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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416화 (416/1,498)

416화 문도산 폭파 계획

"하하하, 네 성격은 역시나 하나도 안 변했구나……."

오른팔은 차가운 표정이 온데간데없고 활짝 웃었다. 마음속에서 우러나도록 활짝 웃었다.

그는 진남에게 실망한 게 아니었나?

전혀!

그는 분노하지 않았나?

그것도 아니었다.

전신의 왼쪽 눈과 마찬가지였다.

전신의 오른팔도 진남에게 전쟁을 치르라고 했지만 진짜 필요해서였을까?

아니었다.

왼쪽 눈이나 청룡이나 그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리고 미래에도 아무런 잡념이 없고 한마음 한뜻일 것이다.

'진남아, 이건 모두 너를 단련하기 위한 것이다! 부디 삼 개월 후 실망시키지 말거라.'

전신의 오른팔은 고개를 번쩍 들고 소리 없이 포효했다.

단천도는 웅웅거리며 엄청난 도기가 하늘에 솟았다.

쿵! 쿵! 쿵!

순식간에 문도보굴의 몇십만 개의 이보들이 공명하듯이 엄청난 기운을 풍기며 하늘로 솟았다.

* * *

문도보굴 밖.

진남은 도장에 내려졌다.

오랫동안 기다린 눈먼 검객은 슉 하는 소리와 함께 진남의 앞에 섰다. 그는 경악하는 말투로 물었다.

"무슨 일이냐? 지보를 만났느냐? 그 지보를 얻었느냐?"

진남은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눈먼 검객이 어떻게 내가 전신의 오른팔을 만난 걸 알지?'

이때 문도보굴에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눈먼 검객도 미리 대비를 하고 금제를 쳤지만, 그의 검의 금제는 이내 무너졌다.

쿵쿵거리는 소리가 문도산에 울려 퍼졌다.

슉! 슉! 슉!

순식간에 강한 신념들이 일제히 강림했다.

문도보굴은 다시 이변을 일으켰다.

"영패를 가지고 먼저 가거라!"

눈먼 검객은 안색이 변하더니 진남에게 영패를 던져줬다. 그가 손가락을 굽혀 허공을 찢자 진남은 그 속으로 사라졌다.

곧이어 문도 노조 등 인물들이 일제히 나타났다.

눈먼 검객은 다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평소의 모습을 보였다.

문도산에서 몇백 리 떨어진 눈밭에서 허공이 찢어지더니 진남이 떨어졌다.

"뭐지? 왜 나를 여기로 보낸 거지?"

진남은 궁금했다.

그가 문도산을 떠나는 순간 문도보굴에 이변이 생겨 여러 거물들이 모여들었다. 문도산의 원로인 눈먼 검객은 논리대로라면 그를 남겨둬야 했다.

"음……. 일단 선배님이 준 영패를 한번 보자!"

진남은 영패를 들고 금제를 풀었다. 검의가 솟아오르더니 눈먼 검객의 형상이 나타났다.

"어린 벗, 시간이 없으니 짧게 말하겠다. 전에 나는 보굴에서 기연을 만나고 지보의 주인이 곧 나타날 것을 알았다. 네가 지보의 주인이라는 것을 안다. 걱정 말거라. 이 비밀은 절대 발설하지 않을 거다. 다만 네가 지보를 얻은 후 한 가지 이보를 나에게 주었으면 한다. 그 이보로 상처를 치료하고 싶다."

눈먼 검객의 말이 끝나자 형상이 사라졌다.

"그런 거였구나."

진남은 깨달았다.

그의 추측이 맞는다면 전신의 오른팔이 눈먼 검객에게 기연을 주었다. 진남은 왜 전신의 오른팔이 그렇게 했는지 알 순 없었지만, 어쨌든 눈먼 검객은 그에게 위협이 되지 않고 오히려 그의 편이었다.

눈먼 검객이 눈을 치료하려면 그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전신의 오른팔이 삼 개월의 시간을 주었다. 삼 개월 후 문도보굴이 열리면 여러 천재 인물들과 거물들이 전부 보일 거야……."

진남은 중얼거렸다.

눈먼 검객의 일은 먼저 묻어두고 삼 개월 후 열릴 문도보굴을 위해 준비를 해야 했다.

그에게는 삼 개월이라는 시간밖에 없었다.

삼 개월 후, 그는 단천도에게 승리한 전쟁을 안겨줘야 했다.

아니면 전신의 오른팔은 그의 소유가 아니게 될 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진남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삼 개월 후 그가 온 힘을 다해서 노력하고 기연을 좀 만난다면 어느 정도까지 돌파할 수 있을까?

아마 역천무존의 경지까지 갈 수 있어도 무성이 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런 경지라면 분천고국과 당청산의 도움이 있다고 해도 문도산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었다.

다른 말로 삼 개월 후에 그가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안 돼! 나는 전신의 주인이다. 전신의 오른팔을 다른 사람이 얻게 할 수는 없어! 그럼 방법을 생각해서 단천도를 얻은 후 문도산을 격파해야 해!"

진남은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전신의 오른팔을 절대 실망하게 할 수 없었다.

"삼 개월 후, 단천도를 뽑고 몇십만 개의 이보들이 나에게 온다면, 그리고 역천무존의 경지까지 합쳐진다면 무성 일 단계를 죽이는 것은 문제없다. 그러나 문도산은 기초가 단단하고 문도 노조와 문도 삼노 외에도 수많은 존자가 있다. 그리고 분천고국의 '선제 영정'같은 수단들도 있을 거고, 그러니 그들을 무너뜨리려면 반드시 더 강한 힘으로 문도산을 공격해야 해."

진남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그는 처음으로 여러 세력과 싸움 정세를 분석하는 것이었다.

"그럼 나는 어디 가서 엄청난 힘을 찾아와야지?"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중얼거렸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갔다.

진남은 눈바람 속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조각상처럼 서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몸은 큰 눈에 덮여버렸다.

세 시진 후.

쿵!

진남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터져 나와 눈을 날려버렸다.

방금, 그의 머릿속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천지뇌겁!

진남은 역천무존으로 진급할 때 내리는 천지뇌겁으로 문도산을 공격할 생각이 떠올랐다.

당청산의 이상뇌겁은 단목 봉주와 진남이 모든 힘을 다해도 막을 수 없어서 결국 구리거울이 나서서 겨우 막았다.

그가 진급할 때 불러오는 역천뇌겁은 당청산의 이상뇌겁보다 힘이 적을 것 같지 않았다.

그 엄청난 힘을 문도산을 공격하는 데 쓴다면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을 것이었다.

게다가 그것은 진남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 외에 다른 방법은 없었다.

진남은 심호흡으로 기분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다시 생각했다.

"천지뇌겁을 불러오려면……. 나는 이제 고작 존자 팔 단계이다. 역천존자가 되고 원만해져야 천지뇌겁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니 경지를 돌파해야겠군."

진남은 생각이 뚜렷해졌다.

'삼 개월 동안은 경지를 높여야 해! 역천무존 원만 경지가 되어야 해! 그러면 문도보굴이 열릴 때 단천도를 뽑고 천지뇌겁을 불러 문도산을 부술 수 있을 거야!'

"이놈아, 솔직하게 말해 봐! 너 단천도와 무슨 사이야?"

이때 난해무조와 시혈무조가 깨어났다. 그들은 흥분한 말투로 물었다.

양대 무조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몰랐지만, 자신들이 충격에 기절한 것은 기억했다.

"깨어나셨습니까?"

진남은 생각을 거둬들였다. 그는 두 무조를 보자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말했다.

"선배님들, 제가 삼 개월 안에 경지를 돌파하고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 방법이 있습니까?"

지급 구품이 된 전신의 무혼으로 천지의 힘을 흡수하기만 한다면 삼 개월 안에 역천무존 원만 경지가 되기는 어려웠다.

지급 십품의 무혼을 가져도 불가능했다.

반드시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빨리 경지를 높이고 후유증이 없는 방법?"

양대 무조는 잠시 고민했다.

시혈무조가 말했다.

"방법이 하나 있다. 동천복지(洞天福地)를 찾거라. 그리고 무혼으로 순수한 힘을 흡수하면 된다."

"동천복지요?"

진남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나 순간 제구성에 있을 때 벽원동천의 힘이 무척 순수했던 것이 떠올랐다.

시혈무조가 말하는 곳도 벽원동천 같은 곳이었다.

"허허, 단청아, 동주 각지에 우리가 모르는 게 있겠느냐? 여러 동천복지를 전부 꿰고 있어. 네가 단천도와 무슨 사이인지 알려주면 동천복지가 있는 곳을 알려주마."

난해무조는 여전히 호기심을 버리지 못하고 만면에 미소를 띠고 말했다.

그제야 진남은 양대 무조는 지금 경지가 약해졌지만 동주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사대 세력의 거물들도 이 둘보다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다.

"제가 단천도를 가질 희망이 있습니다."

진남은 한참 고민하더니 말했다.

양대 무조는 진남의 도움이 있어야 부활할 수 있었다. 그러니 소식을 조금 알려준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었다. 더구나 양대 무조의 의지를 부활시킬 수 있을 때는 진남의 경지도 엄청나게 올라갔을 것이다.

"뭐라?"

난해무조와 시혈무조는 경악했다.

'단천도를 가질 희망이 있다고?'

'충격적인 소식이다!'

몇천 년 동안 동주에 놀라운 인물들이 많이 나타났지만, 아직까지 지보를 얻은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아무런 희망도 없었다.

동주의 거물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 있었다.

'지보를 가진 사람은 다른 이보도 가질 수 있다고 했어!'

한참 후, 양대 무조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 진남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이 녀석, 대단하구나!'

'혼돈지기에, 단천도까지!'

"이런……."

난해무조는 헛기침을 하며 허허 웃었다.

"단청 도우, 단천도를 얻게 되거든 우리 둘을 위해 이보 몇 개만 얻어줄래? 걱정하지 마, 반드시 너에게 대가를 지불할 거야."

"단청 도우, 그게……."

시혈무조도 입을 열었다.

양대 무조는 몇몇 이보를 오랫동안 침을 흘리며 탐냈다.

"내가 단천도를 얻게 된다면 많은 이보도 같이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선배님들이 원하는 이보를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천도를 얻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진남은 둘을 보며 일부러 말했다.

양대 무조는 그의 뜻을 이해했다. 진남이 원하는 대가였다.

"무슨 어려움이 있느냐?"

시혈무조가 물었다.

"저는 삼 개월 안에 역천무존 원만 경지에 도달해야 합니다."

진남은 심호흡하더니 말했다.

"그렇지 못하면 단천도를 가질 수 없습니다."

"뭐? 역천무존 원만 경지?"

난해무조와 시혈무조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남은 고작 존자 팔 단계였다. 그런데 삼 개월 안에 그런 경지에 도달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단청, 그건 불가능하다. 역천무존이 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 그게 어디 일반 사람이 할 수 있는……."

시혈무조는 고개를 저었다.

동주에 수많은 천재들 중 그 경지에 이를 수 있는 사람이 얼마 되지 않았다.

양대 무조도 무적무존의 경지밖에 도달하지 못했다.

진남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존자정석을 뱉어냈다. 정석은 진한 존자의 힘을 뿜었다.

"어? 이건……."

양대 무조는 시선을 돌릴 수 없었다.

진남의 몸속에 있었지만, 진남이 가진 존자의 힘을 들여다볼 수 없었다. 이제 보니 정석에는 존자의 힘이 칠백아흔아홉 개밖에 없지만 역천의 자격은 갖춘 것 같았다.

"저는 역천무존이 될 수 있는 기초는 갖췄습니다. 다른 기연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강한 동천복지에서 순수한 힘을 흡수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역천무존의 원만 경지에 도달하고 싶습니다."

진남이 느긋하게 말했다.

양대 무조는 그제야 깨달았다. 단청이 그들에게 바라는 것은 강한 동천복지를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단청, 우리 둘이 죽기 전에 수단을 써서 '성왕동천'이라는 곳을 얻었다. 그곳에는 강한 순수의 힘이 있다. 우리가 부활한 후 정상급 경지를 회복할 때 쓰려고 남겨둔 곳이다……."

난해무조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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