶었지만 웃을 수 없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진남에게 눈을 끔벅거렸다.

"이제 가자."

폭풍이 일단락되었다.

창, 엽소선이 천지에 나타난 일, 진남에게 주제와 황포절의 동시에 환생한 일은 재난처럼 구천선역 전체를 휩쓸었다.

패자 아래의 무인들은 주경 강자 위에 주재가 있고 주재 위에 천존, 천존 위에 무상천존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많은 무인들은 최강자가 주경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폭풍으로 인해 여러 무상도통과 상고대족, 칠대 천존세가 그리고 여러 작은 세력의 제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권력자들은 명령을 내려 선마도세나 주세 등을 위반하는 일이 아니면 다 말하라고 했다.

대세력의 제자들은 심신에 큰 충격을 받았다.

수많은 제자들은 구천선역이 이렇게 웅장하고 규모가 큰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들은 새로운 질서가 건립되고 몇만 년 동안 쇠퇴했던 시대에 새로운 싹이 트고 생기가 도는 것을 느꼈다.

많은 사람들은 설렜다.

이런 시대는 역천개명의 기회가 더 많고 그들의 환상하던 것들이 실현할 수도 있었다.

* * *

그 시각, 신비한 곳 주천불사산.

허여진, 용로 등 주경 강자들과 구천지존들은 두 번째, 세 번째 산관에서 수련을 하고 경지를 돌파했다.

멀리서 보면 기상이 발랄하고 활기차게 발전했다.

첫 번째 산관에는 몇백 개의 궁전들이 지어졌다.

크고 작은 점포들이 문을 열고 사람들이 오가는 것이 여간 북적이었다.

궁전에 있는 무인들은 대부분 패자 경지였다.

주경, 구천지존들과 사이가 좋은 자들만이 이곳에 올 수 있었다.

강자들에게 가족이나 아이 등은 걸림돌이 될 수 있었다.

그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적들의 복수를 피하기 위해 강자들의 가족과 아이들을 이곳에 데려가 보호하고 자원도 제공했다.

사람이 있는 곳에는 시비가 있기 마련이었다.

많은 일을 겪고 성숙해진 자들은 분수를 지켰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좋은 환경에서 예쁨만 받고 자란 아이들은 제멋대로였다.

고작 일 년 동안 강자들의 자식들은 대황맹(大皇盟)과 대우문(大羽門)이라는 세력을 만들었다.

대황맹 맹주 장천일(張天一)은 명황노조의 증손자이고 올해 열일곱이었다.

다른 맹원들은 궁우태황중의 주경 거물과 구천지존들의 손자들이었다.

대우문의 문주 양방룡(楊放龍)은 청옥주재의 증손자이고 올해 열다섯이었다.

그의 문도들은 삼청고교, 천허조고 강자들의 자손들이었다.

장천일과 양방룡은 서로 적으로 여기고 싸움질을 하면서 자주 사고를 쳤다.

그들은 서로 상대방을 자신의 부하로 들이고 싶어 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승부가 나지 않고 서로 불복했다.

오늘은 평범하지 않은 날이었다.

산골짜기에서 장천일과 양방룡이 대오를 이끌고 나타났다.

둘은 만나자마자 싸움을 시작하지 않고 차가운 표정으로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랫사람이 가져다준 의자에 앉아 한 명은 술을 마시고 한 명은 차를 마시며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둘은 할아버지의 모습을 따라 화를 내지 않고도 위엄을 뿜어내는 중이었다.

"형님들, 두 나쁜 놈들이 왔습니다!"

한 소년이 큰소리로 외쳤다.

"흥, 대체 어떤 놈이길래 내 사람들을 때리고 첩까지 훔쳐보는지 보자꾸나!"

장천일은 콧방귀를 뀌고 기세를 뿜어냈다.

그는 어린 나이에 벌써 지선 경지였다.

양방룡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어디서 나타난 두 녀석이 장천일의 사람들을 공격하는 바람에 그도 불만이 생겼다.

그런데 두 녀석은 양방룡의 여인까지 조롱하고 그의 부하도 때렸다.

일이 벌어지자 몇몇 지존들까지 두둔하는 걸 보니 두 녀석의 신분이 평범하지 않은 게 분명했다.

하지만 아무리 대단해도 그와 장천일이 연합하여 상대할 수 없겠는가?

잠시 후, 그들 앞에 장포를 입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열 살 정도의 소년들이 흔들거리며 나타났다.

무조 경지인 소년들은 그들을 보고도 당황하지 않았다.

장천일은 눈썹을 추켜세우고 물었다.

"동생들, 참 대단하더구나. 이곳에 온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싹 뒤집어놓다니. 예전의 나보다 더 대단해."

양방룡은 무뚝뚝하게 물었다.

"이름이 무엇이냐?"

상대방의 성에 따라 배경을 대충 알 수 있었다.

좀 더 커 보이는 소년은 하하 웃더니 말했다.

"나는 대마왕(大魔王)이다."

옆에 있던 청년은 머리를 긁적거리며 대답했다.

"나는 이마왕(二魔王)이다."

장천일과 양방룡은 어이가 없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대마왕은 코를 후비적거리더니 물었다.

"우리를 형님으로 모시려고 이곳에 초대했느냐? 듣기 싫은 말을 먼저 할게. 나는 아무나 동생으로 받지 않는다. 사람 됨됨이를 본다."

이마왕도 고개를 끄덕였다.

"형님의 말이 맞다. 너희들이 찾아온 첩이 예쁠수록 우리에게 뽑힐 가능성이 더 크다."

장천일과 양방룡은 기가 막혀 표정이 보기 싫게 일그러졌다.

'이놈들이 너무 건방지구나! 우리를 동생으로 들이겠다는 것도 모자라 첩까지 데려오라고?'

"나이도 어리고 고작 무조경지면서 이리도 건방을 떨다니, 밖이었다면 어떻게 죽는지도 모르고 죽었을 거다!"

장천일은 이를 갈았다.

"오늘 네 가족들 대신 단단히 혼을 내주마!"

말을 마친 그는 기세를 뿜어냈다.

양방룡도 마찬가지였다.

"잠깐만!"

대마왕은 갑자기 손을 뻗었다.

"이제야 겁이 나느냐?"

장천일은 냉소를 지었다.

"너를 무서워한다고? 웃기는 소리! 너 우리 아버지가 누구인지 아느냐?"

대마왕은 뒷짐을 쥐고 고개를 수탉처럼 쳐들었다.

"흥, 놀라 자빠질 거다!"

이마왕도 따라 했다.

"허허, 네 아버지가 누구든지 상관없다. 오늘 너희들을 혼내지 않으면 나는 장씨가 아니다!"

장천일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두 녀석이 건방지게 굴었으니 일이 커지고 상대방의 배경이 강해도 할아버지는 그를 탓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

"장 맹주, 큰놈은 네가 맡아라. 작은놈은 내가 맡으마."

양방룡은 주먹을 비비며 온몸에서 뚜두둑 소리를 냈다.

"좀 더 기다려봐!"

대마왕은 외쳤다.

"형님, 이렇게 되었으니 우리 진짜 이름을 말해야겠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두 어머니도 우리를 탓하지 않을 겁니다."

이마왕은 말했다.

장천일과 양방룡은 그 모습을 보자 오히려 급해하지 않고 기다렸다.

그들은 두 녀석이 대체 어떤 내력이 있는지 궁금했다.

"네 말이 맞다."

대마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오만하게 말했다.

"다들 귀를 열고 잘 듣거라."

모두 귀를 쫑긋 세우고 기다렸다.

대마왕은 한참 기다리다가 말했다.

"나는 진소우(秦少羽)이고 내 동생은 진세언(秦世言)이다!"

말을 마친 두 마왕은 '겁먹었지?' 하는 표정으로 상대방을 쳐다봤다.

"진소우? 진세언?"

장천일과 양방룡 그리고 다른 아이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은 기억을 뒤져봐도 진씨 성을 가진 강자가 없었다.

그들이 유일하게 아는 사람은 아내도 없고 아이도 없었다.

'설마 문도지지에 온 주경 강자들의 자손들이야?'

장천일과 양방룡 등은 머릿속에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주천불사산에는 삼대 무상도통 외에도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세력이 작고 주재 거물이 없었기에 그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하하하, 얼마나 대단한 배경이 있나 했더니 고작 주경 강자의 자손이었느냐? 내 증조할아버지는 궁우태황종의 명초노조라는 것은 아느냐?"

장천일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두 눈에 경멸이 가득했다.

양방룡 등도 장천일과 같은 태도를 보였다.

"허, 뭘 잘 모르나 본데 우리 아버지는 진남이다!"

진소우는 참지 못하고 진짜 신분을 드러냈다.

장천일과 양방룡 등은 표정이 굳었다.

"하하하!"

"쟤가 뭐라는 거냐?"

"아이고, 웃겨 죽겠다. 저 두 놈이 진남의 아들이 되고 싶어서 미쳤나 봐."

그들은 더 크게 웃었다.

진남은 어떤 사람인가?

양대 무상도통이 동시에 환생한 사람이었다.

그가 아내를 맞이하고 아들을 낳았다면 엄청 성대한 장면이라 누구나 다 알 것이었다.

그들은 소식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데 두 녀석이 아들이라고 하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진소우와 진세언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것들이 왜 이래? 솔직하게 말해도 믿지 않다니?'

"하하, 너희들은 배짱도 크구나. 감히 진남 선배님의 아들이라고 하다니. 오늘 네 놈들의 다리를 분질러 벌을 주겠다."

장천일은 흉악하게 웃으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진소우와 진세언은 순식간에 울상이 되었다.

그들은 한 달 동안 얼렁뚱땅 넘기다가 이번에는 사실대로 말했는데 믿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제 어떻게 하지? 장소 할아버지를 불러야겠다. 아니지, 장소 할아버지가 끼어들면 어머니들이 우리가 한 짓을 알게 된다. 묘묘 어머니는 괜찮은데 벽난 어머니가 안다면…….'

그들의 표정을 장천일과 양방룡 등은 겁을 먹은 거라고 해석하고 속이 후련했다.

이때, 그들은 방대한 두 개의 기운이 첫 번째 산관에 내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엄청난 압력을 받았다.

장천일과 양방룡 등은 고개를 돌렸다.

그들은 남녀가 허공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남녀의 주변에 엄청난 파동이 일었다.

장천일은 증조할아버지인 명초노조를, 양방룡은 증조할머니인 청옥주재를 발견했다.

그리고 유명한 거물들도 잇달아 나타났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진남의 아내 묘묘 공주와 강벽난도 나타났다.

"진남 선배가 돌아왔다!"

"옆에 있는 여인은 비월여제 대인이야?"

장천일과 양방룡 등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진남과 비월여제 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드물었다.

"저분이…… 아버지시다!"

진소우와 진세언은 살짝 놀랐다가 곧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세상 물정을 알기 시작해서부터 아버지에 관한 전설들을 듣고 자랐다.

그들은 진남에게 기대, 동경, 호기심이 가득했다.

"아버지, 우리 여기 있어요!"

진소우와 진세언은 손을 흔들며 외쳤다.

두 소년은 동생을 들이고 사람들 앞에서 으쓱대는 일 따위를 잊은 지 오래였다.

그들은 아버지 만날 생각만 했다.

"저 두 녀석이 미쳤어?"

장천일과 양방룡 등은 외침을 듣고 헛숨을 들이켰다.

그들은 두 녀석이 진남을 아버지라고 우기는 거라고 생각했다.

'죽으려고 작정했구나?'

"응?"

진남은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슉 하는 소리와 함께 그는 제자리에서 사라져 진소우와 진세언 위에 나타났다.

"너희들……."

진남은 두 소년의 얼굴을 보자 손이 떨렸다.

그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실감했다.

"진남, 이 아이는 묘묘가 낳은 진소우이다. 이 아이는 진세언이다. 아이들의 이름은 아버님이 지어줬어."

강벽난이 그의 옆에 나타나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호호. 요놈들아, 평소에는 그리 까불더니 왜 넋을 놓고 있느냐? 얼른 아버지께 인사하거라."

묘묘 공주도 따라와 두 소년의 머리를 살짝 때렸다.

"아버지!"

진소우와 진세언은 낯을 가리지도 않고 진남의 다리를 부둥켜안고 외쳤다.

"하하하. 그래, 그래, 그래!"

진남은 두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의 웃음소리는 천둥처럼 주천불사산에 울려 퍼졌다.

폐관 수련을 하던 강자들도 눈을 뜨고 신식으로 살폈다.

진남이 이렇게 웃은 것은 오랜만이었다.

진남과 달리 장천일과 양방룡 일행은 웃음과 후련함이 싹 사라졌다.

그들은 표정이 하얗게 질렸다.

그들은 가냘픈 몸을 덜덜 떨었다.

'우리가 진남의 아들을 때리려고 했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