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861화 (861/1,498)

861화 도경을 이루다

"야라 족쇄는 내 소리를 듣고 부서져라. 남천의 현자들은 내 명을 들어라!"

육천신은 법인을 만들었다.

남천문의 부서진 곳에 무형의 족쇄들이 나타나 연거푸 부서졌다.

마치 보이지 않는 대문을 여는 것 같았다.

서른세 개의 엄청난 기운이 시커멓고 깊은 곳에서 하늘로 솟구치며 주변을 흔들었다.

"이건……."

거물들은 마음이 서늘해졌다.

그들은 서른세 개의 기운에서 엄청난 위험을 감지했다.

"하하! 나는 남천문의 영처럼 멍청한 자가 아니다. 이번에 찾아낸 서른세 개의 지보는 예전에 승선할 뻔했던 자들이다!"

육천신은 귀청이 아플 정도로 크게 웃었다.

"내가 남천문을 더 많이 장악하면 승선한 지보들을 불러내 너희 같은 하찮은 것들을 전부……."

그는 드디어 이빨을 드러내고 본성을 드러냈다.

그는 창람대륙의 무인들을 안중에 두지 않았다.

그는 구천 육씨 가문의 내문제자이고 아버지는 장로라서 지위가 높고 권력이 대단했다.

때문에, 그는 뼛속 깊이 오만했다.

다만 만 년 동안 그는 야심을 숨기고 있었다.

하지만 말이 끝나기 전에 그는 안색이 확 바뀌었다.

서른세 개의 지보들은 본 모습을 드러냈다.

황동선시(黃銅仙屍), 적염수골(赤焰獸骨), 보탑 조각 등이었다.

그것들이 뿜는 기운은 무척 강했다.

하지만 그것들은 몸에 심한 상처들이 가득한 채로 부들부들 떨었다.

기세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강자나 거물들은 그것들을 보아도 마음이 서늘해지지 않고 두렵지 않았다.

"왜 이렇게 된 거냐?"

육천신은 표정이 구겨졌다.

"좀 실망스럽구나."

비월여제의 빙설처럼 차가운 얼굴에 아름다운 미소가 은은하게 걸렸다.

육천신은 너무 자만했다.

주선 오 위가 남천문의 깊은 곳에 수단을 사용했는데 지보들은 전부 부서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너무 다행이었다.

"남천공현(南天控玄), 전부 죽여라!"

육천신은 정신을 차리고 이를 갈았다.

그는 기영이 되어 가진 힘을 전부 태워 서른세 개의 지보를 조종했다.

쿵-!

서른세 개의 지보들은 다시 기세를 풍기며 무적의 장군들처럼 허공을 넘어 달려들었다.

그것들은 강압적인 조종을 받았다.

그것들의 실력은 삼 할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대단했다.

"언제까지 슬퍼하겠느냐? 진남은 연거푸 기적들을 만들었다. 그런데 설마 진짜 죽기라도 했겠느냐?"

비월여제는 손가락을 튕겼다.

빙설이 하늘 가득히 내려왔다.

동시에 그녀는 무연각 등에게 차갑게 호통쳤다.

무연각 등은 몸을 흠칫 떨더니 두 눈에 빛이 돌았다.

비월여제의 말처럼 진남은 연거푸 기적들을 만들었다.

'맞다, 그런 사람이 쉽게 죽겠어?'

"맹주는 절대 죽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우리도 물러설 수 없다!"

무연각은 하늘 높이 외치고 사람들에게 전음한 뒤 먼저 나섰다.

대전이 다시 폭발했다.

* * *

남천문의 가장 깊은 곳.

찬란한 청색 빛이 모든 것들을 비추었다.

어둠 속에서 수많은 목소리들이 대도의 종처럼 울려 퍼졌다.

진남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그는 전신에게 하고 싶은 말도 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육신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그의 살갗, 혈액, 근골이 전부 청색으로 변했다.

그리고 엄청난 전의를 풍겼다.

진남의 육신은 강도도 엄청난 경지로 높아졌다.

진남은 몸속에 끝없는 힘이 생긴 느낌이 들었다.

아무런 신술을 사용하지 않고 육신만으로 인신 정상급의 살초를 막을 수 있었다.

또는 인신 경지 정상급인 사람을 죽이는 것도 쉬웠다.

진남은 이게 단지 육신의 진짜 힘에서 아주 작은 일부분이라는 것을 느꼈다.

단천도처럼 진남의 경지가 높아질수록 점점 강해지는 힘이었다.

진남이 모르는 것이 있었다.

주선 오 위인 전신의 육신이 전성기에 진남의 몸에 스며들었다면 진남은 지신 경지거나 천신 경지에 이르렀을 것이다.

다만, 전신은 죽은 지 만 년이 됐고, 전에 강한 힘을 사용하여 어떤 일들을 처리하기도 했다.

그래서 예전보다 힘이 훨씬 줄어들었다.

웅-!

진남의 두 눈에 변화가 생겼다.

그의 두 눈에 청색 불꽃이 이글거리더니 눈동자에 금빛이 돌았다.

이것은 전신의 금동(金瞳)이었다.

금동은 만물을 꿰뚫어 볼 수 있고 강한 동력으로 상황을 역전하고 살초를 사용할 수도 있었다.

전신이 전성기일 때 전신의 금동은 십대 동술에 견줄 수 있었다.

진남은 아직 일부의 힘만 가졌지만 인신 경지나 지신 경지와 싸울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펑-! 펑-! 펑-!

이때, 진남의 식해에서 강한 힘이 솟아올라 사방에 부딪혔다.

이어 강한 힘은 빠르게 줄어들더니 청색 빛무리가 되었다.

빛무리는 조용히 떠다니다가 눈에 보이는 속도로 커져 결국 청색 꽃이 되었다.

모두 일곱 송이었는데 위에 신비한 무늬가 퍼졌다.

꽃술에도 청색 기운이 있었다.

꽃술은 흔들리며 신비한 힘을 풍겼다.

"선, 선근?"

진남은 깜짝 놀랐다.

그는 영혼이 구천에서 구홍의 몸에 들어갔을 때 선근에 대해 알게 되었다.

진남의 식해에 나타난 선근은 구홍의 선근보다 몇 배는 더 강했다.

이때, 선근에 이변이 일어났다.

먹 같은 무늬가 아래로 번지면서 기이한 그림을 그렸다.

그림에는 아무런 고대 문자도 없었다.

그러나 진남은 한 이름이 떠올랐다.

'무주궁도(無主穹圖)!'

"이게 뭐지?"

육신과 두 눈의 변화와 선근의 탄생을 그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진남은 무주궁도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

그가 깊이 생각할 새도 없이 강한 힘이 그의 단전에 있는 신력에 주입되었다.

진남의 기운은 점점 늘어났다.

인신 경지 팔 단계!

인신 경지 구 단계!

인신 경지 십 단계!

기운은 계속 늘어나더니 순식간에 어떤 거대한 장막을 뚫었다.

진남의 몸속에서 또 한 번의 변화가 일어났다.

그는 이제 지신 경지가 되었다.

그러나 기운은 멈추지 않고 계속 빠른 속도로 늘었다.

진남의 몸속에 있던 도화와 도문은 어떤 힘을 받은 것처럼 서서히 다가가 하나로 합쳐졌다.

변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 * *

같은 시각, 남천신지.

쿵-! 쿵-! 쿵-!

비월여제는 앞장서서 선술들을 펼치며 혼자 서른 개의 지보를 막았다.

지보들은 앞으로 한 걸음도 옮기지 못했다.

지보의 뒤에 있는 남천신지의 강자들은 자신감이 높아지고 기세가 변했다.

그러나 무연각 등 거물들이 여전히 우세를 차지했다.

"신방, 왜 아직도 공격하지 않소?"

육천신은 전음했다.

"진남이 죽었으니 모든 것이 끝났소."

신방의 영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허허, 진남은 죽었지만 몇몇도 자아증제를 했으니 이후에 자네에게 위협이 될 거요."

육천신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자네가 나서준다면 창람을 절반 나눠주겠소."

"약속을 지키시오."

신방의 영은 허튼소리를 하지 않고 법인을 만들었다.

그는 무제와 무신들의 형상을 불러내 대군을 이루었다.

신방의 영은 여태 공격도 하지 않고 자리도 뜨지 않았다.

이득이 차려지기만을 기다렸다.

"대도를 모두 막아라."

비월여제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녀의 몸에서 엄청난 대도의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강력한 빙의로 변해 천지를 휩쓸었다.

천지는 빙설의 나라로 변한 것 같았다.

이 세계의 중심은 그녀였다.

"역시 비월여제답소. 신방이 싸움에 참여해도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다니."

육천신은 비월여제를 존경하고 경계했다.

그러나 그의 입가에 흉악한 미소가 드러났다.

"다만, 자네도 저들을 지키지 못하오."

웅-!

너덜너덜해진 남천문이 갑자기 진동하며 엄청난 파란 빛을 뿜었다.

빛은 시커멓고 깊은 곳으로 몰려들더니 대진으로 변했다.

"남천 법령, 육선은 다시 강림하라!"

태고의 선광들이 대진의 깊숙한 곳에서 펼쳐졌다.

여섯 구의 투명하고 위엄이 가득한 시골들이 서서히 떠올랐다.

서로 죽어라 싸우던 거물들은 몸이 얼어붙고 심신이 떨렸다.

여섯 구의 시골들은 상처가 가득하고 기세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조금 남아있는 기운은 근본적으로 그들을 제압했다.

마치 무조 경지의 무인이 정상급이 되는 무신 경지 강자를 만난 것과 같았다.

"남천문을 이 정도까지 장악하다니?"

비월여제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당연한 일 아니겠소?"

육천신은 다시 수단을 사용하여 여섯 구의 시체를 조종했다.

시체들은 비월여제를 둘러싸고 오래된 진법을 만들고 무연각 등을 공격했다.

"진을 만들라!"

무연각 등 거물들은 대적을 만난 것처럼 안색이 확 달라졌다.

비월여제는 손가락을 튕겼다.

빙의가 백 마리의 얼음용으로 변해 여섯 구의 시체를 포위했다.

그녀는 시체들을 막고 혼자 상대하려고 했다.

"꿈도 꾸지 마시오!"

이때, 신방이 호통을 내질렀다.

입고 있던 금포가 날아가더니 제신의 그림으로 변해 덮쳤다.

"아, 참. 여섯 구의 시체들은 보통 시체가 아니오. 그들은 생전에 선결을 수련한 자들이라 힘을 합칠 수 있소!"

육천신은 차가운 미소를 짓고 법인을 바꾸었다.

그러자 여섯 구의 시체들은 포효하며 선인의 빛을 펼쳤다.

선인의 빛은 한곳에 모여 천 장이 되는 엄청난 형상으로 변했다.

형상은 기운을 뿜어 얼음 용들을 박살 냈다.

"죽여라!"

형상은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큰 손을 내리쳤다.

* * *

그 시각 남천문의 가장 깊은 곳.

"진남, 모든 힘을 사용하여 도문과 도화를 융합시켜라!"

이때, 수피화권에서 청년의 형상이 나타나 호통쳤다.

진남이 남천문에 앞당겨 들어간 것을 발견한 수피화권은 이내 쫓아왔다.

한발 늦은 수피화권은 앞에서 벌어진 일들은 보지 못했다.

진남은 깜짝 놀라서 지신 경지 이 단계를 돌파하고 계속 늘어나는 신력을 눌렀다.

방대한 힘은 영성을 가진 듯 진남의 의도를 느끼고 반항하지 않고 도문과 도화에 들어갔다.

쿵-!

강력한 도광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가장 깊은 곳의 어둠이 다시 밝아졌다.

엄청난 것들은 또다시 두려움을 느꼈다.

엄청난 것들은 이번에 전신의 위압감에 충격을 받은 것이 아니라 진남의 기운에 마음이 서늘해졌다.

진남의 단전의 도문과 도화가 사라졌다.

대신 손바닥 절반 크기에 둥그렇고 각이 없으며 순수하고 깨끗한 청색 정석이 혼돈 속에서 탄생했다.

진남은 정석의 도광이 도문과 도화보다 적어도 열 배는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본질적인 승화도 있었다.

"이 세계는 사극 위에 있는데 도경이라고 한다. 도경은 도문, 도화, 도정(道晶), 도옥(道玉)으로 나뉜다. 도정이 만들어졌으면 도경을 이룬 것이다."

수피화권의 청년이 무덤덤하게 설명했다.

"도경을 이룬다고요?"

진남은 마음이 흔들렸다.

그는 자신이 이런 경지에 이를 줄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도경을 이룬 것과 사극지경은 큰 차이가 없다. 도정이 원만해져서 도옥이 되고 자신의 도를 깨달아야 사극지경과 천지 차이가 난다."

청년은 계속 말했다.

그는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무심한 듯 물었다.

"진남, 전신이 너의 몸에 스며들기 전에 무주궁도의 행방에 대해 언급했느냐?"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주궁도라니요? 그건 무엇입니까?"

수피화권은 진남을 해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전신이 그것을 경계했다.

때문에, 진남은 수피화권을 완전히 믿지 않았다.

"전신이 너에게 알려주지 않았다고? 그 녀석이 마지막 한 수를 남겨뒀구나……."

청년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고민을 하다가 무언가 느끼고 진남의 단전으로 시선을 돌렸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도정이 생겨난 이후 변화가 끝나지 않았다.

엄지만 한 크기에 기운이 깊고 발가락이 일곱 개인 자금전룡이 어디선가 나타나 도정을 둘러싸고 헤엄쳤다.

신비한 법인이 만들어졌다.

진남은 갑자기 깨달았다.

이것은 전신이 남긴 수단이었다.

위기의 순간에 이것을 움직이면 위험한 상태를 평화롭게 넘길 수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