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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856화 (856/1,498)

856화 비밀을 알리다

무연각 등은 이 광경을 보자 한숨을 쉬었다.

무연각은 진남의 성장 과정을 다 봤다.

진남과 묘묘 공주의 감정을 그는 잘 알았다.

"진……."

용제, 당청산, 사마공은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 어떤 위안도 진남에게 소용없을 것 같았다.

"진남, 너는 남천문 등의 의지를 죽였을 뿐 아직 그것들을 부수지 못했다. 아직도 너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잊었느냐?"

수피화권이 크게 외쳤다.

그러나 진남은 아무것도 듣지 못한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네가 매우 슬프다는 걸 안다. 그러나 그녀는 죽었을 뿐 완전히 육도윤회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이렇게 소침할 필요 있느냐?"

수피화권이 다시 말했다.

"그녀를 구할 수 있습니까?"

진남은 처음 마음이 흔들렸다.

죽은 것 같던 눈에 빛이 반짝거리고 얼굴에 기대가 가득했다.

"네가 이런 눈으로 나를 보는 날이 있구나."

수피화권은 감탄했다. 이어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는 영혼이 이미 흩어져 생기를 잃었다. 나는 그녀를 구할 수 없다."

지금의 묘묘 공주는 예전의 구홍과 달랐다.

진남이 구홍의 몸을 차지한 후 구홍은 도문이 나타났다.

진남의 도문 덕분에 체내에 새로운 생기가 나타났다.

진남은 바로 조용해졌다.

"내 말이 끝나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구할 수 없다. 그러나 너는 그녀의 영혼을 다시 만들 가능성이 있다."

수피화권의 말은 놀라웠다.

무연각 등은 물론 비월여제도 어리둥절했다.

영혼을 다시 만드는 수단은 구천선역의 패주인 비월여제에게도 없었다.

그녀보다 더 강한 무인들도 할 수 없었다.

'고작 만고제일신인 진남이 할 수 있다고?'

"저를 속이지 마십시오."

진남은 싸늘하게 말했다.

"허허, 나는 모든 이들을 속여도 한 번도 너를 속인 적 없다. 방금 너는 마화되어 정신을 잃어 일어난 일을 모른다."

수피화권의 목소리는 이번에는 진남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화권에서 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와 진남에게 주입되었다.

묘묘 공주가 남천문의 공격에 죽은 후 진남이 마화된 장면이 나타났다.

"이건……?"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자신이 본 걸 믿을 수 없었다.

'저 사람이 나라고? 나의 체내에 이렇게 대단한 힘이 있다고?'

"의심할 거 없다. 이 힘은 너의 체내의 진정한 힘이다. 다만 네가 아직 경지가 부족하여 느끼지 못할 뿐이다."

수피화권에서 청년이 나타났다.

청년은 진남을 주시하며 말했다.

"이제 기이한 점을 발견했느냐?"

진남이 대답하기도 전에 청년은 계속 말했다.

"네가 자아증제할 때 강벽난은 너를 위해 하마터면 죽어 도가 흩어질 뻔했다. 오늘 네가 봉신할 때 묘묘 공주가 너를 위해 죽었다. 너는 이 모든 것이 우연이라고 생각하느냐?"

그의 말은 번개가 터지는 것 같았다.

진남은 깜짝 놀랐다.

이내 두 눈에 핏발이 섰다.

"설마…… 이 모든 것이 누군가 뒤에서 음모를 꾸민 건가?"

진남의 체내의 신력이 꿈틀거렸다.

대단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아무도 음모를 꾸미지 않았다. 이 세상에 아직 그 정도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청년은 빛을 반짝이며 말했다.

"무인이 수행하는 건 원래 하늘을 거스르는 일이다. 천지뇌겁 외에 여러 가지 재난이 수시로 무인들을 방해하고 있다. 매우 대단한 무인이 태어날 때면 암암리에 운명의 손이 모든 걸 조종하게 된다."

세상일은 완벽하기 어렵다.

강한 힘을 얻었으면 반드시 다른 걸 잃게 된다.

만약 다른 것이 완벽하면 강한 힘을 얻을 수 없었다.

"근데 이게 제가 공주의 영혼을 다시 만드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습니까?"

진남은 살기가 수그러들더니 싸늘하게 물었다.

그는 이런 것들에 관심이 없었다.

"물론 매우 큰 연관이 있지. 증제, 봉신, 승선(升仙), 문도(問道), 성주처럼 네가 구천에서 승선하면 너의 체내의 진정한 힘이 깨어나게 된다."

청년의 두 눈에 두 개의 보이지 않는 화염이 타올랐다.

"그렇게 되면 보이지 않는 수련규칙들이 너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 그럼 공주의 영혼을 다시 만들 가능성도 커진다."

그 말에 진남은 마음이 흔들렸다.

무신 위에는 인신, 지신, 천신, 인선, 지선, 천선이 있었다.

문도나 성주는 잘 모르지만 승선하게 되면 아마 천신에서 선의 경지에 들어가게 될 것 같았다.

"가능성이 커진다는 건 절대적이 아니라는 말씀입니까?"

진남은 길게 숨을 들이쉬더니 물었다.

"당연하다. 이 세상에 절대적인 일은 없다. 하지만 희망이 조금도 없다는 것보다 낫지 않느냐?"

청년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진남, 명심하거라. 사람은 기필코 하늘을 이긴다. 모든 걸 할 수 있다. 네가 충분한 힘이 있으면 구천선역을 부수고 육도윤회를 뒤집고 생사규칙을 고치는 것 등 터무니없는 일도 할 수 있다."

진남은 마음속에 알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두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그는 자신이 어떤 힘이 있는지 몰랐다.

그러나 승선하면 가능성이 커졌다.

화권이 말한 것처럼 사람은 하늘을 이기고 모든 걸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승선해서도 하지 못하면 문도하고 주인이 되거나 더 큰 힘을 얻어서 할 수도 있었다.

언젠가 그는 공주의 영혼을 다시 만들 수 있었다.

"공주……."

진남은 생기를 잃은 몸을 바라보았다.

마음이 아프고 숨이 막혔다.

그는 조용히 주먹을 꽉 쥐었다. 눈빛에 결연함이 드러났다.

수피화권의 말대로 공주의 죽음은 그와 매우 큰 연관이 있었다.

그는 만고제일신이 되었다.

도문과 신비한 화염을 가진 만고제일신이었다.

그러니 '운명의 큰 손'이 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는 건 당연했다.

'나는 어떻게든 너를 살려 너와 도려가 될 거다.'

진남은 속으로 맹세했다.

"지금은 묘묘 공주의 몸을 연화하여 그녀만의 독특한 기운을 만들어 저 수정 안에 넣어야 한다."

청년의 목소리가 이번에는 모든 이들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생사가 결합하면 기운이 흩어지지 않는다. 후에 기회가 되면 남은 영혼을 뭉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저 수정은 변할 수 없어."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저도 모르게 사망수정을 바라봤다.

수정의 깊은 곳에 흰색 단발머리의 여인의 형상이 나타났다.

아름다운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공주의 혼을 다시 뭉칠 수 있다면 나는 잠시 변할 수 없어도 괜찮아."

전에 그녀가 사망수정으로 변할 때 묘묘 공주가 생명본원의 힘을 주었다.

그녀들은 한 사람을 좋아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적'이었다. 그러나 그 정을 그녀는 영원히 잊을 수 없었다.

"대도지화!"

수피화권 안의 청년이 손가락을 튕기자 기이한 화염이 묘묘 공주의 몸을 감쌌다.

마지막에 깨끗하고 성스러운 빛을 뿜는 기운이 떠올랐다.

그것은 진남을 매우 좋아하는 것 같았다.

진남을 에워싸고 한 바퀴 돌더니 천천히 사망수정 안으로 날아 들어갔다.

수정의 기운은 순식간에 변했다.

죽었지만 생명이 있었다.

수피화권 안의 신비한 청년은 이 광경을 보더니 진남을 힐끗 보았다.

입꼬리에 미소가 번지더니 사라졌다.

종자는 이미 뿌렸다.

이제 조용히 기다리면 된다.

"진남, 어떻게 된 거야? 묘묘 공주는……."

무연각 등은 이 광경을 보고 참지 못하고 물었다.

"공주는 죽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저는 그녀의 영혼을 다시 뭉칠 겁니다."

그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

희망이 생겼지만 그는 여전히 마음 아프고 아쉬웠다.

잠시 후, 그는 길게 숨을 들이쉬더니 마음을 진정시켰다.

"선배님들, 제가 성공적으로 봉신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는 일어서더니 무연각 등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그는 육천신, 남천문 그것들이 의지의 몸으로 제이대륙에 강림했다는 걸 알았다.

그러나 무연각 등은 본존이 온 것이었다.

죽으면 무연각 등은 완전히 죽게 된다.

그러니 그 은혜는 산과 같았다.

"진남, 그런 말 하지 말거라. 우리가 도와준 건 매우 작은 일이다. 너는……."

무연각, 원도천산의 주인 등은 뭔가 말하려다 멈췄다.

"선배님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괜찮습니다. 여러분 이제 반천맹의 사람들을 전부 불러오십시오."

진남은 대단한 기세를 뿜으며 제이대륙의 구속을 벗어났다.

눈부신 신의 빛이 구름 위로 솟아올랐다.

커다란 하늘이 이채를 띠었다.

그는 눈빛이 싸늘해지고 살벌해졌다.

전에 증제할 때 남천문은 강벽난을 죽였다.

후에 그가 자아증제할 때 남천문 등은 세상 사람들을 연합하여 그를 쫓았다.

지금 그가 봉신할 때 공주를 죽였다.

그는 이제 만고제일신이 되었다.

빚을 갚을 때가 되었다.

"좋다."

무연각 등은 정신이 번쩍 들어 고개를 끄덕였다.

* * *

반 시진 후 창람대륙, 반신지국.

사람들의 눈길이 제이대륙에 모였다.

그들은 신의 빛을 봤지만 진남이 봉신했는지가 궁금했다.

육천신, 남천문, 신방 세 거물은 엄청난 압력을 느끼고 암암리에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몇 번이나 말했느냐? 진남은 봉신에 성공할 수 없어."

평범한 성안,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술집 안에서 수염이 더부룩한 사내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하하, 맞다!"

다른 사람들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헛소리하지 말거라. 진남 맹주는 세상에서 첫 번째로 자아증제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은 성공할 수 없어도 그는 성공할 것이다."

열다섯 살 정도 되는 준수한 청년은 얼굴이 시뻘게졌다.

사람들의 조롱에도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임성호, 그렇다면 지금 내기할까? 나는 오백 개 제정을 걸겠다. 만약 진남이 봉신했다면 나는 이것들을 전부 너에게 주겠다. 만약 봉신하지 못하면……."

털보 사내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매우 자신 있었다.

이때, 아무런 징조도 없이 성 위쪽에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도우 여러분, 나는 진남이다."

그 한마디에 털보 사내와 술집 안에 있던 무인들 그리고 성안의 무인들은 모두 안색이 굳었다.

이 성 외에도 진남의 목소리는 반신지국, 중주 그리고 다른 네 개 대주의 모든 성 위쪽에서 울려 퍼졌다.

이건 천기족이 전에 암암리에 설치한 수단이었다.

"……진남이라고?"

무인들의 얼굴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그들은 일제히 고개를 들어 허공을 바라봤다.

분천황제 등 동주의 무인들과 여러 세력의 제자들 그리고 오래된 존재들도 마찬가지였다

"남천문이 창람대륙의 창람법인을 눌러 모든 무인들은 비승할 수 없었다. 그리고 신방과 함께 천지무도규칙을 고쳤다! 때문에, 창람대륙의 모든 무인들은 반드시 무혼을 통해야만 수련할 수 있다. 또 반드시 제명을 받고 신격을 연화해야만 증제하고 봉신할 수 있다."

세 마디 말에 많은 무인들의 얼굴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그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육천신, 남천문 등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것들은 진남이 이런 수를 쓸 줄 몰랐다.

"저것들은 무도를 바둑판으로 보고 중생들을 바둑알로 여겼다. 마음대로 조종하며 극악무도하다.

이제 나는 만고제일신이 되었다! 도우 여러분, 영혼이 없는 꼭두각시가 되고 싶지 않으면 삼 일 후에 우리 반천맹과 함께 남천문을 부수고 모든 구속을 깨자……! 진정한 창람의 시대를 열자!"

그의 목소리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는 것처럼 무인들의 마음속에서 오래도록 울려 퍼졌다.

커다란 창람 전체가 그의 몇 마디에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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