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9화 아홉 번째 무조 나무
"에휴, 더 말하지 않겠다."
단천대제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흥! 연기라도 해서 맞춰줄 순 있잖아!'
"나의 두 번째 보물은 재미있다. 이것이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아, 용제원으로 돌아간 후 네가 내문제자들을 오십 마리 이상 혼내거라. 그렇지 않는다면 내 너를 가만두지 않겠다."
단천대제는 정색하고 엄숙하게 말했다.
"요족의 내문제자들을 오십 마리 혼내주라고요?"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단천대제는 왜 이런 요구를 하지?'
"이 의지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긴말하지 않겠다. 나는 그녀를 찾으러 가겠다."
진남이 물어보기도 전에 단천대제는 이를 악물고 빛으로 변하여 구리거울 안으로 날아 들어갔다.
그녀를 찾는다는 건 구리거울 속의 그녀를 찾는다는 것이었다.
쿵-!
얼마 안 돼 진남의 식해 안의 구리거울에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처참한 비명도 조금씩 들리는 것 같았다.
"단천대제가 감히 구리거울 안의 여인을 건드리다니……."
진남은 고개를 저으며 몸을 한 번 떨더니 수정함에 시선을 돌렸다.
그는 두 번째 보물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두 번째 보물을 본 그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타, 타요봉(打妖棒)?'
수정함 안에 투명한 긴 방망이가 들어있었다.
아무런 영기 파동이 없고 안에는 기영도 없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엄청난 신위가 있었다.
방망이 옆에 고권(古券)이 있었다.
고권의 앞에 '타요봉'이라는 세 글자가 쓰여있었다.
그 아래에는 작은 글자가 가득했다.
'무제 경지 이하의 요족은 타요봉의 공격에 반항할 수 없다!'
짧디짧은 한마디였지만, 진남은 경악했다.
'반항할 수 없다고? 그렇다면 이 방망이가 있으면 무제 이하의 요족은 모두 이길 수 있다는 건가?'
진남은 육령용맥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몇천 년 전에 단천대제는 제위를 차지한 후 위엄이 높았다.
그러나 나중에는 용제원에서 쫓겨나고 인족봉도 봉변을 당했다.
이는 단천대제가 요족을 억제하는 법보를 만들기 때문이었다.
'그게 진짜였어?'
"진짜 미치광이구나. 대체 용제원에 얼마나 불만이 많았으면 이런 법보를 만들어냈을까?"
정신을 차린 진남은 길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의 눈에 흥분이 가득했다.
'타요봉은 진짜 마음에 든다!'
* * *
그 시각, 화도산맥.
우르릉-!
엄청난 빛이 기세가 드높게 내려와 몇 개의 그림자를 휩쌌다.
그림자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제기랄!"
주 성주는 안색이 시커메져 욕설을 퍼부었다.
그뿐만 아니라 최립허 등도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들은 진남 등을 쫓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다.
그런데 잡고 나니 볏짚으로 만든 사람일 줄이야.
"주 성주!"
최립허는 이를 깨물고 말했다.
"이대로 진남을 계속 쫓는 건 시간을 낭비하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저는 이만 빠지겠습니다."
그의 말에 주 성주는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최립허가 빠지면 수단이 많이 줄어드는 셈이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최립허는 주 성주를 힐끗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그 자식이 평생 산맥에 숨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저는 그자를 죽는 것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 겁니다."
그의 마지막 한마디에 엄청난 살기가 번뜩였다.
어찌 진남을 잡고 싶지 않을까?
그러나 계속 찾는 건 시간을 낭비하는 거라 차라리 수련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좋다."
주 성주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차가운 눈길로 말했다.
"나는 포기하지 않을 거다. 나는 반드시 그 자식을 잡겠다."
최립허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긴말하지 않고 돌아서 떠나갔다.
주 성주는 잠시 서 있더니 손을 저어 다른 사람들을 떠나가라고 했다.
뇌령성을 운행해야 하고 상황을 안정시켜야 했다.
모두 나와서 무작정 한 사람을 추격하는 건 좋지 않았다.
"열흘이다. 열흘 내에 그자를 찾지 못하면 나도 나중에 다시 찾겠다."
주 성주는 차가운 눈길로 주위를 둘러보더니 몸을 날려 안으로 들어갔다.
* * *
그 시각, 틈 속 동굴 안.
"우선 타요봉을 거두자!"
진남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타요봉을 저장주머니에 넣고 먼 곳을 바라보았다.
대전에서 흥미진진하게 수색하던 사마공과 천기견, 천기서는 우연히 작은 보물을 발견하고 무척 기뻤다.
"사마공, 제정을 얼마 갖고 있습니까? 저는 제정이 필요합니다."
진남은 신념을 전했다.
"진남, 나에게도 얼마없소. 여기 삼만 개 제정이 있는데, 자네 가져가시오."
사마공의 아쉬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저장주머니가 날아왔다.
"고맙습니다."
진남은 미소를 짓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도장을 떠났다.
그는 화염산 골짜기 안의 은밀한 동굴 안으로 왔다.
그는 사마공을 믿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다른 사람들에게 전신의 혼에 관해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삼키자!"
진남은 손을 뻗어 제정을 모두 입에 넣었다.
사천 개!
구천 개!
만 개!
이만 개!
오만 개의 제정을 전부 삼켰지만, 그의 전신의 혼은 여전히 움직임이 없었다.
체내엔 스무 개의 홍몽지기가 생겼다.
"진급하진 못했지만 천급 사품으로 진급하는 데 얼마 남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진남의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천급 사품 무혼으로 진급하면 제방에서 서른여 명의 천재를 제외하고 다른 천재들은 그보다 전투력이 많이 낮아진다.
"잠시 무혼을 생각하지 말자. 이제부터 뇌겁을 만들자!"
진남은 고개를 젓더니 몸을 날려 다시 도장으로 돌아갔다.
산골짜기에서 도겁하면 기척이 너무 커 주 성주 등을 끌어올 수 있었다.
"먼저 이것을 빨아들이자."
진남은 저장주머니에서 뇌령성의 지보를 꺼내더니 신념을 금인에 주입하여 움직이기 시작했다.
윙- 윙-
금인은 원하지 않는 것처럼 떨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기묘한 흡인력을 뿜어 지보 안의 천지의 힘을 전부 빨아들였다.
쿵-!
그리곤 강기를 뿜어 진남을 후려쳤다.
진남의 검은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이 자식, 지보 안에 있는 천지의 힘을 흡수하기 싫은가 보구나."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앞으로 천지뇌겁만 흡수해야겠다.'
"집중하자, 집중하자!"
진남은 중얼거렸다.
시간이 흘러 그의 집중력은 최고조에 달했다.
"뇌겁을 펼치자!"
진남이 문득 크게 소리쳤다.
동시에, 금인이 흔들더니 금인 속의 천지의 힘이 전부 용솟음쳐 나와 빠르게 도장 위에 뭉쳤다.
사방이 시커메졌다.
수많은 뇌정이 꿈틀거렸다.
"어? 진남, 뭐 하는 거요? 여기서 뇌겁을 펼치다니!"
대전 안의 사마공은 안색이 새파래졌다.
'설마 동굴을 무너뜨리려는 건가? 어? 잠깐…….'
사마공은 잠시 당황했다가 이내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진남은 무조 이 단계의 경지이고 무조 육 단계의 전력에 맞먹는다. 그런데 줄곧 도겁하지 않은 건가?'
콰콰쾅-!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수많은 먹구름이 한데 뭉쳐 위력이 엄청난 뇌검을 이루었다.
뇌검 앞에서 진남의 기운이나 다른 기운은 모두 매우 보잘것없었다.
"아쉽다. 천지의 힘이 아직도 부족하구나. 고작 뇌검 한 자루밖에 만들지 못하다니."
한 자루의 뇌검을 본 진남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고개를 저으며 한탄했다.
뇌겁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가 도겁한 후 얻는 이익이 더 컸다.
평소라면 그의 말을 들은 천지뇌겁은 틀림없이 분노했을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천지의 힘은 주인이 없는 상황이라 천지와 연락이 끊긴 상황이었다.
"모르겠다! 무조 나무……! 드러나거라!"
진남이 낮게 소리치자 온몸의 피가 뜨거워졌다.
그의 기세도 크게 변했다.
좀 전까지 빛이 반짝거리더니 지금은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쿵-!
연이은 폭발음과 함께 사마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광경을 보았다.
길이가 이 장 되는 여섯 그루의 무조 나무가 일제히 하늘로 솟아올랐다.
무조 나무들이 뿜는 제술의지가 동굴에 가득 퍼졌다.
기세가 대단한 뇌겁도 제술의지 앞에서 기세가 보잘것없었다.
'……여섯 그루? 이게 대체 무슨…….'
"……! 이 자식이 무도규칙을 초월했구나!"
정신을 차린 사마공은 크게 숨을 들이켰다.
그는 도제전승을 계승하였기에 무도규칙을 초월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그는 저도 모르게 동주에 있을 때 우연히 만난 백발의 노인이 생각났다.
백발의 노인은 그에게 이상한 말을 했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지금은 그를 실망시켰다.
우르릉-!
도장에 엄청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뇌검은 엄청난 검기를 폭발해 수많은 뇌정기를 얽어 진남을 세게 내리쳤다.
"눌러라!"
진남이 길게 소리치자 그의 등 뒤의 여섯 그루의 무조 나무가 하늘로 솟아올라 뇌검에 부딪혔다.
초식 등은 하나도 없이 단순하고 거친 힘밖에 없었다.
퍼퍼퍼펑-!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여섯 그루의 무조 나무의 위력은 뇌겁과 싸워도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회백색의 무조 나무는 다섯 그루의 전신의 나무를 이끄는 장군처럼 명령을 내려 지휘하여 무조의 힘을 최대로 발휘했다.
"단천도!"
진남의 오른팔이 엄청난 도광을 번쩍거렸다.
"잘라라!"
진남의 체내에ᄉᆞ 전의가 용솟음쳤다.
그는 발을 구르며 위로 솟아올라 왼손에 쥔 칼로 뇌겁을 내리쳤다.
쿵-!
뇌겁은 완전히 눌려 밀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꽤 지난 후 진남의 두 눈에 엄청난 빛이 스쳤다.
'바로 지금이다!'
"전신 제일 식, 전자무쌍!"
진남의 기세는 파도처럼 점점 거세졌다.
그의 왼쪽 눈에서 눈부신 보라색 빛이 반짝거렸다.
뇌검의 모든 걸 꿰뚫어 봤다.
"부숴라!"
진남은 사납게 소리치며 단천도를 내리쳤다.
여섯 그루의 무조의 나무는 뇌검을 눌렀다.
우르릉-!
천지를 뒤흔드는 폭발음이 울려 퍼지더니 커다란 뇌검이 완전히 터져 수많은 파란색 광점으로 변했다.
파란색의 광점은 도겁을 해야만 생겼다.
매우 방대하고 순수한 힘이 있었다.
윙-!
이때, 진남의 몸이 떨리더니 현묘한 기운이 그의 체내에서 솟아올랐다.
"이건……? 전신의 힘인가?"
진남은 고개를 숙여 봤다.
그의 눈에 기쁨이 드러났다.
그의 체내에 세 개의 전신의 힘이 생겼다.
이때, 여섯 그루의 무조 나무가 가볍게 떨리기 시작했다.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방대한 힘이 무조 나무에 주입되어 그것들을 진급시키려 했다.
"진급시킬 필요 없다! 모든 힘은 나의 명령을 듣거라. 무조 나무를 만들어라!"
진남이 사납게 외치자 신념이 미친 듯이 솟아올랐다.
그는 도겁한 후에 발생한 힘을 전부 한데 모아 세 개의 전신의 힘에 주입했다.
동시에 그는 제술의 의지를 전신의 힘에 주입했다.
화르륵-!
전신의 힘은 한데 뭉쳐 무조 씨앗을 이루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더니 엄청난 속도로 자라났다.
나무는 순식간에 이 장 정도로 커졌다.
도겁 후 생긴 힘이 흩어졌다.
"아홉 번째 무조 나무다!"
이 광경을 본 진남은 저도 모르게 흥분되었다.
아무도 한 적 없다!
그는 무도규칙을 초월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만든 한계를 초월했다.
그가 전에 생각한 수련의 길은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