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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781화 (781/1,498)

780화 이만 죽어라!

"오조금룡전갑!"

진남은 문득 사납게 외쳤다.

그의 몸에서 금색 용기가 솟아올라 몸을 감싸더니 얼마 안 돼 패기 있고 용위가 꿈틀거리는 전갑으로 변했다.

이 전갑은 그가 현신공간의 금룡평원에서 얻은 것이었다.

줄곧 쓰지 않았는데 지금 육대 천재 무제와의 싸움에서 마침 쓸 수 있었다.

"오조금룡전갑? 너…… 너 설마 단청이야?"

혈문, 인염, 뇌호는 이 광경을 보자 준비했던 살초를 멈췄다.

번개를 맞은 것처럼 머릿속에 우르릉하는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다.

예전에 그들은 혈살, 도염, 뇌연 세 장로한테서 단청이 금룡평원에서 모든 금제를 약탈하여 오조금룡전갑을 얻고 금룡평원의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갔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 진남이 이 전갑을 갖고 있는 걸 보면 그때 현신공간에서 그들을 여러 번 죽이고 두려움이 생기게 한 단청의 본 모습이 바로 진남이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진남이 그때 현신공간에 나타날 수 있었던 건 그가 비법을 펼친 것이 아니라 진짜 제위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응? 내가 단청인 걸 알아? 설마 너희들은 도제, 비홍, 사앙? 하, 그럼 잘 됐다. 예전의 모든 원한을 오늘 한꺼번에 풀어주겠다!"

진남은 콧방귀를 뀌더니 몸을 날려 제술을 피하고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

도기가 하늘을 찌르는 폭우처럼 쏟아졌다.

* * *

같은 시각, 원도천산, 무천도대 위.

"소장문(少掌門)을 뵙습니다!"

"소장문을……"

남천신지, 요신금지, 무도종 삼대 세력의 대제 경지 오 단계 이하의 존재들은 모두 일제히 공수했다.

대제 경지 정상의 거물도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삼대 세력에서 성경천 등은 지위가 매우 높았다.

"저들이 어떻게 왔지?"

"이상하다. 왜 원고전송대진을 움직였을까?"

정신을 차린 대제 거물들, 무조 경지의 무인들은 더욱더 의아했다.

'저들이 무천도대 때문에 온 거라면 처음부터 나타났을 것이다. 이렇게 복잡하게 할 필요 없을 것이다.'

"원고전송대진을 써 무천도대에 온 건 우리들의 주의를 끌지 않고 우리가 미처 방어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일 거다."

"제방 대인의 말이 맞았어. 스스로 제위에 오른 자는 틀림없이 저들 중 한 명일 거다."

두 신비한 무조 경지의 무인의 눈에 차가운 살기가 떠올랐다.

그들의 목표가 이미 나타났다.

"예를 차릴 필요 없다."

성경천은 뒷짐을 쥐고 무홍을 힐끗 보더니 먼 곳에 있는 강공주를 보며 차갑게 말했다.

"너희 해족들은 진짜 미련하고 융통성이 없구나. 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 아직도 우리와 맞서다니. 현운(玄雲), 저들을 없애거라."

짧은 한마디가 한 고족의 생사를 결정했다.

"헉! 공주, 우리 어떻게 해?"

해족의 대제 거물들은 안색이 어두워져 강공주를 바라봤다.

그들 해족은 실력이 약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삼대 세력 그리고 명족과 싸워야 할 것만 같았다.

진짜 죽기 살기로 싸우면 그들은 상대가 안 되었다.

"하하하! 멋있다. 진짜 멋있어."

강공주가 말하기도 전에 호탕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두 신비한 무조 경지 무인 중 한 명이 칭찬했다.

"역시 제일 천재 무제답구나. 명불허전이고 패기가 높구나."

"응? 너는 누구야?"

성경천, 장사도, 소청응은 묘한 눈빛으로 두 무조 경지의 무인을 바라봤다.

성경천은 관심이 생겨 물었다.

"나? 이름 없는 만영고(萬永古)다. 나의 옆의 이 자는 너희들은 아마 모를 거다. 이름 없는 횡무단(橫無斷)이다."

만영고는 담담하게 웃으며 횡무단과 함께 걸치고 있던 검은 두루마기를 벗었다.

검은 두루마기가 벗겨지고 그들의 얼굴이 사람들 앞에 드러나는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쿵-!

그들에게서 동시에 엄청난 기세가 솟아올랐다.

엄청난 기세에 모든 무인들은 고요한 호수에 큰 돌을 던진 것처럼 마음이 흔들렸다.

일부 무조 경지의 무인들은 가슴이 아프고 마음속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압박감이 느껴졌다.

이런 엄청난 기세는 제위도 아니고 묘묘 공주처럼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위세도 아니었다.

수많은 고난과 싸움을 겪고 많은 대제 거물을 죽이고서야 생길 수 있는 패기였다.

여기 있는 대제 거물들도 이런 패기가 어느 정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패기는 앞에 있는 두 명에 비하면 천지 차이였고, 매우 작았다.

심지어 성경천, 장사도, 소청응도 앞에 있는 두 명보다 약했다.

"횡무단? ……너는 설마 사천 년 전의 제일 무제 횡무단?"

한 백발노인이 무언가 생각난 듯 놀란 소리로 물었다.

"생각났어. 창서(蒼書)에 만영고는 오천 년 전의 제일 무제라고 적혀있었어. 그는 전에 혼자 등급을 넘어 여덟 명의 대제 거물을 죽여 세상을 흔들었어. 아무도 비교가 안 돼!"

한 명족의 대제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뭐? 사천 년 전과 오천 년 전의 제일 무제라고?"

그 말에 다른 대제 거물, 무조 경지의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사천 년 전의 횡무단과 오천 년 전의 만영고는 지금의 성경천처럼 창람대륙 전체에 비교할 수 있는 자가 없는 명실상부한 제일 천재였다.

"어? 지금도 우리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니?"

횡무단은 처음 입을 열었다.

그의 말은 천둥 같았다.

"아니다! 창서에는 너희 둘은 봉신(封神)에 실패하고 적들에 포위되어 죽었다고 적혀있다. 그런데 너희들은 왜 아직도 살아있지?"

명족의 늙은 대제는 뭔가 생각난 듯 물었다.

"맞다. 예전의 우리는 죽었다. 지금까지 아직도 부활하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다른 신분이 있다. 바로 제방과 제사(帝使)다."

만영고는 웃음을 거두며 말했다.

"제사?"

모든 무인들은 눈을 찌푸렸다.

그들은 모두 제명쟁탈전에 참가한 적 있었다.

때문에 제사가 무엇인지 잘 알았다.

그러나 그들은 별 볼 것 없던 제사가 이런 내력이 있을 줄 몰랐다.

"허, 대단한 인물들은 죽은 후 제방의 요청을 받아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 한데 그 말이 진짜였구나."

전족의 한 늙은 대제는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다른 대제들은 깊게 헛숨을 들이켰다.

그들 정도의 경지가 되면 많은 비밀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지금 보니 제방과 신방의 세력은 그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했다.

"좋구나, 좋아. 사천 년 전과 오천 년 전의 일인자가 나타나다니. 제방과 신방은 수단이 좋구나."

성경천은 손뼉을 치며 말했다.

감탄하는 듯했지만 그의 눈빛은 싸늘했다.

"그러나 시대가 이미 변했다. 사천 년 전이든 만 년 전이든 말할 가치가 없다."

'지금은 나 성경천의 시대다! 어떠한 이매망량이라도 나는 모두 누르고 부술 것이다! 앞에 있는 이자들은 무천도대의 도움으로 스스로 제위에 올라 규칙을 깨려고 한다. 흥! 헛된 망상을 하는 놈들 같으니!'

"네 말이 맞다. 시대가 이미 변했다. 그러나 너는…… 실패 후 재기를 다짐한다는 말을 아느냐?"

만영고와 횡무단의 눈에 엄청난 빛이 드러났다.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패기도 점점 폭등하여 매우 대단해졌다.

그들이 제사로 몇천 년을 지낸 것도 오늘을 위해서였다.

세상에 다시 나타나 풍운을 흔들고 무도규칙을 초월한 자들을 포함하여 창람대륙의 많은 무인들이 자신들을 다시 우러러보게 하기 위해서였다.

"실패 후 다시 재기한다고? 웃기지도 않는군."

성경천은 엄청난 패기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소맷자락을 저으며 말했다.

"저들을 죽여라."

그는 상대방이 어떤 수단이 있는지 보려 했다.

그러자 무천도대 위의 삼대 세력과 명족의 대제 거물들은 엄청난 제망을 뿜었다.

차가운 살기가 수많은 흉수처럼 해족의 사람들과 만영고, 횡무단을 가뒀다.

무천도대가 다시 한번 살짝 떨렸다.

"아차!"

해족의 많은 강자들은 안색이 변해 조금의 실력도 남기지 않고 오래된 부적과 여러 가지 제기들을 모두 드러냈다.

그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수 없었다.

"이건 제방, 신방과 남천문의 경쟁 같구나. 한데 지금의 상황으론 제방, 신방이 질 것 같다!"

다른 세력의 대제 거물들은 이 광경을 보자 깜짝 놀라 중얼거렸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창람대륙에 오래도록 존재하던 세 거물들이 이렇게 엄청난 경쟁을 펼치는 걸 처음 봤다.

"하하, 성경천, 오늘 너희들을 실망시킬 것 같구나."

"긍고무도(亘古武道)와 제신은 계속 존재한다. 나는 제명(帝名)으로 명령한다. 모든 제력은 나의 명령을 듣거라."

위기일발의 순간에 만영고가 하늘을 향해 웃으며 회색 기운을 뿜었다.

그의 손바닥 위에 회색의 기이한 영패가 천천히 나타났다.

쿵-!

영패가 나타나는 순간 원도천산 공간의 가장 깊은 곳에서 구천신뇌가 터지는 것처럼 천지가 흔들렸다.

그 기세가 대단했다.

그뿐만 아니라 창람을 벗어난 무천도대도 큰 압력을 받은 것 같았다.

무천도대에서 뿜어져 나오던 청색 빛도 순간 더없이 눈부시고 사방을 파랗게 물들였다.

* * *

같은 시각, 원도천산 청색 공간 안.

커다란 공간이 느닷없이 흔들렸다.

"응?"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방금 그의 제심이 살짝 흔들렸다.

'밖의 상황이 변한 것 같구나. 제방과 신방 그리고 남천문이 공격을 시작했나 보다. ……빨리 끝내야겠다.'

진남은 이런 생각을 했다.

그의 전의가 다시 한번 폭등했다.

"왜, 왜 아직도 폭등하지?"

소운절, 만봉혼 등은 이 광경을 보자 눈을 바늘처럼 가늘게 찌푸렸다.

'비술을 쓴 게 아니었나?'

'이미 한참이 지났는데 진남은 왜 싸우면 싸울수록 강해지는 거지?'

"붕멸의 창!"

진남은 휙 하는 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사라지더니 혈문, 인염, 뇌호의 뒤에 나타났다.

그가 손을 들자 세 개의 시커먼 창이 만들어졌다.

슉-!

세 개의 시커먼 창은 엄청난 속도로 날아갔다.

푹 하는 소리와 함께 창이 혈문 등이 몸에 지닌 부문과 제기들을 부수고 그들의 가슴을 꿰뚫어 먼 허공에 박았다.

"크악!"

세 개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붕멸의 창은 그들의 목숨을 빼앗을 수 없지만 붕멸의지는 그들의 몸에 주입되어 육신을 공격했다.

"이제는 너희들 셋 차례다."

진남은 다시 날아올랐다.

"천요재세(天妖在世)!"

이에 소운절은 빠르게 반응하고 입을 벌려 요기를 뿜어 몸집이 크고 희미한 태고천요(太古天妖)를 만들었다.

천요는 무상군단(無上軍團)을 만들어 진남을 공격했다.

웅-!

칼 울림과 함께 수많은 천요가 순식간에 부서졌다.

"빌어먹을 단천도!"

소운절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가 드러낸 태고천요는 흐릿하고 형태가 없었다.

평범한 제술은 그것을 다치게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단천도는 모든 것을 자를 수 있었다.

"소운절, 만봉혼! 감추지 말고 함께 살초를 펼쳐 놈을 죽이자!"

맹랑야는 검으로 변하여 허공을 날아다니며 소리쳤다.

진남의 경지는 너무 대단했다.

매우 깊은 골짜기처럼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만약 계속 싸운다면 그들은 모두 눌릴 수 있었다.

"좋아!"

소운절과 만봉혼은 걸출한 인물다웠다.

잠깐 생각하더니 빠르게 결심을 내렸다.

"요신의 힘, 나를 도와줘!"

"혼도시조(魂道始祖)……."

"살신우경(殺神右經)……."

소운절, 만봉혼, 맹랑야가 체내의 봉인을 열었는지 순식간에 방대한 요기, 혼기, 살기가 그들의 체내에서부터 솟아올랐다.

그들의 기운은 폭등하기 시작하자 마치 위엄 있는 거인 같았다.

요신금지의 주인, 유혼족의 소족장, 살신금지의 후계자인 그들의 체내에는 오래된 거물이 남긴 힘이 있었다.

중요한 순간에 그 힘으로 배수진을 치고 싸웠다.

"진남, 네가 제위에 올랐든 오르지 못했든 상관없다! 이만 죽어라!"

소운절 일행은 세 곳으로 흩어졌다.

그들은 사나운 표정으로 제술을 드러내 진남을 내리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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