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
30. 길고 긴 밤
[작업 중이던 타워크레인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넘어지며 주변 빌라와 집을 덮친 현장에 나와 있는 서태양입니다. 화면에 보시는 바처럼 크레인이 덮친 빌라는 완파했다고 할 만큼 참혹합니다. 현재 119 구조대원들이 내부에 있던 주민을 구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만 상황이 여의치 않습니다.]
응급실로 뛰어 가던 두삼은 몇몇 사람들이 바라보고 있는 TV에 잠시 시선을 뒀다.
‘저 일 때문에 부른 건가?’
마음이 급해졌다.
[……주말을 맞아 집에서 편히 쉬고 있던 가족들이 많은 터라 피해자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아! 말씀드리는 지금 또 한 명의 사람을 구조했습니다.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이 달려가는군요. 서둘러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 같습니다. 부디 무사히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기자의 말처럼 부디 병원까지 살아오길 바라며 두삼은 다시 뛰기 시작했다.
응급실로 들어가는 복도에 들어서자 시끌벅적한 소리와 함께 피 냄새가 훅 풍기는 느낌이다.
“후우!”
숨을 쉴 때마다 불쑥 나왔다가 들어가는 마스크를 느끼며 민청하를 찾았다.
응급실에서 한 번 일한 적은 있었지만 여전히 이방인에 불과했다. 안내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환자에게 손을 대지 못한다.
‘어디 있는 거야?’
당장 들어오는 환자의 상태를 보고 싶은데 도통 보이질 않았다.
그때였다. 웬 덩치 큰 사내가 다가왔다.
피 묻은 가운을 입은 걸 보면 의사인 건 확실한데 보기엔 백정이나 살인마처럼 보일 만큼 험악하게 생겼다.
한데 생김새와 달리 쭈뼛거리다가 말했다.
“…마스크 선생?”
“네?”
“원장님이 말한 마스크맨이냐고 묻는 거요.”
“…아, 네.”
“급하니 빨리 말하겠소. 난 응급센터 노상철 팀장이오. 원장님이 조금 전에 연락해 당신이 올 거라더군요.”
노상철은 정부 지원금이 들어와 응급센터를 발족할 때 들어온 이였기에 두삼은 모를 수밖에 없었다.
“아! 그러시군요. 제가 어떤 일을 하면 됩니까?”
“그건 내가 묻고 싶소. 원장님께선 급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게 하고 바이탈을 잡게 하면 될 거라고 하시던데… 솔직히 현재 응급실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당신에 대해 감이 잡히지 않소. 그러니 당신이 잘하는 걸 말하면 그에 맞춰 자리를 마련하겠소. 단! 시답지 않다고 생각되면 그 즉시 여길 떠나야 하오.”
두삼은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잠시 고민했다.
‘어떤 역할을 맡을지 결정하라는 말이군.’
지금까지는 그저 시키는 것만 했다. 환자를 가리키면 상태를 파악하면 됐다.
“시간 없소! 내가 이러고 있는 동안 응급실이 엉망이 될 거라곤 생각하지 않소?”
그는 이 상황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두삼은 결정을 내리고 물었다.
“환자가 처음 들어오면 어떻게 합니까?”
“…손이 비는 선생이 바이탈을 잡고 검사를 하오.”
“기존 방식과 마찬가지군요. 그럼 제가 들어오는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겠습니다. 가능하다면 급한 부분은 임시 조치를 하죠.”
지난번처럼 그냥 급해 보이는 환자를 볼 수도 있었다.
그 편이 눈에 띄지 않고 위험을 감수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조금 전 TV에서 보고 들은 것이 생각을 바꾸게 만들었다.
살리고 싶다.
이제는 정체를 숨기느라 미적거리고 싶지 않다.
또한 마스크맨 따위로 더 이상 불리고 싶지도 않다.
“지금 이곳으로 향하고 있는 환자가 얼마나 될 것 같소? 그 인원을 다 살펴보겠다니… 하아~”
“어차피 제가 다 처리하지 못하면 손이 빈 선생님께 가지 않습니까. 그러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는 잠시 빤히 쳐다보다가 말했다.
“좋소. 입구부터 접수대까지가 당신의 영역이요. 조금이라도 지체된다고 느껴지면 그땐 바로 다른 선생을 투입시키겠소.”
“그러죠. 참, 환자를 인계받을 선생님들에게 제 말을 전해줄 사람이 필요하고, 도와줄 간호사도 필요합니다.”
“전자는 내가 하겠소. 그리고 간호사는… 이 간호사님! 이쪽으로 오셔서 저 좀 도와주세요.”
그는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40대 초반의 간호사를 불렀다.
“좋습니다. 그럼 저기 있는 환자부터 시작하죠. 이 간호사님이시죠? 이 침통 좀 부탁드립니다.”
들고 온 침통을 넘겼다.
침통 내부엔 0.5㎝, 1㎝, 1.2㎝ 등 혹시나 누군가의 실수로 침이 몸속에 박혀도 다치지 않게 만들어진 길이의 침들이 들어 있었다.
혹시 몰라 준비해 둔 건데 오늘 쓰이게 된 것이다.
“제가 보겠습니다!”
의식 없는 환자에게 의사가 붙기 전에 얼른 다가갔다. 그리고 하얗게 빛나는 손을 단전에 올렸다.
가장 빠르게 위아래로 훑어볼 수 있는 곳이 단전이었다.
내부로 들어간 기는 스캐너가 작동하듯이 환자의 내부를 훑었다.
집중을 해서일까, 평소보다 훨씬 많은 정보가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좌측 두개골 골절. 약간 뇌손상이 있고 내부에 출혈로 인해 압력이 높습니다. 좌측 빗장뼈와 제1 늑경골 역시 골절. 깨끗하게 부러져 근육 손상이 보이지만 급한 건 아닙니다.”
머리를 때린 무언가가 빗장뼈까지 때린 것이다.
“다른 곳엔 특별한 증상 없음. 기본 조치로 내부에 고인 피를 빼고 혈관을 막겠습니다. 노 선생님, 환자 머리를 좌측으로 45도 돌리시고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세요.”
노상철은 일단 지켜보기로 했는지 순순히 베개를 이용해 환자의 고개를 돌렸다.
“김 간호사님! 주사기.”
김 간호사는 주사기를 까서 바로 건넸다.
두삼은 바늘 부분만 빼서 깨진 두개골 쪽에 비스듬히 꽂았다.
투둑! 뚝! 뚝뚝!
꽂자마자 침의 끝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검사가 끝난 후 수술 시 이 바늘은 제거해도 됩니다. 다만 지금 꽂는 침의 경우 출혈이 있는 혈관을 찾았을 경우에 뽑으면 편할 겁니다.”
끝이 노랗게 칠해진 침을 머리의 몇 군데 혈에 꽂았다.
“됐습니다. 흐름의 거의 둔화시키고 압력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가죠.”
구급대원들과 대기하고 있던 수련의가 환자를 데리고 오고 있었다.
“잠시 보겠습니다.”
“…누구?”
수련의가 의문을 표할 때 방금 전 환자에 대해 설명하고 인계를 마친 노상철이 와서 설명했다.
“환자를 분류하는 선생님이시다. 잠시 대기하고 있다가 데리고 가서 기본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예, 선생님!”
두삼은 방해 없이 단전에 손을 올렸다. 한데 올리자마자 바로 손을 떼며 말했다.
“당장 기관 삽관을 하고 혈액을 더 달아야 합니다! 늦으면 환자 심장이 멈춥니다, 빨리!”
“이쪽으로!”
응급센터 팀장 직위를 노름으로 딴 건 아닌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노 선생은 침대를 잡고 옮겼다.
그리고 자리를 잡자 의사와 간호사들이 달라붙어 바이탈을 잡을 준비를 했다.
그동안 두삼은 환자를 살폈다.
찰과상만 입은 듯한 환자의 내부는 엉망이었다.
전면에 강한 충격을 받았는데 비장과 대장이 파열 됐고 갈비뼈는 성한 것이 없다. 또한 부러진 갈비뼈가 폐와 위, 심장의 바로 아래 대동맥에도 일부 박혀 있어 상태가 좋지 않았다.
줄줄이 외친 두삼은 서둘러 목 부근에 침을 꽂았다.
“일단 전신 마취를 시켜둔 상탭니다. 내부의 출혈을 잡도록 하겠습니다.”
“BP 80에 50! 환자 의식이 없습니다. 대량의 내부 출혈이 있는 상태입니다.”
“혈액! 더 달아!”
누구의 말이 먼저 나왔는지 모를 만큼 여기저기서 동시에 말이 터졌다.
시끄럽게 울리는 의료진의 외침에도 두삼은 내부에 집중했다.
출혈을 빨리 잡지 않으면 검사는커녕 수술대에 오르기 전에 사망할 가능성이 높았다.
침을 꽂을 상황이 아니었다. 내부로 기를 보내 막으면서 외부로는 손가락을 이용해 혈을 막았다.
‘비장은 포기해야 해.’
비장만 다쳤다면 판단을 수술의에게 맡겼겠지만 대량 출혈을 만드는 폐와 대동맥까지 다친 상황, 거기에 출혈 부위가 너무 많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출혈로 인한 쇼크가 올 것 같아! 아직 멀었어?”
기기와 두삼을 번갈아 보던 노상철이 급박하게 외쳤다.
“알고 있습니다! 이대로 두면 곧 죽습니다! 비장으로 통하는 혈관을 막습니다. 그리고 환자를 가수면 상태로 만들어 피의 흐름을 느리게 만들겠습니다!”
“…그게 가능하다면 말하지 말고 당장 부탁하네!”
혈류의 속도를 줄이는 건 한의대를 들어간 날 할아버지가 전수해 주신 것으로 공중보건의를 할 때 섬에서도 썼던 기술이다.
피 묻은 두삼의 손이 환자의 몸을 뛰어다녔다.
“됐습니다! 검사할 시간 없습니다. 지금 당장 수술실로 올라가야 합니다!”
“그건 안 돼! 지금 환자의 내부는 피로 가득할 텐데 출혈 부위 찾다가 숨질 거야. 최소한 CT라도…….”
“안 됩니다! 아무리 피의 흐름이 느려졌다고 해도 버틸 수 없습니다. 혈관외과 전철희 선생님과 외과 선생님을 불러주세요. 제가 설명하겠습니다.”
전철희가 온다면 살릴 확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뚫린 대동맥을 기로 막아두면 되니 말이다.
“전철희 선생은 오늘 퇴원했어.”
“그럼…….”
다른 사람이라도 불러달라고 하려는데 뒤에서 전철희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야~ 한 선생이 날 다 찾는 날이 있을 줄이야.”
“선생님!”
솔직히 전철희가 부를 때마다 조금 귀찮았다. 하지만 앞으론 기꺼이 그의 부름에 응할 것이다.
근데 노상철도 전철희를 잘 아는 모양이다.
“술 마신다고 실컷 놀리고 가더니 멀쩡하네?”
“네가 일한다고 생각하니 먹고 싶지 않더라.”
“지랄!”
“그러게 말이다. 무시하고 마셨어야 안 오는 건데. 얘기는 나중에 하고 환자 상태는 어때?”
두삼은 얼른 설명했다.
“폐 끝자락에 있는 대동맥에 뼈가 박혀 있는 부분이라는 거지? 해놨어?”
파이프처럼 만들어놨느냐는 물음이었다.
“네, 선생님.”
“수고했다. 다른 건 상철이 네가 할래?”
“환자가 계속 오고 있는데 통제해야지.”
“그럼 내가 알아서 데리고 갈게. 지금 바로 수술실로 옮겨. 일반외과 레지던트 없나?”
환자가 수술실로 옮겨가는 걸 보고 응급실 입구가 보이는 접수대로 갔다.
약간의 쉴 틈이 생기자 노상철이 말했다.
“…진맥을 통해 신체 내부를 살펴볼 수 있다니 축복받은 능력이군요.”
“운이 좋았죠. 말씀 편하게 하세요. 반말하다가 갑자기 높임말을 쓰십니까?”
“험! 아깐 급해서 그랬지. 한데 좀 전에 혈도를 짚는 것 같던데 맞나?”
잠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미 본 사람 앞에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다. 게다가 현재는 환자가 우선이었다.
“…네. 기를 이용해 침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할아버님께 배웠죠.”
“살아계시나? 다른 건 아니고 기회가 된다면 나도 배울 수 있을까 하고.”
“돌아가셨습니다. …오는군요.”
은은하게 드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얼른 준비를 하고 입구로 뛰어갔다. 그리고 문이 열리자마자 환자를 봤다.
우측 옆구리에 길쭉한 대리석 조각이 박혀 있었고 왼쪽 다리는 피투성이가 된 채 힘없이 덜렁거렸다.
“아악! 악! 아, 아파요! 소, 손대지 마! 아악!”
환자는 거의 패닉 상태였다. 한데 비명을 지를 때마다 배에서 피가 조금씩 솟는 게 위험해 보였다.
얼른 손을 올렸다.
다친 부위는 겉으로 보이는 두 곳. 다리뼈는 산산조각이 났고 배는 거친 대리석이 대장과 소장을 완전히 꿰뚫었다.
“강한 충격으로 인해 종아리, 정강뼈 넙다리뼈가 심하게 골절됐습니다. 절구도 손상되었습니다. 복부는 대장, 소장 연결 부위를 관통했고 손상 정도는 30퍼센트입니다. 두 곳 마취를 할 테니 수혈과 기본 조치를 한 후 바로 검사실로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환자가 실린 침상이 안으로 들어가자 곧바로 새로운 환자가 들어왔다.
“좌측 두부와 안면 골절. 경추 손상이 심합니다. 신경다발에 손상이 의심됩니다!”
“왼팔 골절, 다른 곳은 괜찮습니다만 검사 요망입니다.”
“간 파열! 당장 수혈량을 늘리고 응급 수술을 해야 합니다. 아! 뇌에 출혈이 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쳤을까?’ 라는 의문마저 들지 않을 정도로 제정신이 아니었다.
어린아이, 청소년, 장년, 노인까지 줄줄이 들어왔고 두삼은 기계적으로 몸속 내부를 살피고 외쳤다.
일일이 조치를 취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들어왔다.
마취를 하는 건 엄두도 안 났다. 그저 경각에 달린 부분은 살펴보면서 조치를 취하고 나머지는 알려주는 게 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상이 가끔 밀렸다. 그럴 땐 마치 자신이 환자를 죽이는 것 같다는 느낌에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평소와 달리 기운을 마구 쓰다 보니 기운이 간당간당했다.
‘좀 더 냉정해야 해. 만일 환자들이 더 있었다면 꼼짝없이 손 놓고 있을 뻔했잖아.’
두삼의 기운이 간당간당하다는 문제도 있었지만, 수술을 할 의사가 부족한 것도 문제였다.
불행 중 다행으로 폭발적으로 밀려오던 환자들이 더 이상 오지 않았다.
“이제 응급실에서 한 선생의 역할에 대해선 다들 알 고 있는 것 같고 환자도 거의 다 도착한 것 같으니 난 수술실에 들어가야겠어.”
“…그러십시오.”
“혹시 급한 환자들이 오면 최대한 바이탈을 잡고 있는 쪽으로 손 써줘. 수고해.”
노상철은 어깨를 툭 치곤 수술실로 갔다.
“휴우~”
그가 간 후 닫힌 응급실 입구와 응급실 내부를 돌아보며 한숨을 뱉었다.
환자가 더 이상 오지 않아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신음을 흘리며 자신의 수술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긴 한숨이었다.
한데 한숨을 쉬기엔 이르다고 말하고 싶었을까 한쪽 구석에서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는 기계가 삑삑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두 명의 가운 입은 의사가 있었지만 둘 다 당황하는 것으로 보아 인턴이나 레지던트 1년차로 보였다.
수술을 할 수 있는 이들은 거의 모두 들어갔다. 현재 응급실을 지키고 있는 이들 중 환자의 상태에 적극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이들은 몇 명이나 될까.
‘저 사람을 내가 봤던가?’
기억에 없다. 자신이 응급실에 도착하기 전에 도착했던 사람이다. 아직까지 응급실에 있다는 건 급한 환자는 아니라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죄송한데 제가 잠깐 볼 수 있을까요?”
당황해서 이것저것 하고 있는 이들에게 말했다.
“무, 물론입니다. 이건 환자의 검사 기록입니다.”
흘낏 보니 다리가 부러진 걸 제외하곤 별다른 게 없었다.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환잔데 크레인이 넘어지는 걸 보고 이층에서 뛰어내렸답니다. 급박하게 뛰어내리느라 잘못 떨어졌는지 다리가 부러지고 몸에 여러 군데 타박상이 있었습니다.”
고통스러운지 배 부근의 옷을 꼭 쥔 채 있는 환자에게 물었다.
“어디 불편하세요?”
“…그, 글쎄요. 흐으! 다리가 아픈 것 같기도 하고 배가 아픈 것 같기도 하고…….”
거칠게 숨을 쉬며 식은땀까지 흘리고 있어서 얼른 환자의 단전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거의 남지 않은 기운을 안으로 들여보내자 서서히 그의 내부를 볼 수 있었다.
“심근경색!”
관상동맥 중 하나가 급격하게 수축되면서 혈전이 쌓이고 있었다.
원래 건강이 안 좋던 사람이 오늘 갑작스럽게 겪은 스트레스와 고통으로 인해 급성으로 심근경색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흉부외과 선생님께 급한 환자가 있다고 연락해요! 일단은 막겠지만 좁혀진 부위가 넓습니다.”
혈관 내부에 기를 넣어서 당장 줄어들지 않게 할 순 있다. 하지만 얼마나 갈지 모른다.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했다.
‘그나저나 이것으로 기도 끝이구나. 제발 쓸 일이 없기를…….’
마지막 기운을 주입해 혈관이 더 좁혀지지 않도록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