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1화 삼생겁이 오다
"진, 진짜 대단한 경지다!"
다른 세 요제는 마음에 파도가 일렁거렸다.
그들은 확신이 들었다.
진남의 경지는 칠 년 전보다 더 대단해졌다.
"왜 돌아왔느냐?"
용호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더 화가 났다.
'진남과 소충이 되돌아오면 내가 한 모든 것이 허튼짓이 되잖아?'
"버릇없이 왜 소리치느냐? 나는 많이 허약해졌다. 그러나 아직 네가 구해줄 지경은 아니다."
소충은 꼬리를 흔들며 귀찮다는 듯 말했다.
"사형들, 제가 여기 나타난 건 다른 사람에게는 알리지 마십시오."
진남은 용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세 요제에게 공수했다.
"거, 걱정하지 마십시오. 진남 대인, 대인의 소식을 저희들은 절대 누설하지 않겠습니다."
세 요제 사형은 서둘러 말했다.
지금의 요신금지는 진남과 원수 사이였다.
그러나 그들은 진남을 존경했다.
그들의 스승도 예외가 아니었다.
"너희들……."
용호는 화가 나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나 무엇 때문인지 그것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용신, 선배님들에게 전음하십시오. 저는 이 진신고비를 부술 수 있는지 해보겠습니다."
진남의 왼쪽 눈에 청금색 화염이 불타올라 커다란 진신고비를 가뒀다.
이 비석을 부수면 용총의 영은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럼 그들을 요신금지에서 내보내는 건 매우 쉬울 터였다.
쿵-!
진신고비는 엄청난 빛을 뿜으며 절세 살기로 변하여 오래된 큰 산처럼 연달아 공격했다.
위력이 대단했다.
그것은 천지영물을 진압하는 것이라 기영도 없었다.
그러나 창람의 나무와 어깨를 견주는 존재인 만큼 드넓은 신력이 있었다.
위기를 느끼자 바로 반격했다.
"과천일격!"
진남은 살기들을 날아 넘어 단천도로 진신고비의 약한 곳을 내리쳤다.
그의 제력은 진신고비보다 많이 약했지만 조금의 희망은 있었다.
쿵-! 쿵-! 쿵-!
순식간에 진남과 비석의 싸움이 벌어졌다.
방원 몇백 리의 땅이 흔들려 커다란 틈이 생겼다.
땅 깊은 곳에 있던 신비한 힘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용총이 큰 타격을 받으면 용총의 영이 손을 쓰지 않더라도 용총은 스스로 보호했다.
휙-!
이때, 진남의 몸에서 오래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오래된 구리거울이 진남의 머릿속에서 날아 나왔다.
"여제 대인?"
소충은 기뻤다.
그것은 진남의 체내에 비월여제가 있다는 걸 잊을 뻔했다.
여제 대인이 손을 쓰면 끝없는 허공을 사이에 두고 있다고 해도 용총의 영을 구하는 건 쉬울 것이었다.
"응?"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구리거울이 왜 지금 나타났지?'
"진남, 이곳을 떠나거라. 위험하다!"
비월여제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녀의 목소리는 드물게 무거웠다.
"무슨 위험을 말하십니까?"
진남은 물었다.
'설마 내가 용총 안에 나타난 걸 남천문 그것들이 알았나?'
"삼……."
비월여제가 한 글자밖에 말하지 못했는데 구리거울이 떨리더니 암암리에 보이지 않는 공격을 받은 것처럼 오래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이내 빛은 전부 사라지고 평온을 되찾았다.
"어떻게 된 거지?"
진남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삼……? 설마 삼생겁이 왔나?"
소충은 뭔가 생각나 안색이 어두워졌다.
지금 삼생겁이 나타난다면 시끄러워질 것이었다.
요신금지의 주인 등이 그들을 발견한 것보다 더 큰일이었다.
"삼생겁? 어떻게 된 겁니까?"
진남도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는 오래전부터 삼생겁의 존재에 대해 알았다.
그러나 그때는 제위에 오르지 못하여 삼생겁에 대해 알 자격이 없었다.
"삼생겁은 예전의 비월여제 대인……."
소충은 힘겹게 침을 삼키고는 진남에게 말하려 했다.
그러나 그것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변이 일어났다.
눈부신 빛이 용총 위 하늘에서 뿜어져 내려와 용총 깊은 곳의 땅에 서리가 덮였다.
거대한 빙설 폭풍이 멀리서 뭉쳐져 사방을 휩쓸었다.
진남 등이 반응하기도 전에 수많은 빛이 절세빙영을 이루었다.
절세빙영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매우 기이했다.
가끔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두려운 인신이었다 또 가끔은 대제 정상으로 변했다.
기세가 끊임없이 바뀌었다.
마치 조절을 하는 것 같았다.
마지막에 절세빙영의 기세는 대제 정상의 경지에 고정되었다.
"죽어라!"
절세빙영은 아무런 징조도 없이 쌀쌀맞게 소리치더니 진남을 향해 엄청난 살기를 뿜었다.
"부숴라!"
진남은 빠르게 반응하고 수많은 붕멸의 빛을 뭉치더니 튕겼다.
허공이 찢어졌다.
이 공격의 위력은 무신 경지 일 단계도 충분히 부술 수 있었다.
쿵-!
엄청난 폭발음이 울려 퍼지더니 수많은 붕멸의지가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절세빙영은 전혀 상처를 입지 않고 걸음도 멈추지 않고 여전히 엄청난 속도로 진남에게로 날아왔다.
"사극지경?"
진남은 눈살을 찌푸렸다.
구리거울은 전에 구천선역에도 사극지경을 장악한 사람이 매우 적다고 했었다.
한데 자신의 앞에 있는 이 신비한 삼생겁이 변한 절세빙영이 사극지경을 장악했을 줄 몰랐다.
"바로 부쉈어?"
멀지 않은 곳의 세 요제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대제 거물이 진남의 공격을 부수는 걸 본 적 없었다.
'저 형상은 도대체 어떤 인물이지?'
"일도천황!"
눈 깜짝할 사이에 진남은 다시 공격했다.
그는 체내의 엄청난 제력을 최고로 올려 천지를 뒤엎는 천황도기로 변화시켰다.
좀 전의 공격은 시험해본 것이고 지금이야말로 전력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조령빙토(凋零氷土)!"
절세빙영은 대단한 위험을 느끼고 뒤로 물러나더니 손가락을 튕겨 허공에 얼음과 눈이 덮인 땅을 만들었다.
마치 빙설고국을 만들려는 것 같았다.
"과천일격!"
진남은 몸을 날려 얼음과 눈이 덮인 땅을 넘어 절세무신처럼 빙영 앞에 강림했다.
그는 하늘을 찌르는 시커먼 빛을 뿜는 단천도를 내리쳤다.
쿵-! 쿵-! 쿵-!
귀청을 찢는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엄청난 싸움이 벌어졌다.
사방의 땅에 커다란 골짜기들이 생기고 대단한 폭풍이 휘몰아쳤다.
진남은 경지 초월의 문턱을 만졌던 지라 체내에 매우 신비한 청금색 부문이 만들어졌다.
전력이 진작에 사극지경을 초월했다.
때문에, 그의 초식은 절세빙영을 눌렀다.
그러나 싸움이 진행될수록 진남은 놀랐다.
절세빙영이 펼치는 술법은 구천의 선술이었다.
제력이 제한되어 선술의 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뿐이었다.
'이 여인은 내력이 뭐지?'
'구리거울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지금은 싸움에만 집중할 때가 아니다. 이 여인을 진신고비로 유인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든 진남은 발끝을 차 진신고비 뒤로 날아갔다.
절세빙영은 아직은 그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았다.
'소충이 이미 전음했으니 무연각 선배님 등이 곧바로 오실 거다.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면 칠요비선검의 힘을 쓰지 말자. ……그렇다면 어차피 시간이 있으니 먼저 용총의 영을 구할까?'
슉-! 슉-! 슉-!
진신고비는 진남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위험한 기운을 느끼는 순간 빛이 사라지고 하늘 가득 신쇄를 드러내 진남과 절세빙영을 가뒀다.
그것은 비범한 영성이 있지만 영체가 없기에 상황을 판단할 수 없었다.
위험을 느끼면 그저 공격을 펼쳤다.
"나를 막는 자는 죽는다!"
절세빙영은 조금도 놀라지 않고 바로 손을 썼다.
흰 눈이 하늘 가득 떨어지며 진남과 진신고비를 공격했다.
진남은 눈을 반짝거렸다.
처음에 그는 가능할지 해보려고 했을 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빙영은 전력이 대단하지만 마찬가지로 영지가 없구나. 기회가 왔다!"
"어?"
소충은 상황 변화를 느끼고 정신을 차리고 소리쳤다.
"함께 진신고비를 공격하자. 명심하거라. 빙영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
"알겠습니다."
먼 곳에 있던 세 요제는 무엇 때문인지 몰랐지만 본능적으로 명령에 따라 제술을 드러냈다.
"용총지력(龍塚之力), 통천지현(通天之玄), 용들의 영혼 하늘을 부숴라!"
진압된 용총의 영도 크게 소리쳤다.
사방에 태고의 용의 형상이 나타나 미친 듯이 진신고비를 공격했다.
진신고비는 연거푸 흔들리더니 반짝이던 빛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당황했다.
'어떻게 갑자기 나를 공격하는 자들이 이렇게 많아졌지?'
* * *
시간이 천천히 흘러 요신금지의 주인, 진해무신, 금룡무신의 연합으로 용총지문이 천천히 나타났다.
동시에 그들이 짠 판도 멈추지 않았다.
요수들이 금지의 사방으로 날아가 물샐틈없이 막기 시작했다.
그리고 먼 곳에선 칠요비선검이 이곳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진남과 소충이 용총에 들어간 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무연각 등은 이미 요신금지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왔다.
* * *
우르릉-!
줄곧 눌리던 용총의 영이 웅장한 기세를 폭발해 진신고비를 떠받들었다.
커다란 용총은 흔들리더니, 보이지 않는 힘이 강물처럼 용총의 영에 흘러들었다.
그러자 그의 몸에서 신광이 뿜어져 나왔다.
"성공했다!"
소충은 기뻐했다.
"뭉쳐라!"
용총의 영은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손뼉을 쳤다.
많은 부문이 솟아올라 오래된 문을 이루었다.
그의 경지는 무신 정상보다 더 강했다.
허공 통로를 만드는 건 매우 쉬웠다.
"세 분은 용호와 함께 저희 반천맹으로 갑시다."
진남은 말하더니 붕멸의지를 드러내 그것들을 감싸고 허공 통로 안으로 들어갔다.
"선배님, 나중에 다시 만납시다."
진남은 용총의 영에게 공수하고 터널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죽어라!"
절세빙영은 진남 등이 떠난 걸 모르는 듯 엄청난 살술을 펼쳤다.
"무엄하다! 나는 이미 진압에서 벗어났다. 그런데 감히 나를 계속 공격하느냐?"
용총의 영의 소리는 우레와 같았다.
끝없는 용총지력이 휘몰아와 큰 산을 이루어 빙영을 부수려 했다.
"꺼져라!"
절세빙영은 걸음을 멈추고 차가운 눈길로 용총의 영을 힐끗 봤다.
그녀의 체내의 대제 경지의 힘이 솟아올라 눈 깜짝할 사이에 무신 정상의 경지를 초월했다.
"이건……?"
용총의 영은 깜짝 놀라 몸이 굳었다.
'이 형상은 대제 정상의 경지가 아니었나? 그런데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대단해졌지? 무신 경지를 초월하다니?'
펑-!
그것은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가슴이 망치에 맞은 것처럼 연거푸 몇십 걸음 밀려났다.
웅-!
이때, 어디선가 오래된 빛이 날아와 절세빙영의 몸에 주입되었다.
그녀는 몸이 돌처럼 굳었다.
"비월, 너 도망갈 수 없어! 진남, 나는 다시 올 거다!"
절세빙영은 차갑게 소리치더니 몸이 흩어지더니 사라졌다.
* * *
허공 통로에서 나온 후 진남 등은 빠르게 칠요비선검 안으로 들어갔다.
"용시를 얻었느냐?"
단천대제 등은 바로 다가오더니 진남 등이 어떻게 나왔는지도 묻지 않았다.
"완수하여 다행입니다."
진남은 담담하게 웃으며 용시들을 전부 꺼냈다.
"허, 무신 용시와 대제 용시도 전부 가져왔느냐?"
단천대제는 깜짝 놀라 흥분했다.
"시룡멸도주선창이 팔백 배 강해지는 건 문제 없겠다!"
무연각 청년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시룡멸도주선창이 팔백 배 강해질 수 있다. 그럼 진남이 봉신에 성공하면 남천문을 부술 수 있다!'
"흥분하기는!"
소충은 이빨에 통증을 느끼고 말했다.
"칠요, 어서 이곳을 떠납시다. 여제 대인의 삼생겁이 앞당겨 나타났소!"
"뭐라고?"
사람들은 모두 안색이 어두워졌다.
여제 대인이 창람에 내려오지 않았는데 삼생겁이 앞당겨 나타나면 그들에게는 큰 재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