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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49화 (349/1,498)

349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진남은 혼돈지기가 들어있는 탄선충 열 마리를 조종해서 폭발하게 했다.

쿵! 쿵! 쿵!

순식간에 방어력이 엄청났던 탄선충들이 전부 폭발했다.

시뻘건 피가 사방에 뿌려졌다.

탄선충들이 그 자리에서 소멸했다.

용연수는 두 눈에 비낀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급히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저 용연과 하나를 진남에게 떨어뜨렸다.

"용연과 하나를 상으로 주겠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하여 그 모습을 쳐다봤다.

'멀쩡하던 탄선충이 어떻게 폭발한 걸까? 게다가 한 번에 열 마리나? 단청이 대체 무슨 짓을 한 걸까?'

수많은 의혹이 밀물처럼 머릿속에 밀려들었다.

강벽난은 충격을 받은 와중에 한 가지 일이 떠올랐다.

강황성 고룡 경매에서 몇십 개의 왕도지기가 전부 폭발한 일이 있었다.

이는 탄선충이 폭발한 것과 똑같았다.

"그것도 역시 진남이 한 짓이었어……."

강벽난은 중얼거렸다.

용연과를 받은 진남은 기쁜 표정을 지었다.

'계획이 성공했어!'

"삼황자, 받으십시오."

진남은 용연과를 삼황자에게 던져줬다.

삼황자는 얼떨결에 용연과를 받더니 이내 정신을 차리고 거절했다.

"단청, 이건 네가 얻은 것이다. 그러니 나는 받을 수 없……."

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진남이 끼어들었다.

"괜찮습니다. 어차피 남은 용연과는 다 저희 몫입니다."

삼황자와 용호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황자 송입이 했던 말이잖아?'

"너……."

이황자 송입은 정신을 차렸다.

그는 눈앞에 벌어진 일들이 놀랍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단청, 대체 무슨 짓을 한 게냐? 탄선충들이 갑자기 터지다니!"

"이제 겨우 시작입니다!"

진남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의 미소에 송입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 * *

백호성 황궁의 금령전.

대신들은 열 마리의 탄선충이 느닷없이 폭발하고 용연수가 진남에게 용연과를 상으로 내리는 걸 보자 표정이 굳었다.

이들도 송입과 같은 의문을 품었다.

'멀쩡하던 탄선충이 어떻게 순식간에 터졌지?'

"흥!"

적풍운은 별거 아니라는 듯 비웃었다.

그는 탄선충들이 이유 없이 폭발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탄선충을 죽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려운 일이 아니라면 탄선충을 열 마리 죽여야 용연과 하나를 상으로 줄 수 없지 않은가?

그는 단청이 허세를 부린다고 생각했다.

이 광경을 본 왕노는 주벽화가 그에게 했던 말이 떠올라 눈에 희망의 빛이 반짝거렸다.

'단청이 역전할 수 있을까?'

"저기 보시오!"

한 대신이 별안간 외쳤다.

외침 소리에 마력이 있는 듯 적풍운, 왕노, 웅 부 영장은 정신을 집중하고 수막을 쳐다봤다.

수막 속 진남은 나무 위에서 또 한마디 내뱉었다.

수막은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그의 입 모양을 보고 알아볼 수 있었다.

'터져라?'

사람들은 의문스러웠다. 그러나 그들은 엄청난 광경을 목격했다.

탄선충의 몸 안에서 엄청난 힘이 솟구치더니 그대로 몸이 터졌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네 마리…….

탄선충들이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이 동시에 몸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백여 마리의 탄선충들이 전부 폭발했다.

"백쉰 세 마리 탄선충들이 순식간에 폭발했어!"

한 대신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단청이 수단을 쓰자마자 열다섯 개의 용연과를 얻었다.

열다섯 개의 용연과는 전체의 육 분의 일이나 되는 양이었다.

대신들은 정신이 들자 경악했다. 그들도 탄선충이 얼마나 단단한지 그들도 알고 있었다.

'어떻게 한 거지?'

특히 적풍운은 표정이 그대로 굳었다.

수막 안 상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입 모양을 보니 진남이 또 '터지거라'라고 외쳤다.

대신들은 충격을 받았다.

'탄천충들을 계속 폭발시킬 수 있어?'

'어떻게 이럴 수가!'

그들은 더욱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남은 팔백여 마리의 탄선충들이 한 마리씩 터지기 시작했다.

수막은 소리를 전달하지 못했지만, 대신들의 귓가에 폭발음이 맴돌았다.

쿵! 쿵! 쿵!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폭발에 천지가 진동했다.

하나, 둘, 셋…….

폭발이 끝나고 모든 것들이 적막을 되찾았다.

탄선충이 전부 소멸했다.

* * *

용연비경 단장산 꼭대기.

삼황자, 이황자, 용호, 요극은 눈앞에 가득한 피를 보며 충격에 아무 말도 못 했다.

횡포하고 엄청난 방어력을 가졌고 도액을 복용해도 일 주 향이 탈 시간에 한 마리밖에 죽일 수 없던 탄선충들을 짧은 시간에 전부 죽였다.

존자 칠 단계나 팔 단계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단청이 해냈다.

심지어 그는 아무런 힘을 사용하지 않은 것 같았다.

"모든 탄선충들을 소멸했으니 성과가 크다! 남은 아흔일곱 개의 용연과를 상으로 주겠다."

용연수가 큰소리로 외쳤다.

"백 마리의 탄선충을 죽이면 따로 상을 내리겠다고 약속했으니 용연잎 백 개도 함께 주마."

쿵!

용연수에 남은 아흔일곱 개의 용연과가 후두둑 진남의 손에 떨어졌다.

그리고 백 개의 빛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빛들은 나뭇잎이 변한 것인데 이 나뭇잎들은 무척 특별했다. 온통 보라색이고 돌처럼 단단했으며 나뭇잎에 신비한 기운이 담겨 있었다.

용연잎은 무척 귀한 물건이었다.

용연과 만큼 귀하지는 않았지만 백 개의 용연잎을 합치면 용연과보다 훨씬 가치가 있었다.

게다가 파는 곳은 없어서 더 귀했다.

삼황자와 다른 사람들도 정신이 들었다.

용연수의 말이 조금 전 벌어진 일들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삼황자! 받으십시오!"

진남은 손을 크게 휘둘러 용연과 아흔일곱 개를 전부 삼황자의 손에 넘겨주었다.

용연비경은 용연과의 수로 승부를 가리기에 우선은 삼황자에게 모두 주는 것이 맞았다.

"아, 아흔일곱 개!"

삼황자는 손을 흠칫 떨었다. 금빛을 뿜는 용연과를 가득 받은 그가 몰래 경악했다.

처음에 얻은 한 개까지 더하면 도합 아흔여덟 개의 용연과를 가졌다.

이황자 송입은 고작 하나만 얻었다.

삼황자는 이황자보다 아흔여덟 배나 되는 성적을 이루었다.

즉, 용연비경은 확실한 삼황자의 승리였다. 그는 태자가 될 수 있었다.

그 말은 훗날 분천고국의 황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이었다.

* * *

백호성 황궁의 금령전.

대신들은 삼황자가 아흔여덟 개의 용연과를 들고 있는 모습에 여전히 어안이 벙벙했다.

앞장서서 달리던 이황자를 단청이 한 방에 역전할 줄 아무도 몰랐다.

이제 대세는 정해졌다.

"대단하오. 단청은 정말 대단하오!"

"삼황자가 단청의 도움을 받다니, 운이 참 좋소."

"이런 결말일 줄은 몰랐소."

대신들은 정신이 들자 일제히 감탄했다.

대신들도 파벌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신경전이 말끔히 사라졌다.

삼황자가 아흔여덟 개의 용연과를 얻었으니 이미 결과는 정해졌다.

삼황자가 미래의 태자였다.

대신들은 감탄하면서 적풍운을 살폈다.

적풍운이 제고를 두드려 대신들을 부른 것은 이황자의 승리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대신들은 적풍운이 기분이 어떨지 궁금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자 적풍운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그는 단청에게 패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적 영장, 제고를 두드려 우리를 모두 불러줘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함께 재미있는 대결을 구경했습니다."

왕노가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단청이 역전해서 그는 기분이 좋았다.

"왕노……."

적풍운의 눈에 살기가 스쳤다.

그는 심호흡하더니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띠고 큰 소리로 말했다.

"용연비경은 사실, 아직 안 끝났소!"

그의 말에 대신들과 왕노는 어리둥절했다.

삼황자는 아흔여덟 개의 용연과를 가지고 있었다.

결과는 뻔했다.

'무슨 말이지?'

사람들은 의문스러워서 수막을 다시 쳐다봤다.

수막을 본 그들은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되었다.

* * *

용연비경 단장산 꼭대기.

"단청, 내가 이길 수 있었던 건 다 네 덕분이다. 내 너를 섭섭하지 않게 할 거다!"

삼황자는 자신이 이런 성과를 거둔 건 모두 진남 덕분임을 잘 알고 있었다.

"아닙니다. 우리 사이에 뭘요."

진남은 시원하게 미소 지었다.

그는 삼황자를 친구라고 생각했다. 친구 사이에는 서로 도와주는 게 당연했다.

삼황자는 단청의 시원시원한 말에 크게 웃었다.

"어림군! 나는 삼황자다! 이번 용연비경은 열린 지 하루밖에 되지 않았지만 나는 아흔여덟 개의 용연과를 얻고 승리했다! 속히 용연비경을 열고 심사를 끝내기를 바란다!"

삼황자가 금색 영패를 들고 큰소리로 외치며 신념을 불어넣었다.

용연비경이 열리는 규칙에 따르면 용연과를 가장 많이 딴 사람이 이겼다.

삼황자가 이겼으니 더 이상 용연비경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삼황자 규정대로 시합을 끝내겠습니다. 한 시진 후 용연비경이 전부 열릴 것입니다. 그러면 이번 심사도 완전히 끝납니다."

그때 하늘로부터 말이 전해졌다.

삼황자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시합을 일찍 끝내는 것은 예외 상황이었다.

황실 어림군은 소식의 진위를 확인하고 그가 이겼다는 걸 확인해야만 심사를 끝낼 수 있었다.

"단청! 셋째야! 이렇게 끝날 줄 알아? 순진하구나! 이제 시작이다!"

이황자 송입이 화가 난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

"공격해라!"

송입은 크게 호통을 쳤다.

그와 요극이 엄청난 기운을 드러냈다.

그들은 심사가 끝나기 한 시진 전에 용연과를 빼앗을 심산이었다.

"순진하다고? 설마 자네들이 우리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요? 전부터 눈에 거슬렸는데 잘됐소. 오늘 단단히 혼내주겠소!"

용호는 음흉하게 웃으며 악기를 풍겼다.

싸움이 일어나기 직전이었다.

"멈추거라!"

위엄 있는 호통 소리가 터져 나왔다.

용연수였다.

"단장산에서는 무력을 쓰면 안 된다!"

용연수가 엄하게 꾸짖었다.

"누구든지 감히 공격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겠다!"

용연수의 말이 마치 태고의 마력을 갖춘 듯 사방의 허공을 일제히 뒤흔들었다.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가 반보 무성 경지의 위압을 가했다. 나뭇가지들은 태고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기운에 삼황자 일행과 이황자 일행은 머리에 웅웅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선배님!"

진남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는지 성큼 다가서더니 말을 꺼내려 했다.

이황자가 가지고 있는 지도는 무척 중요했다.

지도는 당청산의 안위와 직접 연관되기에 꼭 가져와야 했다.

"단청이라고 했느냐?"

용연수가 큰 눈망울로 진남을 바라보더니 눈빛이 상냥해지고 위압이 사라졌다.

"너처럼 뛰어난 후배는 오랜만이다. 내 위압을 받고도 산처럼 꿈쩍하지 않고 탄선충을 눈 깜짝할 새에 깨끗이 소멸시키더구나. 긴말은 하지 않겠다. 나는 무성 경지를 돌파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네 몸속에 있는 기운을 나에게 줄 수 있겠느냐?"

용연수가 덧붙여 말했다.

"물론 근원의 힘은 무척 귀한 거니까 공짜로 달라고 하지는 않겠다. 내가 진급에 성공하면 너에게 충분한 보상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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