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5화 요족 전체를 위한 일
"좋아, 진남이 분노에 정신을 잃은 게 아니었구나! 이제 창람대륙은 새로운 수련 바람이 불겠지. 그리고 많은 사람들도 진남을 어떻게 해볼 생각을 단념할 거다."
궁양은 탄성을 질렀다.
그는 진남이 총명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가끔 어리석었다.
"좋아, 좋다."
그때, 한 목소리가 온 하늘에서 가득 울려 퍼졌다.
강대한 제위가 엄청난 파도처럼 하늘에서 연속 출렁거렸다.
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남검대제였다.
남검대제는 음침한 표정으로 바닥을 가리키며 외쳤다.
"진남, 남천신지의 여섯 제자를 반병신으로 만들어 죄가 엄중하니 지금 널 죽이겠다."
우르릉-! 쾅-!
남검대제가 손뼉을 치자 커다란 검광이 하늘을 베었다.
검광은 광망도장을 모두 벨 수 있을 정도였다.
"뭐 하는 짓이오!"
"남검대제, 뻔뻔하게 굴지 마시오!"
"아직도 중주에서 세력을 믿고 남을 업신여기는 것이오?"
용제, 비범도제, 타락마제를 비롯한 대제들은 한꺼번에 천지를 뒤흔드는 분노를 발산했다.
그들은 남검대제가 대놓고 진남을 공격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남천신지의 여섯 제자를 반병신으로 만들었다고? 남천신지가 중주와 용제원에 대한 모욕한 것은 따지지도 않았다. 그리고 생사전인데도 진남은 그들을 죽이지 않은 건 많이 봐준 것이었다.'
하지만 대제들의 기세에도 남검대제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는 이런 상황을 이미 예상한 것처럼 말했다.
"용제와 대제들, 진남은 남천신지의 여섯 제자를 다치게 했소. 게다가 남천문의 삼성 등급 적이요. 자네들이 막는다면 남천신지와 척을 지는 것이요."
그의 말에 화가 잔뜩 났던 용제 등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들은 깜짝 놀랐다.
'삼성 등급의 적이라니? 진남이 남천문의 삼성 등급의 적이라고? 농담하는 거지?'
"삼성 등급의 적이라니?"
사람들 대부분은 어리둥절했다.
삼성 등급의 적은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중요한 적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남검대제가 굳이 나설 이유가 없을 것이었다.
그런데 진남은 줄곧 중주에 있었다.
'어떻게 해서 남천신지의 제일 지보인 남천문의 미움을 산 거지?'
"응?"
진남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는 무도규칙을 초월한 일을 밝힌 것 외엔 남천문과 아무런 인연이 없었다.
'내가 남천문을 부수려고 한 일은 나만 알고 있는 일일 텐데……. 왜 남천문인 나를 적으로 지정한 거지?'
"진남, 시끄러운 일이 찾아왔구나! 남천문은 오랫동안 존재한 것은 그 자체로도 강하기도 하고 남천신지에 강자들도 많은 이유도 있지만, 두 개의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힘은 남천문이 위험을 예측하는 힘이다. 남천문은 자신을 위협하는 것이 나타날 기미가 보이면 미리 알아차릴 수 있다. 그리고 위협 수준에 따라 빛을 뿜지. 청, 자, 홍, 금 네 가지 빛을 뿜는데, 청색이 가장 낮은 등급이고 금색이 가장 강한 등급이다.
다른 힘은 나도 구체적으론 잘 모른다. 다만 남천문은 일정 시간 동안 창람대륙에서 자신에게 적의를 품은 무인을 알아차리게 되는데, 그 무인들의 위험도에 따라 일성, 이성, 삼성, 사성, 오성으로 등급을 나눈다.
지금까지 오성은 나타난 적이 없다. 사성 등급도 손가락에 꼽힐 정도이지. 삼성 등급도 무척 적어. 그러나 남천문이 삼성 등급 이상의 적이라고 인식하면 큰 힘을 들여서라도 반드시 죽인다."
궁양은 빠르게 설명해줬다.
진남은 그의 말을 다 듣자 그제야 진남은 궁금증이 풀렸다.
그는 남천문이 이렇게 강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줄 몰랐다.
미리 위험을 감지하고 적을 찾아내는 능력은 대단했다.
진남은 문득 남천영사가 제명쟁탈전 세 번째 관문에 나타난 것이 생각났다.
그가 나타난 것도 남천문의 명을 받아 적을 죽이러 온 것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그때의 남천문은 삼성 등급의 적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남천문이 나를 삼성 등급의 적으로 인식한 것은 내가 무도규칙을 초월한 것을 밝혔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증제에 실패했지만 무도규칙을 초월했으니 삼성 등급의 적으로 상정한 것도 이해가 된다. 무연각 선배님이 참고 드러내지 말라고 한 것도 이유가 있었구나……."
진남은 두 눈을 번뜩였다.
무도규칙을 초월한 일이 밝혀지면 수많은 시선을 받게 된다.
그리고 진남이 무도규칙을 초월한 방법을 노리고 공격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었다.
하지만 진짜 위험은 진남이 남천문의 미움을 받고 삼성 등급의 적이 된 것이다.
그러나 진남은 전혀 후회하지 않았다.
'용제원의 존엄과 친구들을 위해 그까짓 거 좀 밝혀진들 어때? 게다가 내 목표는 남천문을 부수는 것이다. 남천문이 그런 엄청난 능력을 지니고 있다면 결국 언젠간 내 존재를 알 것이었을 테고 나를 공격했을 것이다. 그저 위험이 조금 앞당겨졌을 뿐이다.'
용제와 대제들은 표정이 구겨졌다.
그들은 진남이 남천문의 삼성 등급의 적일 줄 몰랐다.
창람대륙에서 그런 사람은 서른 명도 되지 않았다.
대제들은 남천문이 삼성 등급 적으로 지정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다.
남천신지가 대대적으로 그 사람을 죽이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남천신지는 건립 초기부터 여러 세력에 자신들의 삼성 등급 이상의 적은 보호하지 말라고 선포했다.
보호하는 세력이 있다면 남천신지와 척을 지는 것이다.
일부 세력들이 그 규칙에 불만을 품고 제자들을 죽음으로 몰고 싶지 않아서 보호를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엔 남천신지의 미움을 받고 제압을 받아 참혹한 대가를 치렀다.
오 년 전 한 대제의 아들이 남천문 삼성 등급의 적으로 지정된 적이 있었는데, 그 대제는 자식을 내놓기를 거절하고 남천신지에 가입하는 것을 거절했다.
하지만 결국 남천신지에서 여러 대제들을 보내 그 대제를 공격했고, 그와 아들은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
그러니 남천신지의 삼성 등급 이상의 적을 보호하려면 대단한 결심을 해야 했다.
"안 비킬 거요?"
남검대제가 차갑게 말했다.
보통은 삼성 등급의 적이라고 해도 태상 장로인 그가 나설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이번에 종주의 명을 받고 온 것이었다.
종주는 진남이 남천신지에 가입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반드시 죽이라고 했다.
삼성 등급의 적들은 보통 기회를 주지 않고 바로 죽였다.
다만 몇 명에게는 기회를 주고 남천신지에 가입하게 하여 종문의 사람이 되어 죽음을 면하게 하기도 했다.
"그게……."
비범대제와 타락마제 등은 머뭇거렸다.
'진남 때문에 남천신지의 미움을 받는 게 가치가 있을까?'
'진남은 오늘 중주 여러 세력의 존엄을 지켜주고 중주의 체면을 세워줬다. 그런데 바로 내놓는다면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지 않을까?'
"남검대제, 진남은 남천문의 삼성 등급의 적이요. 그러나 또한 우리 용제원의 제자이기도 하오. 그러니 자네가 죽이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소."
용제는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요신이 진남을 돕지 말라고 말하지만 않았다면 용제는 진남이 삼성 등급의 적이든 아니든 털끝 하나 못 건드리게 할 것이었다.
그러나 요신의 명령은 아무도 거스를 수 없었다.
하여, 용제는 용제원에서만 진남을 보호할 수밖에 없었다.
남검대제는 그 말을 듣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남천신지가 아무리 세력이 크다고 해도 삼성 등급의 적을 위해 용제원 같은 거대한 세력과 싸움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었다.
그건 손해가 너무 컸다.
바로 그때였다.
허공 멀리서 위엄 있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은 남천신지의 삼성 등급의 적이다. 그러니 남천신지에서 처리하거라. 용제와 용제원의 사람들은 내 명령에 따르거라. 아무도 진남을 보호해서는 안 된다. 아니면 다 같이 용제원에서 쫓아내고 요족의 이름을 박탈할 것이다. 그리 알거라!"
그 말에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용제원이 중주의 세력 중에서 우두머리가 될 수 있었던 건 용제, 구미요제, 암흑요제 때문만이 아니라 용제원의 배후에 반신지국의 육대 금지 중 하나인 요신금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걸 다들 잘 알았다.
요신금지는 예전에는 삼대 세력보다 더 강했다.
지금은 몰락했지만 힘이나 저력이 삼대 세력보다 조금 약할 뿐이었다.
감히 건드릴 수 없는 거물이었다.
게다가 전설 속의 요신.
그는 무신 등급의 강자였다!
"안 됩니다. 절대 안 됩니다! 요신, 진남은 우리 용제원을 위하여 모든 걸 드러내고 우리 용제원의 존엄을 지켰습니다. 우리가 어찌 진남에게 이렇게 할 수 있습니까?"
용제가 가장 먼저 안색이 변했다.
"맞습니다. 요신 대인! 제가 제위에 오른 것도 진남이 도와준 덕분입니다. 그리고 어찌 됐건 진남은 우리 용제원의 제자입니다. 절대 외부인이 상처 입히게 할 수 없습니다!"
오창천도 앞으로 나섰다.
그의 태도는 확고했다.
진남이 아니었다면 그는 절대 제위에 오를 수 없었을 것이다.
"요신 대인! 진남은 우리 용제원의 사람입니다!"
"용제와 오창천 사형의 말이 맞습니다. 우리는 절대 외부인이 진남을 상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요신 대인!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용제원의 봉주들과 장로, 제자들은 모두 안색이 변하여 서둘러 말했다.
그들은 속으로 진남을 진정한 용제원의 사람으로 생각했다.
진남은 이미 용제원을 위해 많은 걸 바쳤다.
그들은 절대 배은망덕하게 진남을 대할 수 없었다.
"허, 이제 내 말도 듣지 않는 거냐? 용제원은 진남을 도와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오늘부터 진남을 용제원에서 쫓아내거라. 진남은 이제 더 이상 용제원과 아무 상관 없다."
요신의 싸늘한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용제, 오창천 그리고 용제원의 봉주, 장로, 천재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은 믿을 수 없었다.
'진남을 도와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용제원에서 쫓아낸다고?'
용제, 오창천 그리고 요족 제자들의 머릿속에 요신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너희들은 잘 알 거다. 진남은 이제 용제원과 요족에게 아무 가치가 없다. 가치가 없느냐? 심지어 남천문 삼성 등급의 적이기도 하다. 억지로 진남을 보호하면 요족에게 나쁜 영향을 줄 거다.
너희들, 요족이 짊어진 사명을 잊었느냐? 요족 전체를 위해 반드시 진남을 쫓아야 한다. 거역하는 자는 요족을 배신한 거다. 그리 알거라!"
마지막 말이 끝난 후 요신의 목소리는 다시는 들리지 않았다.
요신의 말을 들은 용제 그리고 오창천 등 용제원의 사람들의 눈빛이 흔들렸다.
심지어 몸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제야 완전히 깨달았다.
'진남은 제위에 오르지 못했다. 게다가 진남은 남천문이 죽이려는 사람이다. 진남은 아무런 이용 가치가 없다.
……그러나 진남은 전에 타요봉을 드러내 오창천 등을 훈련시키고 나중에 오창천이 제위에 오르는 걸 도와줬다. 또, 지금은 용제원의 제자들을 위해, 용제원의 존엄을 위해 무도규칙을 초월한 걸 드러내 수많은 위기를 타파했다.
진남이 용제원을 위해 이렇게 많은 걸 했는데 우리는 진남을 보호하지도 않고 심지어 종문에서 쫓아낸다고? 이것이 요족 전체를 위한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