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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133화 (1,133/1,498)

1133화 누구도 괴롭힐 수 없다

"진남이 슬퍼하는 게 싫어서라고 하면 너는 믿지 않을 거지?"

묘묘 공주가 말했다.

"네가 사망수정이 되었을 때 나는 생명 근원의 힘을 너에게 주입했다. 그러나 네가 모르는 일이 있다. 영혼 조각이 수정에 날아들었을 때 나는 의식이 있었다. 그래서 네가 겪었던 일들, 가족이 멸문지화를 당한 것 그리고 네 생각까지 알게 되었다. 그 순간, 나인지 너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은 거부감이 없고 마음이 불편하지도 않다.

진남은 팔자가 좋다. 하늘도 그를 도와서 단숨에 두 명의 반려자를 얻었으니 말이다. 참, 곧 반려자가 될 자도 있구나. 또……."

묘묘 공주는 강벽난에게 눈을 끔벅거렸다.

"너도 거부감이 없지 않느냐?"

강벽난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녀의 얼굴에 웃음이 활짝 피었다.

"이 세상은 그래도 나를 예뻐하는구나. 진남만을 만나게 해준 게 아니었어."

말을 마친 그녀는 공주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

잠시 후, 선옥봉상에 누운 진남의 좌우에 절세의 미인들이 누웠다.

"너, 너……. 나는 왜 데리고 온 거야? 나는 진남과 동방화촉을 보냈다."

묘묘 공주는 새빨간 얼굴을 하고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공주, 우리 둘 다 거부감이 없으니 함께 보내도 괜찮지 않을까?"

강벽난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리고, 나는 아직 경험이 없으니 네가 가르쳐 줘."

피식-!

묘묘 공주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기가 막혀서 말했다.

"난난, 너를 어쩌면 좋아? 구천지존이라는 자가 이런 일도 부끄러워해서야 되겠어? 그래, 어쩔 수 없지. 내가 가르쳐줄게."

강벽난은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묘묘 공주는 반듯하게 누워서 머리카락을 늘어뜨리며 말했다.

"긴장하겠지만 마음을 차분하게 하거라. 정 차분해지지 않으면 수련을 하면 된다. 그럼 오늘 밤이 빨리 지나갈 거야……."

강벽난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게 동방화촉을 밝히는 거야?"

묘묘 공주는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그게 아니야?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으니 같이 누워서 푹 자면 된다고 했다."

"그, 그건 아니야!"

강벽난이 말했다.

"참, 너도 영혼 조각만 남았기에 기억이 많이 사라졌을 거다. 그래서 잊은 거야. 내, 내가 예전에 동방화촉을 그린 그림을 우연히 본 적이 있는데 아직 기억하고 있다. 그려줄게. 한번 봐봐……."

강벽난의 손가락을 따라 나타나는 그림을 본 묘묘 공주는 세계관이 뒤집혀졌다.

"어라?"

잠시 후, 두 여인은 얼굴이 시뻘겋게 상기되었다.

특히, 묘묘 공주는 긴장해서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아까 본 장면들이었다.

그녀는 기억이 손상되기는 했지만, 진남과의 동방화촉은 기억하고 있었다.

묘묘 공주는 자신이 겪어본 사람이고 강벽난의 선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럴 줄 알았겠는가?

"그, 그럼 내가 먼저 할까?"

강벽난은 겨우 용기를 내서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응, 저기, 그래. 그럼 네가 먼저 해. 네가 먼저."

묘묘 공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의 준비를 마쳤으나 강벽난은 여전히 긴장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손을 진남에게 뻗었다.

이때, 진남이 갑자기 몸을 뒤척여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공주, 벽난……."

진남은 잠꼬대를 하고 코를 킁킁거렸다.

그는 곁에서 좋아하는 두 가지 냄새를 맡았다.

그는 손을 뻗어 묘묘 공주와 강벽난을 품에 안았다.

두 여자는 머릿속이 텅텅 비어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녀들이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

크고 따뜻한 손이 치마와 옷을 더듬거리더니 옷고름을 풀고 안으로 들어갔다.

"공주, 벽난, 내가 주경이 되면 너희들을 데리고 차하계로 가서 아내로 맞이할 거다. 꼭, 꼭……."

진남은 중얼거렸다.

두 여인은 몸이 굳어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크고 따뜻한 손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자 두 여인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난난, 이 나쁜 놈이 차하계로 가서 우리를 아내로 맞이하겠다고 했다. 그럼 그런 일은 나중에 다시 하자."

묘묘 공주는 얼굴이 상기되어 말했다.

"그래, 그렇게 하자. 진남도 취해서 정신이 없어."

강벽난은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두 여인은 얌전히 누워서 진남의 숨소리를 듣고 있었다.

* * *

다음 날, 진시.

깊은 잠에서 깬 진남은 기분이 상쾌했다.

"응? 너희들도 깼어? 이건……."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양팔에 한 명씩 안고 있다고? 그리고 내 손은 왜 또 그녀들 온 안에 있는 거지?'

"족발을 썩 치우지 못할까? 언제까지 만질 거야?"

묘묘 공주는 콧방귀를 뀌었다.

"너 어젯밤에 아주 큰 실속을 챙겼구나."

진남은 얼른 손을 뺐다.

그는 의아했다.

어딘가 잘못된 것 같았다.

"네가 침황지해에 있다는 소식이 쫙 퍼졌다. 이곳에 오래 머무르면 안 돼. 다른 계획이 있느냐?"

강벽난은 얼른 화제를 돌렸다.

"저번에 이씨 가문의 지존정상급을 죽이고 황동을 좀 얻었다. 그걸로 구천여의단을 한 알 바꾸고 지존대성이 되려고 한다."

진남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존대성이 되면 지존방에 있는 자들을 만나도 겁먹지 않아도 된다. 상황이 좀 나아질 거야."

그는 지존정상급을 이길 수 있지만 지존정상급도 서로 차이가 컸다.

지광지존은 그들 중 실력이 아래쪽에 속했다.

지광지존 같은 자이라면 진남도 한둘을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셋이 나타나면? 넷, 다섯이 나타나면?

"우와, 황동을 얼마나 얻은 거야?"

"천오백여 개 얻었어."

"그럼 단약을 바꿔도 이백 개가 남는구나. 다른 좋은 것들도 바꿀 수 있겠어."

묘묘 공주는 눈을 반짝거리며 계산을 했다.

"그럼, 나와 공주가 공공성에 다녀올게."

강벽난은 말했다.

진남이 지금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은 스스로 덫에 걸리는 일이었다.

"그래!"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황동을 전부 그녀들에게 넘겨주었다.

"늦으면 안 돼. 우리 먼저 가자. 너는 이곳에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묘묘 공주는 기뻐서 말했다.

"재미있는 물건을 만나면 너에게 전음을 보낼게. 바로 회답해야 한다."

진남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여인은 날아서 자리를 떴다.

두 여인의 그림자까지 시선에서 사라지자 진남은 선옥봉상을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궁금증이 반은 해결되었다.

중주에서 있었던 일과 똑같았다.

침대를 만든 선옥도 평범한 것이 아닌 걸 보니 미리 준비를 한 모양이었다.

진남은 공주가 왜 똑같은 일을 벌였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고개를 흔들고 더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가부좌를 틀고 수련을 시작했다.

다섯 시진이 지나자 묘묘 공주에게서 신념이 왔다.

그녀들은 이미 공공성에 도착했다고 했다.

잠시 후, 묘묘 공주는 지존대성 경지에 잘생긴 어느 고족의 소족장이 말을 걸었다고 전했다.

진남은 살짝 긴장해서 무시하라고 전음했다.

그의 대답에 은방울을 굴리는 것 같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진남은 기가 막혔다.

묘묘 공주가 그를 놀린 것이었다.

그 뒤로도 묘묘 공주는 사사건건 전음했다.

진남은 아예 수련을 그만두고 그녀를 상대했다.

둘은 한참 전음이 오고 갔다.

묘묘 공주는 많은 물건을 사고 나서 황동이 필요한 지존정상급을 만났고 대화 중이라고 했다.

진남은 두어 마디 당부를 했지만 영패에 반응이 없었다.

그는 더 묻지 않고 수련을 계속했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한 시진이 지났다.

"이제 비슷하겠지?"

진남은 생각하며 신념을 전했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진남은 마음이 무거웠다.

이때, 영패가 미약한 빛을 뿜어 진남은 얼른 살펴보았다.

"진남, 이 나쁜 놈이 엄청 교활해. 이중 대역을 만들어서 대역이 각종 맹세를 하고 우리를 속이려고 했어! 우리가 눈치가 빨라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속을 뻔했어."

묘묘 공주의 화가 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쁜 놈이 이제는 안면몰수해서 나와 난난이 싸우는 중이다.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아. 큰 문제는 아니니 걱정할 필요도 없고, 오지 않아도 된다."

영패의 빛이 어두워졌다.

진남은 눈을 살짝 찌푸렸다.

엄청난 기운이 퍼져 굴이 흔들렸다.

영홍홍류에서 흐르는 한기도 진남이 뿜는 살기보다 차갑지 않았다.

'그녀들이 눈치가 빨라서 황동을 빼앗기지 않았다. 그런데 지존정상급이라는 자가 묘묘 공주와 강벽난을 공격해? 나의 여인들은 누구도 괴롭힐 수 없다!'

슉-!

진남은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는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침황지해와 공공성에 전부 그의 적이라고 한들 어떤가?

이 기회에 그들에게 겁을 줄 수 있었다.

* * *

시간이 흐른 뒤, 공공성.

한 싸움이 수많은 시선과 신념을 끌었다.

거리에 있는 돌, 궁전이 모두 눈부신 빛에 더해져 여파를 막았다.

묘묘 공주와 강벽난은 엄청난 혈통지력을 사용하고 무령지체를 드러냈다.

그녀들은 엄청난 천지지력을 끌어와 살초들을 펼쳤다.

묘묘 공주와 강벽난은 연합하여 영항지진을 만들었다.

엄청난 위력이 도술들을 막아냈다.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고작 지존 초급 단계인 그녀들이 이 정도 강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오늘은 내 판단이 틀렸다. 너희 둘은 평범한 자가 아니구나."

그녀들 앞에는 주름이 가득하고 지팡이를 짚었지만 두 눈이 반짝거리는 노인이 있었다.

노인은 음침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희들이 어떤 내력이길래 호의를 무시하는지 모르겠지만, 내 오늘 너희들을 죽이겠다."

그는 지팡이를 휘둘렀다.

강한 힘이 폭발했다.

노인의 지팡이는 상고도기였지만 우연한 기회에 주경 강자의 의지를 주입했다.

그리하여 지팡이의 힘은 보통 도기보다 훨씬 강했다.

"나쁜 놈에게 이런 보물이 있다니!"

묘묘 공주는 이를 갈며 전음했다.

"난난, 이대로라면 영항지진도 버티기 힘들다. 우리 그 초식을 사용하자."

강벽난은 표정이 무거웠다.

그녀는 망설였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초식을 펼치면 그녀도 대가가 컸지만, 묘묘 공주는 훨씬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

"신비한 대진이 버티기 힘들어하는구나!"

"그녀들은 오늘 재앙을 피할 수 없겠다!"

수많은 무인들은 변화를 감지했다.

그들이 예상했던 대로였다.

외모나 기질이 아름다운 여인들은 평범하지 않았지만 경지가 너무 낮았다.

그녀들은 겨우 지존 초급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 싸움에 끼어드는 사람은 없었다.

안면도 없는 그녀들을 위해 지존정상급의 미움을 살 수 없었다.

쿠쿠쿵-!

폭발음인 연거푸 울려 퍼졌다.

강기들이 사방을 휩쓸고 거리를 흔들었다.

허공이 찢어졌다.

맹렬한 공격에 영항지진이 흔들리고 금이 가기 시작했다.

금은 점점 커졌다.

"죽어라!"

노인은 눈을 크게 떴다.

방대한 동력이 용솟음치더니 지팡이에 눈부신 빛이 반짝거렸다.

무인들은 눈이 휘둥그레지고 가슴이 떨렸다.

"난난, 지금이다!"

묘묘 공주가 외치며 신비한 법인을 만들었다.

위기에 빠진 순간, 커다란 굉음이 위쪽에서 울려 퍼졌다.

몇천 장이 되는 허공이 부서지고 눈부신 칼의 빛이 용처럼 노인에게 날아갔다.

"누구냐?"

노인은 호통쳤다.

그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

그는 두 여자애를 도우려는 자가 있을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묘묘 공주와 강벽난도 어안이 벙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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