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177화 (177/1,498)

177화 나름 쓸모있는 동술이구나

전체 이 층에 스무 개의 왕도지기의 의지가 순식간에 폭발하여 이 층 전체를 흔들어 윙윙 소리가 났다.

"이건……!"

사람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은 경악한 얼굴로 그 광경을 지켜봤다.

무황 강자이고 고운 방의 방주인 팽어도 안색이 굳어졌다.

'스무 개 잔편이 모두 왕도지기라니?'

방금 시작했을 때의 한 개까지 합하면 족히 스물한 개의 잔편이 전체 이 층에서 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만약 한두 개라면 운이라고 하겠지만, 스물한 개도 운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건 실력이었다.

사마공은 이 광경을 보자 살찐 얼굴이 흥분으로 상기되었다. 진남과 협력한 건 정말 잘한 것이었다. 그는 멀지 않아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었다.

팽어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는 가까스로 분노를 참으며 말했다.

"진남, 생각 밖으로 약간의 재주가 있구나. 다만 제황지기 잔편 위의 금제는 왕도지기의 금제보다 더욱 강하여 너의 동술로도 읽어낼 수 없을 것이다."

팽어의 말에 장내의 많은 사람들이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상도맹이 설치한 금제의 위력은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만약 쉽게 정탐할 수 있다면 상도맹이 크게 손해 보게 될 것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그들은 마음이 다시 평온해지기 시작했다.

진남이 스물한 개를 열었지만 설사 서른 개의 왕도지기 잔편을 연들 기껏해야 본전을 확보할 뿐이었다.

"만약 내가 제황지기의 잔편을 열면 당신이 저에게 왕도지기 세 개를 배상하고 만약 제가 열지 못하면 제가 당신에게 왕도지기 세 개를 배상하는 것이 어때요?"

진남이 팽어에게 말했다.

진남의 말에 팽어의 안색이 굳어졌다. 그는 진남이 제황지기의 잔편을 열 수 있다고 전혀 믿지 않았다. 그러나 이 말을 듣자 그는 오히려 대답할 수 없었다.

만일 진남이 열면 크게 손해 볼 뿐만 아니라 체면도 깎이는 것이었다.

"흥!"

팽어가 쌀쌀하게 말했다.

"선배로서 어떻게 후배의 물건을 탐하겠느냐? 지금 바로 보자, 나머지 아홉 개가 도대체 무엇인지!"

쿵!

순식간에 세 개의 제황지기, 여섯 개의 왕도지기의 잔편이 동시에 놀라운 의지를 내뿜어 전체 이 층 대전에 빛이 가득 찼다.

"어떻게 이런 일이……"

팽어와 다른 사람들은 모두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세 개의 제황지기를 전부 고르다니?'

사마공이 격동하여 참지 못하고 하마터면 벌떡 뛰어 일어날 뻔했다.

스물일곱 개의 왕도지기는 오천사백 알의 입미지석이고 세 개의 제황지기는 이천사백 알의 입미지석이었다!

몇십 번 호흡할 시간도 안 돼 그들은 천팔백 알의 입미지석을 벌었다!

진남이 팽어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기왕 당신이 가격을 열 배 올렸으니 그럼 열 배로 합시다. 그래도 저는 벌 수 있습니다. 지금 첫 번째 경기가 이미 끝났으니 두 번째 경기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당신은 아마 속으로 이것이 운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제 실력을 보여주겠습니다."

팽어가 그 말을 듣고 얼굴색이 새빨개졌다.

'운이라고? 서른 개를 제대로 골랐는데 운이라고?'

바보만이 진남이 운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계속하여 두 번째 경기를 시작하자고?'

'만약 진남이 매번 서른 개를 골라내면 나머지 잔편들은 보물이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면 이 수사들이 여전히 판돈을 걸까?'

'아니, 불가능하다.'

팽어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진남! 너의 동술이 꽤나 대단하구나. 내가 전에 확실히 너를 얕보았어! 이렇게 하자, 나와 함께 삼 층으로 가는 것이 어떠냐? 삼 층은 이 층보다 더욱 다채로운 잔편들이 많다."

이 말이 나오자 장내의 사람들은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고운방의 삼 층은 일반 사람은 들어갈 수 없었다. 설령 재산이 충분해도 말이다.

그러나 진남은 삼 층으로 들어갈 만했다. 그는 그럴 만한 능력이 충분했다.

"삼 층이요?"

사마공의 두 눈에서 빛이 났다. 그도 오랜 세월을 살았지만 고운방의 삼 층에는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팽어가 진남이 말하지 않는 것을 보고 바로 그를 도발했다.

"왜, 설마 두려운 거냐?"

"두려워한다고요?"

진남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는 당연히 삼 층에 갈 겁니다. 그러나 먼저 이 층에서 몇 번 더 놀겠습니다."

팽어의 안색이 순식간에 살짝 변했다.

설사 그가 지금 진남을 쫓아내려고 해도 불가능했다. 장내의 이렇게 많은 수사들이 있는데 그가 진남을 쫓아낸 것이 전해지면 상도맹의 명예가 떨어질 것이었다.

"좋아, 그럼 놀거라."

팽어가 가까스로 말을 내뱉었다.

이어지는 결과는 모두 같았다. 연속 여덟 번 모두 세 개의 제황지기와 스물일곱 개의 왕도지기였다.

진남과 사마공은 여덟 번 만에 족히 만 사천사백 알의 입미지석을 땄다.

이 층에 서 있는 팽어의 눈에서 피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수십 년이래 그들 고운방이 이렇게 거대한 손실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진남아!"

팽어가 낮은 소리로 외치자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방주가 더는 참지 못하고 곧 화를 낼 것 같았다.

"가자, 삼 층으로!'

진남이 동작을 멈추고 사마공과 같이 삼층으로 들어섰다.

'진남, 진짜로 삼 층으로 들어오다니. 반드시 네가 가져간 입미지석을 전부 토해내게 하겠다!'

팽어가 속으로 중얼거리더니 곧 걸음을 내디디며 삼 층으로 들어갔다.

* * *

고운방의 삼 층은 앞의 두 개 층하고 완전히 달랐다.

삼 층에는 좌석도 없고 영기도 없었다. 오직 벽에 오십여 개의 각양각색의 잔편이 걸려있기만 했다.

이 잔편들은 일 층과 이 층의 것과 달랐다. 잔편마다 모두 일종 특수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잔편 앞에는 홍포를 입은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얼굴이 오만했고 한 쌍의 동공에는 은은히 나뭇잎이 맴돌고 빨간빛이 흘러넘쳤는데, 현묘함이 가득했다. 그의 뒤에는 두 명의 시위가 따르고 있었다.

진남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그 홍포 청년이 고개를 돌려 웃으며 말했다.

"팽 숙부, 이 오십 개의 잔편이 좀 재미있군요, 전 이미 골랐습니다……"

팽어에게 말을 걸던 홍포 청년은 예상외의 인물인 진남과 사마공을 보더니 이마를 찌푸렸다.

이때 팽어가 나타나 눈에 빛이 스치더니 말했다.

"홍풍 태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자는 진남입니다. 삼 흑인이 있고 우리 상도맹이 추격하는 사람입니다. 오늘 아가씨가 직접 명령을 내려 저더러 이 자를 고운방에서 쫓으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잔편을 구매하는 가격을 열 배로 높였는데 꽤 강력한 동술이 있는지 이 층의 잔편을 보아내었기에 모두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삼 층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네?"

홍풍 태자의 눈에 조금의 놀라움이 스쳤다. 이 층을 뚫어볼 수 있다니, 이건 진남이라는 자의 동술이 비상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놀라움은 순간뿐이고 홍풍 태자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팽어가 진남을 보면서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소개해주지, 이 분은 홍풍 제국의 당조 태자시다. 현급 이품의 풍엽 무혼을 각성했고 한 쌍의 위력이 절묘한 풍엽 현동을 가지고 있으시지. 이번 초선 제자명단에서 서열이 사 위다."

"초선 제자명단이요? 그게 뭐죠?"

진남이 바로 앞말을 무시하고 사마공에게 물었다.

"그것도 모르오? 비양 성지와 청룡 성지에서 제자를 선발하는데 이번 시합에 참가한 제자 중에서 실력에 근거하여 순위를 정한 것이오. 그리고 홍풍이 사 위를 차지했다는 건 무척 대단한 거요."

사마공이 놀라면서 말했다.

진남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살짝 실망했다. 초선 제자명단에서 서열 사 위인 홍풍이 고작 현급 이품 무혼의 존재일 줄 몰랐다.

팽어와 홍풍 태자가 만약 이런 진남의 생각을 알았다면 아마 그 자리에서 펄쩍 뛰었을 것이었다.

현급 일품 무혼은 어느 제국, 어느 종문에서든 모두 진전 제자 급의 존재였다. 양대 성지에서도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고, 미래에 무황으로 승급할 수도 있었다.

홍풍 태자가 아래위로 진남을 훑어보더니 말했다.

"진남이라고? 좀 쓸만한 동술이 있다고 안하무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 조용하게 살고 다시는 그 아가씨에게 밉보이지 말거라. 그렇지 않다가는 그녀가 너를 죽이지 않아도 내가 먼저 너를 죽일 것이니."

그 말에 팽어의 눈빛이 살짝 빛났다.

소문이 과연 맞았다. 홍풍 태자가 아가씨를 애모하고 있었다. 그러니 만약 누구라도 아가씨의 원수이면 그는 반드시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었다.

팽어는 비록 홍풍 태자를 경멸했지만 홍풍 태자를 빌어 진남을 잘 상대하게 한다면 이것도 하나의 매우 좋은 계략일 것이었다.

팽어의 계략을 진남이 모를 리가 있을까. 때문에 그는 이 홍풍 태자를 아는 체하지 않고 바로 팽어를 보며 말했다.

"삼 층은 또 어떻게 하는 노름입니까?"

"너! 감히!"

홍풍 태자가 진남이 자신을 무시하는 걸 보고 순식간에 노했다. 그의 등 뒤의 두 무왕 경지 정상의 시위도 눈에 냉기가 흘렀다.

팽어가 속으로 웃으며 엄숙해서 말했다.

"삼 층은 한차례의 시험이다. 이 오십여 개의 잔편 중에서 세 개의 제황지기의 잔편만 고르면 우리 고운방의 요지로 들어갈 수 있고, 참가……"

팽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이 숫자 하나를 불렀다.

"십이!"

팽어와 얼굴에 노기가 가득한 홍풍 태자가 모두 일제히 멍해졌다. 이어 그들 두 사람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왜냐하면 십이 호 잔편이 바로 하나의 제황지기였기 때문이다.

"십삼!"

"이십구!"

진남이 연이어 두 개의 숫자를 부르더니 팽어를 보며 말했다.

"들어가도 됩니까?"

삼 층 대전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해졌다.

홍풍 태자의 얼굴에 가득했던 노기가 황당함에 사라졌다.

그는 자신의 무혼을 움직여 풍엽 쌍동을 연화하는데 족히 한 주 향의 시간을 소모했다. 그리고 나서야 이 안의 세 개의 제황지기의 잔편을 고를 수 있었다.

'겨우 몇 번 호흡할 시간만 사용하다니?'

특히 팽어는 자리에 서서 충격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삼 층의 잔편은 모두 매우 강한 금제수법으로 덮어져 있어 설령 오랜 동술을 가지고 있다 해도 이렇게 짧은 몇 개 호흡 내에 전부 다 볼 수 없었다.

'이 자식의 동술이 비범하지 않구나!'

팽어와 홍풍 태자의 머릿속에 모두 한가지 생각이 스쳤다.

사마공이 한 켠에서 보고 격동했다. 이것이야말로 제대로 하는 잘난 체였다.

백 번의 말보다 한 번의 행동으로 입을 다물게 만들다니. 실로 피가 들끓었다!

팽어는 무황 강자라 수많은 경험을 했기에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가자, 내가 너희들을 우리 고운방의 요지로 데리고 들어가마!"

그가 몸을 날려 한 모퉁이로 가 손바닥을 내밀고 누르자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삼 층 마당의 벽이 갑자기 움직이더니 대략 방원 육 척이 되는 석실 하나가 나타났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