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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079화 (1,079/1,498)

1079화 지력이 좀 딸리는구나

사방에서 여러 세력의 제자들과 강자들이 계속 모여들었다.

세 개의 커다란 도장에 사람들이 가득하고 여러 소리들이 섞여 시끌벅적했다.

잠시 후, 요신도의 깊은 곳에서 우렁찬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용신 대인을 뵙습니다."

요신금지의 제자들과 대요들은 동시에 인사를 했다.

수많은 목소리가 모여 구름을 뚫고 사방에 울려 퍼졌다.

성대하고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대제 경지 강자들도 이 장면을 보고 감탄했다.

크라아아아-!

기다란 포효가 천지에 울려 퍼졌다.

만장 길이에 온몸에 자금색 비늘이 덮인 거룡이 엄청난 전의를 뿜으며 나타났다.

그는 강한 기세와 함께 허공으로 솟구쳤다.

요신도는 순식간에 어두컴컴해졌다.

번개 빛이 구름 사이에서 번쩍거렸다.

당장 떨어져 모든 것을 없앨 것 같았다.

무조 경지와 대제들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너무 강한 기운이었다.

"인신 경지 정상급?"

진남은 한눈에 알아보았다.

몇십 년 동안 창람대륙은 제모습을 되찾고 강해졌다.

더 이상 무신 경지 정상급의 실력으로 비승할 수 없었다.

슈슈슉-!

이때, 소충의 주위에 세 개의 커다란 배가 나타나 신광을 뿜었다.

뱃머리에는 그림자들이 서 있었다.

그림자들은 엄청 강했는데, 소충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구자고해 해주도 왔어!"

"유실약원의 원주, 원도천산의 주인, 전족의 주인도 왔어!"

"저분들은 오창천 무신, 현월 무신, 그리고 해골인신이다. 진남 선배 시대의 천재와 강자들이 거의 반은 온 것 같아."

제자와 무인들은 흥분했다.

소령아, 상락, 상청도 마찬가지였다.

진남은 살짝 낯설지만 익숙하기 그지없는 얼굴들을 보며 정신이 몽롱해졌다.

수많은 옛일들은 마치 어제 일어난 것 같았다.

"진남, 보았느냐? 저분이 구자고해의 해주 궁양 선배님이다! 예전에 사신전에서 건드렸는데 저분이 혼자 대전에 쳐들어갔어. 그래서 이제 사신도 저분을 경외하고 감히 시비를 걸지 못해."

"성제대륙의 서열 오 위안에 드는 강자들도 궁양 선배를 감히 어떻게 하지 못해."

소령아는 두 눈에 알 수 없는 빛이 스쳤다.

진남은 그들의 말을 들으며 저도 몰래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와 용호 그리고 사마공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좌우천수를 모시겠습니다!"

요신금지의 무신 강자가 외쳤다.

허공에서 높이가 다섯 장이고 털이 번지르르 빛이 나는 강한 기운의 요견들이 느릿느릿 나타났다.

그들은 입에 엄청난 빛이 번쩍이는 사슬을 물고 있었다.

그리고 깊은 곳에서 높이 백 장이 되고 손에 칼을 든 패기 넘치는 조각상을 끌어냈다.

조각상은 세 개 도장의 위쪽에 자리를 잡았다.

진남은 깜짝 놀랐다.

좌우천수라는 것들은 천기견들이었다.

그리고 조각상은 진남이었다.

다른 조각상들과 달리 수만은 신석과 옛날 재료들로 만들었는데 인신지기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무인들은 자리에서 일어서시오!"

무신 강자는 다시 외쳤다.

세 배에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세 개 도장의 무인들은 신분의 존귀함, 경지가 높고 낮음을 떠나 일제히 일어섰다.

"너도 얼른 일어나거라. 저건 진남 선배님의 유일한 조각상이다. 오늘 운이 좋아 조각상이 움직이면 엄청난 전승을 얻을 수 있다."

소령아는 흥분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서고 진남을 재촉했다.

진남은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허리 굽혀 인사하시오!"

무신 강자의 목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무인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허리를 굽혔다.

진남은 그 모습을 보자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소충과 궁양 등이 이런 일을 벌일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무인들더러 내 조각상에 허리 굽혀 인사를 하라고 하다니.'

"뭐 하는 거냐? 얼른 인사하지 않고서."

소령아는 진남을 발견하고 얼른 물었다.

진남은 헛기침을 하고 코를 만졌다.

조용하게 숨어 주변을 살피고 대회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가 있지만, 자신의 조각상에 인사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진남, 뭐 하느냐? 얼른 인사하거라. 네가 인사를 하지 않으면 진남 선배님에게 무례하게 군 거야. 그건 중죄라고!"

소령아는 다급하게 말했다.

"진남, 장난칠 때가 아니다. 얼른 인사를 하거라!"

상락과 상청도 곁눈질로 확인하고 깜짝 놀라 전음했다.

창람대륙에서 진남에게 무례하게 굴면 죽지는 않지만, 대제나 무신 심지어 더 강한 존재라도 처벌을 받았다.

성대한 장소에서는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

"그럴 필요 없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진지하고 조용한 때라 유난히 잘 들렸다.

제삼도장의 대부분 무인들은 그의 말을 똑똑하게 들었다.

강자와 천재들은 신념을 이곳에 보냈다.

진남의 행동을 확인하고 조금 전 했던 말을 떠올린 그들은 두 눈이 차갑게 변했다.

'저자는 참 무엄하구나!'

소령아, 상락, 상청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들은 대제 경지나 되는 진남이 이런 행동을 할 줄은 몰랐다.

'이제, 끝이다! 우리 셋도 처벌을 면할 수 없겠구나.'

"걱정 말거라. 괜찮다."

진남은 그들이 좋은 마음에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기에 위로했다.

그러나 그의 말에 도장의 강자와 천재들의 시선은 더 차갑게 변했다.

소령아, 상락, 상청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진남 선배님에게 인사를 하지 않고도 괜찮다고 하다니? 미쳤어?'

"무엄하다!"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한 좌우천수들이 호통을 쳤다.

그들의 호통은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너는 누구길래 감히 진남 선배님께 인사를 하지도 않고 허튼소리를 하는 게냐?"

살기가 사방을 휩쓸었다.

"뭐?"

"대체 누가 그리 용감한 거야?"

다른 도장의 강자와 천재들도 깜짝 놀랐다.

많은 사람들은 분노했다.

하늘에 떠 있는 세 배에서 궁양, 원도천산의 주인 등이 소란을 느꼈다.

그들은 미간을 찌푸릴 뿐 신경 쓰지 않았다.

좌우천수들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

진남은 살짝 웃으며 그에게 쏠린 수많은 신념을 신경 쓰지도 않았다.

그는 경멸스러운 시선으로 좌우천수를 바라보았다.

진남은 외모가 성숙해졌고 머리카락 색이 변하고 기운도 변했다.

그래도 천기견들은 한참 동안이나 진남을 따라다녔는데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오랜만에 저들을 근골을 풀어줘야겠군. 잘 떠올리게 말이야……."

"죽고 싶으냐!"

좌우천수들은 간이 부은 무인이 감히 저런 시선으로 노려보자 화가 나서 고함을 질렀다.

그들은 발에 신광을 모아 진남에게 날렸다.

진남은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슉-!

그가 바라본 하늘에서 찬란한 검은 빛이 빠르게 날아와 좌우천수들을 공격했다.

좌우천수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은 뒤로 물러나면서 수단을 사용하여 공격을 막았다.

"누구냐!"

세 배에 있던 소충, 궁양, 원도천산의 주인 등 강자들은 상황을 파악하고 엄청난 기세를 드러냈다.

"하하. 도우, 참 잘했다. 진정한 창람의 신은 사신 대인이다. 그러니 왜 진남에게 허리 굽혀 인사를 하겠느냐?"

호탕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악한 기운을 뿜는 형상이 나타났다.

"사신전의 사람들이 왔어?"

도장의 강자들과 천재들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배짱이 두둑한 무인을 깨끗이 잊어버렸다.

소충은 콧방귀를 끼었다.

"사신전도 배짱이 대단하구나. 고작 너 혼자서 요신금지까지 오다니?"

사악한 형상은 공수하고 말했다.

"용신 대인, 차하계를 뒤흔들다가 이제 구천으로 비승하는데 제가 어찌 감히 건드리겠습니까? 이번에는 명을 받고 용신 대인께 선물을 드리러 왔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소매를 휘둘렀다.

열세 개의 피가 흥건하고 억울함이 가득한 사람 머리가 허공에 나타났다.

소충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궁양, 원도천산의 주인 등도 표정이 어두워졌다.

"소진(嘯塵)무신이다."

"취령(聚靈)무신, 취령무신이다!"

세 개 도장의 강자와 천재들은 머리를 확인하고 안색이 확 바뀌었다.

열세 개의 머리는 열세 명의 무신 강자들이었다.

그것도 무신 경지 정상급들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 무신들이 안 보이는 것에 의아했다.

결국 사신전의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분노했다.

사신전에서 열세 명의 무신 강자들을 죽이고 일부러 머리를 가져온 것은 그들의 존엄을 짓밟는 미친 짓이었다.

"사신전에서 미리 축하드립니다. 용신 대인께서 구천선역에 성공적으로 비승하시길 바라십니다."

사악한 형상은 사람들의 분노를 느끼지 못한 것처럼 웃으며 말했다.

"이제 해주 대인만 남았군요."

지금 창람대륙에서 가장 강한 자들은 용신과 궁양이었다.

경지가 높은 다른 무인들도 있지만, 그들은 행적이 불안정하고 창람대륙에 나타나지 않은 지 한참 되었다.

"죽어라!"

소충은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그는 용발로 사악한 형상을 갈기갈기 찢었다.

"저 무인들의 장례를 후하게 치러주거라."

소충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요신도의 사방에서 형상들이 날아와 열세 개의 피에 흠뻑 젖은 머리를 가져갔다.

쿠쿠쿵-!

이때, 하늘의 끝에서 번개가 번쩍였다.

번개는 자극을 받은 것처럼 연거푸 떨어졌다.

여러 이상들이 끊임없이 변화했다.

멸망의 기운이 불어 닥쳤다.

소충은 한 시진이 더 지나 모든 의식을 치러야 비승대겁을 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방금 사악한 형상이 나타나서 뇌겁에 자극을 주는 바람에 앞당겨졌다.

"용신, 걱정 말고 도겁하고 구천으로 비승하십시오. 제가 창람대륙에 있는 한 사신전은 영원히 창람대륙을 독점하지 못할 겁니다."

궁양은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사람들도 소충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해주, 그럼 여기는 자네에게 맡기겠소."

소충은 심호흡을 하고 비승대겁에 맞섰다.

그의 눈에 원망이 살짝 스치고 이를 갈았다.

구천으로 비승을 하면 그는 진남을 찾아가 따질 것이다.

'몇십 년이 지나도록 왜 창람대륙에 와보지 않는 거냐! 구천선역을 보니 창람대륙과 우리를 잊은 거냐?'

쿠쿠쿵-!

대겁이 날뛰고 번개가 번쩍였다.

방대한 용신은 엄청난 힘을 드러내고 대겁에 맞섰다.

궁양, 원천산의 주인, 해골무신 등 강자들은 정신을 집중하고 지켜봤다.

창람대륙의 천지규칙이 변하는 바람에 비승은 예전과 달라졌다.

비승대겁이 더 강해지고 실패할 가능성도 더 커졌다.

그들은 이 기회에 자세히 살펴보려고 했다.

어떤 수확이 있을 수도 있고 소충이 위험해지면 바로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삼대 도장의 강자들도 대겁을 관찰했다.

"너는 왜 진남 선배님께 그리 무례한 거냐? 설마 사신전의 사람이냐?"

이때, 천방 서열 구 위인 뇌환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진남을 노려보며 호통쳤다.

진남은 기가 막혔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잊었는데 하필 용호의 아들에게 찍혔다.

"사신전의 사람이 어떻게 당당하게 이곳에 있겠느냐? 사신전 전주도 이 정도 배짱은 없을 거다."

진남은 코를 만졌다.

'저 녀석은 반응은 빠른데 지력이 좀 딸리는 게 제 아비를 꼭 닮았구나.'

"네가 누구든지 진남 선배님에게 무례하게 굴면 규정대로 너를 잡아들이겠다."

다른 강자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나도 한번 보자. 대체 어떤 재간이 있길래 천방 서열 십 위 안에 든 천재들이 기초가 단단하지 않다고 한 거냐?"

소령아의 스승도 자리에서 일어나 기세를 뿜었다.

"스승님, 오해십니다. 이자는 줄곧 자신을……."

소령아는 얼른 해명하려고 했다.

그녀는 진남이 큰 잘못을 저질러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 생각도 없이 본능적으로 진남을 위해 나섰다.

다만, 그녀의 말을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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