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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60화 (360/1,498)

360화 설마…… 반보제기?

진남은 공노의 기운을 제대로 꿰뚫어 볼 수 없었다.

전신의 왼쪽 눈으로도 꿰뚫어 볼 수 없을 정도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왠지 익숙하다. 어디서 느낀 적 있는 것 같은데……."

진남은 중얼거리며 잠시 생각했지만, 도저히 생각나지 않아 고개를 저었다.

그는 더 생각하지 않고 공노에게로 걸어갔다.

"공노를 뵙습니다, 전 단청입니다. 이건 저의 영패입니다."

진남이 공수하며 말했다.

스윽!

공노가 꼭 감았던 두 눈을 번쩍 떴다. 그의 눈은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진남은 솜털이 모두 일어섰다.

'진짜 강하구나…….'

진남은 안색이 싸늘해졌다.

양대 신수의 위압에도 그는 흔들린 적 없었다.

"단청이라고? 네가 그 단청이냐?"

공노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가 말하자 사방이 조용해졌다.

"네."

진남의 눈에 의아함이 드러났다.

공노가 자신을 알고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황금 방은 칠 층으로 나뉜다."

공노가 다그쳐 물었다.

"네가 판단하기에 넌 몇 층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으냐?"

'나를 떠보는 건가?'

진남의 머릿속에서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진남이 잠시 시간 여유를 두고는 말했다.

"아마 일곱 번째 층에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진남은 일곱 번째 층에 들어갈 확신이 있었다.

그의 무예 천부는 앞선 사신대에서 이미 그 강력함이 증명되었다.

설령 황금 방의 요구가 사신대보다 높다고 해도 그는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다만 공노는 선배이고 진남은 후배이기에 말투나 행동이 겸손해야 했다.

"일곱 번째 층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공노의 마른 얼굴에 소리 없는 미소가 드러났다. 은근히 조롱하는 듯했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다만, 그가 말하기도 전에 공노가 차갑게 말했다.

"분천고국의 제 일 천재 적풍운도 다섯 번째 층까지 밖에 들어가지 못했다! 설사 분천황제도 여섯 번째 층까지 밖에 들어가지 못했다! 분천고국이 건국된 이래 선제를 제외하고 몇천 년 동안 아무도 일곱 번째 층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런데 네가 감히 칠 층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느냐?"

공노의 말이 쏟아져 내렸다.

진남은 속으로 놀라워했다.

그는 분천고국이 건국된 이래 선제를 제외하고 아무도 일곱 번째 층에 들어가지 못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공노가 그의 말을 듣고 이런 모습을 보일 법도 했다.

"선배님, 아무도 하지 못했다고 하여 저도 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모든 일엔 다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남은 빠르게 마음을 진정하고 담담하게 말했다.

"모든 일엔 다 가능성이 있다고?"

공노의 눈에 믿지 못하겠다는 빛이 스치더니 말했다.

"너의 무혼은 지급 구품에 도달했느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럼 너의 무혼은 몇 품이냐?"

공노가 다시 한번 물었다.

"지급 육품입니다."

진남은 제대로 말하지 않았다.

"지급 육품이라고?"

공노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의 무예 천부가 아무리 높다 해도 네 번째 층까지 밖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단청, 무식한 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네 태도는 너무 건방지구나! 됐다. 들어가거라! 오직 하루만 머무를 수 있고 한 가지 물건만 가져갈 수 있다. 거역하면 죽여버리겠다!"

마지막 말에서 엄청난 살기가 흘러나왔다.

진남은 어이가 없었다.

공노가 이런 반응을 보일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는 기분이 나빴지만, 더 말해도 별로 도움될 것이 없었기에 황금 방으로 들어가 직접 자신의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결심했다.

진남은 성큼성큼 황금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가 안으로 들어간 후 공노의 표정이 천천히 평온해졌다.

한참 지나서야 공노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단청이 혹시라도 나에게 놀라움과 기쁨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했었는데, 고작 지급 육품 무혼일 줄이야……."

공노는 다시 한번 두 눈을 감았다.

그러더니 그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잠깐 사이에 다른 엄숙한 얼굴로 바뀌었다.

만약 삼황자가 여기 있었다면 분명 매우 놀랐을 것이다.

신비한 공노가 바로 분천황제였다.

* * *

진남은 첫 번째 층에 들어서자마자 눈앞의 광경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한백옥(漢白玉)으로 만든 책장이 양쪽에 세워져 있었다. 책장에는 고적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다.

모든 고적 아래에는 진법이 있어 고적들은 기운이 신비하여 꿰뚫어 볼 수 없었다.

"대충 봐도 몇십 만 권은 되는 것 같다……."

진남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진남은 임의로 고적을 두 권 집어 훑어보았다.

고적들은 모두 최종급 무예나 일부 강자들이 스스로 창조한 무예였다.

"첫 번째 층에는 세 곳의 기우가 있다."

진남은 전신의 왼쪽 눈을 열어 훑어보았다. 세 권의 고적에서 매우 강한 고술의 기운이 반짝거렸다.

"일곱 번째 층으로 갈 수 있겠구나!

황금 방에 대해 조금 요해한 후 진남은 성큼성큼 이 층으로 걸어갔다.

진남은 지금까지 아무도 들어가지 못한 일곱 번째 층에 어떤 기우가 숨겨져 있는지 보고 싶었다.

첫 번째 층에서 두 번째 층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큰 짐승이 웅크리고 있었다.

짐승은 높이가 반 장 정도 되고 두 눈을 꼭 감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 이마에는 폭 패인 다섯 손가락 자국이 있고 기운은 죽은 것처럼 조용했다.

마무수였다. 무예 천부를 시험하는 요수였다.

천부가 기준에 도달하면 마무수는 깨어나 금제를 없애고 통로를 열어 주었다.

"설마 터지는 건 아니겠지……?"

진남의 얼굴에 망설임이 나타났다.

마무수는 매우 적었다.

만약 터져서 황궁에서 그더러 배상하라고 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마무수가 반응이 없을까 봐 근심하는데, 그는 오히려 마무수가 터질까 봐 근심했다.

"아냐, 설령 터진다 해도 나를 탓할 일이 아니야."

진남은 고개를 저으며 걱정을 털어버리고 손바닥을 내밀어 마무수의 이마에 놓았다.

쿵!

마무수가 눈을 번쩍 떴다.

그는 눈에 핏발이 서고 경악하며 소리쳤다.

"통과!"

그의 뒤의 금제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진남은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고 바로 두 번째 층으로 들어갔다.

진남은 그가 간 후 마무수의 표정이 크게 변하고 큰 입을 벌려 책장에 짙은 피를 뿜더니 눈이 뒤집혀 기절한 걸 몰랐다.

마무수의 머릿속에는 자신이 자세히 관찰하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맴돌았다.

* * *

그 시각, 황금 방 밖.

분천황제는 본 모습을 회복한 후 일어나 허공을 가르고 떠나려 했다.

계속 이곳에 있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이때, 윙 하는 가벼운 떨리는 소리가 황금 방 안에서 울려 퍼졌다.

첫 번째 층, 두 번째 층, 세 번째 층, 네 번째 층에서 모두 옅은 금빛이 반짝였다.

"응? 네 번째 층으로 들어갔나?"

분천황제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눈에 놀라움이 나타났다.

그는 단청이 세 번째 층으로 들어가기만 해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설마 단청이 네 번째 층에 들어갈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는 단청의 무예 천부가 확실히 낮지 않다고 생각했다.

"기껏해야 네 번째 층까지일 거다."

분천황제는 고개를 저었다.

관심을 거두고 떠나가려 했다.

이때, 쿵 하는 소리가 황금 방 안에서 들려왔다.

다섯 번째 층에서 반짝이는 금빛이 광풍처럼 뿜어 나왔다.

분천황제는 표정이 굳어지고 눈빛이 흔들렸다.

"다섯 번째 층이라고? 단청이 다섯 번째 층에 들어갔다고? 그럴 리 없는데……. 그는 지급 육품 무혼밖에 안 된다. 무예 천부가 아무리 높다 해도 네 번째 층에 들어간 것만 해도 대단한 수준일 텐데……."

그는 문득 단청이 진정한 무혼 등급을 숨겼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군, 재미있어. 다섯 번째 층에 들어가다니. 자질만 놓고 보면 적풍운에게 뒤지지 않는다! 그럼 네가 여섯 번째 층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 보자!"

분천황제는 발걸음을 멈추고 떠나려던 생각을 포기하고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여섯 번째 층은 몇백 년 동안 오직 그만이 들어갔다.

단청이 그와 어깨를 겨룰 수 있을지 궁금했다.

우르릉!

이때, 엄청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황금 방의 여섯 번째 층에서 찬란한 금빛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금빛 속에서 엄청난 위압이 퍼져 사람을 섬뜩하게 했다!

'단청이 여섯 번째 층으로 들어갔다!'

"여섯 번째 층에 들어가다니!"

분천황제의 얼굴에 놀라움이 나타났다.

여섯 번째 층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단청의 자질이 그와 어깨를 겨룰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우선 이상 현상을 가리자!"

분천황제는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이상 현상을 덮어버리고 외부인들이 발견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제천대전이 열리면 암투가 시작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단청이 황금 방 여섯 번째 층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적지 않은 영향을 일으킬 것이었다.

"단청……. 제법이구나. 분명 무혼 등급을 숨겼을 거야!"

분천황제의 눈에서 묘한 빛이 나타났다.

"여기서 기다리겠다. 네가 여섯 번째 층 황금 방 안에서 어떤 기우를 얻는지 보겠다."

그는 무언가 생각난 듯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아깝구나, 일곱 번째 층하고는 인연이 없구나……."

'일곱 번째 층은 진짜 너무 어렵구나!'

분천황제도 전에 직접 가본 적 있었다.

그는 미리 여러 가지 영약을 준비하여 무예 천부를 올려 상상할 수 없는 정도에 도달했지만 일곱 번째 층을 열 수 없었다.

단청은 자질이 뛰어나지만 아마 그처럼 여섯 번째 층에서 멈추게 될 것 같았다.

그러나 그의 한숨이 완전히 내뱉기도 전에 천지를 진동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황금 방에서 엄청난 기운이 용솟음쳐 올랐다.

수많은 금빛은 마치 화산이 폭발한 것 같았다. 금빛이 한데 뭉쳐 커다란 금룡을 이루더니 하늘을 향해 사납게 부르짖었다.

마치 분천황제의 금제를 찢어버릴 것 같았다.

천지가 변하고 용의 위엄이 높았다.

"아니……!!"

분천황제는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일곱 번째 층! 단청이 일곱 번째 층으로 들어가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 * *

황금 방, 일곱 번째 층.

일곱 번째 마무수가 기절한 후 진남은 수많은 세월 동안 먼지로 뒤덮인 대전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아직 전체 황금 방이 이로 인해 이상이 연거푸 일어나고 있다는 걸 몰랐다.

일곱 번째 층의 대전은 면적이 첫 번째 층의 십 분의 일도 안 되었다.

벽의 양쪽에 촛대가 놓여있었다.

촛대에는 파란색의 불꽃이 타올랐다.

진남은 눈을 가늘게 떴다.

대전의 중앙에 백골 십자가가 우뚝 서 있었고 십자가 위에 검은 두루마기가 걸려있었다.

두루마기는 먼지 한 점 없이 깨끗했다.

진남이 전신의 왼쪽 눈으로 보니, 두루마기에서 엄청난 힘이 느껴졌다.

힘은 성도지기보다도 더 강력했다.

'설마…… 반보제기인가?'

진남의 머릿속에 생각이 떠오르자 그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 강력한 백호성도 반보제기였다.

"아니다."

진남은 정신이 번쩍 들어 중얼거렸다.

"이건 반보제기가 아니다. 두루마기의 위능은 백호성과 비교하면 아직 많이 부족하다……."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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