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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76화 (176/1,498)

176화 검금타누(撿金打漏)

온 거리에 수많은 노점상들이 모두 진남을 향해 소리쳤다.

작은 노점상들 앞에 좌판이 펼쳐져 있고 그 좌판 위에는 각양각색의 잔품들이 놓여있었다. 잔품마다 모두 흙이 조금씩 묻어 있었고 또 조금씩 녹슨 흔적이 있었다. 마치 기운이 오래되고 내력이 까마득한 것 같았다.

진남은 대충 훑어보았다. 가짜를 만든 여러 가지 기술이 모두 드러났다. 일부 잔품이 조금의 가치가 있는 것 외에 나머지는 모두 가짜였다.

"저곳이 바로 고운방이요!"

사마공이 높게 솟은 삼 층 전당을 가리키며 말했다.

"갑시다!"

진남이 바로 몸을 움직여 고운방을 향해 걸어갔다.

고운방의 일 층은 그리 크지 않았다. 면적이 방원 삼십 척 정도 되었고, 그 안에 수사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략 백여 명이었다. 그들이 서로 이야기 나누느라 고운방 내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다.

적지 않은 수사들의 얼굴이 벌겠고 이상할 정도로 흥분했다. 또 흉악한 얼굴을 하고 두 눈이 충혈 사람도 있었다.

"수사 여러분, 선배 여러분, 지금부터 이 차 검금타누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때 긴 두루마기를 입은 노인이 걸어 나와 높게 외쳤다.

그가 외치자 그의 등 뒤로 하나의 거대한 전차가 밀려 나왔다.

전차에는 수백 개의 잔품이 놓여있었고 잔품마다 모두 짙은 금제 파동이 반짝이고 있었다. 기운이 똑같아 사람들은 조금도 다른 점을 보아낼 수 없었다.

노인이 계속 외쳤다. 목소리에는 유혹의 힘이 충만했다.

"여기에 모두 천 개의 잔품이 있습니다. 우리 상도맹은 여기에 서른 개의 왕도지기의 핵심 잔품을 놓았습니다. 그 외에 다른 잔품도 각 금지에서 운송해온 것이기에 전설의 제황지기 잔품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제대로 사면 하룻밤 사이에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잔품 하나당 열 개의 입미지석으로 팝니다. 그리고 우리 상도맹은 동술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동술을 쓰는 것도 환영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노인의 말이 끝나자 그 수백 명의 수사들이 바로 벌떼처럼 몰려들어 더할 나위 없이 뜨거워졌다.

"내가 사겠소! 내가 사겠소! 난 구십삼 호 잔품을 사겠소!"

"난 팔백이십 호를 사겠소! 그것이 바로 왕도지기 잔품이요!"

"난 칠백십사 호를 사겠소! 난 느낄 수 있소, 그것이 바로 나의 행운의 별이요!"

"……"

수백 명의 수사들이 미친 듯이 잔품을 구매했다. 짧은 한 주 향이 타는 시간에 모든 잔품이 거의 다 팔렸다.

사마공이 희망 가득한 눈으로 진남을 보면서 말했다.

"어떻소?'

"좋지 않습니다. 많은 것이 가짜입니다. 또 특별한 보물도 없습니다. 대부분 왕도지기는 모두 상도맹의 심부름꾼이 사 갔습니다."

진남이 고개를 흔들며 냉소를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이미 이 사람들 중에 몇 명의 상도맹 수사가 끼어있는 걸 발견했다. 그들이 산 잔품은 서너 개밖에 안 되었는데 그중에 두 개의 잔품이 바로 왕도지기였다.

만약 하나라면 공교롭다고 할 수 있겠지만 동시에 여러 명이 그렇다는 것은 분명 수를 쓴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상도맹이 말하는 공평공정이구나, 진짜 우스운 놈들이구나!'

사마공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맞소. 상도맹은 바로 이런 물건이요. 갑시다, 일 층은 재미없소. 우리 삼 층으로 갑시다!"

지금 사마공은 크게 벌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이때 방금 열 개를 산 수사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바로 몸을 돌려 분노 가득한 얼굴로 진남을 보면서 말했다.

"너! 너 여기서 왜 상도맹을 먹칠하느냐! 상도맹은 줄곧 더할 나위 없이 공평했어. 너 만약 다시 감히 허튼소리를 한다면 네가 강황성을 나갈 때 내가 너를 찾을 거니깐 조심하거라!"

수사는 바로 한 명의 무왕 강자였다.

그는 고운방의 검금타누에 푹 빠져있었다. 그는 처음에 시작할 때 왕도지기의 잔품을 하나 샀었다. 비록 모두 제대로 사지 못했지만, 그는 이건 그저 그의 운 탓이라고 생각할 뿐 상도맹의 문제가 아니라고 여겼다.

진남이 걸음을 멈추고 그를 보더니 말했다.

"도우, 당신 손의 열 개는 모두 전부 가짜요."

그는 말을 마치고 바로 떠났다.

수사의 화난 눈이 휘둥그레졌다.

'가짜라고? 그럴 리가!'

그는 자신의 이 열 개가 분명 맞을 거라고 믿었다.

수사는 고개를 흔들고는 열 개의 잔품을 안고 상도맹에서 금제를 풀어주는 곳으로 갔다.

모든 잔품의 금제가 모두 풀리는 순간 그는 멍해졌다.

'정말로 가짜였다니……'

이 순간 진남과 사마공은 이미 이 층으로 와 있었다.

그들이 이 층에 들어서자 쌀쌀한 목소리가 울렸다.

"진남이라고 했나? 우리 고운방은 너를 환영하지 않는다. 만약 네가 잔품을 사려면 열 배의 가격을 지불해라!"

이 층 대문 앞에 한 중년 남자가 네모난 얼굴에 긴 두루마기를 입고 쌀쌀맞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는 진남과 사마공을 경멸하는 시선으로 보았다.

이 중년 남자는 팽어(彭禦)였다. 바로 현재 고운방의 방주이고 무황 경지의 존재였다.

팽어는 진남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아가씨의 명령을 듣자 바로 화가 났다.

'작은 낙하왕국에서 나온 촌놈이 감히 아가씨를 그렇게 대하다니?'

만약 강황성의 규칙이 아니었다면 팽어는 아마 바로 손을 써 이 촌놈에게 본때를 보여줬을 것이었다.

사마공이 화를 내면서 소리쳤다.

"당신이 방주입니까? 우리 동생한테 왜 가격을 열 배로 올리는 겁니까!"

사마공은 이미 묘법을 사용해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온몸에 살이 찌고 실눈을 뜨고 있어서 화를 내도 보는 사람에게 짙은 옹졸함을 느끼게 했다.

팽어가 그런 사마공을 무시하고 진남에게 말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네가 더 잘 알 거다. 스스로 떠나는 게 좋을 거다.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모욕당할 테니 말이다!"

말을 마친 팽어가 활개를 치며 가버렸다.

진남이 찡그린 눈에서 냉기가 뿜어 나왔다.

백의 여인이 강황성 안에서 그를 강제하려 하고 있었다.

'상도맹이 공평 공정하다고? 좋아! 당신들이 자초한 일이니 나를 욕하지 말거라!'

"진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오?"

사마공이 조금 의아해하며 진남을 보았다.

"괜찮습니다, 갑시다!"

진남이 손을 흔들며 큰 걸음으로 걸어갔다.

이 층에는 영기가 감돌았으며 좋은 향기가 가득했다. 서른여 명의 수사들이 다탁에 앉아 차를 맛보는 동시에 궁금한 듯 진남을 주시했다.

'두 사람은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질렀기에 방주가 직접 나와서 훈계하는 거지?'

"지금부터 두 번째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때 이 층의 긴 두루마기를 입은 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두 번째 경기에는 모두 오백 개의 잔품이 있습니다. 이 오백 개의 잔품은 모두 태고금지에서 운반해 온 것입니다. 각 잔품에는 큰 내력이 있을 수도 있고, 모종의 보물의 핵심일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 우리는 그 속에 오십 개의 왕도지기 잔품, 세 개의 제황지기의 잔품을 섞어놓았습니다. 뽑을 확률이 매우 큽니다. 하나의 잔품은 스무 개의 입미지석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네, 저는 일 호, 팔 호, 십삼 호, 십오 호 이 몇 개를 가지겠습니다."

"하하, 이렇게 통이 크다고? 그러면 나는 열 개를 가지겠소!"

"허허, 제황지기의 잔품만 맞히면 전혀 손해 보지 않겠군! 나는 스무 개를 가지겠소!"

"……"

이 층의 수사들이 빠르게 잔품을 사기 시작했다.

"저에게 육천 개의 입미지석을 빌려주십시오."

진남이 아무 표정 없이 말했다.

지금 그의 몸에 입미지석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거기에 가격이 열 배로 높아져 그는 잔품을 살 수 없었다.

"육천 개?"

사마공이 눈을 크게 떴다. 잠깐 망설이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건 나의 전부 재산이요, 모두 자네에게 빌려주겠소! 근데 요구가 있소, 앞선 삼 할의 내 몫을 사 할로 높일 것이오."

진남이 의외라는 눈빛으로 사마공을 보았다.

'상상했던 것보다 내력이 더 크구나. 최대한 불러본 것인데, 한 번에 육천 개의 입미지석을 내놓을 수 있다니.'

"난 삼십구 호, 칠십오 호, 백오십사 호를 가지겠습니다."

진남이 한 번에 서른 개의 숫자를 말하면서 손의 저장 주머니를 바로 그 노인에게 던졌다.

전체 이 층이 조용해졌다.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진남을 보며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육천 개의 입미지석으로 서른 개의 잔품을 사다니?'

설령 세 개의 제황지기 잔품, 일곱 개의 왕도지기 잔품을 모두 샀다고 해도 본전도 못 찾을 것이었다.

사마공도 가슴이 뛰어 저도 모르게 두 손을 맞잡았다.

그 노인마저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는 방금 팽어의 명령을 받고 그들이 고운방의 원수라는 걸 알았다. 그는 원래 조롱하려 했다. 그러나 육천 개의 입미지석을 가지는 순간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이 강황성의 젊은 층 중 이런 패기와 배경으로 육천 개의 입미지석을 내놓을 사람이 몇 명이나 있는가.

"진남, 내가 너를 얕보았구나!"

이때 팽어가 다시 나타나더니 입가에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육천 개의 입미지석으로 서른 개의 잔품을 살 수 있는 이런 패기는 나도 탄복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객노, 바로 서른 개의 잔품을 그에게 주시오!"

"알겠습니다!"

그 노인은 바로 그 서른 개의 잔품을 전부 진남의 앞에 놓았다. 크기가 같지 않고 모양이 이상했다.

장내의 모든 수사들의 시선이 일제히 진남에게 끌렸다. 잔품을 사는 동작도 모두 멈추었다. 그들은 이 서른 개의 잔품이 도대체 모두 어떤 것인지 보고 싶었다.

팽어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다들 알다시피 우리 고운방의 잔품은 모두 특수한 처리를 거쳐 그 기운을 읽어낼 수 없소. 그런데 여기 이 진남 도우가 육천 개의 입미지석을 내놨으니 나는 직접 금제를 열어 여러분에게 이 서른 개의 잔품이 무엇인지 보여주겠소!"

겉으론 이랬지만 사실 팽어는 속으로 이미 비웃고 있었다.

'촌놈은 역시 촌놈이구나. 작은 도발도 참지 못하다니. 설마 이 서른 개의 잔품을 전부 다 맞혔다고 여기는 건가? 참말로 허황된 망상을 하는구나!'

팽어가 굽힌 손가락을 튕기자 현묘한 빛이 떨어졌다.

첫 번째 잔품에 씌었던 금제가 흩어지더니 엄청난 왕도지기가 그 속에서 용솟음쳤다.

사람들은 다들 살짝 놀라 떠들기 시작했다.

"제대로 샀군, 첫 번째가 바로 왕도지기 잔품이라니."

"그러나 그는 이백 개의 입미지석으로 이 잔품을 샀어, 그러니 왕도지기라도 벌지 못한 거랑 같아."

"아직 스물아홉 개가 남았어. 하지만 설령 스무 개의 왕도지기를 연다고 해도 그는 많이 손해를 보는 거야."

"……"

왕도지기의 잔품 하나는 가치가 이백 알의 입미지석에 맞먹었다. 진남이 산 잔품은 한 알이 이백 개의 입미지석이었다.

팽어는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진남, 너 운이 그다지 나쁘지 않구나, 이번엔 한 번에 스무 개를 열겠다!"

팽어가 굽힌 손가락을 다시 한번 튕기자 스무 개의 빛이 떨어졌다. 스무 개 잔품의 금제가 전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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