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같이 잘까?
2018.11.13.
“흡!”
생각지 못한 접촉에, 벼락처럼 놀란 여자는 급하게 버둥거렸다.
평소였다면 놀란 그녀를 배려해 적당한 선에서 그만두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어깨를 쥐고 있던 손이 자연스레 미끄러져 여자의 등을 결박하듯 둘러 안았고,
뜨거운 입술은 소극적으로 다물려 있는 입술 끝을 열정적으로 베어 물었다.
지금껏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누가 멈추어주지 않는 한, 아니, 누가 억지로 멈추려 한다 해도.
이 여잘 절대로 놓아주고 싶지 않다.
좀 더 깊게, 더 더 깊게.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그녀를 맛보고 싶단 생각뿐이었다.
“으읍…… 잠깐……!”
그렇게 톱니바퀴처럼 꽉 맞물린 입술 새로 예원의 발음이 뭉그러졌다.
“……잠깐만요!”
몇 번의 저항 끝에,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것만 같던 입술이 마침내 떼어졌다.
“헉, 헉…….”
그에게로부터 간신히 벗어난 예원은 가슴에 손을 올린 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부족한 산소 때문인지, 아니면 너무도 짙은 남자의 향기 때문인지.
머리가 어질어질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이…… 이게 무슨…….’
그도 그럴 게, 그녀의 28년 인생을 싹 다 통틀어 봐도 이런 입맞춤은 없었으니까.
숨도 못 쉴 정도로 격렬하게 부딪친 키스.
비록 전민혁과는 제대로 된 뽀뽀 한 번을 한 적이 없었을지 몰라도,
최근에 이 남자와 나누었던 입맞춤들은 나름 진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보니, 그것도 끽해봐야 어린 애들 장난 수준이었다.
방금 한 키스에 비한다면.
그야말로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 강력한 키스였다.
“…….”
어느새 촉촉이 젖어버린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예원은 민혁을 황망한 눈길로 올려다보았다.
평소처럼 단정하지만, 그 이면엔 채 식지 않은 욕망의 불길이 들끓고 있는 눈빛.
예원은 단숨에 혼란스러워졌다.
‘이게…… 대답이라고?’
대답이랍시고 다짜고짜 입술부터 맞추었다.
그것은 곧, 그도 제게 맘이 있다는 뜻으로밖에 해석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럴 리가 없잖아.’
정말로 그런 거라면, 대체 왜 이제야…….
“이제 알겠어요?”
“……아니요.”
남자의 질문에, 예원은 멍하니 고개를 흔들었다.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설명해 줘요, 제발.
“민혁 씨도 날…… 좋아해요?”
“……네.”
“그쪽, 게이 아니었어요?”
“……하.”
민혁이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했다.
그 웃음에 예원은 더없이 초조해졌다.
“빨리 대답해요! 게이 아니에요?”
살벌한 눈초리로 채근하자, 그의 입가에선 서서히 웃음기가 사라졌다.
이윽고, 완고해 보이는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나직한 음성.
“……네. 아니에요.”
흡. 예원이 다시 한 번 숨을 집어삼켰다.
‘말도 안 돼.’
이런 꿈같은 일이.
상상 속에선 몇 번이고 꿈꾸었던 순간인데, 막상 맞닥뜨리고 보니 지독히도 현실감이 없었다.
만약 이게 꿈이라면…… 그건 나한테 너무 잔인한 건데.
“그럼 나…… 그쪽 좋아해도 돼요?”
“세상에 좋아하면 안 되는 사람이 어디 있어.”
“거짓말…… 아니죠?”
금세 눈물이 그렁해진 예원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재차 물었다.
젠장.
민혁은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 그녀를 세차게 끌어안았다.
“내가 지금껏 한 말들이 거짓말이었어.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저 계약일 뿐이라고. ……그게 다 거짓말이었다고.”
그 말을 내뱉는 순간, 그는 제 마음을 지독하게 부정했던 시간들이 머릿속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조금만 더 일찍 용기 낼 것을.
그랬다면, 우리 둘 다 이렇게까지 힘들어하진 않아도 됐을 텐데.
“좋아해. 아니, 사랑해.”
“…….”
“……그러니까 가지 마.”
귓가에 와 닿는 목소리가 너무나 달콤한 나머지, 금방이라도 몸이 다 녹아버릴 것만 같았다.
그렇게도 그리던 남자의 품안에 꽉 안긴 채로, 예원은 참고 있던 눈물방울을 퐁퐁 터뜨렸다.
“……왜, 왜 진작 말 안 했어요?”
그런 줄도 모르고 난……!
품 안에 함께 갇혀버린 솜 주먹이 그의 가슴을 팡팡 때렸다.
하지만 그는 그마저도 마냥 행복한 듯 미소 지을 뿐이었다.
“……당신이 이렇게까지 힘들어하는 줄 몰랐으니까.”
설마하니 날 상대로 그런 오해를 하고 있었을 줄은…….
아까 전, 지원에게서 결정적인 힌트를 얻은 그는 촬영을 마치자마자 곧장 이곳으로 내달렸다.
마음이 너무나도 조급해져 있었다.
집까지 가서 기다리는 것도 사치라고 느껴졌을 만큼.
‘이 결혼이 계약결혼이건 아니건, 난 상관없어요. 이제 와서 내가 어쩔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근데요.’
‘…….’
‘우리 누나가…… 형 많이 좋아한대요. 그런데 고백할 수가 없대요.’
형이 게이라서. 누날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 말을 들은 순간, 바로 옆에서 종이 울린 것처럼 머리가 띵하니 울렸다.
그제야 그는 깨달았다.
그동안, 제가 그녀의 오해를 바로잡아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을.
‘사장님이요. ……진짜, 게이세요?’
오죽하면 그렇게 대놓고 물어온 적도 있었는데.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말이라 그냥 그렇게 어물쩍 넘겨버렸던 게 화근이었다.
타인의 이목엔 그리도 신경 썼으면서, 왜 정작 제일 중요한 사람의 의중은 생각하지 못 했는지.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말을 그는 비로소 실감했다.
“……미안해요. 너무 늦어서.”
하지만, 이제 그런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놔두지 않을 테니까.
절대 당신을, 혼자 두지 않아.
다짐하듯 올린 큼지막한 손이 여자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손가락 사이사이로 흩어지는 머리칼의 감촉에 새삼스럽게 웃음이 났다.
“…….”
다행히 그 손길이 주문이라도 된 듯, 바르작거리던 여자의 몸짓은 어느새 잠잠해져 있었다.
훌쩍거림도 미미할 정도로 잦아들고.
그렇게 한참 그녀를 달래던 민혁은 어느 순간, 문득 억울한 듯 속삭였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착각을 합니까?”
“……네?”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지?
그의 어깨 너머로 살짝 고개를 든 예원이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잖아요. 게이 주제에 여자한테 세 번씩이나 키스하는 놈이 어디 있습니까. 있으면 그게 미친놈이지.”
“……아.”
……그건, 그러네.
풉. 가벼운 웃음소리와 함께 여자의 따뜻한 숨결이 그의 목 언저리를 간질였다.
아직 키스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터라 감각이 유난히 예민하게 반응했다.
절로 긴장하게 되는 근육을 애써 진정시키며, 그는 고개를 뒤로 뺀 채 여전히 제 품에 안겨 있는 예원을 향해 말했다.
“정식으로 다시 말할게요.”
눈높이가 다른 두 남녀 사이에 따스한 시선이 오갔다.
“당신이 항상 웃었으면 좋겠어.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고, 즐거웠으면 좋겠어. 이왕이면 내 곁에서.”
“…….”
“갖고 싶은 게 있으면 뭐든 다 사주고 싶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것도 다 하게 해주고 싶어. 맛있는 것도 많이 먹이고 싶어. 그게 치킨이든 뭐든지 간에.”
……이 진지한 타이밍에 치킨이 뭐람.
그리 생각하면서도, 눈물이 매달린 그녀의 눈꼬리는 기쁨으로 한껏 휘어졌다.
“……사랑해. 정말 진심으로.”
저 밑바닥까지 처박혀 있던 기분이 금방 구름을 탄 듯 붕붕 날아올랐다.
한순간 환희가 온몸을 휘감아버린 느낌이었다.
“나도…… 사랑해요.”
더 이상의 고민은 불필요했다.
이것이 꿈인지 아닌지는, 그녀에게 더 이상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만약 이게 꿈이라고 해도, 난 그 꿈을 절대로 깨지 않을 테니까.’
나도 이제, 이 남잘 맘껏 사랑할 수 있어.
마지막 눈물을 똑, 떨어뜨린 예원은 까치발을 들어 그의 목덜미를 와락 감싸 안았다.
* * *
그녀의 우려와 달리, 모든 것은 다행히도 현실이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서로의 감정을 확인했다.
그러니 이제 남은 것은 남들처럼 알콩달콩, 있는 힘껏 그 마음을 표현하는 것뿐이었다.
“…….”
“…….”
하지만, 나란히 앉아 집으로 향하는 차안은 어김없이 싸하기만 했다.
힘껏 껴안고 입 맞추던 열정은 이미 온 데 간 데 없었고, 이제는 그저 숨 막히는 공기만이 그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아오, 뭐가 이렇게 어색하냐.’
예원은 문득 운전에 열중하고 있는 듯한 남자의 모습을 힐끗 돌아보았다.
‘……사랑해. 정말 진심으로.’
고백을 받은 지 불과 30분도 안 된 것 같은데, 그게 왜 이렇게 옛날 일처럼 느껴지는지 모를 일이었다.
아무래도 옆에 앉은 남자의 얼굴이 너무 무덤덤해서인 것 같았다.
어쩌면 이 어색함은 그녀 혼자서만 느끼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아니, 저게 방금 전에 고백한 사람의 얼굴이냐고. 아무 생각 없는 운전기사의 얼굴이지.
“…….”
하긴, 생각해 보면 그는 이전에도 이랬던 것 같다.
아무리 계약결혼이었다 한들, 다짜고짜 프러포즈부터 시전하고 봤던 전적도 있었고.
‘나랑, 결혼 한 번 해볼래요?’
프러포즈 자체도 뜬금없었지만, 그걸 그리 대놓고 뻔뻔하게 말하는 태도에 더 어이가 없었더랬다.
것도 사람들 다 지나다니는 포장마차 안이었는데!
‘어쩜, 저 남잔 변한 게 하나도 없냐.’
휴. 한숨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어쩌다 저런 남자를 사랑하게 돼선.
나 완전 코 꿰인 거 아냐?
설렘으로 인해 맘이 싱숭생숭한 와중에도, 예원은 아주 진지하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
.
.
그녀의 코가 꿰였거나 어쨌거나, 차는 예정대로 잘 굴러가 금세 집에 도착했다.
집안으로 들어선 예원은 뒤따라 들어오는 그를 향해 잽싸게 선수를 쳤다.
“……촬영하고 와서 피곤하시죠? 얼른 가서 쉬세요.”
“…….”
“저, 저도 피곤해서 이만…….”
그렇게 얼른 위로 피신하려는데,
“……어딜 도망가려고.”
아뿔싸. 또 한 번 손목이 턱 잡혔다.
그럼 그렇지. 이대로 그냥 보내줄 남자가 아니었다.
“도, 도망이라뇨? 전 그냥…… 진짜 피곤해서…….”
“진짜 피곤했으면 차에서도 잠들었겠죠.”
그는 논리적인 말투로 곧장 대꾸했다.
“차안에서는 말똥말똥했으면서, 집에 오니까 갑자기 잠이 온다?”
“…….”
“이건 영 앞뒤가 안 맞는데.”
정곡을 찌른 말에 예원은 잠시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남자는 어느새 예의 여유롭고 능글맞은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괜스레 뒤로 빠지려는 여자가 마냥 귀엽다는 듯한 눈빛.
그 모습이 묘하게 신경에 거슬렸다.
“……이거 놔요. 지금 그쪽이 뭘 잘했다고?”
콧방귀를 뀐 예원이 볼멘소리로 대꾸했다.
“네?”
붙들린 손목을 탁 놓은 그녀는 홀로 팔짱을 낀 채 민혁을 팩 쏘아보았다.
“내가 진짜 창피하고 치사해서 말 안 하려고 했는데…….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지나가다가 한 번이라도 말 해주면 좋았잖아요!”
하다못해 고백이라도 먼저 해줬으면 일이 이 지경까진 가지 않았을 터였다.
굳이 그를 탓할 일은 아니지만, 실상 그를 탓하지 않을 수도 없다.
모든 것은 그가 불러일으킨 오해로부터 비롯되었으니까.
나만 혼자서 바보 같이……. 어후, 정말.
“당분간 나한테 손끝 하나 댈 생각 하지 마요! 그쪽한테 속은 것만 생각하면, 내가 밤에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게 생겼으니까!”
분에 찬 그녀가 서슬 퍼렇게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정작 그는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
오히려 피식, 웃기만 할 뿐.
“……왜 웃어요? 웃지 마요, 뭘 잘했다고!”
“…….”
“어어, 웃지 말라니까요?”
그것이 그녀의 자존심을 더더욱 자극했다.
이 봐, 이 봐.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잖아!
“허, 웃으면 누가 용서해줄 줄 아나……. 뭐, 자, 잘생기면 다예요?”
“…….”
“전부터 생각한 건데요. 민혁 씨 가끔 그렇게 웃는 거, 상당히 묘하게 기분 나쁜 경향이…….”
헉!
하지만 그 말은 그에 의해 무참히 잘리고 말았다.
무심하게 바라보고만 있던 그가, 새처럼 조잘거리는 그녀를 박력 넘치게 끌어다 제 품에 가둔 것이었다.
“미, 민혁 씨!”
이 남잔 하루에 대체 몇 번을 안는 거야……!
예원이 속으로 투덜거렸다.
하지만, 그녀의 정직한 심장은 기다렸다는 듯 쿵쾅쿵쾅 뛰어대기 시작할 뿐이었다.
“……어떡하지.”
“뭐, 뭐가요?”
예원을 좀 더 꼭 끌어안은 그가 진심처럼 말했다.
“당신이 너무 좋아.”
그 말은, 불씨가 되어 그녀의 뺨을 화르륵 달구었다.
“오는 내내 죽는 줄 알았어. 이러고 싶은 거 참느라.”
순간, 예원은 아까 차안에서 운전에만 열심이던 그의 모습을 떠올렸다.
‘아, 그래서…….’
어지간하면 한 마디 할 법도 한데, 어째 과하게 과묵하더라니.
다 이유가 있었구나.
“…….”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화를 내던 것도 잊어버린 채 속도 없는 미소가 배시시 흘러나왔다.
그 와중에 그는 계속해서 읊조렸다.
“당신 말이 맞아. 나, 잘한 거 하나도 없어. 근데.”
“…….”
“그래서 이제부터 좀 잘해보려고. 당신 마음에 들 때까지.”
“…….”
“그러니까, 손끝 하나 대지 말란 말은 하지 마.”
지금 나한테 그만큼 잔인한 말은 또 없으니까.
속으로 말의 끝을 맺은 그가 짐짓 미소 지었다.
코끝을 살랑살랑 간질이는 그녀 특유의 샴푸 향기가 좋다.
이 가느다랗고 작은 체구도, 뜨끈한 온기도 좋다.
아니 그냥, 이 여자가 좋다.
이렇게 좋은 것을, 나는 지금껏 어찌 참았던 걸까.
“근데…… 아까부터 왜 자꾸 반말이에요?”
“반말 싫어?”
“아니 뭐, 싫다기보다는…….”
적응이 안 돼서 그렇지.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예원이 우물쭈물했다.
어쩐지, 존댓말보다 반말이 더 섹시하게 느껴지는 것 같은 건 왤까.
“나도 여러 번 생각했던 건데. 너무 딱딱해, 우리 말투.”
“그럼, 앞으론 계속 반말하겠다고요?”
“응.”
“말도 안 돼. 하루아침에 그러는 게 어딨어요!”
“맘에 안 들면 당신도 하든지.”
물론 그도 굳이 반말을 고집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이참에 좀 더 편하게 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깍듯한 경어체는 어쩐지 거리감을 느껴지게 하니까.
“내가 엄연히 네 살이나 많잖아. 반말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보는데?”
“……그래도, 너무 급하잖아요. 좀 천천히 나가면 안 돼요?”
“안 돼. 지금껏 참은 것도 용한 거야.”
에휴. 이렇게 있다가는 도통 이 남자에게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난폭하게 뛰어대는 심장도 남아나지 않을 판이고.
예원은 궁여지책으로 얼른 티 나게 하품했다.
“아으, 졸려요. 이만 가서 잘래요.”
다부진 그의 몸을 애써 밀어낸 그녀가 뒤로 돌아 계단 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때.
“……우리.”
따뜻한 체온이 등 전체를 에워쌈과 동시에, 굵은 팔이 앞쪽으로 훅 들어왔다.
“……같이 잘까?”
갑작스런 백허그에, 더럽게 유혹적인 목소리까지.
당황한 예원은 일순 굳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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