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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125화 (1,125/1,498)

1125화 더는 버틸 수 없습니다

"구룡석인은 왜 이렇게 사람을 골탕 먹이지?"

진남은 기가 막혔다.

무주궁도의 도령이 태도가 정중하지 않았다면 그는 이 물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의심했을 것이었다.

구룡석인을 얻기 위해 그는 무척 애를 썼었다.

하마터면 죽을 뻔했었다.

구룡석인을 얻었지만 좋은 점은 없고 무척 강한 도겁(道劫)을 감당해야 했다.

이제는 구룡석인 때문에 문도지에도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잠시 후에야 그는 마음을 진정하고 빠르게 비월여제에게 전음했다.

"구리거울, 방금 각인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자초지종을 다 말하자 차가운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문도지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각인을 이용해야 했다. 많은 이들이 다른 방법을 시도했지만 마지막에는 다 실패했다."

진남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럼 나는 문도지에 들어갈 수 없단 말인가?'

"하지만."

비월여제는 화제를 돌렸다.

"이 각인은 내력이 신비하다. 절대 아무 이유 없이 각인을 빨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틀림없이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제칠 천지성구의 집권자를 찾아가 보거라. 그자가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해 물었다.

"그 늙은이 말입니까?"

비월여제는 대답했다.

"그래. 칠십이 개 천지성구와 문도지는 연관이 있을 것이다."

진남은 잠깐 생각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저는 이미 구천지존이 되어 제칠 천지성구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비월여제는 담담하게 말했다.

"들어갈 필요 없다. 지난번 계령의 반응으로 보아 그는 너의 전생 중 한 명인 주제(周帝)와 인연이 있는 것 같다. 다른 수단을 써 그에게 알리면 그는 너를 만나줄 것이다."

진남은 곰곰이 생각했다.

방법을 생각한 후 고개를 끄덕이고 허공에 들어갔다.

* * *

시간이 꽤 지난 후, 화존좌경, 제칠 천지성구.

커다란 성안에 사람들로 시끌벅적하고 무인들이 드나들었다.

진남은 구름 위에 서서 기운을 거두고 조용히 지켜봤다.

반 주 향이 타는 시간이 지난 후 세 명의 패자들이 눈부신 빛으로 변해 입구 쪽으로 날아갔다.

진남은 손가락을 튕겼다.

세 개의 무형의 힘이 세 명의 패자들을 덮었다.

셋은 온도가 내려간 외에 다른 이상한 낌새를 발견하지 못하고 천지성구 안으로 들어갔다.

시간이 천천히 흘러 한 시진 후 진남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다른 방법을 생각했다.

그때 방대한 힘이 하늘에서 내려와 그가 있는 곳의 방원 몇십 리를 덮었다.

슉-!

흰수염 노인이 진남의 옆에 나타났다.

제칠 천지성구의 집권자였다.

"자식, 석인을 얻었느냐? 어서 보여주거라."

흰수염 노인은 진남을 바라봤다.

두 눈에 전에 없던 궁금한 빛이 가득했다.

그는 진남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진남 때문에 그는 몇 년을 헛되이 보낸 거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구룡석인의 소식을 듣자 그는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선배님, 석인은 저의 영혼 속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그것을 식해로 움직일 수 있지만 꺼낼 수는 없습니다."

진남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가끔씩 자신이 진짜로 구룡석인을 연화한 것이 맞는지 의심되었다.

아직까지 보물을 연화한 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긴 이 석인은……."

흰수염 노인은 말을 잇지 못했다.

"선배님, 그것의 내력을 아십니까? 그것은 도대체 어떤 작용이 있습니까?"

진남은 물었다.

"그게…… 나는 모른다. 묻지 말거라."

흰수염 노인은 시선을 돌리고 손을 저었다.

진남은 입꼬리가 비틀렸다.

'너무 가식적이구나. 구룡석인의 내력을 알고 있으면서 말하지 않으려는 거구나!'

"그런데……."

노인은 수염을 만지작거렸다.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명심하거라. 네가 석인을 얻었으니 이제부터 어떤 물건들이 나타날 것이다. 어떤 판도가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 말에 진남은 생각에 잠겼다.

"됐다. 이 말은 그만하자."

흰수염 노인은 말했다.

"너에게 수인을 전수하겠다. 이 수인은 누구에게도 줘서는 안 된다.

그리고 합당한 장소를 찾아 며칠 수련하거라. 너는 각인을 한 개 더 얻게 될 것이다. 명심하거라. 각인은 한 번밖에 움직이지 못한다. 다시 말해 문도지에서 주경 강자가 되지 못하면 나오면 안 된다는 거다.

만약 나오면 이 각인은 사라진다. 너는 다시는 문도지에 들어갈 수 없다. 그때면 나도 너를 도와줄 수 없다. 그리고 다시는 나를 찾아오지 말거라! 찾는다고 해도 나는 너를 도와주지 않을 거다!"

마지막 말을 노인은 한꺼번에 다섯 번이나 강조했다.

진남은 연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그는 만족하고 진남에게 수인을 전하고는 사라졌다.

진남은 입구를 향해 인사를 했다.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잠시 후 진남은 마음을 진정하고 한 곳을 찾아 폐관 수련을 시작했다.

하루 후 진남은 수인을 습득했다.

드러내기 시작한 지 이천 개 셀 시간이 지났을 때 신비한 힘이 다시 한번 강림해 그의 손등 위에 특이한 각인을 만들었다.

구룡석인은 관심이 없는 듯 움직이지 않았다.

진남은 한숨을 쉬고 그림자로 변해 허공에 들어가 허령천계로 날아갔다.

* * *

그 시각, 구천선역, 참창종 안.

향혼이 상석에 앉고 그의 좌우 양옆에는 피천고교의 교주 장남(莊南)과 검은 두루마기를 입은 노인이 있었다.

장남은 선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칠 대 천존가문이 진남을 주시하고 있소. 게다가 이렇게 많은 세력들이 진남을 죽이려 하오 이변이 없는 한 진남은 문도지에 들어올 것이오. 다른 큰 세력들도 이미 알게 되었을 것이오.

난 여러 가지 방법을 써 문도지에 있는 지존들에게 방법을 대 진남을 누르거나 죽이라고 통지할 것이오. 나의 계획이 성공하려면 진남의 정혈이 꼭 필요하오. 종주가 나와 함께 문도지로 가 진남을 누를 사람을 파견해주시기 바라오."

장남은 향혼과 합작하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하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태고금기를 만나 피천고교는 엄중한 손실을 입었다.

게다가 문도지에는 큰세력의 지존들이 너무 많았다.

그는 강한 맹우가 필요했다.

향혼이 가장 적합했다.

그는 영생불멸지체를 얻기 위해 주소의 환생을 배신했다.

십체공존의 유혹을 어찌 이길 수 있을까?

향혼은 대답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의자의 손잡이를 튕겼다.

영생지화를 얻었기에 그는 일 년 정도 폐관하면 영생불멸지체가 될 수 있었다.

그와 진남은 갈등이 생길 일이 없었다.

게다가 제일인은 아직도 주천불사산에 있고 죽지 않았다.

그는 한동안은 진남과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진남의 전생은 주소가 아니라 그의 전생의 주인인 주제였다.

전에는 주제가 그를 거두어 주고 그를 위해 복수했다.

그런데 지금 그는 주제를 배신했을 뿐만 아니라 주제와 싸우려 하는 것이다.

"좋소. 자네 말대로 합시다. 진남의 정혈만 얻으면 되오. 절대 그자를 죽여서는 안 되오."

향혼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

"문제없소!"

장남은 웃으며 말했다.

그는 향혼의 부탁을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

'죽일지 죽이지 않을지는 진남이 협조하는가에 달렸다. 게다가 향혼은 이미 진남을 배신했기에 진남을 죽인다 해도 향혼은 스스로 이건 자신의 뜻이 아니라고 자신을 위안할 것이다.'

향혼은 흑포인을 보며 말했다.

"남세지존 등을 찾아가거라. 그들더러 피천고교로 가라고 하거라. 그리고 종문의 사람들에게 그 일을 알릴 때가 되었다."

장남은 물었다.

"종주는 무슨 큰일을 벌이려는 거요?"

향혼은 자리에서 일어나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별것 아니오. 종문 전체가 허령천계로 움직이려는 거요."

처음부터 그의 목적은 허령천계로 돌아가 칠 대 천존가문 등을 짓밟는 것이었다.

* * *

그 시각, 허령천계, 신비한 곳.

강에 많은 백골이 떠 있었다.

백골들은 평소보다 훨씬 많았다.

진남이 구천지존으로 등극할 때 태고금기가 직접 이곳의 백골들을 거느리고 싸움에 참가했다.

마지막에 참패하고 피해가 막심했다.

"대인은?"

"몰라. 그날부터 대인은 사라졌다!"

"매번 실패했으니 대인은 압력이 무척 클 것이다."

백골들은 소곤거렸다.

그들은 금기강의 끝에 신비한 땅이 있는 걸 몰랐다.

땅은 크지 않고 방원 백 리밖에 안 되었다.

가운데에 돌 비석이 서 있었다.

태고금기의 진신은 돌 비석 옆에 앉아 혈주를 마셨다.

그는 전보다 많이 약했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그를 취하게 할 술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취기가 올랐다.

"주인님, 저는 줄곧 주인님의 말씀대로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힘이 너무 약하여 그들을 막을 수 없습니다. 제육인이 용맹하게 쳐들어오고 제이인의 후계자는 십체공존하겠다고 헛된 생각을 하고 주제의 아들도 세상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시도족, 묘문, 칠대 천존가문에서도 음모를 꾸미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막을 힘이 없습니다. 이제는 후배마저 저를 눌러 머리를 들 수 없습니다. 왕씨 가문과 정씨 가문 그리고 고족들은 예전의 약속을 어겼습니다. 더 이상 저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저를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태고금기는 계속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주인님, 오천 년이란 시간이 또 지났습니다. 주인님께서는 꼭 돌아오실 거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아직도 얼마나 더 걸립니까? 주인님께서는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저는 더는 버틸 수 없습니다."

태고금기는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하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주위가 조용했다.

잠시 후 태고금기는 술 주전자를 내려놓고 한숨을 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 지경이 되었는데 그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진남과 풍무흔은 문도지로 갈 게 뻔했다.

그는 미리 판을 짜야 했다.

판을 짰다 해도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적었다.

그래도 주인님의 명령이라 할 수밖에 없었다.

윙-!

이때 오랫동안 조용하던 돌 비석이 떨렸다.

오래된 무늬에서 빛이 반짝거리고 대진을 이루었다.

태고금기는 걸음을 멈추었다.

* * *

진남은 허령천계에 도착한 후 각인과 소통했다.

허공에서 방대한 무형의 힘이 솟아올라 그를 감싸고 자리를 떴다.

시간이 꽤 지난 후 진남은 낯선 세상에 도착했다.

수많은 구천선역에 속하지 않는 기운이 순식간에 그를 감쌌다.

"응?"

진남은 바로 느꼈다.

부근에 구천지존대성의 존재가 한 명 있고 두 명의 구천지존 초급 단계가 싸우고 있었다.

그 아래에는 기운이 특이한 존재가 있었다.

진남은 땅에 내리자 바로 눈을 떴다.

그는 오래된 산의 산꼭대기에 있었다.

그와 백 장 정도 떨어진 곳에 높이가 칠십여 장 되는 나무가 있었다.

나무줄기는 금색이고 옅은 보라색의 나뭇가지가 가득했다.

나무는 크지 않지만 기세가 매우 강했다.

바다처럼 넓고 끝없는 느낌을 주었다.

나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두 명의 청년과 한 명의 여인이 있었다.

여인은 선령지광(仙靈之光)이 풍기는 선령족의 구천지존이었다.

두 청년 중 한 명은 몸에 검은색 화염이 감도는 농염족의 구천지존이고 다른 한 명은 혈통지력이 없어 내력을 알 수 없었다.

진남이 그들을 바라보자 그들도 진남을 바라봤다.

그들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바로 정신을 차렸다.

무인들은 문도지에 들어간 후 떨어지는 곳이 무작위였다.

몇천 년 전에 세 명의 패자와 한 명의 지존이 들어왔을 때 지존 정상급들이 싸우는 전장에 떨어져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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