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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674화 (674/1,498)

674화 무도규칙을 초월할 방법

"이제 시작이라, 무슨 뜻인지……?"

사마공은 잠시 어리둥절했다.

이내 그는 뭔가를 알아차린 듯 고개를 다시 들어 허공을 바라봤다.

아니나 다를까.

무도종 태상 장로인 극무대제가 나타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수백 장이나 되는 두 광망의 문이 나타났고 두 개의 엄청난 제위가 사방으로 휘몰아쳤다.

두 제위는 극무대제보다 약하지 않았다.

왼쪽 문에서는 새하얀 두루마기를 입은 채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인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오른쪽 문에서는 파란색 두루마기 차림에 흰 수염을 기르고 신검과 같은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노인이 걸어 나왔다.

여인과 비하면 그의 기세는 더욱 날카로웠다.

그 두 사람은 요지성지의 태상 장로와 남천신지의 태상 장로였다.

삼대 세력의 태상 장로가 한꺼번에 온 것이다.

태상 장로를 봤을 때도 그렇게까지 큰 충격을 받지 않았던 대제들의 안색이 변했다.

"태상 장로를 뵙니다."

요지성지의 장로, 보라색 두루마기를 입은 노인은 크게 기뻐하며 서둘러 인사를 했다.

그들은 마음속 무거운 돌멩이를 내려놓은 듯 홀가분했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기에 삼대 장로가 계속 일을 처리하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삼대 태상 장로가 모두 왔으니 이제 그들은 안심할 수 있었다.

"뭐?"

"삼대 태상 장로?"

"삼대 태상 장로가 다 온 거야?"

현장의 장로, 제자들도 크게 놀랐다.

하지만 그들도 눈치채고 일제히 도장 한가운데 있는 진남에게로 시선이 향했다.

삼대 태상 장로가 동시에 찾아온 것은 틀림없이 진남 때문이었다.

삼대 세력의 계획이 그로 인해 틀어졌다.

게다가 삼십여 명의 제자가 패한 것에 더해 무도규칙을 뛰어넘는 일이 알려졌다.

하여, 삼대 태상 장로가 직접 온 것이었다.

하지만 진남은 얼굴빛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극무대제, 옥요대제(玉瑶大帝), 남검대제(南劍大帝), 오늘 이 외딴 중주에는 무슨 용무가 있어서 왔소?"

용제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는 기세가 전혀 눌리지 않았고, 오히려 삼대 태상 장로를 몰아붙이기까지 했다.

용제와 그 자리에 있던 대제들도 삼대 태상 장로가 진남 때문에 왔다는 것을 눈치챘다.

진남은 용제원을 위해 많은 것을 했으니 용제원의 원장인 용제도 그를 감싸야 했다.

"용제, 쓸데없는 소리는 하지 않겠소. 진남, 나는 종주의 명을 받고 왔다. 네가 무도종에 가입한다면 바로 진전제자가 될 수 있고 종주의 수제자가 될 수 있다. 신분은 나와 동등하며 수많은 자원을 누릴 수 있다. 어떠하냐?"

극무대제는 용제를 힐끗 보더니 진남에게 말했다.

"무도종에 들어가면 뭐가 좋으냐? 진남, 우리 요지성지에 들어오면 바로 성자가 되고 삼대 성녀랑 도우가 될 수 있다. 심지어 우리 종문 지존장로의 제자가 될 기회도 주겠다."

옥요대제는 아름다운 눈빛으로 진남을 바라보며 눈을 찡긋했다.

"우리 남천신지에 들어오면 진전제자의 대접을 받고 남천문 종주의 진전제자가 될 수 있다. 그 외에도 남천문의 남천 기운을 삼십 년 동안 계속 받을 수 있다."

남검대제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남천신지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으니 진남이 절대 거절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장로와 제자들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

그들은 삼대 세력이 이렇게 진남을 데려가려고 이런 조건까지 내걸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요지성지의 조건만 하더라도 그랬다.

요지성지의 성녀는 미인들이라 많은 천재들이 탐냈다.

요지성지에서 그런 성녀를 세 명이나 붙여주겠다고 하고 지존장로의 제자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지존장로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무신으로 창람대륙에서 최고의 강자였다.

무신의 제자가 될 수만 있다면 신분은 천지개벽한 것과도 같을 것이었다.

그리고 남천신지가 내건 조건은 더욱 매력적이었다.

남천문은 예나 지금이나 대륙을 뒤흔드는 신기가 있고, 남천신지의 으뜸가는 지보였다.

남천의 기운을 얻어 수련에 사용한다면 경지는 불가사의한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었다.

"이상하네. 삼대 세력이 진남을 데려가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어. 그런데 진남은 아직 정제도 아니고 천급 오품 무혼일 뿐이다. 무도규칙을 초월했어도 이렇게 후한 조건을 내걸 필요는 없지 않을까?"

젊은 제자 한 명이 참지 못하고 중얼거리며 마음속에 있던 의혹을 털어놓았다.

그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로 의혹을 품고 있었다.

"삼대 세력이 이렇게 좋은 조건을 내놓은 것은 진남이 어떻게 무도규칙을 초월했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그 방법을 다른 제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다면 종문 전체에 이득을 가져올 것이다. 물론 무도규칙을 초월하는 것은 같은 방법으로 다른 사람에게는 시도할 수 없는 게 일반적이긴 하지만……."

중주의 한 대제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 말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바로 깨닫게 되었다.

삼대 세력이 왜 이렇게 좋은 조건을 내걸었는지 이해한 것이었다.

무도규칙을 뛰어넘는 방법, 입곱 무수를 갖춘 천재를 모시면 손해 볼 것은 없었다.

그런 생각에 진남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에는 부러움이 가득했다.

진남은 아직 증제하진 않았지만, 삼대 세력 중 하나에 가입한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었다.

"진남, 이번 삼대 세력에서 널 데려가려는 건 기회이자 위기이기도 하다. 무도규칙을 초월하는 방법이 삼대 세력에게 소용이 없다면 너의 위상은 크게 떨어질 것이다. 다만 위험보다 기회가 더 많지만……."

용제는 진남을 바라보며 복잡한 눈빛으로 전음했다.

진남의 행동은 용제의 마음을 깊이 감동시켰다.

용제는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요신은 이미 명을 내렸다.

그러니 진남은 요신금지와 인연이 없었다.

진남의 일곱 무수의 일이 소문나기만 한다면 중주와 반신지국을 들썩이게 할 정도로 명성을 떨치게 될 것이었다.

사실 진남이 무도규칙을 뛰어넘은 방법을 다른 사람에게 시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하지만 수많은 강자들은 진남을 노리고 방법을 알려 하거나 심지어 빼앗으려고 할 것이었다.

그때가 되면 용제는 진남을 보호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용제는 마음속으로 진남이 삼대 세력에 들어가 지위가 낮더라고 보호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랐다.

"남천신지엔 안 갈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진남은 무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남천신지에 들어오라고? 남천의 기운을 얻게 해 줘? ……웃기는군.'

진남의 가장 큰 적은 바로 남천문이었다.

그는 반드시 남천문을 부숴버릴 것이었다.

남검대제는 깜짝 놀랐다.

남천신지에선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때문에, 진남이 거절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한 것이었다.

"극무 선배님, 요지 선배님 정말 죄송하지만 무도종과 요지성지에도 합류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남은 극무대제와 옥요대제를 바라보며 공수했고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두 사람에게 진남은 예의 바르고 후배다운 모습을 보였다.

남검대제를 대하는 태도와는 사뭇 달랐다.

그러나 그 말은 사람들에게 충격이었다.

'……다 거절한 거야?'

장로, 제자와 용제를 비롯한 대제들, 극무대제와 옥요대제는 충격을 받은 표정이 역력했다.

아무도 이런 결말을 예상하지 못했다.

진남은 얼굴빛은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그가 양대 세력을 거절한 것은 들어갔을 때 득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자신을 구속할 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는 두 가지 의문점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첫째, 왜 남천신지, 무도종, 요지성지에 무도규칙을 뛰어넘는 천재가 동시에 나타나는 걸까?

둘째, 왜 삼대 세력이 손을 잡고 제자를 받는 규칙을 바꾼다고 선언했을까?

진남은 아직 그 두 가지 의문에 대한 대답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삼대 세력에게 같은 계략이 있을 것이라는 거다.

즉, 필요한 경우 이들이 연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진남이 무도종과 요지성지 중 한 종문에 들어간다고 하자.

그렇다면 남천문을 망가뜨리려 할 때 종문의 사람들이 막을 수도 있었다.

그러면 진남은 어떻게 해야 할까?

진남은 정이 많은 사람이라 종문에서 그를 가족처럼 대해 주면 그도 종문을 가족처럼 대할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아예 종문에 속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을 속박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었다.

'무도규칙을 초월한 일이 무수한 위험을 불러일으킬 거기 때문에 종문에 들어가? 그건 나답지 않다.'

진남은 보호를 받으려고 어떤 세력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다.

"극무 선배님, 옥요 선배님, 그리고 자리에 계신 여러분, 제가 어떻게 무도규칙을 초월했는지 알고 싶을 것입니다. 그 점은 제가 맹세하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진남은 태연하게 웃으며 놀라운 말을 했다.

그의 말에 충격을 받았던 극무대제, 옥요대제와 다른 대제 장로 그리고 제자들은 마음이 흔들렸다.

'잘못 들은 거 아니겠지?'

'진남은 이런 것도 쉽게 알려주려는 거야?'

"너, 진심이냐?"

옥요대제는 떠보듯이 물었다.

조금 전 어떤 대제의 말이 맞았다.

요지성지와 무도종이 진남을 중시하는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진남이 무도규칙을 초월했고 증제하지는 못했지만, 백 년이 지나면 다시 대제가 될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무도규칙을 초월하는 방법을 알고 싶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진심입니다. 저는 하늘에 대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 말에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다면 벼락을 맞아 경지가 붕괴할 것입니다."

진남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가 무도규칙을 초월한 일을 밝힌 것은 수많은 위기를 불러왔다.

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그 방법을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었다.

성경천도 그런 계획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가 나서서 말하는 것이 나았다.

어차피 두 무조의 나무를 연마하려면 전신의 힘이 바탕이 돼야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늘 아래 진남 외에 다른 누구도 전신의 힘을 얻을 수 없었다.

때문에, 방법을 공개하면 오히려 적지 않은 불필요한 번거로움을 덜 수 있을 것이었다.

"전에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책에서는 무조의 나무가 왜 하나밖에 없는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왜 무혼은 하나밖에 없을까? 저도 반문했지요. 왜 무조의 나무가 하나뿐이고 두 개, 더 많게는 안 되냐고.

그리고 후에 기회와 인연이 맞아 신비한 힘을 얻었습니다. 그 신비한 힘을 바탕으로 무조의 나무를 연마해 무도의 규칙을 초월했습니다."

진남은 흥미진진하게 말했다.

그의 말은 간단했지만, 청천벽력 같았다.

"맞아. 무수는 왜 하나야? 두 개면 안 돼?"

"다른 힘으로 두 무수를 연마할 수 있어?"

"이렇게 간단한 거였어?"

"너 바보야? 그 과정은 분명 엄청나게 험난할 거야. 그리고 그 신비한 힘도 중요할 테고."

놀라움이 가득한 목소리들이 도장에서 울려 퍼졌다.

모든 대제, 장로, 제자들은 눈에서 빛이 났고 흥분했다.

진남의 말은 그들에게 새로운 문을 열어 주었다.

물론 그들뿐 아니라 창람대륙의 무인들에게도 새로운 문이 열릴 것이었다.

"진남 도우, 이번엔 정말 고마웠다. 무도종의 대문은 언제나 널 위해 열려 있다. 나중에라도 원한다면 말하거라."

극무대제는 진남을 바라보더니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광망의 문에 들어섰다.

"하하! 진남, 넌 정말 재미있구나. 인연이 되면 다시 보자."

옥요대제는 한번 웃고는 사라졌다.

무도규칙을 뛰어넘는 방법을 알게 된 이상 진남에게 집착할 필요가 없었다.

진남은 증제를 하지 못했고, 무혼도 천급 오품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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