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3화 실력으로 가져가세요
형상을 확인한 순간 뇌붕요제, 허망대제, 현풍대제, 손양대제, 융천대제 등 대제 거물들은 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진남?'
'진남이었어?'
'진남이 아직 상현성산에 있었어?'
'진남이 왜 천현선수들 옆에 나타난 거지?'
세 그루의 천현선수는 위에 강한 금제와 신비한 수정의 힘이 덮여 있었다.
열 몇 명의 대제들이 연합했지만 부수지 못했다.
"설마……. 방금 진남이 천현선과를 훔쳐 간 거야?"
유혼족의 대제 거물은 문득 깨달았다.
그의 말에 다른 대제들은 몸을 흠칫 떨었다.
진남은 갑자기 세 그루 천현선수 옆에 나타났다.
즉, 진남이 어떤 방법을 사용하여 금제 안으로 들어갔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수단으로 천현선과를 가져가는 것도 쉬운 일이었다.
어떻게 된 건지 깨달은 대제 거물들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선배님이 아니었어?'
'신비한 강자가 아니었어?''
'그 난리를 쳤는데 결국 무조 경지였어?'
'열 몇 명의 대제 거물들이 무조 경지의 녀석에게 사정한 거야?'
뇌붕요제와 허망대제 등은 표정이 빠르게 어두워졌다.
그들은 마음이 복잡했다.
뇌붕요제는 가장 먼저 '선배님'이라고 부른 사람이고 허망대제는 조금 전까지 천현선과를 많이 가져가서 맹주더러 진남을 쫓아내게 할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어? 손양 장로 오랜만입니다. 뇌붕요제, 현풍대제, 허망대제? 세 분은 표정이 왜 이리 이상합니까? 아……. 제가 천현선과를 전부 가져갔기 때문입니까?"
세 그루의 천현선수와 싸우던 진남은 문득 고개를 들었다.
그는 여러 대제들의 표정을 보자 이유를 눈치채고 일부러 말을 길게 빼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뇌붕요제, 현풍대제, 허망대제는 그 말을 듣자 주먹에 가슴을 한 대 호되게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하하하! 진남, 잘했다. 너무 잘했어! 너를 다시 보게 되는구나. 공주마마가 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다 이유가 있었구나!"
손양대제는 고개를 젖히고 호탕하게 웃었다.
그의 웃음소리는 우레처럼 컸다.
대제가 된 지 몇백 년이 되었지만, 그는 이렇게 재미있는 일은 처음 겪었다.
"역시 진남이다!"
"진남이 천현선과를 다 가져갔네!"
"세상에……."
다른 대제 거물들은 깜짝 놀랐다.
마음속에 조금 남아있던 의심도 전부 사라졌다.
어떤 대제 거물들은 심지어 저도 몰래 욕설을 내뱉었다.
그들의 말을 들은 산기슭과 산 중턱에 있는 제자들은 다시 한번 큰 충격을 받았다.
'천현선과를 전부 가져간 신비한 강자가 진남이었다니!'
"진남이다!"
"세상에! 어떻게 한 거야!"
"어머, 혼자 모든 천현선과를 싹쓸이했어!"
"너무 흥분돼! 이유는 모르겠지만 몸 안에 피가 끓는 기분이야!"
"하하하! 대단해. 다들 진남이 중상을 입고 도망쳤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을 벌이다니!"
"대제면 뭐 해? 무조 경지도 대단하다고!"
여기저기에서 흥분한 목소리가 시끌벅적하게 들렸다.
남천신지의 제자들도 무릎을 치며 감탄했다.
그들은 대제와 무조 경지 사이에 실력 차이가 크고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물러섰지만, 여전히 마음속에 불복하는 마음이 남아있었다.
'왜?'
'왜 무조 경지는 안 돼?'
중상을 입고 물러섰던 진남의 출현은 끝없는 어둠 속에 나타난 빛 같았다.
그래서 제자들은 박수갈채를 보내며 흥분했다.
뇌붕요제는 제자들의 말을 듣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제자들의 말이 그를 조롱하고 그가 했던 말을 비웃는 것으로 들렸다.
머리를 굴리던 뇌붕요제는 이내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표정을 누그러뜨리고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허허, 진남, 쓸데없는 말은 하기 싫다. 천현선과를 전부 내놓거라."
그의 말에 현풍대제와 허망대제 등 대제들은 정신이 들었다.
"맞아. 천현선과를 내놓거라!"
현풍대제와 남천신지의 다른 대제 거물도 호통을 쳤다.
"하하하. 진남 도우, 네가 벌인 일에 나도 감탄했다. 그러나 네가 모든 천현선과를 가져간 건 너무 하지 않느냐? 물론 다 놓으라는 건 아니다. 여든다섯 개만 주면 된다. 어떠냐?"
유혼족의 대제 거물은 눈을 반짝이며 담담하게 말했다.
"참 좋은 제안이구먼."
"그래, 네가 여섯 개를 가지거라."
"그래, 진남 소우. 네 노력으로 천현선과를 얻었으니 여든다섯 개만 내놓으면 충분하다."
다른 대제들도 진남을 바라보며 맞장구를 쳤다.
마치 진남에게 여든다섯 개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기회를 주는 것처럼 말했다.
사실이기도 했다.
평소 같으면 대제 거물들은 진남에게 여든다섯 개를 내놓으라고 하지 않고 바로 죽이고 전부 빼앗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산꼭대기의 강한 금제와 신비한 수정의 힘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그들이 궁지로 몰아넣으면 진남은 도망갈 수도 있었다.
진남은 들어갈 방법이 있으면 나갈 방법도 있었다.
허망대제는 그 도리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심호흡을 하고 진남에게 전음했다.
"진남, 네가 여든 개만 내놓으면 우리 사이의 원한은 없었던 일로 해주마. 그리고 융천대제, 명공대제와 함께 너를 보호해주겠다. 어떠냐?"
"음, 맞다. 여든 개만 내놓으면 충분하다."
명공대제와 융천대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전음했다.
물론, 세 대제 거물들이 진남에게 전음한 사실을 다른 사람들은 몰랐다.
산기슭과 산 중턱에 있던 여러 세력의 제자들은 그 모습을 보자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흥분이 모두 가라앉았다.
한 가지 문제를 생각 못 했다.
진남은 혼자 많은 천현선과를 가졌으니 대제 거물들의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 모든 천현선과를 가졌으면 뭐 해? 결국 얌전히 내놓아야 하잖아!'
뇌붕요제는 상황을 지켜보며 속으로 통쾌해했다.
그는 진남이 절대 그와 다른 대제들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진남은 감히 거절할 수 없을 것이다.'
"네놈들이 힘이 세다고 사람을 괴롭히는……."
산 중턱에 있던 묘묘 공주는 화가 났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 전에 세 그루의 천현선수와 싸우던 진남은 대제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여든다섯 개의 천현선과를 내놓으라고? 허망대제는 여든 개를 내놓으라고 했지?
이렇게 큰 재산을 너희들이 협박한다고 순순히 내놓을 것 같아? 웃기는 소리!'
진남은 협박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대제들, 허튼소리 하지 말고 실력으로 가져가십시오."
진남은 바로 입을 열었다.
"……못 내놓겠다는 거냐?"
허망대제, 명공대제, 융천대제 그리고 뇌붕요제와 현풍대제 등 대제 거물들은 그 말을 듣자 경악했다.
그들은 진남이 자신들의 요구를 거절할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좋다, 진남. 혼자 천현선과를 다 가지겠다니 어쩔 수 없지. 도우들, 우리 연합하여 금제를 깹시다! 설령 진남이 도망을 간다고 해도 멀리 가진 못할 거요!"
뇌붕요제가 고함을 지르며 먼저 나섰다.
방대한 요기가 드러나고 커다란 요수의 발이 금제를 힘껏 내리쳤다.
"공격하라!"
현풍대제 등 대제 거물들도 시선이 차가워졌다.
그들은 진남이 주제 파악도 못 하고 거절할 줄은 몰랐다.
그들은 바로 여러 제술들을 펼쳐 산꼭대기를 공격했다.
순식간에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엄청난 기운들이 주변에서 휘몰아쳤다.
"진남이 거절했어?"
산기슭, 산 중턱에 있던 제자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손 장로, 진남을 도와주거라."
묘묘 공주는 예상이라도 한 듯 전음했다.
"알겠습니다."
손양대제는 눈앞에 벌어지는 장면을 보자 기쁘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진남이 마음에 들었다.
'무인 중에서 이렇게 기개가 있는 자는 드물다.'
손양대제는 계속 감탄했다.
시간은 흐르고 싸움은 계속되었다.
열 몇 명의 대제들은 연합하여 공격한 덕에 강한 금제와 수정의 힘은 점점 약해졌다.
"지금 굴복하지 않으면 언제 할 거냐?"
진남은 밖을 보며 세 그루의 천현선수에게 호통을 쳤다.
그리고 전의를 드러내 위압을 가했다.
웅- 웅- 웅-
세 그루의 천현선수는 몸을 떨더니 빛이 점점 작아졌다.
한참 동안 싸운 끝에 그들은 진남에게 투항했다.
"이리 오너라!"
진남은 손을 휘둘러 세 그루의 천현선수를 납계에 넣었다.
쿵-!
그때,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
강한 금제가 전부 깨지고 커다란 수정에 틈이 하나 생겼다.
"거의 다 깨졌어!"
대제 거물들은 기뻤다.
"하하하, 진남. 아직도 도망가지 않다니. 이제 가고 싶어도 못 간다. 넌 이제 죽었다!"
뇌붕요제는 귀가 찢어질 듯 크게 웃었다.
그의 얼굴이 흉악했다.
'이번에는 절대 진남을 못 도망가게 할 거다!'
진남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바로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보이지 않는 힘이 상현성산의 내부에서 퍼지더니 산봉우리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제와 수많은 제자들은 흔들림을 느끼고 깜짝 놀랐다.
촤르륵-!
하늘에 커다란 손이 나타나 허공을 찢었다.
그 틈으로 흰색 빛이 쏟아져 산꼭대기에 떨어지더니 신비한 수정을 부수고 흰색 광문으로 변했다.
흰색 광문은 높이가 스무 장이고 넓이가 서른 장이었다.
긍고 싸움터의 광문보다 패기 있고 웅장하지 않았지만, 광문에서 뿜기는 태고의 기운은 봉우리 전체를 흔들었다.
마치 큰 지진이 일어날 것 같았다.
"설마…… 천현비경으로 가는 광문인가?"
유혼족의 대제 거물은 넋이 나가서 중얼거렸다.
"천현비경?"
"천현비경으로 가는 광문이라고?"
"저건 천현비경으로 가는 광문이 틀림없소. 아니면 이렇게 큰 이상을 일으킬 수 있소?"
다른 대제 거물들과 천재 제자들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전설 속의 천현비경이 진짜로 열릴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몇천 년 동안 천현비경은 열린 적이 없었다.
누군가 들어갔다고 해도 우연한 기회에 잘못 들어간 것이었다.
"주인님, 이 영패와 천기혈을 받으세요. 그리고 우리 빨리 들어가야 해요. 이번에 천현비경의 문은 오래 버티지 못해요. 우리 다섯밖에 들어갈 수 없어요."
바로 그때, 해골 소홍의 목소리가 진남의 머릿속에 울려 퍼지고 저장주머니 하나가 날아왔다.
"우리 다섯밖에 못 들어간다고?"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럼 묘묘 공주도 못 들어간다는 말이잖아?'
"음, 잠깐 기다리거라."
진남은 빠르게 결정을 내리고 고개를 들어 대제들을 올려다보았다.
"뇌붕요제, 현풍대제, 허망대제 이건 대제들이 원하던 물건입니다."
진남은 말하면서 손가락을 튕겨 세 개의 저장주머니를 날려 보냈다.
저장주머니는 빠른 속도로 뇌붕요제 등의 앞에 도착했다.
산꼭대기의 강한 금제와 신비한 수정의 힘은 이미 어느 정도 부서졌기에 막을 수 없었다.
"응……?"
충격을 받은 뇌붕요제, 허망대제, 현풍대제는 갑자기 날아온 저장주머니에 어안이 벙벙해서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은 대제였다.
위기감을 느낀 그들은 안색이 변하면서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그들은 몸 안에서 수많은 제술들을 펼쳤다.
순식간에 제광이 찬란하게 빛이 났다.
콰아아앙-!
귀를 울리는 폭발음이 들렸다.
저장주머니에서 방대한 황의 도의가 쏟아져 나왔다.
도의는 세 개의 커다란 산처럼 세 대제에게 부딪혔다.
대제들은 반응이 빨랐지만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고 뒷걸음질 쳤다.
혈기가 솟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