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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146화 (1,146/1,498)

1146화 주경 강자의 심장

완벽한 영혼은 삼혼칠백(三魂七魄)이 있는데 무인의 경지가 강해질수록 삼혼칠백도 강해졌다.

구천선역의 많은 무인들은 일부러 영혼을 수련하고 키웠다.

그럼 싸울 때 영혼 공격을 할 수 있었다.

진세언의 영혼은 엄청나게 강했다.

그리고 그는 다른 도경으로 삼혼칠백을 보라색 무늬가 있는 칼에 융합시켰다.

이 정도까지 하려면 엄청 힘들었다.

조금만 주의하지 않아도 삼혼이나 칠백이 흩어지고 부서졌다.

그러면 영혼도 상하게 되는데 경하면 바보가 되고 중하면 폐인이 될 수 있었다.

이것도 비범지도라고 할 수 있었다.

다만, 진세언은 아직 조금 모자랐다.

"진남!"

진세언과 그의 칼은 동시에 포효했다.

엄청난 빛이 뿜어져 보이지 않는 압력을 뚫고는 도법지도까지 거의 찌르려고 했다.

"잘 왔다!"

진남은 아래로 날아갔다.

* * *

그 시각, 혈산.

묘묘 공주와 강벽난 등 열다섯 무인들이 연화하자 산은 격렬하게 흔들렸다.

엄청난 의지가 깨어나 반항했다.

그러나 연합한 힘에 의해 다시 꺼졌다.

큰 산은 엄청난 속도로 작아졌다.

열다섯이 나눈다고 하지만 묘묘 공주와 강벽난은 적지 않게 수확을 했다.

이런 속도로 계속 연화를 하면 선수보다 얻는 게 적지 않았다.

이때, 두 여인은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난난……."

"공주……."

두 여인은 눈을 뜨고 상대방을 쳐다보았다.

그녀들은 깜짝 놀랐다.

동시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느꼈다.

"힘을 합쳐 영생의 종자를 사용하자."

두 여인은 연화를 멈추고 정신을 집중했다.

지금은 아무런 위험이 없고 눈에 띄는 변화도 없지만, 그녀들은 이상함을 감지했다.

영생의 종자와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

그녀들의 추측이 맞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삼 분의 일로 줄어든 혈산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강한 위압은 폭풍처럼 산맥을 휩쓸었다.

"어찌 된 일이냐?"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저기 보거라. 진남의 곁에 있던 두 여인들이다!"

지존대성은 저도 몰래 소리를 질렀다.

다른 사람들은 동시에 그녀들을 쳐다보았다.

언제부터인지 묘묘 공주와 강벽난의 몸에 금빛이 덮였다.

금빛은 엄청 눈부시고 신성한 느낌을 주었다.

"응?"

싸우는 중이던 진남도 느끼고 시선을 돌렸다.

"진남, 집중하거라!"

진세언은 천둥 같은 호통을 쳤다.

그는 용이 바다를 뚫고 솟구치는 것처럼 엄청난 도기를 뿜으며 인혼도세를 만들었다.

이때, 영생의 종자의 영향하에 더 놀라운 변화가 일었다.

묘묘 공주와 강벽난은 표정이 평온했다.

마치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보이지 않는 힘이 그녀들을 공중으로 띄웠다.

그녀들의 몸을 감싼 눈부신 빛은 거대한 산맥을 전부 밝게 비추었다.

혈산에 수많은 금이 가고 겉면의 핏빛 돌이 층층이 떨어지며 부스러기가 되었다.

세 가지 색이 흐르는 투명하고 맑은 산이 나타났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무상의 커다란 손이 나타나 큰 '산'의 껍질을 벗기자 천고기화(千古奇花) 같은 모습으로 피어났다.

"이건……."

사람들은 어떤 예감을 얻었다.

큰 '산'은 여전히 활짝 피었다.

분명 빨랐지만 느리게 진행되는 기분이 들었다.

드디어 '산'은 활짝 피었다.

세상이 얼어붙었다가 터지는 것 같았다.

천지를 뒤흔들만한 커다란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눈부신 삼색 빛이 하늘로 솟구쳤다.

엄청난 기운이 산맥에 스며들었다.

대지 전체가 격렬하게 흔들리고 산들도 흔들렸다.

몇십만 리의 허공이 끓는 물처럼 수많은 파문이 일었다.

사람들은 안색이 확 바뀌었다.

그들은 이 기운에서 엄청난 압력을 느끼고 위기감을 느꼈다.

"이건 주경 강자의 온전한 위압이다!"

보제고찰종의 지존정상은 헛숨을 들이켰다.

"온전한 위압?"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진작에 주경 강자의 시골이 엄청난 힘에 의해 모습을 바꾸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여러 부위들은 각양각색의 물건들로 변했다.

그러나 신체 부위를 물건으로 바꾸면 주경 강자의 위압, 기운 의지 등은 흩어지고 온전한 주경 강자의 위압이 있을 수 없었다.

존재한다면 한 가지 가능성밖에 없었다.

바로 주경 강자 시골의 영혼에서 나오는 위압이었다.

사람이 죽으면 삼혼칠백은 흩어진다.

주경 강자의 영혼이 존재한다면 그 뒤에는 엄청난 힘이 결과를 바꾸었다.

"쌍주지지의 주경 강자 시골에 영혼이 남아있을 줄이야!"

사람들은 두 눈에 기쁨이 드러났다.

쌍주지지가 여러 번 열렸는데 매번 규칙이 다 달랐다.

이곳에서 좋은 점을 얻은 자들은 어떤 금기라도 있는 듯 쌍주지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때문에, 사람들은 상주의 몸이 있는 곳에 살기가 없다는 것과 같은 세부적인 사항밖에 몰랐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영혼이 의식이 없는 영혼이라는 점이었다.

영혼이 주인이 없다는 것은 그 누구라도 얻을 수 있고 연화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영혼이 의식이 있다면 주경 강자는 죽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가능성은 없었다.

"저기 봐봐. 통로가 있는 것 같다!"

한 지존정상이 외쳤다.

그의 두 눈에 드러난 기쁨이 점점 커졌다.

사람들은 그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았다.

산이 변한 삼색지화는 꽃술에 방원 백 장이 되는 거대한 빛의 소용돌이가 나타났다.

그곳에는 천지의 여러 기운들이 가득했는데 꽃이 기운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엄청난 위압감도 거기에서 나왔다.

묘묘 공주와 강벽난은 그 소용돌이의 힘에 감싸여 아래로 가라앉았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상한 현상이 시작되고 그는 싸울 기분이 사라져 이곳을 살피고 있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영생의 종자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휴!"

진세언은 한숨을 쉬었다.

그는 강한 도기를 거두어들이며 어깨를 으쓱했다.

"보아하니 오늘은 시기가 아닌 것 같구나."

어떤 이변이 일어나도 그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주경 강자의 영혼을 그는 무시할 수 없었다.

그의 비범지도는 아직 조금 더 남았다.

주경 강자의 영혼을 연화할 수 있다면 그는 비범지도를 성공할 수 있었다.

또, 진남의 두 여인이 거대한 소용돌이에 들어가는 바람에 진남은 싸울 의지를 잃었다.

"진 도우, 미안하다. 앞으로 우리가 겨룰 시간은 많다. 이번 일이 끝나면 네가 장소를 정하거라. 내 반드시 가겠다."

진남은 공수하고 말했다.

그는 진세언이 마음에 들었다.

진세언은 살짝 오만하기는 하지만 일을 처리하거나 성격 등이 그의 마음에 들었다.

더욱 마음에 드는 것은 진세언이 실력이 강해서 진남의 상대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지 말거라. 불교에서는 인연이라는 것을 따진다. 나도 겨룰 때 인연을 많이 본다. 하늘이 내려준 시기, 적당한 곳, 그리고 어울리는 사람 이렇게 세 개가 딱 맞아야 돼.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겨뤄보자!"

진세언은 다시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는 몸을 휙 날려 소용돌이로 향했다.

진남은 씩 웃더니 그를 따라갔다.

"가자, 우리도 들어가 보자!"

다른 무인들도 그들을 따라 날아갔다.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있었다.

그들이 소용돌이에 전부 들어간 후 엄청난 이변이 주경 강자의 시골에서 일어났다.

몇십 명의 지존정상들이 허공을 넘어 밝은 달을 빼앗는 것 같은 것들이었다.

수많은 부문들이 밝은 달에 나타나더니 눈의 윤곽으로 변했다.

마치 대지를 지켜보는 것 같았다.

물론, 중요한 부위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이었다.

뼈가 변한 선수나 피가 변한 호수에는 아무런 변동이 없었다.

진남은 소용돌이에 들어선 후 몸이 아래로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신비한 소용돌이는 모든 것을 차단했기에 진남은 묘묘 공주와 강벽난의 상황을 느낄 수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진남은 몸이 가벼워지고 새로운 천지에 들어섰다.

주변을 둘러보니 백장 밖에 묘묘 공주와 강벽난이 붕 떠 있었다.

그녀들의 몸을 감쌌던 빛은 사라지고 기운도 이상이 없었다.

진남은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

진세언과 다른 무인들은 진남과 백 장 떨어진 곳에 있었다.

"진남, 방금……."

강벽난은 방금 벌어진 일들을 진남에게 알려줬다.

진남이 입을 열기 전에 다른 무인들은 헛숨을 들이켰다.

진남 일행도 고개를 돌려 살펴보더니 살짝 놀랐다.

그들은 옅은 금빛을 띠는 대지에 와 있었다.

대지는 평평했는데 약간의 울퉁불퉁함도 없고 화초나 나무도 없었다.

대지의 끝에는 세 개의 혈산이 우뚝 솟았다.

세 개의 혈산은 진남 등이 좀 전에 만났던 혈산보다 세 배는 더 크고 혈색도 더 짙었다.

혈산이 뿜어내는 주경의 위압 등도 전보다 훨씬 강해서 깊은 바다에 빠진 것 같은 압박감을 주었다.

또, 혈산은 일정한 시간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진동했다.

세 개의 혈산은 주경 강자의 심장이 변한 것이었다.

주경 강자가 수련한 공법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어떤 상고의 체질이라 그의 심장이 세 개가 있을 수도 있었다.

심장은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라고 할 수 있었다.

증제하기 전에는 심장이 모든 힘의 원천이었다.

진남은 세 개의 심장 중 하나만 얻어도 지존정상이 될 수 있었다.

지존정상들은 심장을 하나만 얻으면 주경 강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세 개의 심장은 지금 어둡고 빛을 잃었다.

그들 뒤에는 살아있는 것 같은 조각상이 있었는데 아무런 파동이 없어도 주경 강자의 위압과 패기를 뿜어 모든 것들을 움직였다.

조각상은 주경 강자의 영혼이 틀림없었다.

웅-!

진남의 저장주머니에서 가벼운 소리가 들렸다.

진남은 저장주머니를 살펴보다가 살짝 놀랐다.

삼월루에서 얻은 열쇠가 반응을 보이고 빛을 뿜었다.

'왜 이러지? 이 열쇠가 주경 강자의 영혼과 연관이 있을까?'

"움직이자!"

이때, 보제고찰종의 승려들이 먼저 반응했다.

그들이 호통을 치자 엄청난 불광들이 조각상으로 날아갔다.

"땡중들아, 어림도 없다!"

극생문의 지존정상들이 정신을 차리고 고함을 질렀다.

그들은 진남을 아예 무시했다.

대단한 기연을 만나 문도성주가 될 수도 있었다.

이렇게 좋은 기회가 있는데 어디 진남이 눈에 들어오기나 할까?

진남이 그들과 쟁탈전을 벌인다면 모를까?

진세언은 콧방귀를 뀌더니 그들을 보지 않고 다른 방향을 쳐다봤다.

진남은 의아한 와중에 무언가 느끼고 두 여인과 함께 고개를 들었다.

언제부터인지 잠잠하던 허공이 소용돌이로 변하고 부문들이 돌아가고 있었다.

도합 열 개였다.

'영생의 종자가 일으킨 이변이 우리가 만난 혈산만이 아니었어?'

진남과 두 여인은 같은 생각을 했다.

그들의 생각을 증명하듯 소용돌이 속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에라잇, 잘 연화하고 있는데 이게 무슨 이변이야. 누가 일으킨 이변인지 알면 내가……."

구궁금선종의 맹랑천과 맹금선 일행이 나타났다.

이틀 사이에 맹금선은 엄청난 수확을 얻었는지 지존대성이 되었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게 있었어!"

맹랑천 등은 삼심일혼을 보자 화가 사라졌다.

그들은 엄청 기뻤다.

슉, 슉, 슉-!

그리고 그림자들이 계속해서 소용돌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응?"

진남과 두 여인은 표정이 무거워졌다.

연거푸 나타난 무인들 중에서 익숙한 모습들을 보았다.

바로 장남, 남세지존 그리고 그들이 이끄는 지존정상들이었다.

"어라? 심장이랑 영혼이네?"

장남과 남세지존 등은 삼심일혼을 보자 탐욕스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들은 곧 며칠 동안 찾아 헤매던 사람들을 발견했다.

장남과 남세지존은 대뜸 표정이 환해졌다.

"하하하. 진남, 이제 어디로 도망가나 보자!"

장남은 고개를 젖히고 호탕하게 웃었다.

이틀 밤낮을 진남을 찾아도 찾지 못해서 그와 남세지존은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

주경의 시골을 다 연화하면 진남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사이에 진남이 지존정상이 되고 곁에 있는 두 여인들도 지존정상이 된다면 큰일이었다.

진남이 지존초급이었을 때도 죽이지 못했는데 지존정상이 되면 죽이기 더 어려웠다.

그런데 하늘이 그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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