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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500화 (500/1,498)

500화 도원정석을 챙겨가다

진남의 말에 장로들과 제자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라고?'

'도원정석을 인족봉으로 옮기겠다고?'

'무슨 헛소리 하는 거야?'

'도원정석은 여러 진법과 금제가 받쳐주고 있다. 그것이 스스로 날아 나온다면 몰라도 요제라도 그것을 억지로 가져가긴 어렵다.'

'진남이 수단이 있어 도원지기에서 도원지기를 얻었다 해도 그것이 스스로 나오게 할 순 없다!'

"인족봉으로 옮겨간다고?"

구미요제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이 자식 배짱이 두둑하구나.'

구미요제는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맑은 눈으로 진남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잘못 말한 게 아니냐? 진짜 인족봉으로 옮겨갈 거냐?"

"맞습니다."

진남이 말했다.

금인으로 그에게 새겨진 문양을 통해 그는 도원정석을 스스로 날아 나오게 할 자신이 있었다.

"쿡쿡……."

구미요제는 입을 가리고 웃었다.

그녀는 잠시 후 말했다.

"좋다. 동의한다. 네가 진짜 도원정석을 인족봉으로 옮기면 계속 그것으로 수련하게 해 주겠다."

그녀는 방법이 있으니 저렇게 확신에 가득 찬 말을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여, 그녀는 진남이 무조의 경지도 없이 어떻게 도원정석을 옮기는지 보고 싶었다.

"한 가지 질문이 더 있습니다. 인족봉으로 옮기면 시간제한을 받지 않고 도원정석으로 수련할 수 있습니까?"

진남은 뒤이어 물었다.

옮겨간 후에 수련할 시간을 하루만 준다면 그는 자신의 패를 내보이는 데 반해 손해가 컸다.

"된다. 된다. 옮겨가면 너의 것이다. 얼마가 되든지 상관없다."

구미요제는 눈길을 돌리며 말했다.

"하지만 네가 도원정석을 옮기지 못하면 어떻게 도원정석에서 도원지기를 흡수했는지 알려주거라."

"좋습니다."

진남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마음속에서 솟아오르는 흥분을 가까스로 가라앉히며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는 모든 신념을 금색 문양을 통해 도원동천 산봉우리 안의 도원정석에 주입했다.

오 장로, 화 장로 등과 제자들은 이 광경을 보자 굳어버렸다.

'진, 진짜 옮긴다고?'

'확신이 있는 건가……? 아니면 미친 거야?'

"진남, 반 주 향의 시간을 주겠다."

이때, 구미요제가 한마디 덧붙였다.

그녀는 계속 서서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진남은 묵묵히 모든 신념을 금인에 주입했다.

"반 주 향의 시간이 남았다. 반 주 향의 시간에 뭘 할 수 있을까? 응?"

구미요제는 장로와 제자들을 보더니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용제원에서 역사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가 도원정석을 옮기려는 거다. 하니, 우리 내기하자. 진남이 도원정석을 옮길 수 있는지 없는지 내기하자. 내가 선을 잡겠다."

그녀의 말에 장로들과 제자들은 모두 황당해했다.

그들은 구미요제의 성격이 매우 이상하다는 걸 들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내기하자고 할 줄 몰랐다.

"저는 '옮길 수 없다'에 걸겠습니다."

현월이 가장 먼저 소리쳤다.

"녀석, 괜찮구나. 박력 있구나. 적어도 오백 개 제정은 걸어야겠지?"

구미요제는 하늘에서 내려와 제위를 거두었다.

"저도 '옮길 수 없다'에 걸겠습니다."

"저자는 옮기지 못할 겁니다!"

"저자가 무슨 비장의 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일입니다."

"……."

현월과 구미요제가 나서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이때 윙 하는 떨리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왔다.

매우 약하여 사람들은 느끼지 못했다.

"응?"

구미요제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눈에서 은은한 빛을 뿜으며 도원정석이 있는 곳을 바라봤다.

윙- 윙- 윙-!

이때, 떨리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마치 소리의 파동이 허공을 때리는 것만 같았다.

장로들과 제자들도 이변을 느끼고 안색이 크게 변했다.

적지 않은 제자들은 방금 꺼냈던 제정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시끌벅적하던 도장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설마…….'

"도원정석 나오거라!"

그때, 진남이 두 눈을 번쩍 뜨더니 크게 소리쳤다.

용제원의 장로들과 제자들은 평생 잊지 못할 광경을 목격했다.

우르릉-!

천지를 진동하는 폭발음이 수련봉에 울려 퍼졌다.

도원동천 안의 방대한 힘이 커다란 산봉우리를 산산조각 냈다.

흩날리는 수많은 돌 중에서 커다란 정석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도원정석이 보라색 빛을 뿜으며 진남이 있는 곳으로 빠르게 날아왔다.

그 기세가 엄청났다.

'도, 도원정석이…… 스스로 날아왔다…….

거대한 도원정석이 수련봉에 날아올라 산봉우리를 보랏빛으로 가득 덮었다.

용제원이 보랏빛으로 가득 찼다.

"이, 이런……."

구미요제는 너무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

오능, 화 장로, 현월 등은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어 넋을 놓고 있었다.

"구미요제 누님, 약속대로 반 주 향 안에 도원정석을 옮겼습니다. 그러니 도원정석을 가지고 인족봉으로 돌아가겠습니다. 하하하!"

진남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리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는 커다란 도원정석을 어깨에 메고 인족봉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저 녀석!"

구미요제는 그런 그를 보며 황당해하는 동시에, 눈을 반짝였다.

요제인 그녀는 도원정석 안에 있던 금색 문양을 이미 보았다.

진남은 도원정석이 스스로 날아오를 수 있게 이미 수단을 썼던 것이었다.

본래 이런 일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나 다름없었다.

구미요제도 진남에게 수가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어도 결국 이번 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다만, 그녀는 진남의 수단을 보고 싶어서 허락했고 내기를 한 것이었다.

하지만 마침 그게 진남이 원하는 것이었다.

구미요제는 용제원의 삼대 거물 중 한 명이었다.

그녀가 내뱉은 말은 법이었다.

덕분에 진남은 순조롭게 도원정석을 인족봉으로 옮겨가고 당당하게 소유하게 되었다.

"저 녀석 잔머리를 썼군……. 하지만 마음에 들어!"

구미요제는 진남의 꿍꿍이를 알아차렸지만,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발을 가볍게 구르더니 향기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진남의 뒤를 따라 날아갔다.

"우리도 따라가 보자!"

"이런! 진짜 옮겨가다니!"

"……."

자리에 있던 장로와 제자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충격받은 표정으로 진남의 뒤를 따라 날아갔다.

오능, 화 장로, 현월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들은 안절부절못하다가 사람들을 따라 날아갔다.

* * *

같은 시각.

수련봉에서 인족봉으로 가는 길에는 여덟 개의 산봉우리가 있었다.

거래봉, 심사봉, 임무봉, 무기봉, 연마봉 등이었다.

여덟 봉우리에도 장로와 제자들이 있었다.

여덟 봉우리의 장로와 제자들도 무엇을 느꼈는지 저도 몰래 고개를 들고 쳐다봤다.

그들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화들짝 놀랐다.

"응? 저게 뭐야!"

"진남이잖아? 설마 도원정석을 옮기는 거야?"

"요제! 구미요제 대인이 뒤에서 따라가고 있어! 그 뒤에 오 장로와 화 장로도 있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

여덟 산봉우리가 들끓었다.

그들은 진남이 보라색 정석을 메고 엄청난 기운을 풍기며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그 뒤로 구미요제, 오능, 화 장로 등도 따라가고 있었다.

이런 장면을 목격했으니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 *

같은 시각, 용제원 청광독유봉(靑光獨幽峰).

화간과 화지진은 정원에서 차를 마시며 정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주로 화지진이 말하고 화간은 듣고 때때로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이는 화지진의 취미였다.

그는 차를 마시며 정치를 논하기를 즐겼다.

그는 날카롭고 안목이 넓어, 중주 최상위자의 위치에서 모든 것을 분석했다.

화간은 그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알아들을 필요도 없었다.

화지진은 그저 자신의 말에 맞장구를 쳐줄 사람이 필요할 뿐이었다.

'흥! 진남, 도원동천에서 매운맛을 좀 봤느냐?'

문득 심심해진 화간은 진남을 떠올리며 콧방귀를 뀌었다.

'고작 제 신분에 나에게 도전해? 주제 파악도 못 하는 놈!'

그때.

갑자기 화지진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영패를 들고 살폈다.

영패를 확인한 그는 순간 눈이 커지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형님, 무슨 일입니까?"

화간은 화지진의 표정을 보자 살짝 놀랐다.

화자진이 놀란 표정을 짓는 건 오랜만이었다.

그리고 화지진이 입을 열고 몇 마디 하자 화간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제자리에 굳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수련봉에서 벌어진 일 때문에 용제원은 폭풍이 쓸고 간 것처럼 난장판이 되었다.

화지진뿐만 아니라 태고자금전룡봉, 구미천호봉, 암흑기린봉. 소일천랑봉, 홍룡봉 등의 장로들에서 잡일을 하는 제자에 이르기까지 놀라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만요원을 제외한 용제원 전체가 시끌벅적했다.

"뭐가 잘못된 거 아니야? 진남이 도원정석을 옮기다니!"

"그건 대제도 못 했던 일이잖아?"

"가자! 가보자!"

"허, 인간족이 요란하기도 하는구나!"

"……."

수많은 장로와 내문 제자, 외문 제자 그리고 잡일을 하는 제자들이 빛으로 변해 여러 산봉우리에서 인족봉을 향해 빠르게 날아왔다.

용제원은 마치 큰 모임이 열리는 것 같았다.

* * *

그 시각, 인족봉.

도원정석을 멘 진남은 방대한 무리를 이끌고 인족봉 하늘 위에 도착했다.

"선배님, 손님 맞을 준비를 하세요!"

진남의 커다란 외침이 인족봉 상공에서 울려 퍼졌다.

산봉우리 안쪽에 있던 육령용맥은 놀라서 깨어나 좋지 않은 안색으로 고함을 질렀다.

"네 이놈, 뭐 하는 짓이냐! 중요한 부분을 수련하는 중인데 방해하느냐? 너 오늘 혼 좀 나봐야……."

성격이 부드러운 육령용맥도 이번에는 화를 냈다.

고함을 지르던 육령용맥이 문득 하늘을 보는 순간 여섯 쌍의 눈을 가늘게 떴다.

'……어라? 이게 뭐야?'

'설마 진남이 정원도석을 가져온 거야? 진남의 뒤로 구미요제와 여러 장로도 따라오는 거야?'

"도원정석은 명을 받거라. 이제부터 인족봉에 자리를 잡으라!"

진남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풍겼다.

그가 손을 휘두르자 부문들이 끝없이 흘러나와 뱀처럼 도원정석을 감싸더니 인족봉을 향해 이끌었다.

쿵-!

도원정석은 인족봉 정상에 떨어졌다.

순간, 도원정석에서 보라색 빛이 뿜어지더니 산봉우리를 전부 감쌌다.

그러자 인족봉이 온통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쿠오오오-!

인족봉의 영인 육령용맥은 심신에 충격을 받고 하늘로 솟아오르더니 도원정석 주변을 맴돌며 포효했다.

그의 울음소리에 하늘이 흔들렸다.

웅웅웅-

동시에, 진동이 연이어 울렸다.

도원정석과 인족봉은 하나가 되어 기운이 엉켰다.

인족봉에 천지개벽과도 같은 변화가 생겼다.

그때, 수많은 빛이 하늘을 가르며 인족봉에 도착했다.

구미요제의 뒤에 그림자들이 점점 많아졌다.

하늘에서 여러 소리가 울려 퍼졌다.

구미요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들은 다만 인족봉의 변화를 지켜보고만 있었다.

진남의 주의력은 인족봉에 오롯이 집중되어 있었다.

도원정석을 옮길 때 그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용제원의 모든 장로와 제자들이 몰려왔어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이번 기회는 무척 중요했다.

인족봉은 도원정석과 완전히 합체가 되어야 명실상부 수련성지로 될 수 있었다.

이것은 진남이 무조의 길을 순조롭게 갈 수 있는지와도 연관이 있었다.

때문에, 진남은 잔머리를 굴린 것이었다.

모든 것은 강해지기 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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