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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294화 (294/1,498)

294화 대진을 열면 살려주겠소

문도 노조 등은 그런 그들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문도 노조! 등을 던지시오!"

강벽난은 청룡 성주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대진 안의 진남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문도 노조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바로 결정을 내렸다.

손에 쥐고 있던 진기를 휘두르자 수많은 부적이 뻗어 나와 진남과 당청산 등을 모두 감쌌다.

"죽음의 천막!"

미리 준비하고 있던 강벽난이 살기를 뿜어 천막을 이루었다.

강벽난은 천막으로 진남 등을 전부 덮으려 했다.

죽음의 천막은 문도 노조 등이 펼친 대진처럼 대단한 위력은 없었지만, 당청산 일행과 진남 일행을 포위하기에는 넉넉했다.

"성주!"

진남은 안색이 변해 크게 소리 질렀다.

청룡 성주의 눈에 빛이 번쩍이더니 두 손으로 법결을 만들었다.

쿵! 쿵! 쿵!

진남, 묘묘 공주, 궁양 등과 당청산 등의 몸에서 반짝이는 청광이 솟아올랐다.

청광은 용으로 변해 그들의 몸을 전부 감쌌다.

이어 용의 발톱을 뻗어 허공을 찢더니 그들을 데리고 상역으로 갔다.

"이건……."

묘묘 공주 등은 이런 광경이 펼쳐질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진남, 도망가려고!"

강벽난이 호통치더니 속도를 높여 검은빛으로 변해 파죽지세로 허공으로 쳐들어갔다.

큰 손이 발톱으로 변해 진남의 몸을 감고 있는 청룡을 터뜨려 진남을 허공에서 끌어냈다.

진남은 절망한 표정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강벽난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고개를 돌려 묘묘 공주 등을 봤다.

그녀는 묘묘 공주 등과 당청산 등이 모두 허공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찢어진 허공이 빨리 닫혀 일 촌 정도 남은 걸 발견했다.

묘묘 공주 등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멀리에서 일 촌 정도 되는 틈으로 진남을 보고 있었다.

강벽난은 깨달았다.

'내가 진남의 음모에 걸려들었구나! 저들이 모두 한꺼번에 도망치면 나는 반드시 진남을 쫓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들은 순조롭게 도망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묘묘 공주 등의 마음속에 엄청난 파도가 일고 있다는 걸 강벽난은 몰랐다.

그들은 진남의 이 계획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녕."

진남이 입술을 살짝 움직였다.

진남은 이번에 그와 청룡 성주가 도망갈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부적 감옥 안에 있을 때 그는 청룡 성주와 신념으로 소통하여 계획을 세웠다.

그는 죽어도 괜찮지만 절대 다른 친구들에게까지 폐를 끼칠 수 없었다.

묘묘 공주, 궁양, 용호요종, 사마공, 조방, 당청산, 단목 봉주 등은 모두 뛰어난 인재였다.

그들이 가야 할 곳은 저승이 아니라 상역 동주였다.

"진남!! 안 돼!!!"

묘묘 공주 등은 허공 깊은 곳에서 목 놓아 소리치며, 있는 힘을 다해 발버둥 쳤다.

그러나 그들이 벗어나기도 전에 허공은 완전히 닫히고 있었다.

"도망가려고? 하룻강아지들! 다 죽어라! 아무도 도망갈 수 없다!"

강벽난은 표정이 매우 사나워졌다.

"진남, 명심하거라. 저들은 네가 그들을 끌어들였기 때문에 죽는 거다! 너 때문에 죽는 거라고!"

강벽난이 수명을 불태워 금술을 펼쳤다.

그녀는 검은빛을 뿜어 허공에 보냈다.

검은빛은 허공을 넘어 당청산, 단목 봉주, 장 봉주, 나 봉주, 묘묘 공주, 궁양, 조방, 용호요종, 사마공 등의 몸에 떨어졌다.

악!

여덟 명의 처절한 비명이 허공 깊은 곳에서 울려 퍼졌다.

진남은 몸과 마음이 떨렸다.

"하하하! 진남, 봤느냐? 이건 죽음의 저주다! 죽음의 저주가 뭔지 아느냐? 저자들의 몸, 영혼, 경지는 시시각각 끝없는 죽음의 힘의 시달림을 받을 것이다. 구천구백팔십 일이 지나면 저자들은 모두 죽음의 저주에 걸려 핏물로 변하고 시체도 없어질 것이다!"

강벽난은 쾌감이 들었다.

"핏물이 된다고……?"

진남은 눈길이 떨리기 시작했다.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속에서 폭발해 나왔다.

'왜! 왜 사망대제는 이렇게 지독한 수법을 쓰는 거지? 수명을 태우는 것도 마다하고 저들을 공격하다니! 저들은 이번 일과 전혀 상관없잖아!'

윙!

진남의 몸에서 상상할 수 없는 위압이 긴 잠에서 깨어난 듯했다.

"응?"

강벽난은 이맛살을 찌푸리고 동술을 펼쳐 빨리 진남을 쳐다봤다.

그녀의 미소가 순식간에 굳었다.

'무혼! 진남의 체내에서 신비한 무혼이 꿈틀거리고 있구나!'

분노!

상상할 수 없는 분노가 그의 가슴에서 솟아올라 폭발할 것 같았다.

진남은 순식간에 눈이 시뻘게졌다.

그는 전신의 혼을 얻은 이후 오늘처럼 분노한 적 없었다.

"큰일 났어!"

강벽난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견식이 넓기에 진남의 체내의 무혼이 여러 가지 신비함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진남의 무혼이 진짜 폭발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알 수 없었다.

"맹파하!"

강벽난이 빠르게 반응했다.

그녀가 손을 젓자 손바닥 안에 어두운 물방울이 생겼다.

물방울 안에는 수많은 원혼이 끊임없이 포효하고 있었다.

강벽난은 가슴이 아파 이를 악물었다.

이 육신을 얻기 위해 그녀는 진짜 미쳤다!

"억만유혼(億萬幽魂) 모두 삼켜라!"

강벽난은 손을 뒤집어 물방울을 진남의 머릿속에 떨어뜨렸다.

쿵!

진남의 식해에서 부르짖는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억만유혼이 그의 식해 속에 들어와 그의 심신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려 했다.

이 물방울은 전체 맹파하가 모여 만들어진 것이었다.

사람의 심신을 무너뜨리고 영혼을 죽일 수 있었다.

쿵!

진남의 식해의 구리거울이 바로 빛을 뿜었다.

그러나 어찌 된 영문인지 구리거울 속의 신비한 여인은 다시 나타나지 않고 가느다란 빛을 뿜었다.

진남은 끝없는 포효 속에서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때 아픔이 밀려왔다.

마치 그의 유일한 맑은 정신마저도 묻어버리려는 것 같았다.

그러나 진남은 고통을 무시한 것처럼 시뻘건 눈을 부릅뜨고 강벽난을 노려봤다.

"만약 오늘 내가 죽지 않으면 반드시 너의 머리를 자를 것이다!"

진남은 하늘에 맹세하는 것처럼 낮은 소리로 부르짖었다.

"허, 내 머리를 자르겠다고?"

강벽난은 진남을 보고는 한탄했다.

"너의 식해 안에 이런 지보가 있을 줄 몰랐다. 하하하! 이제 이 모든 것은 내 것이 될 거다!"

강벽난이 사나운 목소리로 포효했다.

하늘 위의 문도 노조 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목소리만으로도 그들은 가슴이 떨렸다.

강벽난의 체내에서 살기가 수없이 솟아올랐다.

사람 형상의 영혼이 안에서 뛰쳐나왔다.

바로 사망대제의 영혼이었다.

그는 줄곧 영혼으로 강벽난의 육신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제 그는 강벽난의 몸을 포기하고 진남의 몸을 차지하려 했다

"어서 오지 못할까?"

싸늘한 호통이 강벽난의 입에서 울려 퍼졌다.

강벽난의 몸에서 흡인력이 뿜어 나와 사망대제의 영혼을 잡아당겨 다시 자신의 몸에 끌어넣으려 했다.

"강벽난! 뭐 하는 거야! 내가 저자의 몸을 차지하면 너는 자유로워진다! 너 왜 나를 방해하는 거냐! 저자는 너의 원수가 아니냐? 나는 너를 도와주는 거다!"

사망대제의 영혼이 포효했다.

"헛소리하지 말거라. 저자를 죽인다 해도 내가 직접 할 거다. 설사 네가 사망대제라 해도 필요 없다."

강벽난은 전혀 흔들리지 않고 사망대제의 영혼을 끊임없이 체내로 끌어들이며 진남에게 호통쳤다.

"진남, 빨리 깨어나거라. 설마 이 정도 좌절도 이기지 못하는 거냐? 복수하고 싶으면 지금 도망쳐라. 빨리 도망쳐라,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너……."

진남의 시뻘게진 두 눈이 흔들렸다.

그는 중요한 상황에 옛 원수 강벽난이 자신을 도와줄 전혀 생각지 못했다.

"강벽난, 이 천한 것! 죽어라!"

사망대제의 영혼이 미쳐 날뛰었다.

그의 영혼에서 화염이 훨훨 타올랐다.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의 수명을 태워 공격을 강벽난의 영혼 속에 밀어 넣었다.

쿵!

강벽난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지더니 공격에 바로 기절했다.

"천한 것! 저자의 몸을 차지한 후 다시 와서 너를 죽이겠다!"

사망대제는 화가 풀리지 않아 포효하며 진남을 보며 모질게 달려들었다.

하늘 위의 문도 노조는 이 광경을 보고 눈에 빛이 반짝이더니 피가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만약 사망대제의 영혼을 잡는다면…….'

문도 노조는 고개를 저어 생각을 접었다.

사망대제는 무제 경지고 수단이 많았다.

만약 한 번에 사망대제를 죽이지 못하면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이 끔찍할 것이었다.

위험을 감수하고 건드리느니 차라리 친구가 되는 게 나았다.

비양 성주, 양 봉주 등 심지어 송옥, 육간, 묘어심도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진남! 드디어 죽는구나!'

비양 성주와 양 봉주는 진남이 죽는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진남이 사망대제에게 죽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사망대제의 영혼이 진남의 체내로 들어갔다.

진남의 얼굴에서 분노가 사라지고 짙은 살기가 떠올랐다.

"뺏기 시작했어!"

문도 노조의 입가에 흥분이 드러났다.

죽음의 불의 힘으로 청룡 성주를 완전히 태우려면 한 시진 정도 필요했다.

이미 반 시진이 지났다.

다시 말해 이제 반 시진만 기다리면 문도 노조와 문도산은 동주의 주인이 될 수 있었다.

동주의 모든 세력 위에 있는 자는 무조 경지에 도달했다.

지금의 동주의 주인은 목부였다.

묘어심, 육간, 송옥 그들 삼대 인재가 하역에 와서 아낌없이 소중황의 비위를 맞추며 차천초를 얻으려 한 것도 바로 목부에 아부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상황을 본 문도 노조는 안색이 굳었다.

그뿐만 아니라 비양 성주, 양 봉주 등은 모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부적 감옥 안에서 죽음의 불이 훨훨 타올랐다.

청룡 성주는 얼굴의 주름이 점점 깊어지고, 기운이 점점 약해져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나 청룡 성주의 눈은 매우 침착했다.

그는 침착하게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곧 죽음의 불에 연화될 건데 여전히 이토록 침착하다니?'

청룡 성주는 진남을 힐끔 보고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담담하게 문도 노조에게 말했다.

"대진을 여시오. 그럼 살려주겠소."

문도 노조 등은 어이가 없었다.

'대진을 열라고?'

'우리를 살려준다고?'

문도 노조는 너털웃음을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청룡, 죽을 때가 되니 노망이 났군. 나더러 대진을 열라고 하다니, 꿈 깨시오."

다른 사람들도 콧방귀를 뀌었다.

지금 이런 상황에 바보라도 대진을 열지 않을 것이다.

"그렇소?"

청룡 성주는 안색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는 눈을 감고 한참 침묵하더니 길게 숨을 들이쉬고 눈을 번쩍 떴다.

쿵!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기세가 청룡 성주의 체내에서 솟구쳐 올랐다.

커다란 부적 감옥은 그 기운의 여파에 세게 흔들렸다.

문도 노조 등은 심신이 몹시 떨렸다.

그들 엄청난 한기를 느꼈다.

이런 엄청난 한기는 무조 경지의 강자도 그들에게 드러낸 적 없었다.

방원 오백 리의 하늘이 세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청룡 성주의 눈에서 사나운 빛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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