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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794화 (794/1,498)

793화 틈이 생기다

"선배님……."

진남은 안색이 확 변했다.

그는 마발검신의 행동이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걸 잘 알았다.

그러나 패기 있는 형상이 허공에 무릎을 꿇었을 때 가슴에서부터 질식감이 전해왔다.

"마발이 진압되었어!"

"하하, 네 주제에 남천 대인에게 도전하려고?"

"창람대륙의 제일무신인 대인 앞에서 마발이 다 뭐야?"

남천신지의 무신들과 무인들은 우렁찬 소리를 냈다.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의 마음을 감추지 않고 비웃고 조롱하는 눈길로 허공에 무릎 꿇은 형상을 바라봤다.

"마발!"

남천문의 위엄 있는 목소리가 높은 곳에서 울려 퍼졌다.

"오늘 네가 나에게 굴복하면 예전의 일을 더는 따지지 않겠다. 또 너를 나의 후계자로 받아주겠다."

"후계자로 받아준다고?"

제방의 영과 신방의 영은 가장 먼저 안색이 변했다.

그렇게 되면 그들에게는 엄청난 골칫거리였다.

진남이 스스로 제위에 오른 것보다 위협이 작지 않았다.

마발이 드러낸 여러 가지 수단으로 그가 어떤 선인의 전승을 받았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남천문의 가르침을 받으면 예전의 비월 여제의 휘황찬란함을 되찾을 수도 있었다.

"……후계자로 받아준다고?"

마발검신은 고개를 들었다.

그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입가에 조롱을 띠며 말했다.

"전에 너는 비월 여제를 죽이고 또 비월 여제의 가문을 모두 죽였다. 지금 나를 후계자로 받아주겠다고? 남천문, 내가 그따위 조무래기인 줄 아느냐? 칠요!"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찬란한 검광이 사방을 뚫었다.

매우 기묘한 검이 나타났다.

남천문이 주위에 내린 천지규칙도 그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

반천맹의 칠요비선검이었다.

"고작 무성 경지의 여인과 무조 경지의 가문이다. 죽이면 죽였지 뭐가 대수냐? 너는 제일무신이다. 한천처럼 구천을 목표로 하지 않고 이런 작은 일을 따지는 거냐!

네가 나의 후계자가 되면 미인이나 가문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마발, 길을 잘못 들어선 걸 알고 돌아와도 아직 늦지 않았다. 그러니 고집부리지 말거라!"

남천문의 목소리는 여러 신불(神佛)이 동시에 입을 연 것처럼 강한 힘을 뿜으며 천지를 휩쓸었다.

그것은 이번에 마발검신의 조건만 보고 후계자로 받으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발을 통해 진남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으려 했다.

진남은 만고제일제가 되었지만 마발 등의 지지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고작? 무성? 무조?"

마발검신은 하늘을 향해 웃었다.

"하하하! 남천문, 너는 너무 불쌍하다. 아무리 강하다 해도 너는 기령이고 선천적인 선태일 뿐이다. 영원히 우리 인간족을 이해할 수 없다."

삼천 년 동안 그는 처음 이렇게 호탕하게 웃었다.

아무 거리낌 없이 호탕하게 웃고 경멸하듯 웃었다.

"죽으려고 작정했군!"

남천문은 버럭 화를 냈다.

끝없는 천지규칙의 힘 그리고 파란색 빛이 다시 한데 모여 매우 크고 대단한 신마법인을 이루었다.

이 법인은 전과 달리 안에 작은 공간이 있었다.

공간 안에는 수많은 형벌이 가득했다.

설득해도 안 되니 마발검신의 신혼이 상처를 입더라도 그것은 억지로 굴복시키려 했다.

"남천문!"

마발검신의 두 눈엔 선광(仙光)이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그는 알 수 없는 위세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렇게 끝난 줄 아느냐? 이렇게 끝나면 내가 어찌 그녀를 보겠느냐?"

"구구귀원(九九歸元), 삼검합일(三劍合一)!"

마발의 말이 끝나자 엄청난 광경이 벌어졌다.

머나먼 곳에 있던 구주검신은 표정이 엄숙해졌다.

구주검신은 손에 쥔 일월의 검과 함께 동시에 두 개의 검광으로 변하여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마발검신의 몸에 들어왔다.

쿵-!

찰나 마발검신의 힘은 천지를 뒤엎는 변화가 일어났다.

그는 원고의 화산처럼 기세가 폭등했다.

이 순간, 남천문 앞에서도 그는 매우 눈부셨다.

"어떻게 된 거야!"

"구주검신과 일월신검이 마발의 체내에 들어가다니?"

"설마 두 검신도 마발검신의 분신인가?"

제방의 영, 신방의 영 등은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남천문도 마찬가지였다.

마발검신, 일월검신, 구주검신은 한 시대의 인물이었다.

만약 이들이 마발검신의 분신이라면 마발검신은 적어도 대제 전에 두 개의 분신을 만들었다는 것이고 또 그들이 서로 다른 영지를 갖고 함께 성장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함께 제위에 오르고 신이 되어야 했다.

창람대륙에서 제위에 오르고 신이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천지대도, 나는 세 살에 검을 보고 다섯 살에 검을 잡았다. 지금까지 삼천 년이 된다. 무신 정상에 올랐고 두 분신조차 무신이 되었지만 가장 큰 적을 아직도 제거하지 못했다."

마발검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걸음을 옮겼다.

그가 지나가는 곳마다 천지대도든 파란색 빛이든 모두 부서졌다.

그의 체내에서 매우 강한 힘이 세게 흔들며 깨어나기 시작했다.

"마발, 너 미쳤구나!"

남천문은 놀랍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그것은 마발검신이 자신의 생명을 바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

"맞다. 나는 미쳤다. 건드릴 사람이 없어서 나 같은 미치광이를 건드렸느냐?"

마발검신의 몸에서 엄청난 마광이 뿜어져 나왔다.

목소리는 천종이 울리는 것 같았다.

"진남! 너 잘 보거라. 이것이 바로 너에게 주는 제위에 오른 선물이다!"

화르륵-!

천지는 마역으로 변했다.

마발검신은 천지 끝에서 온 원시적인 검광으로 변하여 천지를 뚫고 끝없는 시공을 넘어 남천문을 공격했다.

"일월검신 선배님이 마발검신 선배님의 분신이라고?"

원도천산에서 진남은 모든 걸 찢을 것 같은 검광을 보며 놀라움이 가시지 않았다.

'그럼 전에 나를 보호하며 고난삼림으로 가 창람 나무의 조각을 얻고 이번에 도원천산으로 갈 때 자신의 경지를 바쳐 나를 대신해 남천신지의 위기를 풀어 준 것이 마발검신의 결정이었구나.

지금 마발검신이 하는 행동을 포함하여 모든 것이 남천문을 부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창람대륙에 그렇게 많은 남천문의 원수들 중에서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설사 내가 이제 만고제일제가 되었다 해도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이 매우 적을 것이다. 한데 내가 제위에 오르기 전에 수많은 변수가 있었을 때도 마발검신은 나에게 커다란 희망을 걸었구나.

……마발검신은 나를 믿었어.'

"좋다, 좋아! 마발검신 대단하구나! 이렇게까지 하다니!"

남천신지의 허공에서 남천문은 웃으며 말했다.

"진남에게 제위에 오른 선물을 준다고? 이 정도 힘으로 나의 경지를 알아보겠다고? 진짜 세상 물정을 모르는군!"

순식간에 모든 천지규칙과 끝없는 파란색 빛이 한데 뭉쳐 끝없는 빛을 뿜었다.

이는 세상 모든 걸 뚫을 것 같은 길이가 백 장 되는 창으로 변하여 검을 향해 날아갔다.

마발검신이 두 분신을 융합하고 자신의 경지를 바쳤지만 그가 뿜는 힘은 예전의 비월 여제의 칠 할 정도밖에 안 되었다.

이 창은 모든 걸 부술 수 있었다.

"남천문, 내가 바친 건 나의 경지가 아니라 나의 수명이다. 이 검은 이제 시작이다!"

검광에서 마발검신의 소리가 세상에 울려 퍼졌다.

"나는 모든 수명을 바쳐 무상지력을 바꾸련다. 나를 도와줘!"

화르륵-!

천지대도는 커다란 구멍이 생긴 것처럼 보이지 않는 드넓은 힘을 검광에 실었다.

검광은 계속 폭등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창의 몇 배나 되었다.

"만물공존, 천지윤회, 원혼천선, 지도일검!"

매우 대단한 검광은 다시 변하더니 선의를 뿜으며 사방을 휩쓸었다.

천지는 끝없는 어둠으로 변한 것과 같았다.

오로지 검광만이 눈부시게 반짝이고 영원히 존재할 것 같았다.

"그럴 리 없어! 너의 몸은 창람대륙에 있다. 절대……."

남천문의 영의 목소리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마발검신의 분신이 융합되는 걸 봤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검광이 엄청난 창을 부수고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솟아올라 남천문을 내리쳤다.

그 찰나 시공이 완전히 굳었다.

모든 것이 너무 빨리 일어났다. 눈 깜짝할 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제방의 영, 신방의 영 등 오래된 존재들, 여러 무신 강자들, 그리고 진남 등과 단천대제의 의지는 이 검광이 엄청난 대문을 내리치는 순간을 제대로 봤다.

"법술은 움직여라. 남천의 몸!"

남천문의 영은 크게 소리를 질렀다.

이어 세 개의 드넓은 선의와 몇만 가지 다른 무도의지 그리고 천지규칙, 무도규칙 등이 동시에 용솟음쳐 올랐다.

수천수만 가지 변화를 거쳐 많은 힘을 이루어 문에 주입했다.

우르릉-!

순간 모든 빛과 규칙들은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세상은 이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요함에 빠졌다.

그러나 온갖 신통을 펼치고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오래된 존재들의 귀에는 큰소리가 울려 퍼졌다.

남천문이 뿜은 모든 힘은 검광에 찢겼다.

커다란 문 가운데에 길이가 이천여 장 되고 깊이가 백여 장 되는 커다란 틈이 나타났다.

이 틈은 신룡이 세상에 나타난 것처럼 눈부시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건……."

남천신지의 모든 무인들은 영혼이 커다란 충격을 받은 것처럼 자신이 본 걸 믿을 수 없었다.

"남천문이 부서지고 틈이 생기다니?"

제방의 영, 신방의 영 등 오래된 존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이런 광경을 처음 봤다.

예전의 비월 여제도 남천문을 잠깐 누르고 법인이 깨졌다.

"이 정도로 강한 힘이라야만 남천문에 틈을 만들 수 있다고?"

원도천산의 진남은 아연실색했다.

"삼대 선의, 오만여 가지 무도의지 그리고 무도규칙의 힘, 천지규칙의 힘, 이것들이야말로 남천문의 진정한 힘인가? 그렇다면 남천문을 전부 부수려면 대체 힘이……."

* * *

중주 금지 안.

단천대제는 쇠처럼 몸이 긴장되었다.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마발대제의 검은 진남이 만고제일제가 될 때처럼 놀랍지 않았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이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수많은 거물들을 대신해 새로운 대문을 열어 준 셈이었다.

남천문은 부술 수 있다!

* * *

화르륵-!

문득 수많은 천지규칙이 솟아오르더니 긴 강을 이루어 남천문으로 흘러들었다.

커다란 틈도 붙고 원 상태를 회복했다.

"마발!"

하늘을 찌를 듯한 남천문의 화가 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검은 그것에게 그렇게 큰 상처를 입히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이 장악한 힘을 대부분 사람들 앞에 드러냈다.

또 그것의 무적의 자태도 완전히 사라졌다.

"하하!"

마발검신의 통쾌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허공에 세 개의 선의를 뿜은 금색의 기이한 검광이 천천히 떠올랐다.

"선천검태(先天劍胎)? 죽어라!"

끝없는 살기가 사방에서 용솟음치며 엄청난 살초가 순식간에 드러났다.

'감히 이렇게 나를 대하다니!'

남천문은 마발검신의 선천검태를 살려줄 수 없었다.

"남천문, 나는 수명이 끝나 이제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의 세 개의 선천검태는 진남과 함께 너를 완전히 부술 거다! 그날이 이제 곧 올 거다! 하하하!"

휙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세 개의 금색 검광이 먼 곳에 있는 칠요비선검 안에 주입되었다.

"칠요공존, 천외비선!"

칠요비선검에서 일곱 개의 엄청난 빛이 반짝거리더니 살초를 전부 부수고 선광으로 변하여 허공으로 들어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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