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710화 (710/1,498)

710화 나는 왜 못하는 걸까?

"큰일 났다!"

손양대제의 안색이 변했다.

그가 끼어들려고 하자 남천신지의 대제 거물은 차갑게 웃으며 수많은 제술을 펼쳤다.

제술은 보이지 않는 감옥이 되어 손양대제를 가두었다.

"하하하, 진남, 넌 죽었다……!"

허망대제는 그 모습을 보고 얼굴이 환해졌다.

그는 이제 기회가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뇌붕요제가 끼어들 줄이야!

"왕소!"

묘묘 공주는 그 모습을 보곤 안색이 변했다.

그녀는 법인을 만들어 강한 기운을 깨웠다.

가까이에 있던 왕소는 그녀의 뜻을 알아차리고 포효하며 창람 나무의 힘을 연신 내보냈다.

힘은 수림을 뛰어넘어 묘묘 공주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

"죽어라!"

바로 그때, 현풍대제와 뇌붕요제가 동시에 공격했다.

강한 풍신의 형상이 점점 다가왔다.

그러자 폭풍이 휘몰아치고 엄청난 기운이 느껴졌다.

커다란 마창이 위에서 아래로 날아왔다.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뚫으려는 것 같았다.

엄청난 기운이 아래로 쏠렸다.

고족의 제자들은 강렬한 죽음의 위기를 느꼈다.

두 개의 공격을 마주한 그들은 보잘것없고 작았다.

공격은 그들을 쉽게 박살 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다.

진남은 고개를 들고 그 모습을 지켜봤다.

산처럼 큰 압력으로 짓누르고 위기가 사방에 잠복했으며 심신이 떨려도 그는 절대 겁을 먹지 않았다.

진남은 성큼 나서서 하늘로 날아올랐다.

"전신의 혼! 모습을 드러내거라! 여섯 무수는 나를 에워싸라! 천황도술, 베어라!"

전신의 혼과 여섯 무수의 힘을 받아 그는 단천도를 휘둘렀다.

방대하고 눈부신 태고의 도기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절세 강자가 태고에서 시공을 넘어 휘두른 칼이 오늘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 같았다.

콰쾅-!

천지를 뒤흔드는 폭발음이 들렸다.

강력한 도기가 풍신의 형상과 태고 마창과 부딪히면서 폭풍을 일으키며 사방을 감쌌다.

하늘은 어두워졌다 밝아지며 끊임없이 변했다.

진남은 순식간에 보이지 않는 타격을 받았다.

그의 몸에서 펑 펑 펑 하는 폭발음이 들렸다.

그는 입가에 피가 흐르고 기운이 약해져 뒤로 밀려났다.

그러나 그의 몸은 여전히 바위처럼 꿈쩍하지 않고 나무처럼 꼿꼿이 서서 흔들리지도 않고 넘어지지도 않았다.

"막아……냈어?"

공중에 있던 대제 거물들은 깜짝 놀랐다.

'두 대제 거물의 연합 공격을 막다니!'

"하하하, 두 대제들도 별 게 아니군요!"

진남은 건방지고 통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몸은 여파에 맞아 작지 않은 타격을 입었지만 단천도는 모든 대제와 제자들에게 힘을 증명했다.

예로부터 수많은 호걸들이 있었지만 무조의 경지로 두 대제 거물의 공격을 저항한 자가 있었던가?

진남이 그걸 해냈다.

"안 죽었어?"

"죽어라!"

현풍대제와 뇌붕요제는 안색이 변하고 속에서 화가 치솟았다.

둘은 고함을 지르며 끝없는 폭풍과 방대한 요기를 뿜으며 좌우에서 손을 뻗어 진남을 힘껏 내리쳤다.

두 대제가 양쪽에서 공격을 가했다.

"금인!"

진남은 이미 준비하고 있던 터라 호통을 치며 신념을 움직였다.

그의 단전에서 침묵하고 있던 신비한 금인이 깨어나서 찬란한 금빛을 뿜었다.

금빛이 진남을 감쌌다.

쿵-!

또다시 폭발음이 들렸다.

두 대제의 협공에 찬란한 금빛이 격렬하게 흔들리더니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 사이로 흘러 들어온 진기가 진남의 몸을 때렸다.

진남은 뒤로 몇십 보나 밀려났다.

그러나 금빛은 부서지지 않았다.

"저건 무슨 법보야?"

현풍대제와 뇌붕요제가 또다시 놀랐다.

강한 제기들이나 유명한 이보들도 그들의 공격을 막지 못했다.

게다가 둘이 연합했으니 그 힘은 더 강했다.

"설마 저것도 단천대제가 남긴 보물인가?"

뇌붕요제는 그렇게 생각하자 가슴이 뜨거워져서 법인을 만들어 요기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엄청난 살초들이 폭풍우처럼 진남에게 쏟아졌다.

"싸우자!"

진남은 외치며 패기가 가득한 도기를 휘둘렀다.

쿠쿠쿠쿠쿵-!

이어 몇백 개의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여러 고족의 제자들이나 대제 거물들은 그 모습에 또 충격을 받았다.

두 대제들이 아무리 제압하고 몸에 상처가 점점 많아져도 진남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두려움을 모르는 것처럼 계속 앞으로 향하고 계속 칼을 휘둘렀다.

그의 전의는 점점 방대해졌다.

그들은 이런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하하하! 진남. 드디어 힘이 다 빠졌구나! 네가 내 제안을 거절했기에 이런 결과가 생긴 거다. 이제 죽어라! 살신창(殺神槍)!"

뇌붕요제는 고개를 젖히고 웃더니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의 손에는 신이나 부처도 뚫을 수 있을 것 같은 암홍색의 태고 대창이 나타났다.

그는 대창을 들고 진남을 공격했다.

진남의 마음속에 위기감이 가득 떠올랐다.

"허허. 어디로 가느냐? 죽음을 달게 받아들이거라!"

현풍대제는 진남의 마음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 입을 쩍 벌려 제혈을 뿜었다.

진남을 감싼 수많은 폭풍이 더 미친 듯이 불었다.

단천도와 여섯 무수의 빛도 바람을 전부 물리치지 못했다.

진남은 꼼짝없이 갇혔다.

짧은 시간에 벗어날 수 없었다.

"이대로 죽는가?"

진남은 눈앞에 들이닥친 대창을 보며 점점 더 강렬한 위기와 차가운 죽음을 느꼈다.

그러나 왜인지 진남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속에 호방한 감정이 들었다.

어떤 무인들은 진남이 멍청하다고 생각했다.

'잠깐 참고 단천도를 주면 쉽게 위기도 해결되고 목숨을 잃을 필요도 없잖아?'

그러나 진남은 잘못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자신의 한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비굴하게 단천도를 내놓는다면 그는 더 이상 살아갈 의미가 없었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멍청하게 보여도 진남은 원칙은 반드시 지켰다.

"생령들! 내 명을 듣거라. 북두성이 방향을 틀고 별들이 자리를 옮기면 접목하여 다시 태어나라!"

바로 그때, 여인의 호통이 하늘에 울려 퍼졌다.

상현성산의 나무와 화초들은 부름에 응하듯 초록색 빛을 뿜었다.

빛은 허공을 넘고 폭풍을 넘고 살신창을 넘어 진남의 몸에 쏟아졌다.

순식간에 초록색 빛이 진남을 감쌌다.

슉-!

진남은 제자리에서 사라져 멀리 날아갔다.

"에잇!"

현풍대제와 뇌붕요제는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유실약원의 공주가 갑자기 끼어들어 그들의 계획을 망칠 줄 몰랐다.

"하하하! 보잘것없는 재주를 부리는구나!"

뇌붕요제는 차갑게 웃으며 손을 휘둘렀다.

살신창은 다시 그에게 돌아왔다.

그는 다시 살신창을 힘껏 던졌다.

창끝에서 빛이 나와 허공을 전부 감싸고 초록색 빛을 향해 날아갔다.

"왕소!"

묘묘 공주는 고함을 질렀다.

"이것들이? 두 대제가 한 사람을 상대하다니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그리고 나의 주인님을 누구 마음대로 죽여? 삼재지전, 하늘을 속이고 태양을 바꿔라!"

왕소는 욕설을 퍼부었다.

그리고 정혈 세 방울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법인을 만들었다.

이 초식은 그에게도 피해가 컸다.

그러나 그는 망설이지 않고 사용했다.

왕소는 살짝 비열하고 뻔뻔하고 멍청한 것 같기도 했지만, 그가 인정한 사람이나 일에 대해서는 두말없이 발 벗고 나서는 사람이었다.

하늘 위의 진남을 감싼 초록빛은 세 개의 다른 빛을 뿜었다.

진남은 현풍대제와 뇌붕요제의 봉쇄를 벗어나고 두 대제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이것이 묘묘 공주와 왕소의 진짜 수단이었다.

처음에 공격은 대제들의 시선 끌기 위한 것이었다.

"사, 사라졌어?"

현풍대제와 허망대제 등 대제 거물들은 눈앞에 벌어진 장면에 어리둥절했다.

"하하하, 그렇게 하면 진남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으냐? 꿈 깨거라! 만요지동(萬妖之瞳)이여, 열려라!"

뇌붕요제는 크게 웃었다.

그의 두 눈에는 몇만 마리의 요수들의 형상이 떠올랐다.

뇌붕요제가 가장 잘하는 것은 제술이 아니라 동술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했지만 뇌붕요제는 상현성산 기슭에 고목과 하나가 된 진남을 발견했다.

묘묘 공주와 왕소는 진남을 고목에 숨겨 추격을 피하게 하려고 했다.

"살신창, 죽여라!"

뇌붕요제는 손을 휘둘렀다.

대창은 방대한 기운을 풍기며 산기슭으로 날아갔다.

"안 돼!"

묘묘 공주와 왕소의 표정이 확 변했다.

그들은 뇌붕요제가 동술에 능할 줄 몰랐다.

쿠쿵-!

곧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

산기슭에서 수많은 불꽃이 튀어 사방을 휩쓸었다.

땅과 나무, 화초가 모두 부서졌다.

마치 파도가 일렁이는 것 같았다.

묘묘 공주와 왕소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몸이 차갑게 식었다.

'진남…… 죽은 거야?'

그러나 살신창이 떨어지는 순간 붉은빛이 고목으로 변한 진남을 감싸고 사라졌다.

아무도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 * *

상현성산 중턱에서 여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이고, 누님. 저들은 대제 거물입니다. 왜 나서신 겁니까?"

"맞습니다. 우리가 천기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대제 거물의 상대는 아닙니다."

"닥쳐! 이게 누군지 보거라!"

"찌익 찌익!"

"어머, 어머, 어머. 주, 주인님?"

"허튼소리 작작 하고 저곳에 들어가자. 아니면 들킬 거야!"

* * *

상현성산의 싸움터.

살신창이 떨어진 곳에서 들리던 폭발음이 드디어 잠잠해졌다.

'싸움이 끝났어?'

'진남이 죽은 거야?'

"어?"

손양대제와 융천대제, 명공대제 등 거물들은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어찌 된 일이지?"

뇌붕요제, 현풍대제, 허망대제는 실컷 웃으려다가 표정이 굳었다.

묘묘 공주, 왕소 그리고 제자들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대제들은 느꼈다.

살신창이 떨어지는 순간 신비한 힘이 퍼져 빠른 속도로 진남을 감싸고 사라졌다.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다! 만요지동, 살펴라!"

뇌붕요제는 고함을 질렀다. 만요지동으로 산기슭, 산중턱, 산꼭대기까지 계속해서 살펴봤다.

어떤 곳도 놓치지 않고 살폈지만 결국 진남을 발견하지 못했다.

즉, 진남은 살신창을 피했고 상현성산을 떠났다는 뜻이었다.

뇌붕요제는 이를 갈았다.

그는 이마에 핏대가 솟아오르고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 진남이 도망갈 줄 몰랐다.

'그럼 단천도와 단천대제가 남긴 신비한 보물은 이대로 날아간 거야?'

"어떻게 이럴 수 있지?"

현풍대제와 허망대제는 뇌붕요제의 표정을 보고 순식간에 알아차렸다.

그들은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진남 덕분에 새로운 경험을 했어!"

"대제 이 단계 거물을 공격하고 두 대제 거물들의 연합 공격에서 도망을 가다니! 무도 규칙을 초월했다더니 정말 명불허전이었어. 진남은 대제 아래 등급에서 실력이 가장 강해. 무조 경지에서는 그를 당할 자가 없어!"

손양대제와 대제 거물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연신 감탄했다.

"안 죽었어? 도망갔다고?"

묘묘 공주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나 그녀는 곧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마음을 가득 채웠던 비통하고 화난 감정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안 죽었으면 돼.'

진남이 죽었다면 그녀는 앞뒤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죽였을 것이다.

"후,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왕소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

그러나 곧 무언가 생각나 표정이 굳었다.

"아, 맞다! 얼른 도망가자!"

진남을 도와줬던 것이 생각났다.

왕소는 비술을 사용하여 그림자로 변하더니 소리 없이 사라졌다.

'뇌붕요제와 현풍대제는 엄청 화가 났다. 혹시라도 화풀이로 나를 죽이면 어떡해?'

그는 묘묘 공주처럼 대단한 신분이 없었기에 도망갈 수밖에 없었다.

여러 세력의 제자들은 머릿속에서 우레가 치는 것 같았고 두 눈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그들은 눈앞에 벌어진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그들에게 너무 큰 충격이었다.

그들도 무조 경지였다.

'같은 무조 경지인데 나는 왜 진남이 하는 만큼 못하는 걸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