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화 이 짐승 같은 새끼들!
세 전주는 말하지 않고 형벌전 전주를 바라보았다.
형벌전 전주는 난감해했다. 그는 정표와 조 부전주를 힐끔 보더니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감히 이런 일을 저지르다니. 당신들에게 벌을 내리겠소. 오 년 구금형에 처하겠소."
다른 세 전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조 부전주와 외문 대장로는 모두 문파에서 나름 중요한 인물이었다. 이 일 때문에 굳이 두 사람을 죽일 필요는 없었다.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오 년간 구금하는 것도 엄중한 벌이었지만, 지금 상황으로 볼 때는 오 년간의 구금은 그들에게 나올 수 있는 제일 좋은 결과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내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는 속이 답답해졌다. 그들은 아직도 사대 전주가 왜 직접 나서 진남을 도와주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금의 상황으로 볼 때 네 전주와 진남의 관계는 특별히 좋은 것 같지 않았다.
진남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가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동의하지 않는다고……?"
형벌전 전주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는 외문 제자가 감히 그의 결정에 반박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그가 화를 참으며 말했다.
"그럼 넌 어떻게 하고 싶으냐?"
다른 삼대 전주도 이맛살을 찌푸렸다. 진남이 순응하지 않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들의 마음속에 진남에 대한 원한이 더욱 커졌다.
진남이 담담하게 말했다.
"대장로가 권력을 남용하여 사리를 꾀하여 외원 제자들이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없었어요. 그리고 형벌전 부전주와 결탁해 문파의 제자를 억지로 내쫓으려 했지요. 심지어 조 부전주는 대장로와 결탁해 직접 손을 써 제자를 죽이려 했어요. 그들 두 사람의 죄행으로 볼 때…… 수행을 폐하고 백 년을 구금해야 해요!"
그 말에 사대 전주는 황당해했다. 그들은 진남이 이런 요구를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는 이 말을 듣고 벌떡 일어났다. 만약 사대 전주가 여기 없었다면 그들은 아마 벌써 손을 써 진남을 죽였을 것이었다.
"안 된다!"
형벌전 전주가 말했다.
"너의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다. 형벌은 아까 내가 말한 대로 한다. 오 년간 구금……"
그러나 그는 이번에 말을 끝까지 하지 못했다. 외문 제자가 형벌전 전주의 말을 잘랐다. 진남이 천천히 한마디 했다.
"그들이 영패를 깨뜨렸어요."
사대 전주는 그가 무슨 영패를 말하는 건지 궁금해했다.
형벌전 전주가 무심코 물었다.
"무슨 영패를 말하는 게냐?"
진남이 손을 내밀어 바닥에 널려있는 영패 조각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룡적아령이요!"
그 한마디에 종문의 사대 전주도 순간 안색이 확 변했다. 그들은 당연히 자룡적아령이 뭘 뜻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순간 다른 삼대 전주가 형벌전 전주를 돌아봤다.
형벌전 전주는 눈에서 살기가 폭발해 나왔다. 그가 소리쳤다.
"이 짐승 같은 새끼들! 진짜 살고 싶지 않은가 보구나!"
형벌전 전주는 머리끝까지 분노했다.
사대 전주가 이번에 직접 온 건 선노의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선노는 상세한 얘기는 하지 않고 그저 사대 전주더러 진남을 구하라고만 했다. 상세한 일은 사대 전주더러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다.
그러나 사대 전주는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가 자룡적아령을 깨뜨렸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자룡적아령이 무엇인가?
자룡적아령이 나타나면 태상 장로가 직접 온 것과 같았다. 현령종의 종주라도 자룡적아령을 보면 어느 정도 존중해줘야 했다.
조 부전주 등 사람이 자룡적아령을 깨뜨린 것은 태상 장로를 도발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제야 사대 전주는 선노가 왜 이번에 그들더러 직접 가라고 했는지 깨달았다.
사대 전주 중에서 가장 분노한 사람은 형벌전 전주였다. 왜냐하면 자룡적아령을 깨뜨린 사람이 바로 형벌전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선노가 죄를 물으면 형벌전 전주는 제일 먼저 고초를 겪을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형벌전 전주가 어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을까?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 그리고 여타 장로들은 형벌전 전주가 분노에 차 소리치자 놀라 당황했다. 그들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형벌전 전주가 왜 갑자기 화를 내지? 고작 영패 하나를 깨뜨린 것뿐인데……. 한데, 자룡적아령이라? 어디서 이름을 들어본 것 같은데.'
갑자기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는 몸이 휘청거렸다. 경악한 얼굴이 더없이 창백해졌다.
그들 두 사람은 자룡적아령이 뭘 의미하는지 드디어 생각났다.
조 부전주는 놀라 혼비백산해 서둘러 큰소리쳤다.
"저, 전주…… 저……"
"저는 개뿔!"
형벌전 전주는 화가 나 소리쳤다. 그는 무왕 경지 정상의 기세를 폭발시켜 순식간에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 두 사람을 뒤덮었다.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의 몸이 굳어졌다. 형벌전 전주의 힘이 내리누르자 그들 두 사람은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이어 형벌전 전주가 한 방 한 방에 하늘을 찌를 듯한 살기와 방대한 힘을 싣고 폭풍우처럼 두 사람을 때렸다.
쿵!쿵!쿵!쿵!
끊임없는 폭발음이 장내에 울려 퍼졌다.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의 위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들은 연달아 비명을 질렀다.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제자들은 모두 놀라 입을 쩍 벌렸다.
그들은 형벌전 전주가 갑자기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를 무자비하게 팰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도대체 무엇 때문이지? 설마 그 영패 때문인가?'
형벌전 전주는 두 사람을 족히 한 주 향이 타는 동안 쉴 새 없이 구타했다.
그의 마음속의 화가 그제야 가라앉았다. 그는 주먹을 거두고 옆으로 섰다.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의 모습은 더없이 비참했다. 옷이 찢어지고 온몸에 피가 낭자했다. 숨결은 흐릿한 게 언제든 쓰러질 것만 같았다.
두 사람의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두려움에 몸을 으스스 떨었다.
막려는 이 광경을 보고 두려움에 몸에서 힘이 쭉 빠졌다.
남궁성은 자신의 스승이 죽도록 맞는 모습에 크게 충격받았다.
다만 막려와 남궁성은 만약 형벌전 전주가 마지막 이성이 남아있지 않았다면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가 그 자리에서 맞아 죽었을 거란 걸 모르고 있었다.
이때 형벌전 전주가 싸늘한 눈길로 말했다.
"조 부전주, 외문 대장로, 두 사람은 큰 잘못을 저질렀다. 오늘부로 부전주, 대장로 두 사람의 신분을 박탈한다! 그리고 형벌전 안에 가둬 백 년을 구금한다!"
사람들은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가 끝장났다는 걸 눈치챘다.
무왕 경지의 수사는 수명이 백오십 년이었다.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의 지금의 나이로 백 년 동안 구금당하면 감옥에서 나오기도 전에 죽을 것이었다.
조 부전주와 외문 대장로는 바닥에 누워 끊임없이 신음했다.
그들 두 사람은 일이 이렇게 될 줄 전혀 생각지 못했다.
조 부전주는 갑자기 궁양이 한 말이 떠올랐다. 궁양이 그더러 후회하지 말라고 할 때 그는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나 지금 그의 머릿속은 후회로 가득했다.
진남은 두 사람을 힐끔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전주, 이번에 남궁성과 막려가 일에 동참했어요."
사실 막려는 이번에 와서 그저 살짝 몇 마디 비웃었을 뿐 동참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와 막려는 물과 불같은 대립 관계였다. 지금 막려를 혼내줄 기회가 생겼는데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었다.
막려와 남궁성은 그 말을 듣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눈에 공포감이 드러났다.
형벌전 전주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남궁성, 막려는 신분을 박탈하고 십 년을 구금한다!"
진남이 한발 성큼 나서며 말했다.
"그리고 집법 장로들은 저를 죽이려 했어요!"
집법 장로들은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다.
형벌전 전주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집법 장로들이 간덩이가 부었군. 사리사욕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다니. 전부 삼십 년 구금이다!"
말을 마친 형벌전 전주가 진남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정도면 만족하겠지?"
"형벌전 전주께서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시니 감읍할 따름입니다."
진남은 주먹을 쥐고 공수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전주님, 저의 두 친구는 모두 황급 팔품 무혼을 가진 최고의 천재예요. 그들은 대장로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십 위 안에 들지 못했어요. 손실이 엄청……"
진남의 말에 형벌전 전주는 속이 더없이 답답했다. 그러나 그는 화를 낼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좋다. 그 두 명은 오늘부터 내 제자로 받아들인다!"
형벌전 전주는 다소 지친 기색으로 사대 전주를 돌아보며 말했다.
"됐소. 일 처리를 마쳤으니 이제 떠납시다."
형벌전 전주는 조 부전주, 대장로 정표, 남궁성, 막려, 집법 장로들을 전부 끌고 갔다.
떠날 때 막려의 눈에는 커다란 분노가 드러났다.
그는 오늘 와서 진남을 몇 마디 조롱한 것 외에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진남이 그를 모함해 십 년이나 구금되게 했다.
갑작스레 닥친 봉변이었다.
그렇게 사대 전주가 사람들을 끌고 도장을 떠난 후 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모든 사람이 진남을 바라봤다.
진남은 앞으로 다가가 자룡적아령의 조각들을 전부 거두고 사람들을 바라봤다. 제일 먼저 초운과 소냉을 바라봤다. 그의 두 눈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
"소냉, 초운. 이번에 나 때문에 봉변을 당했어요. 하지만 별 대가를 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아니야, 진남. 이 정도면 충분해. 오히려 넘치고도 남아!"
소냉과 초운이 황급히 손을 저었다. 얼굴에 흥분한 기색이 드러났다.
방금 그 사람은 형벌전의 전주였다. 육 대 전주 중 한 명이고 큰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의 제자가 될 수 있다니, 이건 서열 오 위 안에 들어 받을 수 있는 보상보다 훨씬 더 큰 이득이었다.
진남은 두 사람의 표정을 보고 살며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장내를 둘러봤다. 여전히 쥐 죽은 듯 조용한 걸 발견하고 이상한 듯 물었다.
"왜 다들 왜 말이 없어?"
진남이 말하자 갑자기 장내가 떠들썩해지기 시작했다.
"진남 사형! 진짜 멋있었소!"
"진남 사형! 사대 전주마저 사형을 위해 직접 오다니, 진짜 멋있소!"
"진남 사형, 방금 나는 사형이 죽는 줄만 알았소. 걱정돼 죽을 뻔했소. 참으로 다행이오!"
"……"
제자들은 더없이 흥분했다. 그 열기가 도장을 뒤집을 것만 같았다.
이때 장로석에 있던 이장로가 정신을 차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큰소리로 외쳤다.
"선포한다! 이번 심사에서 진남이 일 위를 차지했다!"
그 외침에 장내에 있던 사람들이 더욱 흥분했다.
이어 하늘이 떠나갈 듯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일 위!"
"일 위!"
"일 위!"
외원 심사는 박수갈채 속에서 성공적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