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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187화 (1,187/1,498)

1187화 누가 이리 날뛰느냐?

열여덟 번째 나뭇가지 위 궁우태황종의 천황성(天荒城).

장소지존은 윗자리에 앉아 선차를 마셨다.

그는 마음이 홀가분했다.

몇 년 동안 이렇게 마음이 홀가분한 적은 없었다.

그는 진남과 비월여제를 궁우태황종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어떤 신분이고 무슨 일을 저지른다고 해도 궁우태황종은 감싸주려고 했다.

그들이 잘못을 저질러 처벌을 해도 궁우태황종 내부의 일이었다.

다른 세력들이 끼어들면 그는 끝까지 싸울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는 지위가 높지 않아 세 거물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다행히 진남이 분발하여 무상천존의 환생이라는 신분을 들키고도 상황을 바로잡고 비월여제를 주재로 만들었다.

세 거물들은 마음이 아팠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진남도 내 제자다. 그럼 내가 무상천존을 제자로 들인 건가? 하하하……."

장소지존은 으쓱했다.

"종주, 무현성에 큰일이 났습니다."

"오? 연회를 진행하는 게 아니냐?"

장소지존은 눈썹을 추켜세우고 신념을 보내 살폈다.

"환진(幻陣)?"

오래된 성은 진법에 덮여있어 안을 들여다볼 수 없었다.

"태황동(太荒瞳)!"

장소지존이 술법을 사용하자 그의 두 눈은 그윽해졌다.

그는 눈을 끊임없이 움직이며 강한 동력으로 진법을 꿰뚫어 보려고 했다.

"응?"

성안에서 벌어지는 엄청난 싸움을 본 그는 충격을 받았다.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기에 이렇게 많은 구천지존을 모은 거야? 삼 대 무상도통의 구천지존들을 한 번에 처리할 생각이군.'

장소지존은 성주전 쪽의 허공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열몇 개의 엄청난 의지가 폭풍처럼 몰아쳤다.

그 뒤로 세 개의 형상이 활처럼 날아가서 먼 곳에 꽂혔다.

세 형상은 피를 토하고 처참했다.

이어, 패기가 넘치는 형상이 무지갯빛으로 변했다.

끝없는 도의가 사정없이 진현지존을 내리쳤다.

장소지존은 먼 곳에서도 비명을 들을 수 있었다.

"청홍색의 머리카락이라……."

장소지존은 깜짝 놀랐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무상도통들이 만든 고성들이 무현성 근처에 있었는데 거기에 속한 구천지존들도 이상함을 느끼고 통술로 살펴보았다.

그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진, 진남?"

주제의 환생인 진남이 나타났다.

* * *

그 시각 무현성.

폭발음이 끊이지 않았다.

대진과 금제, 살국들은 강한 기세로 부서졌다.

거리들은 너덜너덜해져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허여진, 용로 등 백여명의 구천지존들이 공격에 세 무상도통의 구천지존들은 제대로 방어도 하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죽었다.

성 전체가 흔들리고 비명이 울려 퍼졌다.

성은 빛을 잃었다.

전력이 종주 정도 되는 성령도 묘묘 공주와 강벽난에게 죽임을 당했다.

진남은 눈빛이 차가웠다.

진현지존을 죽인 그는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그는 잠시도 멈추지 않고 만정지존 앞으로 날아갔다.

"진남 너……."

요염한 그녀의 두 눈에 두려움이 떠올랐다.

진남은 그녀에게 변명할 기회를 주지 않고 단칼에 베었다.

십욕종의 종주도 죽었다.

천룡도인은 상황을 파악하고 영혼지력을 불태웠다.

그의 피는 몇백 개로 나뉘어 열여덟 개의 서로 다른 방향으로 소리 없이 움직였다.

그가 배운 상고금술은 대가가 크지만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극생문이 앞장서서 비월여제를 괴롭히지 않았느냐? 어디로 도망가려고?"

진남은 냉소를 지었다.

단천도가 날아가며 빛으로 변해 용천도인의 몸을 베었다.

화도선염이 용천도인의 온몸을 감쌌다.

그의 피는 불에 타서 사라졌다.

극생문의 종주도 죽었다.

"소남자, 다른 세력들에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제 가야 돼."

묘묘 공주와 강벽난은 커다란 틈 사이로 날아갔다.

"물러가자!"

진남은 외친 뒤 소매를 휘둘러 세 시체를 저장주머니에 넣었다.

"형제들, 이만 물러가자!"

용로는 통쾌한 표정으로 고함을 질렀다.

슈슈슉-!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다급하게 울려 퍼졌다.

주변의 고성에 있던 구천지존들은 몇백 개의 빛이 허공에서 흩어지고 다섯 개의 무리로 나뉘는 것을 발견했다.

엄청난 기세에 좀 멀리 떨어져 있는 무상도통까지 놀랐다.

"빨리, 빨리 가서 저들을 막아라."

"진남은 참 배짱이 크구나. 사람을 데리고 통천도수까지 쳐들어왔다. 이제 우리의 기회가 왔다!"

"함부로 덤비지 말거라. 이곳의 소식을 다른 대세력에도 알리거라."

구천지존들은 정신을 차리고 기세를 뿜었다.

세 개의 고성에서 서로 다른 빛이 솟구치고 커다란 파동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형제들, 저놈들을 혼내주자!"

용로는 칼을 들고 패기 넘치게 외쳤다.

허약진 등의 무인들은 겁을 먹기는커녕 흥분했다.

손을 쓰기 전에 강벽난은 탁월한 지혜를 발휘하여 상황을 미리 예측했다.

그러나 직접 겪는 일은 또 달랐다.

"대진을 만들어라!"

형상들은 양손의 법인을 바꾸었다.

멀리서 보면 다섯 개의 무리가 다섯 마리의 신룡처럼 보였다.

그들은 강한 기세로 세 성에서 날아오는 살진 등을 부숴버렸다.

강기가 흩어졌다.

세 개의 성에는 구천지존들이 적지 않았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힘에 맞아 신음을 흘리며 뒤로 물러섰다.

"그래, 그래!"

장소지존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 녀석 무모한 것 같아도 대응책이 다 있구나.'

그러나 그는 곧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남은 방향을 바꾸어 옛 불성으로 날아갔다.

번개처럼 빠른 속도에 다른 무인들은 따라가지 못했다.

진남의 단독 행동이었다.

"저 녀석 미쳤어?"

장소지존은 화들짝 놀랐다.

대세력들이 진남이 온 것을 다 알아버렸기에 곧 행동을 할 것이었다.

그런데 진남은 자리를 뜨지 않고 보제고찰종을 공격하러 갔다.

불성에 있는 구천지존들은 장소지존과 마찬가지로 이미 진남 일행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들은 손을 쓸 수 없었다.

보제고찰종의 종주 망금성승은 삼 개월 전 우연히 고경을 얻었다.

그는 오늘까지 고경에서 깨달음을 얻으려고 폐관 수련 중이었다.

폐관 수련에 들어가기 전 그는 어떤 일이 있어도 방해하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들의 경지 또한 지존초급이었다.

지존정상이 되는 보살들은 밖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여 중생을 구하느라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달려든다는 것은 죽으러 가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성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응? 진남이 왜……."

지존초급들은 진남이 날아오자 안색이 확 바뀌었다.

"명종(鳴鐘)!

몇몇 지존초급은 반응이 빨랐다.

그들은 불법을 사용하여 금신으로 변했다.

불력이 커다란 종에 흘러들어 둥둥 소리를 냈다.

커다란 종은 엄청난 불의를 뿜어내며 하늘로 솟구쳤다.

쿵-!

진남은 천신이 강림한 것처럼 아무런 도술도 사용하지 않고 불의를 부쉈다.

그의 위엄은 재난처럼 불성의 거리에서 용솟음쳤다.

"대일여래(大日如?)!"

불성은 처음에는 반보 문도지기였지만 몇 년 동안 많은 천재지보를 흡수하고 엄청난 천력을 축적했다.

위기의 순간에 불성에서 수많은 경문과 여러 수단들이 깨어나 움직이기 시작했다.

커다란 대불의 형상이 허공에 나타났다.

대불상의 뒤로 금빛이 떠 있어 사방을 환하게 비추었다.

진남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열두 문도법의 의지를 전부 보아 칼로 만들었다.

천지가 하얗게 물들며 모든 금빛을 삼켰다.

엄청난 도의가 대불상을 갈기갈기 찢었다.

남은 도의가 터지면서 폭우로 변해 불성에 타격을 주었다.

폭발음이 울려 퍼지자 지존초급들은 안색이 확 바뀌어 얼른 막았다.

진남은 성큼성큼 걸어서 성에서 가장 큰 고찰 위에 도착했다.

엄청난 도의에 고찰은 부서져 하늘 가득 금빛이 날렸다.

진남은 동력을 사용하여 허무의 금제를 넘고 가장 깊은 곳의 선실에 이르렀다.

"누가 이리 날뛰느냐? 감히……."

방해를 받은 망금성승은 화가 치솟았다.

꼬박 삼 개월을 수련했다.

이제 곧 고경에서 깨달음을 얻으려고 하는데 강한 위기감에 억지로 깨어났다.

삼 개월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다.

불교 종주라고 해도 화를 낼 만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청홍색의 머리카락을 보자 안색이 바뀌었다.

'진남?'

망금성승은 눈살을 찌푸렸다.

"망금, 아직도 나를 불교에 귀의시키고 싶으시오?"

진남은 콧방귀를 뀌었다.

한기가 사방에서 모여들더니 도도대세를 용솟음쳤다.

진남은 힘을 칼끝에 도도대세를 모아 휘둘렀다.

"서천극락(西天極樂), 보제영존(菩提永存)!"

망금성승은 가슴이 떨렸다.

차가운 죽음의 기운에 그는 바로 식해의 사리들을 태웠다.

그의 등 뒤로 통천도수가 솟아올랐다.

나무 꼭대기에는 신비한 세계가 나타났다.

쿠쿠쿵-!

모든 것이 부서져 허무가 되었다.

망금성승은 피를 뿜으며 선실에 부딪혔다.

그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그가 입은 반보 문도지기에 해당하는 가사도 빛을 잃고 금이 몇 개 생겼다.

방금 가사의 영기가 폭발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더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었다.

그러나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는 빠르게 사리를 던지며 금술을 펼쳤다.

그리고 불빛으로 변해 먼 곳으로 날아갔다.

진남은 기세가 대마처럼 가득했다.

망금성승을 쫓아가려고 할 때 공주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됐다, 진남. 다음에 땡중을 찾아가 따지자."

진남은 멈칫하더니 빛으로 변해 먼 곳으로 사라졌다.

* * *

그 시각 열아홉 번째 나뭇가지에 있던 칠 대 천존가문, 묘문, 시도족과 열일곱 번째 가지에 있던 고족들, 여러 세력들도 깜짝 놀랐다.

소속이 없는 무인들은 망연해졌다.

고성과 궁전이 연달아 하늘로 솟아올라 눈부신 빛과 방대한 빛을 뿜었다.

강한 기세들이 천지에 충격을 주었다.

"진남이 나타났다!"

"좀처럼 얻기 힘든 좋은 기회이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도망가게 하면 안 돼!"

고함이 연거푸 울려 퍼지고 지존방에 있던 폐관 수련 중이던 강자들도 바로 출관했다.

무리들이 열여덟 번째 나뭇가지로 몰려들었다.

천 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귀한 기회였다.

"적황도의!"

진남은 사람들을 데리고 앞장서서 싸웠다.

온몸이 후끈거렸다.

그는 칼을 수도 없이 휘둘렀다.

도기와 다른 도술들이 펼쳐지며 사방을 공격했다.

얼마 후, 그들은 다른 전송대진에 도착했다.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조금만 늦어도 다시 회복할 수 없었다.

그러나 사실은 모든 것이 강벽난의 계략이었다.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거의 문제 없었다.

"안 돼!"

먼 곳에서 온 강자들은 그 모습을 보자 표정이 굳었다.

그들은 단걸음에 달려와 진남을 붙잡고 싶었다.

결국 진남을 따라잡지 못한 그들은 진법들이 움직이고 엄청난 빛을 뿜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 잘 듣거라. 오늘 너희를 공격한 자는 진남 도우 외에 용산도 있다."

용로의 건방진 웃음이 신념을 통해 사방에 전해졌다.

용로는 소속이 없는 무인이라 속박이 없었고 수명도 얼마 남지 않았다.

게다가 서극지에서 처량한 시간들을 보낸 그는 큰일을 위해 치욕을 참는 게 부질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은 조용히 와서 요란하게 가야 했다.

"아, 참. 허씨 가문 성자, 허여진 도우도 있다."

말을 마친 그는 진법으로 사라져 통천도수 아래의 고성으로 날아갔다.

"쫓아가라!"

여러 세력의 강자들은 이를 갈았다.

그들은 속도가 전혀 느려지지 않았다.

진남 일행이 저렇게 떠나면 그들은 진남을 진압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진남이 떠나는 것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억울했다.

"저 녀석!"

장소지존은 그 장면을 보더니 시름을 놓았다.

그러나 그는 완전히 시름을 놓지는 못했다.

그는 강한 살기를 뿜으며 강자들과 함께 전종진법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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