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화 운이 진짜 좋구나
"봉, 봉황영의 규칙?"
하룡과 허오는 당황했다.
'봉황영의 규칙이라니, 무슨 규칙?'
모여온 모든 신념, 그리고 무인들은 동시에 어리둥절했다.
그들은 봉황영에 특별한 규칙이 있다는 얘기를 한 번도 들은 적 없었다.
사람들 속에서 약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맞아, 봉황영은 지금껏 항상 봉황영 사람들을 두둔했습니다……"
그 말에 사람들은 모두 몸이 떨렸다. 완전히 깨달은 것 같았다!
'맞다!'
'봉황영은 항상 두둔했다!'
'몇백 년 이래 상역 동주의 무인들이 모두 잘 알고 있잖아!'
'누구든지 감히 봉황영 사람을 괴롭힌다면 누구든 상관없이 봉황영에서는 반드시 몇 배로 갚아주고 절대로 가만두지 않았다!'
"주, 주 영장, 여기는 백호성이요. 뭐 하려는……."
하룡과 허오는 그제야 깨닫고 안색이 하얗게 질려 다급히 말했다.
그러나 그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색이 평온하던 주벽화가 엄청난 분노를 터뜨렸다.
"언제부터 자네 같은 물건들이 우리 봉황영 사람에게 손을 쓰기 시작했소?"
엄청난 외침이 백호성 위쪽의 허공에서 울려 퍼지더니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갔다.
쿵! 쿵!
주벽화가 직접 손을 썼다.
주벽화가 손을 쓰는 순간, 엄청난 폭풍이 백호성의 몇십 개의 거리를 휩쓸었다.
"백호성! 살려주십시오!"
허오와 하룡 두 존자 정상의 존재는 죽음을 감지하고 바로 크게 외쳤다.
백호성은 반보 제기이기에 기영이 있었다.
만약 백호성 안에서 강자들의 싸움이 일어나면 그것이 나서서 손을 썼다.
그러나 지금 백호성은 조용했다.
펑! 펑!
허오와 하룡이 동시에 맞았다.
두 사람은 방대한 힘을 느꼈는데 백호성이 그들의 몸에 부딪혀 방어막을 만들었던 존자의 힘을 순식간에 흩어버렸다.
순식간에 허오와 하룡은 온몸이 일제히 터져 엄청난 피를 뿜었다.
그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뼈가 전부 부서졌다.
"악!"
두 사람은 처참한 비명을 질렀다.
쿵!
두 사람은 날려가 한 대전에 떨어졌다. 대전에 커다란 구덩이가 생기고 수많은 피가 꽃잎 형상을 이루며 사방으로 뿜어 나왔다.
존자 정상급의 분천고국의 실권자 두 명이 한 방에 중상을 입었다.
이 광경을 본 수많은 강자들은 마음속이 서늘해졌다.
휙!
주벽화의 눈빛이 윤정 그리고 진남을 지목했던 몇십 명의 무인들에게 떨어졌다.
쿵!
윤정 일행은 존자 경지 혹은 무황 경지밖에 안 되었다.
그들은 주벽화가 보자 심신이 떨려 하마터면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
주벽화는 손을 저어 엄청난 힘을 뿜어 이들을 정확하게 맞혔다.
주벽화의 손짓 한 번에 그들의 골격과 단전이 모두 터졌다.
거리에 피비린내가 퍼졌다.
"모두들 잘 듣거라!"
주벽화가 입을 열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허공을 응시했다. 외침이 사방에 울려 퍼졌다.
"누구든! 어떠한 세력이든! 감히 파렴치한 수단으로 단청을 억압한다면 내가 체면을 봐주지 않는다고 뭐라 하지 말거라. 이번은 경고지만, 다음번에는 모두 죽일 것이다!"
엄청난 살기가 주벽화의 몸에서 솟아올랐다.
신념이 이곳에 내려온 강자들은 모두 심신이 떨렸다.
그들은 단청이 이렇게 높은 지위에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분천고국에서 몇백 년 산 수많은 강자들은 주벽화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한 말에 책임지고 말한 대로 행동했다.
그가 모두 죽이겠다고 말한 이상 황자나 공주라도 봐주지 않을 것이었다.
"선배님……."
진남은 살짝 당황했지만, 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혈익봉황 때문에 주벽화는 그를 후계자로 받아들이고 봉황 성영을 주었다.
그러나 사람들과 대적하고 모두 죽일 필요까진 없었다.
진남은 주벽화가 그저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진정한 후계자로 생각한다는 것을 느꼈다.
"받거라."
주벽화는 기세를 거두고 진남에게 저장 주머니를 하나 뿌려주고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더니 더 말하지 않고 허공을 가르고 바로 떠나갔다.
"하하! 단청, 나도 먼저 가겠다."
왕노는 속이 후련한 듯이 큰소리로 웃더니, 주벽화를 바짝 따라갔다.
"단청, 우리 먼저 가자."
삼황자는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더니 진남을 끌고 황궁 저택으로 돌아왔다.
삼황자는 백호성에서 이렇게 큰일이 일어났으니 분명 여러 거물들이 관심을 두게 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계속 남아 있으면 엄청 시끄러워질 것이 분명했다.
주벽화, 진남 등이 잇따라 떠난 후 백호성 거리에 수많은 거물들이 연이어 강림했다.
"형부 상서다!"
"세상에, 현무영 영장도 왔어!"
"상도맹의 맹주잖아?"
"……."
수많은 감탄하는 소리가 백호성 각 곳에서 울려 퍼졌다.
거물들이 허공에 서 있었다.
그들은 모두 존자 정상의 위압을 뿜었는데, 한데 모이니 그 기세가 엄청났다.
그들의 시선은 모두 맞아서 중상을 입은 하룡, 허오에게 쏠렸다.
휙!
수피 외투를 걸치고 머리카락이 시뻘겋고 위엄 있는 무서운 형상이 강림했다.
바로 적풍운이었다.
적풍운은 중상을 입은 두 사람을 보자 안색이 매우 어두워졌다.
두 눈은 마치 수많은 불꽃이 터지는 듯했다. 거리 사방의 온도도 높아졌다.
'적풍운이 화가 났다.'
여러 거물의 눈에 빛이 스쳤다.
"영장! 주벽화는 진짜 극악무도하오. 여기는 백호성인데 그는 대놓고 길에서 손을 썼소. 그는 분천고국의 황실을 신경 쓰기는 하는 거요? 우리 분천 황제에게 상소를 올려 주벽화의 영장 지위를 박탈하는 게 어떻소?"
형부 상서가 나서며 크게 외쳤다.
그는 하룡과 사이가 꽤 좋았는데, 하룡이 중상을 입은 것을 보고는 크게 화가 났다.
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적풍운은 안색이 흉악해지더니 소리쳤다.
"입 다무시오!"
형부 상서와 주위의 강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설마, 허오와 하룡이 부상을 당한 것 때문에 그가 이렇게 화가 났단 말인가?'
"우습구나, 우스워."
적풍운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웃음소리는 무척 으스스했다.
"고작 단청 때문에……, 이렇게 작은 일 때문에 직접 나서서 두 거물에게 상처 입히는 것도 마다하다니. 게다가 분천고국의 모든 이들에게 단청과 원수가 되는 사람을 모두 죽이겠다고 하다니!"
적풍운은 완전히 화가 났다.
"모두 죽이겠다고? 모두 죽이겠다고 했단 말이지……?"
'지난번에는 불사봉황술을 단청에게 전수하고 이번에는 또 길거리에서 대놓고 손을 쓰다니. 단청을 그렇게나 편애하다니! 나야말로 제 일 천재건만!'
그가 화가 난 것은 허오와 하룡의 부상 때문이 아니라 주벽화의 태도 때문이었다.
* * *
같은 시각, 삼황부 안.
"오늘 발생한 일은 아마 둘째 형님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삼황자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둘째 형님은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백호영 구십구기 영장도 사라졌다. 난 둘째 형님이 지금 무언가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이황자 말입니까?"
진남의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
이번에는 주벽화가 나타나 모든 것을 소탕하여 풍파를 평정시켰다.
그러나 진남은 여전히 가슴이 답답했다.
"내일이면 용연비경이 시작됩니다. 그러니 오늘은 충분히 휴식합시다. 이황자가 어떤 수단을 쓰든 방법을 강구하여 막아내면 됩니다."
진남이 천천히 말했다.
삼황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이 지경이 되었으니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진남은 정원을 찾아 심신을 수련하기 위해 수불식을 할 준비를 했다.
"맞다, 방금 선배님께서 나에게 저장 주머니를 하나 주셨지?"
진남은 문득 주벽화가 준 저장 주머니가 생각났다.
그는 머리를 치더니 서둘러 저장 주머니를 꺼내 신식으로 주머니 안을 들여다봤다.
보고 난 그는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오…… 오백팔십만 개의 원석?'
봉황영에 있을 때 진남은 대량의 원석이 필요하다고 말한 적 있었다.
한데, 며칠 만에 이렇게 많이 가져올 줄 몰랐다.
"오백팔십만 개다. 오백팔십만……."
진남은 한참 중얼거리더니 눈에 감격이 드러났다.
'지난번에 구십만 개의 원석으로 전신의 혼을 지급 칠품의 경지까지 진급시켰다! 이번에 오백팔십만 개의 원석이라면 전신의 혼을 지급 구품…… 아니, 지급 십품의 경지까지 진급할 수도 있지 않을까?'
"후, 곧 용연비경이 시작된다. 지금 당장은 시간이 부족하니, 비경이 끝난 후 다시 무혼을 승급시키자!"
진남은 숨을 내쉬더니 결심했다.
그는 수불식을 펼쳐 깊게 잠들었다.
체내의 대단한 원신은 존자의 힘을 느끼기 시작했다.
다음 날.
태양이 솟아올라 수많은 금빛을 뿜어 황궁 전체를 매우 눈부시게 비추었다.
슥!
진남은 두 눈을 번쩍 떴다.
체내에서 출렁이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내 체내의 대단한 원신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한 발짝만 내디디면 존자의 힘으로 변할 수 있다. 이 한 발짝을 내디디려면 용연비경 안의 용연과가 필요한 것 같구나."
진남의 눈에서 전의가 들끓었다.
하루 쉬니 그의 전력은 최고봉에 도달했다.
"단청, 비경전으로 가자!"
삼황자는 오늘 파란색 두루마기에 머리를 틀어 올리고 등 뒤에 장검을 메어 자유로운 검객 같았다.
진남은 그를 훑어보았다.
평소와 달리 그는 삼황자에게서 전의를 느꼈다.
"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비경전으로 출발했다.
황궁 안에는 용연비경을 여는 궁전이 있는데, 비경전이라 불렸다.
비경에 들어갈 때 황자들은 인재들을 데리고 가 비경전에서 회합해야 했다.
회합한 후 의식을 진행해야만 정식으로 비경을 열 수 있었다.
다만, 용연비경 의식에 분천 황제는 직접 오지 않았다.
제천 대전, 태자 책봉 등 전국적인 큰일이 있어야만 분천 황제가 직접 참가했다.
진남과 삼황자가 비경전에 도착했을 때 대전 안에는 이미 서른여 명의 황자와 공주들이 모여 있었다.
"셋째 형님, 단청 형님을 뵙습니다!"
"지난번 집재전에서의 단청 오라버니의 풍채를 전 아직도 잊지 않았어요."
그들이 오자, 황자와 공주들이 옆에 모여와 잇따라 인사했다.
특히 황자와 공주들이 진남을 보는 시선에 환심을 사려는 뜻이 가득했다.
예전의 단청이 많은 황자들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골칫덩이였다면, 지금은 사랑받는 사람이 됐다.
이는 주벽화의 태도 때문이었다.
주벽화는 단청을 위해 길거리에서 황자를 때렸다. 또, 두 명의 권력자에게 중상을 입혔다.
이건 단청의 지위가 매우 높다는 것을 증명했다.
많은 황자와 공주들은 또 몰래 짐작했다.
'단청의 무혼 등급은 아마 적풍운보다 낮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주벽화가 이렇게 지지할 수 있을까?'
때문에 그들의 태도가 변한 것이었다.
진남은 여전히 표정이 평온했다.
그는 황자와 공주들의 속내를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전에 적풍운 때문에 그들은 그를 가까이하지 않았다.
오직 삼황자만이 위험을 무릅쓰고 그에게 다가왔었다.
"셋째 형님은 운이 진짜 좋구나……."
진남의 태도를 보자 삼황자를 바라보는 황자와 공주들의 눈에 부러움이 가득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