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2화 일일 스승
삼대 요제는 그 말을 듣고 눈에 이상한 빛이 돌았다.
'단천대제 이놈이 진짜로 타요봉을 만들었어?'
무제 아래만 제압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 정도만으로도 엄청났다.
"진남, 타요봉을 가지고 있으니 한 가지 부탁을 하자."
용제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흘 동안 삼대 천재의 스승이 되어 타요봉으로 그들을 지도하거라."
진남은 깜짝 놀랐다.
용제가 말하는 삼대 천재란 오창천, 구구, 양제였다.
'나더러 그들의 스승이 되라고?'
"너도 알다시피 순위전에서 오창천은 마녀에게 지고 구구는 불타에게 졌다. 양제는 지지는 않았지만, 실력이 한참 멀었다. 마침 타요봉이 요수를 제압할 수 있으니 그들 셋에게 사용하면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용제는 여유롭게 말했다.
전체 요족에서 삼대 요제는 진남의 성장에 더욱 관심을 두었다.
그러나 진남이 하는 것을 보면 충분히 놀라웠다.
그래서 그들은 진남에게 삼대 천재들 도우라고 한 것이었다.
삼대 천재가 요제가 되면 요족에게는 삼대 전력이 늘어난 것과 같았다.
"그렇군요."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용제의 말을 알아들었다.
진남의 머릿속에 갑자기 태고자금전룡이 하늘을 찢던 장면이 떠올라 두근거렸다.
'기회가 왔다.'
삼대 요제가 지켜보는 가운데 진남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선배님들, 제명쟁탈전이 곧 시작되니 저는 많은 시간을 들여 그들을 가르칠 수 없습니다. 하루만 시간을 내겠습니다."
"하루면 충분하다."
삼대 요제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진남, 다른 요구가 있으면 말해 보거라."
구미요제는 옆에서 물었다.
그녀는 진남이 공짜로 도와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제 요구는 간단합니다. 제명쟁탈전이 끝날 때까지 삼대 천재가 제 탈것이 되게 해주십시오."
진남이 말했다.
그는 태고자금전룡을 타고 싶어 한 지 한참 되었다.
한데, 마침 기회가 왔다.
'오창천, 구구, 양제, 이 유명한 삼대 요족의 천재가 내 탈것이 된다면 얼마나 멋있을까?'
상상만 해도 무척 흥분되었다.
"뭐라?"
삼대 요제는 동시에 두 눈이 커졌다.
그들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삼대 천재를 탈것으로 사용하겠다고?'
'이 녀석 농담이 아닌 것 같은데?'
"허튼소리!'
용제는 얼굴이 굳어서 단호하게 말했다.
"진남, 삼대 천재는 제방 십 위 안에 든 아이들이다. 그런데 네 탈것이 되게 해달라고? 그럴 수 없다. 이 일을 다시는 언급도 하지 말거라!"
구미요제와 암흑요제도 표정이 어두워졌다.
인족들에게 탈것이 되는 것은 큰 금기 사항이었다.
진남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선배님들, 저는 감히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그들이 심성이 나쁘지 않다면 하루 만에 실력이 훌쩍 높아질 것입니다. 게다가 계속 제 탈것이 되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제방 쟁탈전이 시작될 때만 타게 해주면 됩니다."
그는 이어서 말했다.
"제가 나서면 그들이 제명을 얻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것입니다."
진남은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삼대 천재의 심성이 나쁘지 않다면 전신의 왼쪽 눈과 타요봉을 사용하여 그들의 실력을 높이는 것은 별문제가 없었다.
"너……."
삼대 요제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들은 말문이 막혔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진남의 말이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
한참의 침묵이 흘렀다.
용제가 심호흡하더니 예리한 시선으로 진남을 노려보며 말했다.
"네가 그들의 실력을 훌쩍 높인다면 나도 약속하마! 그들이 제명을 얻을 수 있게 네가 돕는다면 삼대 천재를 타고 다니는 것은 물론 우리 삼대 요제들도 한 번은 네 탈것이 되어줄 수 있다."
"그 말이 사실입니까?"
진남은 숨이 턱 막히고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다.
삼대 요제, 그것도 정상급의 무제들이었다.
본체로 변한 이들을 타고 다닌다면 그 장면은 아마 전체 중주를 놀라게 할 것이다.
"물론이다."
삼대 요제는 어이가 없었다.
'이놈이 진짜 우리를 탈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니!'
'하지만 이 녀석이 삼대 천재가 제명을 얻을 수 있게 돕는다면 한 번 태우는 것쯤이야 별거 아니지.'
"진남, 긴말 하지 않겠다. 지금 당장 너를 만요원에 데려가마. 미리 말해두는데 나를 실망시키면 이 누님에게 단단히 예쁨받을 각오를 하거라!"
구미요제는 매력적인 웃음을 흘렸다.
'일을 제대로 처리 못 한다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줄 테다.'
"그럼요."
진남은 담담하게 웃었다.
구미요제는 말없이 손을 휘둘러 수많은 부문으로 진남을 감싼 후 신비한 곳을 떠났다.
슉-
진남은 발이 땅에 닿자 엄청난 요기가 사방에서 밀려와 그를 감싸는 것을 느꼈다.
"요기가 참 짙구나. 여기가 만요원인가?"
진남은 주변을 둘러보며 놀란 표정을 드러냈다.
하늘, 땅, 나무, 초목 모든 것이 파란색이고 공간마다 짙은 요기를 풍겼다.
게다가 하늘에는 요기가 변한 용, 봉황의 모습도 보였다.
앞쪽에는 십여 개의 궁전이 주변에 늘어서 있었는데, 궁정 위쪽에는 수많은 금제, 진법. 부문, 요제의 의지가 쌓여 진남의 왼쪽 눈으로 안을 살필 수 없었다.
"여기가 바로 만요원이다. 용제원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용제와 반신지국과 요신금지에 있는 강자들이 힘을 합쳐 만든 것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신비한 곳이지."
구미요제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용제원은 중주 이성 세력 중에서도 으뜸이다. 그게 우리 삼대 요제 때문만은 아니다."
진남은 깜짝 놀랐다.
'만요원에 비밀이 있는 걸까?'
구미요제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폐관 도장으로 너를 데려가마. 삼대 천재도 곧 올 거다."
그녀는 손을 뻗어 진남을 잡고 벼랑 아래에 있는 도장으로 날아갔다.
도장은 크지 않았지만, 주변은 새하얀 것이 마치 구름 위에 있는 느낌을 주었다.
일종의 신비한 금제였다.
다른 사람들은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없었다.
"일일 스승이라……. 재미있겠구나."
진남은 혼잣말하며 가부좌를 틀고 앉아 눈을 감았다.
곧 더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이었다.
잠시 후, 슉슉슉 하고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고 구미요제, 오창천, 구구, 양제가 도장에 나타났다.
오창천, 구구, 양제의 표정은 모두 어두웠다.
성격이 좋은 구구도 이번에는 화가 잔뜩 났다.
구미요제의 명이 아니고 장로봉 봉주나 다른 사람들이 왔더라면 절대 따르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족이 그들의 일일 스승이 되는 것도 모자라 실력이 확실하게 높아지면 제명쟁탈전이 끝날 때까지 인간족의 탈것이 되라고 했다.
'웃기는군!'
'우리는 삼대 천재다!'
혈통이 천급 오품 무혼에 맞먹고 나중에 정상급 요제가 될 가능성이 컸다.
더구나 구미요제의 말대로라면 인간족은 무제도 아니고 경지도 그들보다 낮았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한번 보자!"
오창천은 심호흡하고 구구, 양제와 함께 동시에 진남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깜짝 놀랐다.
'무조 사 단계?'
'……뭔가 잘못된 거지? 겨우 무조 사 단계라고?'
"이자는 진남이다. 이름 들어봤지? 이제부터 하루 동안 잘 협력하거라."
구미요제는 웃으며 말했다.
"진남?"
삼대 천재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은 진남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화지진과 사이가 안 좋고 이번 순위전에서 실력 발휘를 잘해서 용제원 내문 일 위가 되어 앞날이 창창하다는 정도였다.
"구미요제 선배님, 제가 선배님을 존경합니다만 저를 가지고 놀지 마십시오! 죄송합니다, 이번 일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오창천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차갑게 쏘아붙이고 자리를 뜨려고 돌아섰다.
구구와 양제도 표정이 보기 싫게 변했다.
'구미요제라고 해도 우리를 놀리면 안 되잖아?'
"멈추거라."
진남은 눈을 뜨고 평온한 말투로 호통쳤다.
오창천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훑어봤다.
그의 몸에서 용의 기운이 뿜어져 나와 하늘로 솟구쳤다.
'이 녀석과 따지는 건 시간 낭비다.'
슉-!
바로 그때, 진남은 사정없이 타요봉을 꺼내 휘둘렀다.
"감히 나를 공격해? 죽고 싶은 거구나!"
오창천은 공격을 감지하고 화가 폭발했다.
용기(龍氣)가 하늘로 솟아오르더니 거대한 용 발로 변해 진남의 머리를 힘껏 잡았다.
그는 태고자금전룡족의 소주였다.
'요신금지의 천재들과 비교할 수 없었다지만, 고작 진남 따위가 나에게 대들다니? 하늘 높은 줄 모르는구나!'
"응?"
별안간 오창천의 눈이 가늘어졌다.
옆에 서 있던 구구와 양제도 깜짝 놀랐다.
용 발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타요봉은 무아지경에 이른 듯 바로 오창천의 어깨를 가격했다.
펑-!
오창천은 얼굴을 찡그렸다.
타요봉 한 방을 맞자 오창천의 강한 육체에 아픔이 느껴졌다.
게다가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그의 체내에 있던 요조의 힘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구구와 양제는 두 눈에 이상한 빛이 스쳤다.
진남은 이상했다.
특히 그의 손에 들린 몽둥이는 더 이상했다.
"보아하니 재간은 좀 있나 보구나. 하지만 너 같은 자가 감히 나의 스승이 되고 나를 타고 다닐 수 있겠느냐?"
의심스러운 것도 잠깐이었다.
오창천은 하늘을 향해 포효하자 전의가 화르륵 솟아올랐다.
쿵-!
오창천은 훌쩍 날아올라 입을 쩍 벌렸다.
"용신포효(龍神咆哮)!"
그의 공격은 무조 사단계가 아니라 무조 정상급의 강자도 중상을 입힐 수 있었다.
슉-!
진남은 또 타요봉을 휘둘렀다.
기이한 현상이 또다시 벌어졌다.
용신포효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타요봉의 끝이 오창천의 머리를 때렸다.
펑-!
오창천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찌를듯한 아픔에 그는 참을 수 없었다.
구구와 양제는 그 모습을 보자 충격을 받았다.
처음 공격에서 오창천은 사정을 봐주어 살살 공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을 봐주지 않고 공격을 했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너……."
오창천은 두 눈을 부릅뜨고 머리를 감싸 쥔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남을 바라보았다.
눈앞에 벌어진 일은 그의 상식을 뛰어넘었다.
그는 제방 사 위에 자아무조 정상급이었나 진남은 고작 무조 사 단계일 뿐이었다.
진남이 들고 있는 이상한 몽둥이가 신위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단계를 뛰어넘어 그를 제압할 수는 없었다.
진남은 여전히 평온한 표정이었다.
그는 삼대 천재를 훑어보더니 말했다.
"깊이 생각할 거 없다. 내가 들고 있는 타요봉은 요족들을 제압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요제 단계가 아래는 전부 제압할 수 있다."
그의 말에 삼대 천재는 충격을 받았다.
'타요봉? 그런 물건도 있었어?'
구미요제는 시기가 적당하다고 생각되어 가벼운 미소를 짓고 말했다.
"이제 진남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 봤지? 너희들이 강해지려면 무조건 진남에게 복종해야 한다. 시간은 하루밖에 없다. 나는 더 할 말이 없다. 선택은 너희들이 하거라."
말을 마친 그녀는 발끝을 차더니 도장에서 사라졌다.
도장에는 침묵이 흘렀다.
오창천은 정신을 차리고 두 눈에 엄청난 빛을 뿜어냈다.
"재미있구나, 재미있어! 타요봉이라고 했지? 오늘 한번 보자. 타요봉이 내 실력을 얼마나 높여줄지! 진짜 네 말대로라면 탈것이 된들 어떠하냐?"
뼛속 깊숙한 곳에서 흘러나온 오기였다.
태고자금전룡족의 소주가 어찌 무서워하겠는가!
"오 사형의 말이 맞다. 하루 안에 나를 강하게 만든다면 탈것이 아니라 다른 일을 시킨다고 해도 기꺼이 하겠다."
구구는 물기가 가득한 눈을 깜빡였다.
"동의한다."
양제도 담담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