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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201화 (201/1,498)

201화 문도어(問道漁)

커다란 손이 몇백 리나 되는 허공을 넘어 날아와 무술 경기장의 허공을 찢는 것 같았다.

그 틈새 사이로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쳐 나왔다.

마치 허공에서도 물에 있는 것처럼 즐겁게 헤엄쳤다.

물고기들은 온몸이 붉은색이었고, 눈에서 청색 빛이 흘렀다.

볼에는 긴 수염이 두 개 있고 비늘에 수많은 무늬가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신비하게 보였다.

벌어진 틈으로 구백구십구 마리의 문도어가 헤엄쳐 나오더니 금세 조용해졌다.

"정말 신비한 문도어구나!"

천재들뿐만 아니라 진남의 눈에도 놀란 빛이 스쳤다.

문도어들은 분명 경지가 전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전신의 눈동자를 움직여도 조금도 그 본질을 보아낼 수 없었다.

방검이 천재들을 한 바퀴 둘러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문도어들은 매우 현묘하다. 너희들 살황을 알고 있지? 살황은 이 관문에서 육백육십육 마리의 문도어를 움직여 양대 성지를 놀라게 만들었다."

방검이 이어서 말했다.

"문도어를 움직이는데 무혼 등급이 중요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전에 살황이 시합할 때 한 사람이 그보다 무혼이 두 등급이나 높았지만, 마지막에는 살황에게 졌다."

천재들은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역시 살황이구나.'

"그럼 지금부터 시합을 시작하겠다!"

방검이 말했다.

"이 관문에선 시합하는 동안 아무것도 할 필요 없다. 무혼을 방출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문도어의 아래로 걸어가면 된다. 그럼 그들이 스스로 너희를 향해 헤엄쳐 올 거다."

시합이 시작되었지만, 천재들은 한 사람도 움직이지 않았다.

누구나 상황을 모르면서 섣불리 행동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하는 사람이 없으면 내가 먼저 하자. 살황 선배가 창조한 기록을 내가 깰 수 있을지 보자."

진남이 중얼거렸다. 온몸의 뜨거운 피가 들끓었다.

그의 상대는 더는 천재들이 아니라 역사를 새로 쓴 살황이었다.

그가 마침 걸음을 내디디려고 할 때 말로 설명하기 힘든 느낌이 그의 마음에 드리웠다.

그 느낌은 마치 맹수가 주시하지만, 아무런 생명의 위험이 없는 위험한 느낌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진남은 사람들 뒤에서 좌우를 훑어보았다.

하지만 강벽난마저도 지금은 그를 주시하지 않고 한창 문도어를 관찰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이상한데……"

진남이 미간을 찌푸리며 시합 무대를 바라봤다.

그는 깜짝 놀랐다.

구백구십구 마리의 문도어가 허공에서 부단히 헤엄치고 있었다.

눈에서 뿜어 나오는 청색 빛과 온몸의 붉은색 빛이 한데 엉켜 매우 몽환적이었다.

그러나 진남은 예리하게 그 구백구십구 마리의 문도어가 곁눈질로 그를 보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진남은 온몸이 뻣뻣해지고 두피가 마비되는 것 같았다.

진남의 직감이 강렬한 경고를 보냈다.

"어떻게 된 일이지?"

진남은 안색이 살짝 나빠졌다.

그는 참가하려던 생각을 버리고 생각했다.

'나는 문도어들과 아무런 원한이 없는데 왜 나를 주시하는 거지?'

* * *

같은 시각, 무술 경기장의 주위

사자들은 모두 이 광경을 주시했다. 눈빛을 반짝거리며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이번에 누가 천재왕이 될 것 같소?"

"아마 교철이겠지. 그는 현급 칠품 무혼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심정도 바르고 성격도 강인하오. 그가 일 위를 하지 않으면 이상한 거요."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상도맹의 성녀, 그리고 반구, 모두 내력이 신비하니 그들 중 누가 되더라도 이상할 게 없소!"

"그럴 가능성도 있소. 지금은 전혀 짐작할 수 없소. 그러나 이번의 천재왕이 오백 마리의 문도어를 끌어 올 수 있을지는 추측할 수 있소."

"오백 마리라고? 당신 무슨 농담을 하는 거요. 종문이 생긴 이래 오백 마리를 끌어온 사람은 불과 몇십 명밖에 안 되오"

"……"

사자뿐만 아니라 단목봉 정상의 육대 봉주들의 시선도 일제히 무술 경기장에 고정됐다.

"단목 봉주, 방금 당신들이 천재를 두 명이나 빼앗아가도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소. 그러니 교철과 강벽난을 우리에게 양보하는 것이 어떻소?"

비양 성지의 봉주가 웃으며 말했다.

청룡 성지의 다른 봉주들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

그들은 모두 이미 교철이 바로 교십일의 형님이고 교섭일이 강벽난을 가슴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만약 비양 성지에서 교철과 강벽난을 데려가면 교십일도 함께 데려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반구는 비양 성지에서 데려왔으니 당연히 비양 성지를 따라갈 것이었다.

"그 말은 맞지 않소. 교철은 내가 지명한 사람이요, 강벽난을 당신들에게 양보하는 건 되지만, 교철은 우리를 따라야 하오."

청룡 성지의 한 봉주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강벽난은 상도맹의 성녀였다.

그러니 성지에 들이면 상도맹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었다.

교철은 성품으로 보아 미래를 가늠할 수 없었다.

어느 누구도 양보할 수 없었다.

'늙은 여우 같으니!'

비양 성지의 삼대 봉주는 속으로 욕하며 거짓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보기에 이 일은 이렇게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것……"

그들의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단목 봉주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교철과 강벽난? 이 둘은 당신들에게 양보하는 게 마땅하오. 다만 요구가 있소. 다른 천재는 반드시 우리 청룡 성지에서 먼저 선택해야 하오."

여러 봉주들은 일제히 놀랐다.

'무슨 뜻이지? 단목 봉주가 교철, 강벽난, 교십일 이 세 천재를 포기하다니?'

"봉주, 이건……"

청룡 성지의 다른 두 봉주가 서둘러 말하려 했다.

그러나 단목 봉주의 엄숙한 얼굴을 보고 바로 포기했다.

비양 성지의 세 봉주도 모두 얼굴에 의심이 가득했다.

'단목 봉주가 세 명의 천재를 양보하고 남은 선발권을 가지려 하다니, 이건 무엇 때문일까? 설마 이들 중에 이 세 천재보다 더 엄청난 천재가 숨어있단 말인가?'

이 생각이 머리에 떠올랐지만 바로 떨쳐버렸다.

나머지 천재들 중에 진남이 좀 재미있을 뿐이었다.

다만 진남은 지금 반보 무왕 경지밖에 안 되니 아마 무혼 등급도 별로 높지 않을 것이기에 삼대 천재와 비교할 수 없을 것이었다.

"단목 봉주, 이건 당신이 말한 거요, 그러니 나중에 억지를 부려서는 안 되오."

비양 성지 봉주가 참지 못하고 기쁜 표정으로 웃기 시작했다.

"당연하오."

단목 봉주는 허공을 바라보았다.

다른 봉주들도 바로 고개를 돌려 허공을 바라보았다.

* * *

청룡 성지와 수십만 리 떨어진 곳.

강대한 그림자가 무서운 기운을 폭발하며 허공을 가로질러 부단히 이동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곳마다 한바탕 흔들렸다.

그림자는 바로 현령종에 강림한 비양 성지에서 온 나 봉주였다.

"젠장! 젠장!"

나 봉주가 이 시각 얼굴에 분노가 가득하여 소리 질렀다.

"큰형님, 난 당신과 끝장을 볼 거요! 셋째 형님을 파견하여 일부러 나를 막다니! 만약 진남을 빼앗아간다면 청룡 성지를 부숴버리겠소!"

"하하, 넷째 동생. 그렇게 성낼 필요가 있느냐, 큰형님도 진남을 위해 고려한 거다. 진남은 청룡 성지에 있는 것이 더 좋아."

나 봉주의 뒤에 있는 긴 두루마기를 입은 장 봉주는 얼굴에 기쁨이 가득했다.

'시간을 계산해보면 이제 문도어의 시험을 시작했겠지?'

시험이 시작되었다면 진남은 꼭 큰형님이 데려갈 것이었다.

"젠장!"

나 봉주는 머리도 돌리지 않고 큰소리로 외쳤다.

그의 달리는 속도가 더욱 맹렬해지자 허공이 끊임없이 찢어졌다.

마치 천둥 번개가 치는 것 같았다.

사실 청룡 성지의 단목 봉주와 장 봉주가 연합하여 비양 성지의 나 봉주를 방해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얼마 전에 상도맹에서 몇십 명의 그림자를 파견하여 낙하왕국으로 보냈을 때 모두 그들이 나서서 막았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한 가지 신기한 사실을 발견했다.

상도맹의 그림자들이 진남의 소식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왜 진남을 찾는 거지?'

삼대 봉주는 바로 진남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어느 정도 조사하고 나니 삼대 봉주는 더는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었다.

진남이 난심고죽림에서 천 보를 걸어 현령종의 역사를 창조했다.

무연각 오 층에 올라 무연각의 비밀을 얻었다.

무연각이 어떤 곳인가?

양대 성지마저도 감히 범하지 못하는 하역의 금지구역 중의 하나였다!

이는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그밖에, 그들은 또 방검이 전해온 소식들을 받았다.

진남은 반보 무왕 경지로 상도맹의 고용 경매회를 망쳤고 육이존자마저 무릎을 꿇렸다.

다른 현급 팔품 무혼의 천재들도 아마 이런 놀라운 사적을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었다.

삼대 봉주들은 이번 양대 성지 선발대회의 문도어 관문에서 진남이 아마 역사를 새로 쓸 만한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여겼다.

그들은 진남이 당청산을 초과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그들 삼형제는 진남을 데려오기 위해 쟁탈전을 시작했다.

* * *

청룡 성지, 단목봉.

육대 봉주와 모든 사자들의 눈길이 무술 경기장을 향했다.

사람들이 침묵한 속에서 한 천재가 크게 소리쳤다.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먼저 나선 사람은 바로 냉건웅이었다.

냉건웅이 깊게 숨을 들이쉬어 기운을 안정시키더니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당당한 발걸음으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천재들이 가득 모였기에 관심을 얻으려면 천부로는 안 되고 담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나서서 괜찮은 성적을 거두면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문도어 무리 아래까지 걸어간 냉건웅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쳐들었다.

하늘에서 사방으로 마구 헤엄쳐 다니던 문도어들 중에서 이백서른아홉 마리의 눈길이 냉건웅을 향했다.

문도어들은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더니 또 이백열여덟 마리의 문도어가 헤엄쳐와 냉건웅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흐늘거렸다.

문도어들이 그를 청홍색 빛으로 휘감았다.

천재들은 눈빛이 흐릿했다.

그들은 냉건웅의 성적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었다.

주위에 둘러서서 구경하던 사자들은 한바탕 소란스러워졌다.

"괜찮구나! 이백열여덟 마리나 움직이게 하다니!"

"이 성적은 최상이라고 하지 못해도 과언이 아니야!"

"저자의 이름이 뭐지? 우리 봉으로 데려오면 좋을 것 같은데?"

"무슨 소리야? 이자는 우리 청룡 성지에 와야 해! 너 지금 어디 있는지 아느냐? 이곳은 청룡 성지다! 그러니 우리에게 우선권이 있어!"

"……"

많은 사자들의 얼굴이 시뻘게져 한바탕 싸울 것만 같았다.

양대 성지 중 대부분은 경지가 무황 경지라 한발도 진보하기 어려웠다.

때문에 그들은 인재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다.

자신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를 자신의 후계자로 삼아 강자로 만들려고 했다.

이때 방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냉건웅이라고? 성적이 아주 좋구나! 우리 단목봉으로 들어오거라!"

"네, 사형! 감사합니다!"

냉건웅은 기분이 격앙되었다.

그는 먼저 나서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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