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화 참으로 대단하구나!
진남은 드디어 깨달았다.
무엇 때문에 외원봉, 내원봉의 정원에서 서열이 높을수록 정원 내의 영기가 더욱 짙게 변하는지.
그건 바로 각 정원이 용맥에서 끌어오는 영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열심히 수련하거라."
선노가 웃으며 말하고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
"잠깐만요!"
진남이 무언가 생각나서 다급하게 그를 불러세웠다.
"선노, 혹시 몸을 수련하거나 신식을 수련하는 공법이 있습니까?"
"몸을 수련하고, 신식을 수련한다고?"
선노는 살짝 멍해지더니 곧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신식을 수련하는 공법은 있다. 그러나 몸을 수련하는 공법은 잘 생각해보자…… 깜박할 뻔했구나. 몸을 수련하는 공법도 있긴 하다. 다만 결본뿐이다."
"그거면 됩니다."
진남은 한시름 놓았다. 그는 지금 몸과 신식을 다시 한번 강화하고 싶었다.
"신식을 수련하는 공법은 청심당마결(清心蕩魔訣)이라고 한다. 수련하면 마음을 안정시켜 모든 사악한 것들이 침범할 수 없게 만들고, 깊게 수련하면 신식의 음으로 변해 마수를 진격시킬 수 있다."
선노가 고적 두 권을 꺼내며 말했다.
"그리고 몸을 단련하는 공법은 내가 우연히 얻은 것이다. 이름은 열양금갑체결(烈陽金甲體訣)이다. 이건 결본뿐이지만, 만약 잔본을 다 모으면 매우 무서운 공법일 것이다."
말하면서 선노는 무언가 알아차린 듯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진남아, 너 설마 신식이 생겼느냐?"
오직 무왕 경지로 진급해야만 머릿속에 신식이 열린다. 종래로 반보 무왕 경지에 신식을 연 선례는 없었다.
진남은 웃으며 많은 말을 하지 않고 두 개의 공법을 받으며 정중하게 말했다.
"선노 감사합니다!"
"너 이 녀석……!"
선노가 진남을 가리키며 농담조로 욕하더니 더 말하지 않고 몸을 날려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휴, 두 공법을 깨닫는 게 급한 게 아니야. 우선 전신의 혼의 등급을 한층 높여야 해."
진남은 생각을 굳혔다. 청룡 성지의 사자가 열흘 뒤에 온다.
그가 만약 전신의 혼의 등급을 더욱더 높게 올리면 청룡 성지에 들어갈 확률도 더욱 높아질 것이었다.
종문도 제자를 선발할 때 모두 무혼등급을 위주로 했다.
진남은 바로 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그의 등 뒤에서 일곱 갈래의 파란빛이 반짝이더니 높이가 몇십 장인 전신의 혼이 바로 우뚝 솟았다.
지금 그의 몸엔 칠백이십만 알의 무왕단이 있었고, 또 약탈하여 얻은 삼십육만 알의 무왕단이 있었다. 모두 칠백오십육만 알이었다.
이제 곧 갚아야 하는 오십만 알의 무왕단을 제외하면 그는 족히 칠백만 알의 무왕단을 복용할 수 있었다.
"한 번에 몇백 알의 무왕단밖에 삼킬 수 없는데… 그럼 대체 나는 언제까지 무왕단만 삼키고 있어야 하는 거지……?"
진남이 한숨을 쉬고 나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 줌의 무왕단을 집어 전부 입 안에 넣기 시작했다.
향이 하나 다 탈 시간 동안 그는 십만 알의 무왕단을 삼켰지만, 전신의 혼은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팔십만 알!
백만 알!
백육십만 알!
이백삼십만 알!
진남이 족히 몇 시진 동안 이백구십만 알의 무왕단을 삼켰다.
전신의 혼은 여전히 조금의 미동도 없었다. 마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았다.
"전신의 혼이 현급 칠품이 되니 필요한 무왕단이 끝이 없구나……"
진남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설령 그가 지금 재산이 많아졌다고 해도 이 속도라면 또다시 빈곤해질 것만 같았다.
진남이 삼백만 알의 무왕단을 삼켰을 때였다.
쿵!
거대한 소리가 울리더니 전신의 혼의 뒤에서 여덟 번째 파란색 빛이 반짝였고 전신의 혼의 위압이 더욱 강대해졌다.
진남은 속으로 기뻐했다. 그리고 무언가를 알아차렸다.
"이건……"
진남의 기색이 변했다. 그의 왼쪽 청색 눈동자에 변화가 생겼다.
쿵!
진남의 머리에서 폭발음이 울렸다. 순식간에 진남의 청색 눈동자가 찬란한 금색으로 변하여 빛이 넘쳤다.
진남은 왼쪽 눈을 통해 끝없는 허공을 넘어 끝없는 암흑을 본 것 같았다. 끝없는 암흑 속에서 하나의 타원형의 빛 덩어리가 조용히 떠올랐다.
"이건 뭐지?"
진남의 심장이 무섭게 뛰기 시작했다. 그는 이 빛 덩어리가 하나의 다른 세상이라는 걸 느꼈다. 그리고 전신의 왼쪽 눈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촤르륵!
마치 파도치는 소리가 일어나는 것 같더니 타원형 빛 덩어리에서 한 가닥의 어두운 파란색 기운이 날아와 끝없는 시공을 넘어 서서히 진남의 머릿속에 들어왔다.
윙!
순간 진남의 머릿속의 길이가 한 장인 신식의 늪이 열 배나 확장되었다. 그리고 신식의 늪이 희미해지더니 태고의 기운을 내뿜었다.
"나의 신식이……"
진남은 그의 왼쪽 눈이 어둠 속의 신비한 세계와 소통하여 끌어온 기운이 그의 신식에 대단한 효과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계속 끌어오자!"
진남이 기분이 고조되어 또다시 왼쪽 눈동자를 움직여 계속 그 끝없는 암흑 속의 타원형 빛을 바라보았다.
다만 이번엔 어둠 속의 신비한 세계가 전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응?"
진남이 이마를 찌푸렸다. 그가 빛의 세계가 반응을 보이지 않는 원인을 깊이 생각하기도 전에 그의 왼쪽 눈의 위력이 흩어지는 것처럼 세계가 점점 희미해지더니 이내 완전히 사라졌다.
"이상하다, 참으로 이상해."
진남을 심신을 가다듬고 중얼거렸다.
"보아하니 이번 전신의 혼이 진급하면서 전신의 좌안이 또 한 가지 능력을 각성했구나. 다만 정확히 무슨 능력인지는 아직 이해할 수 없어. 그러나 이후 분명 다시 한번 그 신비한 세계와 소통할 수 있을 것이야."
겨우 기운을 한 가닥만 끌어왔을 뿐인데 그의 신식이 열 배나 확장됐다.
'만약 열 가닥, 백 가닥을 끌어와 흡수한다면?'
생각만으로도 뜨거운 피가 들끓어 올랐다.
"하지만 지금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열흘 뒤 종주의 생일잔치를 위해서 반드시 수련에 집중해야 한다."
진남은 중얼거리며 즉시 몸을 솟구쳐 영기 거룡의 머리 위에 내려 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영기 거룡은 무언가 느낀 것처럼 몸을 살짝 흔들더니 이내 평온을 되찾고 잠이 들었다.
"청심당마결, 열양금갑체결, 일심이용하여 이 두 개의 공법을 우선 철저히 깨달아야겠어."
진남은 두 개의 공법을 동시에 열고 읽을 준비를 했다.
이때 그의 왼쪽 눈이 금빛을 뿜었다.
"이건……?"
진남이 반응하기도 전에 공법 두 권의 오묘함이 모두 그의 왼쪽 눈에 전부 파악되는 느낌이 들었다.
"젠장!"
진남이 참지 못하고 욕을 했다.
"이 왼쪽 눈의 위력은 참으로 대단하구나! 한번 훑어보기만 하면 공법의 오묘를 전부 파악할 수 있다니!"
전신의 왼쪽 눈은 전신의 위압을 방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 태고의 신비한 세계와 소통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제는 무예를 파악하는 능력까지 추가됐다.
그러니 어떤 것이 감히 전신의 눈에 견줄 수 있는가.
짧은 시간에 두 권의 공법의 많은 오묘함을 진남은 모두 장악했다.
"전신의 왼쪽 눈이 있으니 과연 일이 효율적이구나! 그럼 이 두 권의 공법 수련을 시작하자!"
진남은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일심이용의 상태에 들어갔다.
몸으로는 열양금갑체결을 움직이고 머릿속에는 청심당마결을 움직였다.
헉헉! 헉헉!
진남은 온몸이 하나의 화로로 변한 것만 같았다. 수만 개의 모공이 동시에 열려 끝없는 뜨거운 파도가 일었다. 마치 불의 거인이 숨을 쉬는 것 같았다.
그의 신식 속에서 선음이 길게 이어지고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느리게 펼쳐지고 한 번씩 살벌함이 하늘을 찔렀다.
시간이 천천히 흘러 세 시진이 더 지난 뒤.
진남 체내의 모든 경맥의 화염이 전신으로 흘러가고 뜨거운 파도가 흩어져 나왔다.
그의 열양급갑체결은 이미 기초가 쌓여 운용하면 온몸이 화염에 싸였다. 또 하늘에 있는 태양의 힘을 빌려 몸을 지지할 수 있었는데 그 위력이 대단했다.
하지만 진남은 열양금갑체결을 대성하기까지는 아직도 매우 긴 길을 걸어야 했다. 만약 대성해서 운용하면 자신을 태양의 불로 변하게 하여 태양금갑을 모아 바다를 불태우는 것도 가능할 것이었다.
동시에 그의 머릿속에도 청심당마결의 기초가 쌓였다.
길이가 열 장이 되는 신식 속에 물고기, 용, 봉 등등 요수의 허영이 은은히 나타났다. 그들은 끊임없이 노래를 불렀다. 소리가 마음을 깨끗이 하고 듣기 좋아 심신을 안정시켰다.
"후, 전신의 혼이 현급 팔품으로 높아지더니 과연 강하구나. 세 시진 내에 두 가지 공법을 이 지경까지 이르게 하다니!"
진남이 길게 숨을 내뿜었다. 이어 머리를 숙여 발밑의 이 영기 거룡을 보면서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이제 내가 전력으로 전신의 혼을 움직이면 용맥 영기의 힘을 빌어 무왕 경지에 들어설 수 있을지 시도해보자!"
그가 말을 마치자 전신의 혼이 나타나 영기 거룡의 머리 위에서 끝없는 흡인력을 폭발했다.
진남이 예상하지 못한 건 그의 행동이 엄청나게 큰 변화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 * *
생사전 안.
이보전 전주는 안색이 조금 새파래졌다. 그녀는 다른 사람과 달리 몸에 보물이 너무 많았다. 그녀는 수치스러웠지만 간청하려고 했다.
"혹시……"
"할멈, 아직도 감히 반항하는 거냐!"
이보전 전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용호요종이 시뻘겋게 쩍 벌린 아가리로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한 소리를 질렀다.
묘묘 공주의 지휘하에 용호요종은 더할 나위 없이 흥분했다. 그는 약탈하는 것이 매우 즐거웠다. 때문에 그는 이보전 전주가 우물쭈물하자 바로 노발대발했다.
이보전 전주는 그 소리에 깜짝 놀랐다. 감히 다른 생각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녀는 억울한 표정으로 저장 주머니를 꺼내 묘묘 공주에게 건네주었다.
"응?"
묘묘 공주가 저장 주머니 안의 보물을 훑어보더니 눈이 순간 밝아지고 얼굴이 만족한 듯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아졌다.
"너 이 할망구가 참으로 부유하구나! 좋아! 이후부터 내가 너를 지켜줄게!"
"공주 감사합니다……"
이보전 전주는 당장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
'보물을 약탈당하고 도리어 감사하다고 해야 하다니.'
생사전 사방팔방에서 둘러보던 수천 명의 제자, 장로와 거물들이 다들 온순하게 앞으로 걸어가 고분고분 보물을 바쳤다.
그들은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지금 종주는 권세가 떨어져서 그들을 막을 사람이 없었다.
쿵!
이때 엄청난 폭발음이 현령종에 울려 퍼졌다.
모든 제자, 장로들이 혼비백산했다. 그들은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전혀 몰랐다.
용호요종과 묘묘 공주는 일제히 고개를 들어 천봉산 산꼭대기를 향해 보았다. 그들은 당황했다.
"어떻게……"
* * *
내원봉 제일 정원 안.
구양군은 안색이 창백하고 두 눈이 시뻘겠다.
그의 아버지가 무황 경지에 승급하지 못한 건 그에게 있어 청천벽력이나 다름없었다.
'이제 어떻게 진남을 마주한단 말인가? 그리고 이제 어떻게 위엄을 유지한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