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1073화 (1,073/1,498)

1072화 나를 찾으려는 거잖아

진남의 눈에 화염이 타올랐다.

'전신은 항존이고 스스로 전도선전을 만들었다. 그럼 전신이 시도족과 연관이 있는 건 아닐까?'

이때, 비월여제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전신은 시도족이 맞다. 하지만 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시도족과 전신은 사이가 좋지 않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장원영에게 물었다.

"너의 형님은 이번에 무슨 일로 왔는지 너에게 말해주었느냐?"

장원영은 생각하더니 말했다.

"다른 일은 없고 주선의 후계자를 찾는다고 했습니다. 그자는 성이 진이고 이름은 무엇인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선배님, 저의 형님에게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나중에 변연지지에 도착하면 만나게 할까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선배님을 해치지 않는다고 선마도세를 할 수 있습니다."

장원영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진남을 해칠 생각이 없었다.

자신이 더 안전해지고 싶었다.

앞에 있는 서생이 이따 기분이 어떨지 변하지 않을지 알 수 없었다.

"걱정하지 말거라. 죽이지 않는다고 했으면 죽이지 않는다."

진남은 그를 힐끗 보고 말했다.

"배를 몰거라. 도착하면 나는 스스로 떠날 거다. 나는 제일 소선역에 처음 온다. 모르는 게 많으니 제대로 말해주거라."

장원영은 마음이 평온해졌다.

사람을 시켜 네 명의 패자들을 건져 올린 후 상고도기를 움직여 강한 기세를 드러내 앞으로 날아갔다.

그 후로 그는 진남의 옆에 서서 동반자처럼 진남이 묻는 말에 대답했다.

도주와 무인들은 한숨을 쉬었다.

"성격이 이렇게 좋은 구천지존은 처음 본다!"

도주는 감탄했다.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어안이 벙벙했다.

'아니다! 구천지존이 되려면 아무리 강한 절세천재라도 제일 소선역에 와 구천지존이 되는 기연을 얻어야 한다. 이자가 구천지존이라면 어떻게 제일 소선역에 대해 전혀 모를 수 있지? 그렇다면…….'

배 위의 장원영도 깜짝 놀랐다.

그도 앞에 있는 서생이 구천지존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패자일 줄이야.

장원영은 여전히 고분고분했다.

이자가 절세천재이고 큰 세력에서 왔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음, 선배님. 변연지지를 넘으면 화존좌경(化尊左境)이나 화존우경(化尊右境)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두 곳에만 일흔두 개의 천지성구(天地聖區)가 있습니다. 천지성구들은 면적이 매우 크고 모두 크기가 다릅니다. 게다가 여러 가지 변화들이 발생하고 매우 신비합니다. 지금까지 아무도 그것의 현묘함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또 천지성구에 들어가야만 구천지존에 등극하는 기연을 얻을 수 있습니다. 화존좌경과 화존우경이란 이름도 이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장원영은 설명했다.

"천지성구? 그것들은 어떻게 생긴 거냐?"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장원영의 말에 따르면 일흔두 개의 천지성구는 선고들과 비슷했다.

다른 점이라면 선고의 수량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새것이 나타날 수 있었다.

또 오래된 선고들이 사라질 수도 있었다.

게다가 선고의 도움 없이도 강제로 승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흔두 개의 천지성구에 들어가지 못하고 구천지존에 등극하는 기연을 얻지 못하면 구천지존 경지에 들어갈 수 없었다.

"우리 종문 장로의 말에 따르면 일흔두 개의 천지성구는 천지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는 지금과 같지 않고 나중에 대전을 겪어 법칙이 변하면서 오늘처럼 변했다고 합니다."

장원영은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렇구나. 화존좌경과 화존우경 외에 다른 것이 있느냐?"

진남은 계속 물었다.

구천선역 전체의 패자, 구천지존 심지어 주경 거물들이 제일 소선역으로 오는 걸 보면 그것은 이보다 더 대단할 것이었다.

"화존좌경과 화존우경은 제일 소선역의 중하 구역입니다. 제일 소선역의 중상 구역은 허령천계(虛零天界)입니다."

장원영은 목을 움츠리고 말했다.

"아버지는 허령천계에서만 주경 거물이나 더 강한 존재가 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는 허령천계가 매우 두려웠다.

비록 화존좌경과 화존우경에 몇 번밖에 가지 않았지만 세 번이나 두들겨 맞았다.

허령천계에 간다면 살아남지 못 할 수도 있었다.

"허령……천계?"

진남은 정신이 얼떨떨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그가 보지 못한 것이 있었다.

그의 식해 속의 조각난 보라색 수정에 빛이 스쳤다.

"허령천계에는 어떤 세력이 있느냐? 어떻게 하면 주경 강자가 될 수 있느냐?"

진남은 잠시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선배님, 죄송합니다. 저는 이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때문에 어떻게 하면 주경 강자가 되는지 모릅니다. 세력에 대해서도 저는 잘 알지 못합니다. 태고금기, 묘문, 시도족 그리고 주천불사산이 있다는 것밖에 모릅니다."

장원영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

"태고금기, 주천불사산?"

진남은 눈빛이 이글거렸다.

"잠깐, 시도족이 어떻게 제일 소선역에 있느냐? 그들은 제이 소선역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진남은 뭔가 생각난 듯 물었다.

"다른 고족들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시도족은 상고 시기에는 십 대 고족 중에서 가장 강한 존재였습니다. 지금은 쇠약해졌지만, 잠재력이 강해 다른 세력들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선령족이나 상고 십 대 족의 진정한 잠재력도 허령천계에 있습니다."

장원영은 웃으며 말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장원영이 왜 그를 만나자 아버지와 항원승에 대해 말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변연지지에 도착하려면 아직 시간이 좀 남았다. 주천불사산, 묘문, 태고금기에 대해 말해보거라."

진남은 생각하고 말했다.

"주천불사산이라면 저는 많은 걸 알고 있습니다. 주천불사산은 허령천계 심지어는 제일 소선역 전체의 금기입니다. 주선과 연관 있다고 합니다. 주천불사산이 있는 곳은 비밀입니다. 그것이 선역의 끝에 있다는 자들도 있고 그것이 태고금기의 진신을 누르고 있다는 자들도 있습니다.

주천불사산이 가장 대단한 점은 십수, 육초, 삼화가 그곳에서 나왔다는 겁니다. 지금의 제일지존 비월여제는 육초 중의 벌선초(伐仙草)를 얻었습니다. 화존좌경에서 벌선초를 드러내 패자 정상의 경지로 구천지존을 죽이고……."

커다란 배가 빠른 속도로 바다 위에서 움직였다.

남은 길에 식혼폭풍의 공격을 받지 않았다.

해적들은 치황도의 깃발을 보자 멀리 피했다.

진남과 장원영은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장원영은 안심하고 말이 점점 많아졌다.

장원영은 허령천계에 대해 잘 몰랐다.

하지만 화존지경, 화존우경, 변연지지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많았다.

진남은 어느새 낯선 제일 소선역에 대해 이해했다.

화존좌경, 화존우경에는 큰 세력의 종지가 없었다.

하지만 구천선역 전체의 모든 큰세력마다 사람을 그곳에 파견했다.

진남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복잡했다.

또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그동안 구궁금선종은 몇 번이나 화존좌경과 우경에서 절세방, 선왕방을 만들어 천하의 절세천재와 패자들을 받아들여 서열을 가리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협조하는 사람이 매우 적었다.

* * *

다섯 시진 후.

진남의 앞에 천도로 깎은 것처럼 표면이 반들반들하고 시커먼 성존해역 바닷물의 공격에도 꿈쩍하지 않는 팔만여 장 높이의 땅이 나타났다.

땅 위에 여덟 개의 커다랗고 태고흉수처럼 빛이 뿜어져 나오고 기세가 대단한 성이 우뚝 솟았다.

바다 위에는 무인들이 변한 빛과 배들이 연속 날아들었다.

장원영이 말한 접인성이었다.

모두 서른여섯인데, 앞에 있는 여덟 개는 일부분이었다.

접인성은 영허, 치황도 등 큰 세력들이 통제했다.

평범한 무인들은 성존해역을 넘으면 접인성에 들어갔다.

진남은 치황도 휘하의 접인성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진남은 미리 준비를 하고 장원영 등더러 선마도세를 하게 했기에 걱정할 것이 없었다.

"도련님, 돌아오셨군요!"

배가 한 고성의 도장에 내리자 무인이 굽실거리며 다가왔다.

"응."

장원영은 안색이 차가웠다.

돌아서 진남을 보고 웃는 얼굴로 말했다.

"선배님, 치황도로 가보지 않겠습니까? 형님을 만나게 해드릴 수 있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시끌벅적한 성안의 광경에 그는 흥분했다.

땅을 밟는 순간 그는 천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선의에 수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느꼈다.

진남은 그제야 깨달았다.

천선들이 제일 소선역에 떼를 지어 모여드는 건 변연지지에서 작은 동천복지라도 찾으면 충분하기 때문이었다.

이때, 열몇 명의 무인들이 빠른 속도로 성주부가 있는 곳으로 날아들었다.

"응? 묘문의 제자? 저들이 왜 여기 나타났지?"

장원영은 의아했다.

제일 소선역에서는 묘문의 제자들을 거의 볼 수 없었다.

"도련님, 도련님께서 모르시는 것이 있습니다. 시도족과 묘문의 사람들은 누군가를 찾는 것 같습니다. 제자들을 접인성으로 보내고 전송진에 보물을 설치했습니다. 의심스런 사람을 발견하면 조사할 수 있습니다."

무인은 서둘러 말했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의심스런 사람을 조사한다고? 나를 찾으려는 거잖아?'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해가 되었다.

제일 소선역의 변연지지와 화존좌경, 우경은 모두 매우 넓었다.

그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 묘문과 시도족의 사람들이 그를 찾는 건 매우 어려웠다.

접인성을 지키는 것이 쉬웠다.

"설마 진 뭐라는 주선의 후계자를 찾는 건 아니겠지? 이들은 통이 크구나. 절세천재 한 명을 찾으려고……."

장원영은 전혀 관심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나와 함께 천추성(天樞城)으로 가자."

진남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그가 장원영과 함께 가려는 건 불필요한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서였다.

접인성의 진법을 통해 변연지지의 스물아홉 개의 성으로 갈 수 있었다.

성을 지나 화존좌경이나 우경에 가면 비교적 쉬웠다.

게다가 묘문과 시도족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성에 사람을 파견해 의심스런 무인을 조사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하면 많은 강자들의 미움을 살 수 있었다.

"좋습니다, 선배님."

장원영은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길을 안내했다.

진남의 예상대로 묘문의 제자들은 장원영을 보자 눈빛이 차가워지고 진남을 조사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진남과 장원영을 진법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그들은 천추성으로 갔다.

천추성은 상고 도기였다.

나중에 한 구천지존이 개조하고 벽에 태고살진을 그렸다.

또 주위의 산, 초원, 삼림과 어우러져 무형의 기세를 이루었다.

천추성의 성주부에는 패자대성의 존재 한 명과 천선 경지의 무인들이 몇십 명밖에 없었다.

하지만 많은 패자 경지 정상의 무인들이 연합해 공격해도 조금도 흔들지 못했다.

심지어 위험할 수 있었다.

진남은 거리를 거닐며 둘러봤다.

성안의 무인들 중 대부분은 천선 경지였다.

패자들은 매우 적었다.

진남은 장원영더러 변연지지의 대략적인 지도를 사도록 했다.

또 장소지존이 준 영패를 통해 신념을 전하고는 스스로 거리를 거닐었다.

"능람람은 제사소선역에 간 지 꽤 오래되었다. 그녀를 변연지지에 와 자리 잡게 하면 좋겠다. 성존해역을 넘으려면 어려울 것이다. 팔요마왕에게 그녀를 도와주라고……."

진남은 중얼거렸다.

그는 화존좌경과 우경으로 가려 했다.

이 두 곳에는 큰 세력의 종지가 없었다.

하지만 구천선역의 모든 세력의 강자들이 가득하고 매우 복잡했다.

구천지존으로 등극하는 기연을 찾으려면 여러 가지 위험에 부딪힐 수 있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그는 안심하고 상처를 치료할 곳이 필요했다.

능람람의 무범지지가 가장 적합했다.

무범지지 안의 금제지위는 구천지존이 쳐들어온다 해도 쉽게 막을 수 있었다.

잠시 후 영패가 반응했다.

진남은 신념으로 영패를 훑어봤다.

"진남 사제, 궁우태황종의 지부는 화존좌경에 있다. 지도를 따라 찾아오거라."

진남은 지도를 기억하고 성안의 진송법을 타고 다른 성으로 와 무지갯빛으로 변해 허공에 날아들어 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