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664화 (664/1,498)

664화 반신지국 삼대 세력

휙-!

강한 기세가 연거푸 허공을 갈랐다.

쉰여덟 개의 봉우리의 요족 제자들이 전부 용제원 입구로 와 길게 줄을 섰다.

어려 봉우리의 장로들은 허공에 떠 진법을 치고 대기했다.

"하하하! 언제 용제원에 왔었는지 생각도 나지 않는구나!"

호탕한 웃음소리가 앞에서 들려왔다.

짙은 제위를 뿜는 비범도제가 환하게 웃으며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의 뒤에는 도천중 등 장로들 그리고 문무 등 진전제자들과 비릉우 등 내문제자들이 뒤따랐다.

기세가 방대했다.

마치 예리한 칼날이 용제원을 부술 것 같았다.

천도문에서는 이번 등제의식에 절반이 넘는 인원이 참석했다.

"비범, 자네는 여전히 호탕하군. 이 기회에 누군가 천도문을 멸할까 두렵진 않소?"

기이한 웃음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방대한 마기가 용솟음쳐 검은 그림자를 가렸다.

기이한 웃음소리를 낸 사람은 노인이었다.

검은색 두루마기를 입은 노인은 머리카락이 적고 두 눈이 시뻘겋고 몸집이 야위었다.

그러나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제위는 매우 대단했다.

노인은 타마산장의 장교 타락마제(墮落魔帝)였다.

타락마제도 천도문과 똑같았다.

그의 등 뒤로 장로, 진전제자, 내문제자 등이 따랐다.

그들이 한데 모이니 마기가 대단하고 기세가 천도문보다 밀리지 않았다.

"아미타불! 마두, 영패를 보시오. 방금 우리 보리사의 금강이 자네들 종문을 공격했소!"

표정이 자애로운 노인이 불호를 외치며 천천히 걸어왔다.

"하하하!"

큰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이후로 한 시진 사이에 유영루, 혼난문, 무심종, 검문, 무극신맹 등의 거물들이 제자들을 거느리고 용제원에 도착했다.

천도문과 타마산장 외에 다른 대제들은 전부 분신이었다.

용제원은 제위와 제광에 덮였다.

게다가 수많은 장로들과 제자가 와서 용제원은 매우 시끌벅적했다.

소리가 하늘을 흔들고 광경이 대단했다.

"대제들, 종문, 장로, 천재들이 용제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자, 용제원 원장의 이름으로 선포합니다. 등제의식을 시작합니다."

용제의 명령이 떨어지자 쉰여덟 개의 산봉우리에서 노래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노랫소리는 한데 어우러져 시끄럽지 않고 오히려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금색 두루마기를 입은 용제원의 제자들이 도장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맛있는 음식과 진귀한 영주를 들고 왔다.

용제원의 내문제자들이 도장 한 가운데로 올라와 용제원의 이름 있는 제술들을 펼치고 독창적인 무도를 표현했다.

등제의식은 세 개 단계로 나뉘었다.

첫 번째 단계는 음악을 연주하고 요리를 올리고 술을 마시며 즐기는 것이었다.

두 번째 단계는 천재가 등장하고 대제들이 축하하고 제호를 책봉하는 것이었다.

세 번째 단계는 문파들이 무예를 겨루는 것이었다.

내문제자, 종문제자, 대제들이 서로 무예를 겨루었다.

지금은 첫 번째 단계였다.

* * *

빛이 가득한 도장의 한 구석.

"아이고, 노궁. 뭐 하러 나를 여기로 데리고 왔소? 나는 잠깐 사이에 몇십 만개 제정을 얻을 수도 있었소. 진남은 미련하오. 보이지 않는 걸 보니 폐관했을……."

사마공은 영주를 마시며 우울한 표정으로 옆에 있는 청년을 바라봤다.

청년은 머리가 짧고 두 눈이 빛이 났다.

체내의 기운은 바다처럼 넓어 가늠할 수 없었다.

진남이 있었다면 이자는 구자의 후계자이고 연황전장에서 명성이 자자한 혈강의 통령 궁양이라는 걸 알아봤을 것이다.

"진남은 곧 올 거요. 이번 등제 의식에서 변고가 생기면 우리는 진남을 도와줘야 하오."

궁양은 고개를 저었다.

"무슨 변고가 있겠소? 여기는 용제원이요. 누가 감히 시비를 걸겠소? 삼대 요제가 아니라 용제 혼자라도 전력이 대단하오. 새로 진급한 무신 강자도 그를 건드리지 못할……"

사마공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궁양은 대답하지 않고 주위를 둘러보며 상황을 살폈다.

* * *

도장 맨 앞의 전룡 의자 상석.

용제가 변한 중년 사내가 고개를 돌려 구미요제에게 전음했다.

"어떻게 된 거냐? 진남은 아직도 출관하지 않았느냐? 좀 이따 세력들이 무예를 겨룰 때 녀석의 솜씨를 보고 싶은데……."

"원장님. 방금 진남에게 신념을 전했습니다. 잠시 후면 올……."

반쯤 말한 구미요제는 뭔가 느끼고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원장님, 오창천 등이 출관했습니다."

"그래? 좋다. 의식 두 번째 단계를 시작하거라."

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반 시진 후.

쿵-! 쿵-!

엄청난 폭발음이 허공에 울려 퍼졌다.

제단의 거물들, 장로들, 제자들은 뭔가 느낀 듯 고개를 쳐들었다.

허공이 무너지더니 눈부신 금광이 뿜어져 나왔다.

금색 태양이 하늘에 걸린 것처럼 방대한 제위가 폭풍우처럼 사방을 휩쓸었다.

두 개의 그림자가 금광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기세가 방대하고 태고거인 같았다.

오창천과 마녀 천천이었다.

"기운이 진짜 강하구나."

"후, 제위에 오르더니 기세가 진짜 대단하구나!"

"보통의 대제가 아닌 것 같아!"

"제광이 태양처럼 눈 부시고 제위가 바다처럼 넓다. 방금 제위에 올라 아직 도겁하지 않았는데도 이토록 기세가 강하다니. 만약 도겁하면 한꺼번에 대제 이 단계에 도달할 것이다. 역시 제방 십 위 안에 든 천재구나."

나이가 가장 많은 대제가 천천히 말했다.

"오창천이 용제, 구미요제, 암흑요제를 뵙습니다. 비범도제 선배님, 타락마제 선배님, 무극대제 선배님……!"

"천천이 용제, 구미요제, 암흑요제, 비범도제를 뵙습니다……!"

그들은 앞으로 한발 나서며 공수하고 말했다.

목소리가 우렁찼다.

천재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그들은 전에 이들과 같은 등급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은 차이가 매우 컸다.

천지 차이었다.

"비범도제 선배님 당청산 도우는 등제의식에 관심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미 종문으로 돌아갔습니다."

오창천은 미소를 지으며 공수하고 비범도제에게 말했다.

"이 자식이……."

비범도제는 울상을 지었다.

그러나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외부 사람들은 당청산이 그의 제자라고 하지만 천도문의 사람들은 잘 알았다.

당청산은 사제일 뿐 그는 당청산에게 명령할 수 없었다.

또, 당청산은 이제 제위에 올랐다.

"오지 않아도 괜찮다. 너희 둘은 먼저 자리에 앉거라. 구미, 의식의 두 번째 단계를 진행하거라."

용제는 담담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구미요제는 자리에서 일어나 발끝을 튕겨 도장 위를 날아올랐다.

그녀는 사방을 돌며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이번 제명쟁탈전은 완전히 끝났다. 우선 오창천, 마녀 천천, 당청산이 제위에 오른 걸 축하한다. 의식의 두 번째 단계 대제들이 축하하고 제호를 책봉하겠다."

"체, 뭐야? 뭐가 이렇게 복잡해? 고작 제호를 정하는 거잖아? 오창천은 진남의 탈것이니 진남의 탈 것 창천용제가 좋겠다. 마녀 천천은 예쁘게 생기고 몸집도 작으니 소소마제……."

사마공은 간사한 미소를 지었다.

이때, 이변이 발생했다.

우르릉-!

커다란 몽둥이로 내리친 것처럼 세상을 흔드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몇천 리 되는 허공이 찢어지고 수많은 강기가 용솟음쳤다.

빛 도장의 천재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대제들과 거물들은 표정이 사나워졌다.

'어떻게 된 거지?'

감히 중주의 등제의식에 난입하다니?'

"남천신지가 왔습니다!"

"요지성산이 왔습니다!"

"무도종에서 왔습니다!"

우렁찬 목소리가 구천에서 들려왔다.

대제들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천재들은 놀라 몸이 굳었다.

'어, 어떻게 된 거지?'

'반신지국에서 가장 강한 삼대 세력이잖아!'

'지금까지 중주의 등제의식에 그들은 사람을 보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왜 전부 왔지?'

간사하게 웃던 사마공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 진짜 큰 변고가 발생했구나! 설마 삼대 세력이 진남을 위협하러 온 건가?'

도장은 조용해졌다.

길이가 이천 장 되고 수많은 빛이 반짝이는 큰 배가 천천히 날아왔다.

배는 수많은 강기 폭풍을 뚫고 그림자를 만들었다.

배가 멈추자 휙휙휙 하는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세 무리의 사람들이 배에서 날아 나왔다.

맨 왼쪽 앞에 선 자는 제의를 입고 기질이 호화로운 중년 부인이었다.

그녀의 뒤에는 팔십 명의 제의를 입은 여제자들이 따랐다.

여인들은 신비한 면사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그러나 아름다운 눈, 걷는 자태, 겉에 드러난 새하얀 피부 그리고 제의가 꽁꽁 감싼 아름다운 몸매 모두 무인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마치 꽃이 만발한 것만 같았다.

이들은 삼대 세력 중 하나인 요지성산의 무인들이었다.

소문에 요지성산은 외부와 규칙이 달랐다.

경지가 같으면 여인의 신분이 남자보다 훨씬 더 높았다.

맨 오른쪽의 무리는 요지성산과 완전히 달랐다.

맨 앞에 선 사람은 긴 머리카락을 어깨까지 드리운 중년 사내였다.

커다란 몸집을 지닌 사내는 두 손을 소매 안에 넣고 두 눈을 꼭 감고 천천히 걸었다.

멀리서 봐도 저도 모르게 압박감이 들었다.

중년 사내의 뒤에는 열세 명의 제자들이 따랐다.

남자 여자 다 있었다.

그들은 평범한 복장을 입었다.

그러나 제자들은 무도에 깊이 빠진 기운을 뿜었다.

이들은 무도종의 제자들이었다.

소문에 무도종의 취지는 무도가 가장 중요하고 자신의 무도를 위해 모든 걸 바칠 만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요지성산과 무도종의 기세는 가운데 무리보다 약했다.

가운데 무리에서는 보라색 두루마기를 입은 노인 세 명이 맨 앞에 섰다.

그들은 기세가 산 같고 걸음이 용 같았다.

마치 세 자루 절세의 예리한 검 같았다.

그들 뒤에는 일곱 명의 제자가 뒤따랐다.

이들은 뼛속 깊은 곳의 오만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들은 남천신지의 제자들이었다.

창람대륙은 반신지국에 삼대 세력이 있다는 걸 인정했다.

그러나 수많은 강자, 무인들은 남천신지의 실력은 요지성산과 무도종을 훨씬 초월하고 명실상부한 가장 강한 세력이라는 걸 알았다.

"진짜 남천신지구나!"

"저 보라색 두루마기를 나는 알아. 남천신지의 장로 복장이야!"

"역시 요지성산의 여제자구나. 진짜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예쁜 것 같아!"

"후, 반신지국의 삼대 세력이 오다니!"

빛 도장 위의 중주의 제자, 장로들은 숨을 들이켜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진짜 삼대 세력이 온 걸 봤을 때, 그들은 다시 한 번 충격을 받았다.

대제나 강자들은 정신을 차리고 빠르게 신념으로 교류했다.

대제나 강자들은 그나마 침착했다.

대제가 되었으면 창람대륙의 거물이고 침착할 만했다.

"삼대 세력이 용제원이 올 줄 몰랐소."

용제는 자리에서 일어나 앞을 바라보며 말했다.

"구미, 어서 손님들을 도장으로 모셔라."

"알겠습니다."

구미요제가 손을 젓자 도장에서 세 개의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빛은 세 개의 빛을 뿜는 길로 변해 삼대 세력의 발아래까지 뻗었다.

조금도 남김없이 대제 정상의 경지를 드러냈다.

"휴, 깜짝 놀랐네. 노궁, 이들은 뭐 하러 온 거요?"

사마공은 안절부절못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진남, 그 바보가 삼대 세력의 노여움을 사서 삼대 세력이 혼내주러 왔다고 하진 마시오."

사마공은 이렇게 말했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 가능성이 컸다.

진남의 성격에 삼대 세력의 미움을 사는 건 조금도 놀랍지 않았다.

"무슨 생각하는 거요? 진남은 삼대 세력의 미움을 사지 않았소. 나도 이들이 뭐 하려는지 모르겠소.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하오. 이번에 큰일이 벌어질 것 같소."

궁양은 고개를 저으며 침착하게 말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