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5화 오늘은 반드시 죽겠구나
"네 놈이 감히!"
우풍성제는 사납게 외치며 손바닥을 날렸다.
산을 엎고 바다를 뒤집을 것 같은 힘이 검을 부쉈다.
"영감탱이, 자네의 딸은 내 사람이요!"
용호가 허공에서 걸어 나왔다.
피범벅이 된 갑주를 입고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고 무형의 패기가 넘쳤다.
"용호인신이다!"
"저자가 진짜 왔구나!"
"자식 간이 부었구나!"
대전 안의 강자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이번 혼인은 두 세력의 연합이기도 하지만 용호인신을 상대로 한 음모였다.
그런데 용호인신이 스스로 나타날 줄이야.
"용호, 마침 잘 왔다!"
우풍성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살기가 솟아올랐다.
"너는 우리 태아천궁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오늘 나는 직접 너를 죽이겠다!"
말이 끝나자 그에게서 찬란한 신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는 웅장한 기세를 풍기며 용호에게 주먹을 날렸다.
명심성제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자는 대북종에 강제로 쳐들어왔소. 장로들 명령을 들으시오. 어서 이자를 죽이시오!"
순식간에 대북종의 궁전과 허공에서 진문이 퍼지고 강한 기운이 풍겼다.
그들은 이미 판을 짰다.
그러나 이때 엄청난 이변이 일어났다.
천지에 우뚝 솟은 무황신산과 무왕신산은 무형의 힘에 자극을 받은 것처럼 우르릉- 하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두 신산의 힘이 제대로 폭발했다.
수많은 돌이 끝없는 하늘 밖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엄청난 속도로 대북종을 공격했다.
대부분은 주전으로 날아갔다.
"아차, 저들이 신산을 장악했어!"
명심성제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절세의 무지갯빛으로 변해 허공을 뚫고 빠른 속도로 신산으로 날아갔다.
쿠쿠쿠쿵-!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대북종과 태아천궁에서 미리 친 대진은 매우 강했다.
하지만 두 신산의 공격에 잇달아 부서지고 강풍이 휘몰아쳤다.
주전 안의 강자들은 연달아 기세를 드러내고 저항했다.
기쁨이 넘치던 혼례가 아수라장이 되었다.
"용호, 너 진짜 대단하구나. 하지만 여기까지다!"
우풍성제는 이 모든 걸 무시하고 천신처럼 용호에게 싸늘한 판결을 내렸다.
"허허, 영감탱이, 다시 만납시다!"
우호는 입을 헤벌리고 웃고는 법인을 만들었다.
그와 우효우에게서 동시에 물결 같은 파문이 일었다.
우풍성제는 눈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는 공격할 새도 없이 용호와 우효우가 사라지는 걸 볼 수밖에 없었다.
"저자가 진작에 준비하고 있었구나!"
우풍성제는 눈빛이 싸늘해졌다.
"저들은 멀리 도망가지 못했소. 모두 함께 쫓으시오!"
대북종 아래 성안의 많은 강자들은 두 신선에서 일어난 이변에 깜짝 놀라 고개를 쳐들고 바라봤다.
휘휙-!
주전에서 눈부신 신의 빛이 몇천 년 동안 갇혔던 상고의 신검처럼 하늘로 솟아올라 허공에 주입되었다.
우풍성제를 우두머리로 한 스물세 명의 인신 강자들이 공격을 펼쳤다.
그중에는 인신 경지 정상의 존재들도 적지 않았다.
세력이 매우 강했다.
진남은 손에 든 술잔을 내려놓고 말했다.
"우리도 갑시다."
궁양과 소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셋은 순식간에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 * *
몇십 개 셀 시간이 지난 후 대북종에서 몇십만 리 떨어진 곳.
용호는 신력을 전에 없이 강한 경지로 끌어올려 금기술을 드러내고 빠르게 앞으로 날아갔다.
그의 속도는 평범한 인신 경지 정상을 훨씬 초월했다.
"용 오라버니……."
우효우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걱정하지 말거라. 나는 꼭 너를 데리고 나갈 거다."
용호는 한마디 중얼거렸다.
히죽 웃더니 또 말했다.
"언니 두 명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 잠시 후면 우리 넷은 한 침대에서 잘 수 있다."
우효우의 새하얀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었다.
웅-!
위쪽 하늘이 빨갛게 물들었다.
길이가 삼백여 장 되는 오래된 그림이 나타났다.
그림에서 눈부신 흰색 빛이 뿜어져 나와 용호를 비췄다.
용호는 몸을 떨었다.
큰 산에 눌린 것처럼 그는 속도가 십 분의 일로 느려졌다.
"영감탱이, 삼생화를 꺼냈군. 진짜 뻔뻔하다!"
용호는 투덜거리며 입에서 정혈을 몇십 방울 토했다.
왼손은 용발로 변해 앞을 내리치고 신비한 부문을 만들었다.
"용호!"
사나운 외침이 사방에 울려 퍼졌다.
우풍성제가 가장 먼저 나왔다.
그는 사방에서 옅은 파란색 법문을 끌어다 손바닥 위에 뭉쳐 손가락을 튕겼다.
선술, 절천일지(截天一指)였다!
그에게서 열아홉 개의 오래된 신의 빛, 열아홉 개의 전혀 다른 상고인신지기가 나타났다.
쿠웅-!
열아홉 개의 인신지기가 연달아 부서졌다.
용호는 인신지기에서 뿜어져 나온 방대한 강기에 밀려 연거푸 뒷걸음질 치고 기혈이 꿈틀거렸다.
"용호, 넌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다."
나머지 이십여 명의 강자들도 쫓아왔다.
그중 세 명은 법인을 만들었다.
법문이 퍼져 사방을 가뒀다.
"그래?"
용호는 눈을 찌푸렸다.
크라아아아-!
천둥 같은 외침이 순식간에 울려 퍼졌다.
몸집이 크고 수많은 자금색 무늬가 가득한 백골로 이루어진 용형 거수가 허공에서 날아와 우풍성제 등을 공격했다.
"전골골룡(戰骨骨龍)? 너 진짜 요월룡묘(妖月龍墓)를 얻었구나!"
우풍성제는 콧방귀를 뀌고 몸을 날려 전골골룡들을 피해 용호에게 손가락을 튕겼다.
"요월재세(妖月在世)!"
용호는 솜털이 곤두서 빠르게 대응했다.
놀라운 대전이 벌어졌다.
용호는 경지가 인신 정상에 도달했지만, 그 기간이 짧아 모은 수단이 우풍성제보다 훨씬 약했다.
잠시 후면 그가 질 게 뻔했다.
그는 입가에 피가 흘렀다.
그뿐만 아니라 그가 이번에 준비한 전골골룡은 무령지물(無靈之物)이라 인신 경지 강자들의 상대가 안 되었다.
이미 절반이나 파괴되었다.
"용 나리, 내가 왔소!"
위기의 순간에 목소리가 들렸다.
머나먼 하늘가에 두 개의 희미한 큰 산이 눈부신 신의 빛을 반짝거리며 다가와 우풍성제를 눌렀다.
"양대 신산의 산령?"
우풍성제는 저도 모르게 눈을 찌푸리고 빠르게 오래된 선술을 움직였다.
몸집이 빠르게 부풀어 올라 오래된 빛이 감돌고 높이가 팔 장 되는 거인으로 변했다.
펑-!
사방의 땅이 조금씩 갈라졌다.
우풍성제는 방대한 힘에 맞아 튕겨 나갔다.
"하하! 사마, 잘했소!"
용호는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진을 칩시다!"
둘은 양대 신산의 산령 속에서 형상이 변하기 시작하고 손에 몇천 개의 법인을 만들었다.
순식간에 양대 신산의 산령의 기운이 융합되어 무형의 힘을 드러내고 마치 하늘을 찌르는 나무처럼 천지에 뿌리박고 천지의 힘을 빨아들였다.
"도신 사마공 제법이구나. 양대 신산의 산령도 훔치다니!"
이때 명심성제가 멀리서 쫓아왔다.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본 그는 안색이 어두워지고 살기가 실체를 이룰 것 같았다.
"대북종의 모든 무인들은 명령을 듣거라. 빠르게 쫓아와 도둑놈을 죽여라!"
양대 신산은 대북종의 기초 중 한 개였다.
산령을 도둑 맞혔으니 대북종은 실력이 많이 약해졌다.
때문에 명심성제는 화가 났다.
종문 전체의 힘을 움직여 용호 등을 죽이려 했다.
용호와 사마공은 입꼬리가 비틀렸다.
일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억지로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명심 도우, 화를 푸시오. 이들이 양대 신산의 산령을 갖고 있지만 독에 갇힌 쥐나 마찬가지요. 우리 연합하여 저들을 가두고 천천히 산령의 신력을 소모하게 합시다."
우풍성제는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오."
명심성제는 눈빛이 싸늘해졌다.
성제대륙의 십 대 강자 중 두 명이 동시에 동서 두 편에서 선술을 드러내 공격했다.
허공이 끊임없이 부서지고 강기가 사방에 휘몰아쳤다.
우풍성제가 거느린 인신 강자들 중에도 이미 손을 내밀어 양대 산령을 공격했다.
그뿐만 아니라 먼 하늘에서 기세가 강한 형상과 기세가 방대한 배들 그리고 여러 가지 법보가 연거푸 몰려왔다.
다른 세력과 강자들은 도착한 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기가 막혔다.
대북종의 거물들이 전력을 다해 공격한 건 장난이 아니었다.
용호와 사마공 둘이라서 아니라 그들의 세력이라 해도 버틸 수 없을 것이었다.
"용호, 이 웬수야, 나는 줄곧 겸손하고 조심했소. 언제 이렇게 큰 자리에서 주목을 받은 적 있겠소?"
사마공은 울상을 하고 애원했다.
그는 용호가 자신과 성격이 비슷하여 행동이 겸손하고 조심스러울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용호가 진남과 비슷할 줄이야.
"됐소. 자네들은 괜찮을 거라고 말했잖소?"
용호는 눈을 부라렸다.
눈빛에 결심이 드러났다.
사마공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겉으로는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럼 됐소. 걱정하지 마시오. 형수들은 내가 잘 모시겠소."?
대북종 휘하의 점점 많은 장로와 제자들이 멀리서 쫓아왔다.
허공에는 인신 경지나 무신 경지의 무인들이 만든 여러 가지 대진이 열세 개나 되었다.
대진들은 천지를 파괴할 위력을 갖추었다.
양대 신산의 산령은 연거푸 흔들리고 끊임없이 떨렸다.
아직도 대북종의 많은 무인들이 싸움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들이 공격할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북종의 새로 진급한 내문장로 이규(李規)는 아버지 이석과 함께 상황을 지켜보았다.
"용호와 사마공은 오늘은 반드시 죽겠구나."
이석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무조인 그는 평생동안 한 명의 무신 강자가 공격하는 건 봤지만 이렇게 대단한 싸움은 본 적 없었다.
"물론입니다. 누구든 양대 세력의 미움을 샀으면 죽을 게 뻔합니다."
이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석은 가슴이 설렜다.
아들이 대북종의 내문장로가 된 것이 더없이 자랑스러웠다.
"돌아가면 진천과 제대로 싸워야겠다. 아, 그리고 진천의 아들도 있지. 그들의 경지와 견식으로 이런 장면을 본 적 없을 거다."
이석은 중얼거렸다.
그는 뽐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 시각, 양대 신산의 산령들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우효우는 눈빛이 고통스러웠다.
그녀는 용호에게 자신을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점점 강해지는 주인의 힘에 눌려 말할 수 없었다.
용호와 사마공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현묘한 법인을 만들었다.
"환천대진(換天大陣)!"
몇백 개 셀 시간이 지나서야 용호와 사마공은 동시에 사납게 외쳤다.
진문들이 산령 속에서 퍼져 나와 뒤엉켜 오래된 기운을 풍겼다.
"이아지신(以我之身), 성진지령(成陣之靈)!"
용호는 크게 소리쳤다.
온몸에서 혈기가 타올라 진법 위에 떨어졌다.
환천대진은 보통이 아니었다.
신력만으로는 움직일 수 없었다.
반드시 인신 강자가 자신의 기혈로 움직여야 했다.
"사마공, 우두커니 서서 뭐 하오. 어서 형수를 데리고 가시오."
용호는 낮은 소리로 외쳤다.
"좋소!"
사마공은 입술을 깨물고 우효우를 잡았다.
우효우는 대진의 위력이 얼마나 강한지 몰랐다.
하지만 뭔가 느끼고 눈을 찌푸리고 의지가 크게 흔들렸다.
"걱정하지 말거라. 내가 곧 너를 찾으러 가겠다. 우리 넷이 함께 즐기자."
용호는 하늘 가득한 신의 빛과 살기를 무시하고 입을 헤벌리고 웃었다.
쿠웅-!
환천대진에서 강한 힘이 폭발해 사방을 휩쓸었다.
"이 진법으로 저들을 떠나게 하려고? 용호, 너 너무 순진하구나!"
우풍성제는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
"사해팔황(四海八荒), 누가 이기나 볼까? 태아천궁도!"
그의 손에 법인이 빠르게 변했다.
좀 전에 나타났던 길이가 몇백 장 되는 고화에서 큰 산, 강, 삼림 등이 나타나고 강한 기운이 폭발했다.
슉-!
형언할 수 없는 빛이 양대 신선의 산령을 뚫고 진법에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