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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41화 (341/1,498)

341화 요극

"대황자께서 오셨습니다!"

"구황자께서 오셨습니다!"

이때, 외침이 울려 퍼졌다.

이어 대황자와 구황자가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대황자 옆에는 여전히 사망대제가 서 있었다.

그는 여전히 검은 두루마기를 입고 있었다.

구황자 옆에는 용호와 몸집이 큰 현무영의 천재가 서 있었다.

대황자와 구황자는 오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 대황자는 안색이 더욱 어두웠다.

"응?"

진남과 사람들은 모두 살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용연비경이 열릴 때 황자마다 두 명의 천재를 데리고 들어갈 수 있었다.

삼황자는 진남만 데리고 들어갔다.

왜냐하면 윤정은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 대황자 옆에는 왜 사망대제 한 명뿐이지?'

'대황자는 상도맹의 지지를 얻었잖아?'

"단청, 일이 변화가 생긴 것 같다. 나의 짐작이 틀리지 않는다면 아마 둘째 형님……."

삼황자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진남에게 신념을 전했다.

"이황자 말입니까?"

진남의 눈에서 차가운 빛이 반짝였다.

아직 이황자는 오지 않았다.

지난번 암살사건은 이황자와 허오가 계획한 것이 확실했다.

"용연비경이 시작되면 이황자는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그에게 어떤 수단이 있는지 때가 되면 전부 알게 될 것이다."

진남은 중얼거렸다.

그는 대황자 옆에 있는 사망대제를 바라봤다.

그는 지난번에 충격을 받은 후 사망대제가 어느 정도 회복했는지 궁금했다.

"강도우, 며칠 못 봤는데 삼 년이나 못 본 것 같소. 지난번 집재전에서 있는 획주 겨루기를 나는 아직도 잊을 수 없소. 나는 강도우 같은 상대와 많이 겨루고 무도에 대해 의논하고 싶소."

진남은 발걸음을 내디뎌 사망대제의 앞으로 와 말했다.

황자와 공주들은 모두 입꼬리를 실룩거렸다.

그들은 단청이 이렇게 나쁠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강도우 옆의 대황자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원래 어둡던 안색이 저도 몰래 흉악스러워졌다.

'나는 이미 단청에게 연거푸 두 번이나 패했다. 그런데 아직도 조롱을 당하다니, 너무 사람을 업신여기는 것이 아닌가?'

"진남……."

검은 두루마기 속의 사람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깎은 듯한 옆모습을 드러내고 진남에게 신념을 전했다.

진남은 몸이 떨렸다.

'어떻게 된 일이지? 사망대제가 나의 진신을 발견한 건가?'

"진남, 난 사망대제가 아니다. 난 강벽난이다."

강벽난은 목소리가 부드러웠다.

'강벽난이라고?'

진남은 눈을 살짝 찌푸렸다.

그와 강벽난의 갈등은 엄청 오래됐다.

'사망대제가 몸에 들어갔는데 아직도 죽지 않았다고? 그런데 강벽난은 어떻게 내가 바로 진남이라는 것을 알았지?'

"사망대제는 내 몸을 차지했어. 그는 청룡 성주에게 맞아 중상을 입어 나의 영혼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지난번에 네가 사망대제에게 중상을 입혀 그의 영혼은 깊은 잠에 빠졌다. 때문에 나는 몸의 주도권을 얻게 되었다."

강벽난이 전음했다.

"지금은 우리가 긴 얘기를 나눌 상황이 아니다. 용연비경에 들어가서 내가 잘 설명하도록 할게."

진남은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가 말하려는데 밖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황자께서 도착하셨습니다!"

비경전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황자와 공주들의 눈길이 문 어귀를 향했다.

대황자의 흉악한 표정은 완전히 사나워졌다. 살기가 뿜어 나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진남은 강벽난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싸늘한 눈길을 거두고 고개를 돌렸다.

이황자는 많은 황자들 중에서 가장 신비한 사람이었다. 그는 백호영의 지지를 받고 있었는데 용연비경이 열릴 즈음에 백호성을 떠났다.

세 개의 형상이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맨 앞에 선 사람은 머리카락은 짧은 은색이고 눈처럼 하얀 수피 외투로 몸을 가리고 있었다. 투명한 눈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황자 송입이었다.

"지급 칠품 무혼, 역천무황 경지구나……."

진남은 전신의 왼쪽 눈으로 송입을 꿰뚫어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황자는 초월급 천재였다.

이황자의 옆에는 청년이 두 명 있었다.

왼쪽의 청년은 은백색의 갑옷을 입고 있었다. 체구가 우람하고 얼굴형이 우락부락하고 눈은 사나웠다. 흐트러진 흰 머리카락과 어울리니 사람 형상의 백호 같았다.

백호영 구십구기 천재 요극(姚極)이었다.

'요극은 소문과 같구나. 지급 칠품 무혼이고 경지가 존자 일 단계에 도달했다. 그의 체내에는 신비한 힘은 소일백호의 기운 같구나.'

진남은 눈길이 굳어졌다.

요극이나 이황자 송입이나 모두 초월급 천재라 엄청 강했다.

게다가 또 한 명이 더 있었다.

진남은 숨을 들이쉬고 세 번째 사람을 바라봤다. 그 사람을 본 진남은 어리둥절해졌다.

세 번째 사람은 온몸이 비곗덩어리였고 왼쪽 손에 닭 다리를 쥐고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는데, 섬뜩한 기운이 들었다. 보통 사람은 현묘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진남은 그자의 진신을 알아봤다.

'……사마공이잖아?'

지난번 구리거울이 위엄을 드러내 묘묘 공주, 당청산, 궁양 등의 행적을 모두 보여줬다.

사마공은 상도맹 본부의 내문 제자가 되어 신분이나 지위가 육간 못지않았다.

'왜 왔지? 그리고 이황자 옆에 있다니? 설마…….'

진남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이황자를 보는 대황자의 눈길에 왜 살기가 가득 찼는지 이해되었다.

처음에 대황자는 상도맹의 지지를 받았었다.

지금 사마공이 이황자 옆에 있는 걸 보니 상도맹에서 대황자를 포기하고 이황자를 지지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오랜만입니다."

이황자는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며 비경전의 주인처럼 손을 저으며 말했다.

"잠시 후 용연비경이 열리면 실력을 잘 발휘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랍니다."

그의 말은 힘이 있었다.

전에 대황자가 많은 황자들의 우두머리가 되려 했다면, 이황자의 말투는 이미 여러 황자의 우두머리가 된 것 같았다.

그의 자신감과 기개는 마치 이미 태자가 된 것 같았다.

"둘째야, 너 수단이 좋……."

대황자는 마음속의 분노를 가까스로 참으며 주먹을 쥐고 음흉하게 말했다.

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황자가 말했다.

대황자를 무시하고 옆에 있는 두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소개하겠습니다. 이분은 백호영 구십구기 영장 요극입니다. 그리고 이분은 상도맹 본부의 내문 제자 반구입니다."

'뭐라고?'

'상도맹 본부의 내문 제자라고?'

요극이 나타난 건 황자들은 놀랍지 않았다. 그러나 반구가 나타나자 다들 깜짝 놀랐다.

황자와 공주들은 중요한 걸 깨닫고 이황자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라졌다.

'백호영의 지지를 얻고 상도맹의 지지를 얻다니! 이황자의 세력이 너무 대단하잖아?'

"네가 단청이냐?"

이황자는 사람들의 눈길을 무시하고 윗사람이 내려다보는 것처럼 진남을 바라봤다. 진남의 옆에 있는 삼황자는 보이지 않는 듯했다.

"이황자 수법이 대단합니다."

진남은 콧방귀를 뀌었다. 말속에 다른 뜻이 있었다.

이황자는 전혀 개의치 않고 바로 인정했다.

"그래. 그러니 나를 실망시키지 말거라."

말을 마친 이황자는 소맷자락을 휘젓더니 뒷짐을 쥐고 가운데로 걸어가 상석에 앉았다.

황자들과 공주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대황자와 구황자는 안색이 더욱더 어두워졌다.

'이황자는 설마 자신이 진짜 태자라도 된 줄 아나?'

"단청!"

이때 외침이 울려 퍼졌다.

황자들은 깜짝 놀랐다.

호통친 사람은 바로 요극이었다.

요극은 진남을 보며 입을 벌리고 웃더니 악기(惡氣)를 드러내며 말했다.

"주벽화의 후계자가 되었다는 건 네가 능력이 있다는 걸 증명한다. 하지만 너는 우리 영장의 미움을 샀다. 때문에 용연비경에 가서 나는 너를 죽일 것이다. 나를 원망하지 말거라."

말을 마친 요극은 좌우로 고개를 돌려 우드득 소리를 냈다. 동시에 엄청난 강기가 용솟음쳤다.

황자들은 모두 안색이 변했다.

'작은 행동 하나로 이렇게 강한 기세를 만들다니. 요극은 매우 강하구나!'

'거기다…….'

황자들을 더욱더 놀라게 한 건 요극의 날카로운 말투였다.

그는 단청을 죽이려 했다

대황자와 구황자의 일그러졌던 표정이 살짝 부드러워졌다.

이황자와 삼황자는 모두 강했다. 그런 두 사람이 싸우니 대황자와 구황자는 이길 희망이 보였다.

"꺼지거라!"

진남은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바로 호통쳤다.

'대놓고 나를 죽이겠다고? 그럼 내가 체면을 봐주지 않는다고 원망하지 말거라!'

진남은 요극의 도발에도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요극보다 기세가 더 강했다.

"꺼지라고?"

요극은 눈을 찌푸렸다. 엄청난 악기가 그의 몸에서 용솟음쳤다.

무혼 때문에 그의 성격은 매우 난폭했다. 그런데 단청이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대놓고 그를 꺼지라고 했다.

"너 따위가 나더러 꺼지라고 하다니? 봐줘도 봐주는 줄 모르는구나. 지금 너를 폐인으로 만들어버리겠다!"

요극은 크게 소리치며 두 팔을 벌렸다. 수많은 흰빛이 솟아올랐다.

절세의 사나운 호랑이처럼 진남에게 덮쳤다. 이 초식은 백호영의 고술 백호하천산(白虎下天山)이었다.

"봉황격천술(鳳凰擊天術)!"

진남은 눈빛이 차가워졌다.

쿵!

끝없는 힘이 폭발했다.

황자들과 공주들은 경악했다.

그들은 짧은 순간에 이들이 싸움을 일으킬 줄 생각지 못했다.

봉황과 백호가 부딪히자 뿜어 나오는 기세가 엄청났다. 진남과 요극의 형상은 붉은색 빛과 흰색 빛이 순식간에 부딪히는 것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들은 몇백 번의 공격을 날렸다. 폭발이 연거푸 일어나고 싸우는 기세가 매우 무서웠다.

그러나 진남은 역천무황이고 전신의 왼쪽 눈이 있었다.

형세를 파악하는 능력과 전력이 매우 강했다.

요극은 존자 일 단계의 경지지만 몇 번 만에 세 발짝이나 밀렸다.

"나를 세 발짝이나 후퇴하게 하다니?"

요극은 실눈을 떴다.

그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흥분한 듯 흉악한 표정을 짓고 말했다.

"너를 죽이면 쾌감이 더 크겠구나!"

어흥!

짐승이 부르짖는 소리가 하늘을 흔들었다.

요극은 몸집이 점점 부풀어 오르고 온몸에 흰색 털이 일어서고 눈이 범눈으로 변하더니 예리한 발톱으로 허공을 갈랐다. 허공에 호랑이 발자국이 생겼다.

백호시천술(白虎撕天術)

휙!

진남은 눈에서 전광이 반짝였다. 그는 이미 모든 걸 꿰뚫어 봤다.

진남은 요극이 공격하는 순간 아무런 징조도 없이 담담한 표정으로 몸을 날려 요극의 머리 꼭대기로 올라갔다.

"너……."

요극은 깜짝 놀랐다.

'내 공격을 피했을 뿐만 아니라 머리 꼭대기에 올라오다니?'

그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진남이 왼쪽 발을 들어 아래를 쿵 짓밟았다.

청심당마!

커다란 종이 그의 발아래에서 나타나 요극을 감쌌다.

땅!

종이 별안간 울리더니 끝없는 힘을 발휘했다.

요극의 몸에서 연거푸 폭발음이 울려 퍼지더니 피를 토하고 다리가 후들거려 하마터면 바닥에 무릎 꿇을 뻔했다.

"꺼지거라!"

진남은 사납게 소리치더니 몸을 날려 요극의 앞으로 가 오른발로 걷어찼다.

쿵!

존자의 힘이 뿜어 나와 요극의 가슴을 때렸다.

요극은 바로 날려나 궁전 성벽에 부딪혀 큰 구멍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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