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화 습격
하늘에 무거운 기운이 흐르더니 연한 보라색의 구름이 마왕곡의 엄청난 마기를 무시하며 천천히 날아왔다.
"자색 뇌운?"
진남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처음 보는 것이었다.
보라색 구름이 점점 더 많아지더니, 묘묘 공주의 머리 위에 소용돌이라도 있는 것처럼 보라색 구름이 모두 끌려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보라색 구름이 마왕곡 양옆의 산봉우리를 모두 감쌌다.
보라색 구름 속에서 천둥이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온 세상에 엄청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진남은 안색이 확 변했다.
"이런 뇌겁은 나라도 맞는다면 순식간에 죽을 것이다!"
"봉영대진!"
묘묘 공주가 소리쳤다.
그녀는 왼손을 내밀어 사방팔방에 나타난 영약, 영초 등을 손바닥에 모아 환상적인 여섯 가지 색상의 꽃을 만들더니 바닥을 향해 내리쳤다.
윙!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대진이 도장에 나타났다.
자운 뇌겁은 범상치 않은 것 같았다.
대진에서 뿜어 나오는 기운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봉하라!"
묘묘 공주가 손가락으로 찍자 대진이 하늘로 솟아올라 자운 뇌겁을 순식간에 뒤덮었다.
수많은 현묘한 빛이 빠르게 한데 엉켜 용으로 변하더니 뇌겁의 중앙을 눌렀다.
눈 깜짝할 사이에 뇌겁의 기운이 몇십 배 떨어졌다.
"진남, 도와줘!"
묘묘 공주가 크게 소리쳤다.
"좋아!"
진남은 입을 벌려 봉황의 불을 뿜어 마물을 태워버리더니 도장 위로 날아올랐다.
자운 뇌겁의 힘이 많이 막혔지만, 진남은 여전히 소름 돋는 느낌이 들었다.
쿵! 쿵! 쿵!
자운 뇌겁은 영지가 있는 것처럼 자신이 봉인된 것을 느끼고 천둥을 홍수처럼 미친 듯이 내리쳐 마왕곡을 하얗게 비추었다!
"전신의 왼쪽 눈, 성공지뇌!"
진남이 소리쳤다. 이십일룡금문원영이 움직이자 왼쪽 눈에서 엄청난 빛이 뿜어 나왔다.
허공에 별이 촘촘한 하늘이 나타나더니, 천둥이 번쩍이며 자운 뇌겁을 막았다.
"죽어라!"
묘묘 공주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몸에서 끝없는 검기가 폭발해 나왔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법보가 여러 가지 빛을 반짝이며 잇달아 하늘로 솟아올라 천둥을 부쉈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마왕곡에 핏빛 무늬가 퍼졌다.
핏빛 무늬 중앙의 허공이 갈라지더니 기운이 엄청난 인형이 뛰쳐나왔다.
"응?"
하늘에 가득한 천둥 속에서 진남과 묘묘 공주는 이상한 걸 느끼고 약속이나 한 듯 바라보았다.
그들은 안색이 변했다.
"저자들이 어떻게 왔지? 그리고 저들은……."
진남은 한눈에 주현과 예전의 청룡 성지의 일곱 명의 예비 성자, 그리고 강벽난과 두 청년을 발견했다.
두 청년은 기운이 매우 강했다.
한 명은 주현과 비슷하고 다른 한 명은 주현을 초월했다.
게다가 무혼이 지급 일품에 도달했다.
"지급 일품 무혼? 누구지? 설마 소중황? 그는 반보 지급이 아니었나?"
진남은 심신이 떨렸다.
그는 지급 일품 무혼의 청년이 소중황이라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
그가 반보 지급이라는 건 무혼 등급을 숨겼었던 것뿐이었을 거다.
그가 아니라면 전체 하역에 지급 일품 무혼을 가진 사람이 없었다.
주현도 겨우 현급 팔품 무혼이었다.
"진짜 강한 뇌겁이구나!"
소중황 일행의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
그들은 조천신경에서는 별로 느끼지 못했지만 직접 현장에 오니 뇌겁이 얼마나 강한지 알게 되었다.
"진남!"
강벽난이 봉황같은 눈에 차가운 살기를 드러내고 소리쳤다.
"이제 더는 도망갈 수 없을 거예요! 노천강, 같이 공격해요!"
"좋습니다!"
노천강과 주현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엄청난 기운을 뿜으며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들은 비양 성지의 성자, 청룡 성지의 옛 성자로서 경지가 무황 경지 삼 단계에 도달했고 여러 가지 수단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들이 연합하니 순식간에 엄청난 빛을 뿜었다.
강벽난이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는 진남에게 고개를 돌렸다.
"진남! 나의 적이 되었으니 오늘이 바로 당신이 죽는 날이에요!"
소중황은 뒷짐을 지고 먼 곳에서 진남을 내려다보았다.
옆에 있던 강벽난, 청룡 성지의 일곱 예비 성자는 모두 계획에 따라 자신들의 기운을 전부 폭발시켜 소중황의 몸에 몰아넣었다.
소중황이 두 손을 꽉 잡더니 여덟 사람의 경지를 연합하여 살초를 드러냈다.
진남의 안색이 변했다.
이자들의 계획은 매우 간단했다.
주현과 노천강이 그를 붙잡고 있고 소중황이 살초를 쓰는 것이었다.
평상시라면 그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묘묘 공주가 두겁의 중요한 시기에 도달한 시점이었다.
"공주! 잠깐만 버티고 있어라! 내가 이자들을 빨리 처리할게!"
진남의 눈에 살기가 드러났다.
원래는 육 개월 후에 이들을 만날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겨우 사흘이 지났는데 이들이 허공을 넘어 그를 죽이러 올 줄 생각지 못했다.
"꺼져라!"
진남이 소리치자 온몸의 봉황지화가 폭발하여 엄청난 화염이 휘몰아쳐 주현과 노천강의 몸을 때렸다.
"실로 강한 경지구나!"
주현과 노천강은 안색이 변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진남은 무종 정상의 전력이 아니었나? 어떻게 이렇게 강한 거지?"
그들이 반응은 무척 빨랐다.
그들은 온갖 보물을 사용해 서둘러 자신들의 몸을 감쌌다.
그러나 그들은 진남의 사나운 공격에 연거푸 뒷걸음질 쳤다.
"어떻게 이럴 수가!"
강벽난 그리고 청룡 성지의 일곱 예비 성자들은 모두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사흘 전까지도 진남의 경지는 이 정도로 강하지 않았다.
강벽난은 더욱더 놀랐다.
"지난번에 내가 진남과 대결할 때 우리는 모두 무왕 경지밖에 안 됐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나는 상도맹의 지지를 받고도 경지가 겨우 무종 경지 오 단계에 도달했는데, 진남은 줄곧 추격을 받고도 주현 노천강보다 더 강하다니! 이 얼마나 무서운 진급 속도인가……."
"응? 전력이 실로 강하구나. 너를 살려둘 수 없다!"
소중황의 눈에 엄청난 살기가 드러났다.
"하역의 절세 인재는 나뿐이어야 해!"
소중황의 두 손에서 엄청난 마광이 뿜어져 나오더니 청룡 성지 일곱 예비 성자와 강벽난의 경지를 모두 빨아들였다.
그의 손 위에 검은색 해골이 천천히 떠올랐다.
그가 손을 내밀자 검은색 해골이 진남의 앞에 나타났다.
진남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검은색 해골이 그의 미간으로 들어갔다.
"응?"
진남은 걸음을 멈추었다.
검은색 해골은 그의 식해로 들어가더니 끝없는 살상력을 폭발시켰다.
검은색 해골은 그의 생명의 힘, 영혼의 힘을 모두 죽이려 했다.
"하하하!"
소중황이 호탕하게 웃었다.
그가 사용한 수단은 그의 제일 강한 공법인 혼원 주살술(混元呪殺術)이었다.
공법을 펼쳐 저주를 내리면 그보다 경지가 두세 등급 높아도 모두 저주의 힘에 죽게 되는 매우 포악한 공법이었다.
하물며 지금의 혼원 주살술은 일곱 예비 성자와 강벽난의 경지까지 합해졌으니, 무황 경지 오 단계라도 저주에 걸리면 죽을 수 있을 정도였다.
쿵!
진남의 식해 속의 구리거울이 흔들리더니 끝없는 위력을 폭발해 주살의 힘을 전부 삼켜버렸다.
"큰일 날 뻔했어!"
진남은 놀라 식은땀을 흘렸다.
만약 구리거울이 그의 식해를 지켜주지 않았다면, 혼원 주살술은 아마 그의 목숨을 빼앗아갔을 것이었다.
이 광경을 본 소중황은 얼굴의 미소가 사라지고 표정이 굳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노천강, 주현, 강벽난, 일곱 예비 성자 모두 안색이 굳어졌다.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만 리를 넘는 것도 마다하고 단체로 나를 죽이러 오다니! 기왕 이렇게 된 거 오늘 너희들을 전부 죽여버리겠다!"
진남의 몸에서 봉황지화가 용솟음쳤다.
엄청난 불의 그림자가 소중황을 향해 날아갔다.
현재의 진남은 일 대 오는 말할 필요도 없었고, 일 대 십이라도 아무 문제 없었다.
"혼원 주살술이 진남에게 아무 효과 없다니……. 계획은 실패했어. 진남의 전력이 이렇게 강하다면 반 주 향 시간 내에 그를 해결할 수 없어.
설마 이번에도 아무 성과 없이 돌아가야 하나? 이번에 진남을 죽이지 못해서 그가 청룡 성지로 돌아가게 되면 반년 내에는 그를 죽일 수……."
강벽난의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스쳤다.
그 순간 그녀의 시선이 먼 곳에서 멈췄다.
묘묘 공주가 엄청난 뇌겁을 힘겹게 지탱하느라 예쁜 얼굴이 하얗게 돼 있었다.
그녀는 떠오른 계획을 소중황의 머릿속으로 전했다.
"진남, 오늘 내가 너에게 누가 진정한 절세 인재인지 똑똑히 보여줄게!"
소중황의 몸에서 끝없는 기세가 솟아올랐다.
그의 손이 다시 모여 혼원 주살술을 만들었다.
"응? 저 방법은 나에게 효과가 없는데 다시 이 방법을 쓰다니? 설마……?"
진남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소중황이 아무리 건방지고 안하무인이라고 해도 이렇게 미련하게 공격하지 않을 것이다. 틀림없이 다른 목적이 있을 거야."
"아차, 묘묘 공주구나!"
진남은 안색이 변했다.
"자운 뇌겁이 매우 강대하여 혼자 버티느라 묘묘 공주는 이미 위태하다. 만약 이때 공격하면 그녀는 틀림없이 중상을 입을 것이야. 비겁한 계획이다!"
"멈춰라!"
진남의 왼쪽 눈에 뇌해를 이루어 소중황의 몸을 완전히 가두려 했다.
소중황의 안색이 변했다.
그는 진남의 전력이 이렇게 강할 줄 몰랐다. 소름이 끼쳤다.
"이 부적을 써요!"
강벽난은 이런 상황을 이미 예상하고 낡고 두툼한 부적을 꺼냈다.
부적은 이형환영(移形換影)이었다.
부적을 쓰려면 반드시 무황 경지 오 단계 이상이어야 했다.
부적엔 순간 이동하게 하는 효능이 있었다.
일곱 예비 성자는 모두 그녀의 뜻을 알아차리고 빨리 성큼 한발 내디뎌 무혼을 드러내 온몸의 힘을 부적에 쏟았다.
부적은 훨훨 불타올라 빛을 뿜어내 소중황의 몸을 감쌌다.
소중황은 뇌해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가 진남의 등 뒤에 나타났다.
진남은 온몸의 솜털이 모두 일어섰다.
그는 바로 몸을 돌려 살초를 쓰려했었다.
소중황은 그를 향해 잔인한 미소를 짓더니, 기운이 쇠약해진 묘묘 공주를 향해 손에 쥐고 있던 검은색 해골을 던졌다.
검은색 해골은 검은색 빛으로 변해 묘묘 공주의 몸속에 들어갔다.
"안 돼!"
진남이 소리 질렀다.
그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바뀌어라!"
강벽란도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다시 부적을 움직였다.
소중황이 다시 순간 이동하여 돌아왔다.
드디어 반 주 향의 시간이 다 되었다.
여러 인재들은 기운이 모두 바닥났다.
노천강, 주현 그리고 일곱 예비 성자 모두 핏빛 통로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강벽난과 소중황도 잇따라 그 안으로 들어갔다.
소중황은 떠나기 전에 잊지 않고 비아냥대며 말했다.
"하하하! 진남, 너의 실력이 이렇게 강할 줄 몰랐다. 그런데 그런들 무슨 소용 있느냐? 저 여자아이는 너에게 중요한 사람이지? 그녀는 이제 나의 저주에 걸려 뇌겁을 넘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죽게 될 것이다. 성주가 아니라 그 할애비라도 그녀를 구할 수 없을 것이야. 하하하……!"
웃음소리와 함께 소중황의 모습은 사라지고 핏빛 통로도 완전히 닫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