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화 〉 이미지단역. (4)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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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수고들 했어요. 다들 내 앞으로 모여봐요.”
안무가가 연습실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그 앞으로 오디션 참가자 다섯 명이 각자 편한 자세로 모여 앉았다.
“찬기는 현역 아이돌이니까 당연히 무대 경험이 많을 테고, 베어싹, 오기섭군은 고교최강래퍼 파이널까지 갔었죠?”
“예.”
“두 친구는 예고출신이네요?”
두 명의 여학생이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목이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들 정도로.
“이온씨는 예고 출신 아니죠?”
“일반고 나왔습니다.”
“연습생 생활해본 적은 없겠고.”
안무가는 혼자 묻고 혼자 대답하며 서류에 뭔가를 열심히 적었다.
겨우 이미지단역 몇 명 뽑는데, 유난을 떨어도 너무 떤다 싶었다.
도대체 얼마나 대작이기에.
한국판 <glee>라도 제작하려나 싶기도 하고.
참고로 미국의 TV시리즈 <glee>는 고등학교 합창 동아리를 소재로 한 하이틴 성장 뮤지컬 드라마다.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에는 출연진들이 부른 노래가 높은 음원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미국의 시즌제 드라마가 다 그렇듯이, 시즌이 거듭될수록 큰 실망을 안겼다.
후반으로 갈수록 욕만 얻어먹었다.
암튼, 한국의 중소기획사를 배경으로 KPOP 십대 연습생들의 성장스토리를 담게 될 <아이돌>은 뮤지컬 드라마는 아니지만, KPOP 히트곡이 매 에피소드마다 하나씩 들어간다.
유명 KPOP 아이돌 그룹의 특별출연도 타진 중이라는 뉴스도 있었다.
“이온씨는 비보이를 언제부터 했어요?”
“중학교때 처음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현재는 현역 비보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알아요. 스턴트맨이라는 거.”
“스턴트맨은 직업이고. 트릭커입니다.”
“......?”
자랑질 하는 김에 끝장을 보자고 생각했다.
이온은 자신의 폰을 꺼내 넷튜브 앱을 실행시켜서 몇 년 전 카나한 윈터게더링 카오스 배틀에서 자신이 등장하는 동영상을 재생해서 안무가에게 보여줬다.
“......!”
안무가가 자신이 감상한 동영상을 조수들에게 넘겼다.
“춤이라기보다 기계체조에 가깝네요?”
“비보잉 기술도 상당수 들어가 있습니다. 파워무브 자체가 기계체조 같은 아크로바틱에서 온 것이기도 하고요.”
“연예사병이었다면서요?”
넷튜브 동영상을 보던 조수 한 명이 물었다.
“공식적으로 공군에 연예사병이 없습니다. 군악대 소속 비보이팀에 소속된 군악병이었습니다.”
“혹시 주특기가 761이에요?”
“예. 공군 나오셨습니까?”
“네. 하이픈의 메인 댄서 아일랜드하고 같이 군생활했어요? 군악대였다던데.”
“섬이 말씀하시는 겁니까? 정섬?”
“본명이 정섬이었어요? 친해요?
“아마 친할 겁니다. 하하.”
군대 선후임 사이라도 한쪽이 일방적으로 잘 나가면 꾸준히 친밀한 관계가 유지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진 않다.
제 아무리 좁은 비보이 판이라고 할지라도.
남자 아이돌그룹 하이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아이돌 선배인 오찬기가 움찔했다.
안타깝지만, 오찬기의 원마스는 크게 주목 받지 못한 그룹이다.
반면에 하이픈은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팬덤이 상당히 강력했다.
BPS의 후계자 다섯 팀을 거론할 때 매번 이름이 오르내리는 아이돌 그룹이 하이픈이었다.
“......!‘
여학생 두 명이 곁눈질로 이온을 훔쳐봤다.
우월한 신장, 곱상한 얼굴과 뽀얀 피부, 마른 근육질 몸매, 탁월한 춤 실력 게다가 현직 스턴트맨이면서 아이돌 인맥까지.
저런 대단한 사람이 조연급 오디션도 아니고 겨우 단역 오디션에 끼어있는 것이 여학생들로서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것은 이온의 입장에서 마찬가지다.
현역 아이돌, 최강고교래퍼 파이널 진출자, 아역 배우 출신 여학생.
누구 하나 이미지단역이나 할 만한 경력이 아니었다.
한편으로 그 정도로 <아이돌>이란 드라마가 대단한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혹시 국제군악제 행사도 가봤어요?”
“예전 선배님들은 가봤다고 하시는데, 이젠 비보이는 안 데리고 갑니다. 주최측과 해외관객들이 풍물이나 부채춤 같은 전통공연을 더 선호해서. 취타대도 항상 가고요.”
때문에 공군 군악대에서 비보이팀이 사라질 뻔한 위기가 있었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종목에 브레이크댄스 부문이 포함되면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
“해외 군악제는 가보지 못했지만, 대민지원의 일환으로 산간오지 분교 같은 곳까지 다녔으니까 어지간한 규모의 국내행사는 다 뛰어본 것 같긴 합니다.”
밀접 면접이라고 하더니 안무가는 춤과 관련해서 다양한 질문을 했다.
이온을 포함해 오디션 참가자들은 성실히 면접에 임했다.
“장시간 고생했어요. 다들 작품에서 다시 만나길 바래요.”
“수고하셨습니다!”
그렇게 안무팀과 밀접 면접이 마무리됐다.
3차 오디션이 다 끝난 건 아니다.
인물담당 연재완 대신 제작부가 오디션 참가자들을 인솔했다.
그는 이온 일행을 댄스연습실 밖으로 이끌었다.
건물 뒤편 먹자골목으로 향한 일행이 도착한 곳은 예상치 못한 장소였다.
바로 노래방이었다.
널찍한 룸에는 PD, 작가가 이미 자리해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다섯 명이 방에 들어서자마자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이온은 내심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아이돌 연습생처럼 여기저기 불려다는 것도 아니고.
뭐하자는 것인지.
“나와 송 작가는 신경 쓰지 말고 1시간 동안 편하게 놀아요.”
한 PD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베어싹이 마이크를 잡았다.
붐치키붐칙. 뿌릅뿌릅. 치익. 붐치키.
한동안 베어싹의 현란한 비트박스가 이어졌다.
그 사이 오찬기가 열심히 리모콘을 눌렀다.
이에 질세라 여학생들도 각자 노래를 예약하는데 열을 올렸다.
이온만은 느긋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동생들(?)의 노래실력을 감상했다.
래퍼인 베어싹의 보컬도 일반인 범주를 넘었다.
‘그러니 싱잉랩도 하는 것이겠지.’
오찬기는 괜히 현역 아이돌이 아니라는 듯 어려운 노래를 꽤나 잘 소화했다.
여학생 두 명은 오디션이고 뭐고 다 내려놓고 미친 듯이 놀았다.
노는 모습으로 PD와 작가에게 어필하려는 심산인 것 같았다.
“오 예!”
여학생들의 노는 모습이 하도 흥에 겨워서 이온까지 탬버린을 들고 날뛰었을 정도다.
KPOP 히트곡이 연이어 열창될 때는 춤판이 벌어졌다.
이온은 여학생 둘과 함께 ‘ㅜ.ㅜ 댄스’ 같은 KPOP 포인트 안무를 추기도 했다.
나중에는 오찬기까지 합류했다.
가만히 구경만 하다가는 오디션 점수를 까먹을까 싶었는지, 여학생이 KPOP을 선곡하면 그에 맞게 커버 댄스를 선보였다.
현직 아이돌의 노래와 춤 실력이 이 정도라는 걸 여실히 보여주었다.
여학생 두 명의 노래실력은 그 나이 또래의 딱 평균이다.
프로 가수의 노래를 듣기 위해 비싼 돈 내고 콘서트장에 놀러가서 가수가 힘들까봐 힘든 파트의 노래를 대신 불러주고 때론 화음까지 넣어주는 관객이 한국의 콘서트 관객이다.
한국에서 함부로 노래 좀 한다고 까불다간 큰 코 다친다.
- A-YO! Fuck bein' on some chill shit~
베어싹은 유명한 미국 래퍼의 곡을 자신만의 톤으로 해석해서 랩을 선보였다.
1시간이 순식간에 지날 정도로 뜨거운 노래방 오디션이었다.
흥에 취해 열심히 탬버린을 치고 포인트 안무를 따라 추던 이온을 한기중 PD가 불렀다.
“이온씨!”
“예! PD님......”
“왜 놀기만 해. 노래 한 곡 불러 봐요.”
보컬이 특기도 아니기 때문에 노래는 다른 친구들에게 양보하려고 했다.
헌데 PD가 권유한다.
안 할 수가 없다.
띵띵. 딩가딩가.
하우스 댄스를 췄을 때처럼, 이번에도 라틴풍 팝음악을 선곡한 이온이다.
- Ya no. Yo quiero estar contigo, vivir contigo Bailar contigo, tener contigo una noche loca (una noche loca) puedo más (ya no puedo más) Ay besar tu boca (y besar tu boca)
더 이상 못 참겠어. 너와 함께 있고 싶고, 살고 싶고, 춤추고 싶고, 너와 함께 미친 밤을 보내고 싶어. 그리고 입맞춤을 하고 싶어.
이온은 스페인어 팝 가운데 두 번째로 큰 히트를 친 곡을 열창했다.
스페인어권 대중음악계에서 엘비스 급으로 칭송받는 전설적인 가수의 막내아들이 부른 노래로, <slowly>라는 라틴팝이 전 세계적으로 초히트를 치기 전까지 가장 크게 히트를 친 스페인어 대중음악이었다.
이 노래에는 은근히 쿠바 슬랭이 곳곳에 섞여 있다.
다른 스페인어권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표현들이 더러 있었다.
스페인어권 사람이 아니면 잘 모른다.
“......!”
이온이 송하나 작가와 눈이 마주쳤다.
풋.
그녀가 웃었다.
재밌어 죽겠다는 얼굴이다.
“여기 한 PD가 한국대 선배일 걸?”
한기중 PD가 몰랐다는 듯 다시 한 번 이온에게 물었다.
“한국대였어요?”
“이번에 서양사학과에 복학합니다.”
“나 철학과 05 학번이야. 말 놓을 게 후배.”
“예.”
“서양사학과면 영어는 기본일 테고, 제2 외국어는 뭐 해?”
“불문사적강독 전공입니다.”
“스페인어도 좀 하는 것 같은데, 맞아?”
“스페인어 국가 여행가서 생활하는데 지장은 없습니다.”
불쑥 송하나가 끼어들었다.
“색휘가......! 씁. 지금 우리 노래방에서 놀자고 와 있는 거 아냐. 오디션보고 있는 거야. 그렇다면 PD에게 자신을 어필해야지. 첫인상부터 적극성이 없더니.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이야?”
이온이 얼른 태세를 전환했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미국에서 살았고 이후로도 꾸준히 영어를 써오고 있어서 영어 제법 한다는 말 많이 듣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미국 서부지역 자선단체나 교포봉사단들과 중남미 봉사활동을 다녔습니다. 그때부터 스페인어를 공부하기 시작해 지금은 곧잘 하는 편입니다.”
한기중 PD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한국대에 다닐 때도 서양사학과는 외국어 능력자들이 수두룩했다.
5개국어 하는 이들도 간간이 있을 정도다.
이온의 경우가 별로 놀랄 일은 아니다.
다만 외국어 능력 외에 미국에서 살았다던가 중남미로 봉사활동을 다녔다던가 하는 이야기가 솔깃했다.
좀 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을 정도로.
“<slowly>도 해 봐.”
세 번째 봤다고 아예 반말을 사용하는 송하나였다.
싸가지가 밥맛이다.
최소망 감독에게 듣기로는 이온처럼 아무런 힘도 권력도 빽도 없는 이들에게만 함부로 말을 내뱉는 것이 아니란다.
모두에게 평등하게 재수 없게 군단다.
그런데 누구 하나 함부로 못한다.
워낙 잘나가는 작가니까.
한국에서 재수 없다고 대본을 안 맡긴다고 해도 상관없다는 투다.
그럴 리도 없지만, 설사 한국의 방송계에서 보이콧을 한다고 하더라도 스팀플렉스나, Elias플러스, McIntoshTV와 계약하면 되니까.
암튼 이온은 노래에는 별로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핑계를 찾았다.
“저 두 여학생이 비록 십대는 아니라고 하지만, 좀 그렇지 않을까요?”
“뭐가 그런데?”
“<slowly> 가사 내용이 내가 너 홍콩 보내줄게. 나랑 그거 하자 뭐 그런 내용이잖아요.”
“가사가 그런 내용이었어?”
사실 이온이 방금 부른 스페인어 노래 가사도 그 비슷한 내용이다.
너 뽕 가게 만들어 홍콩 보내줄게.
너와 춤을 추고 나서 널 가지고 싶어.
오십 보 백보다.
힙합이나 라틴팝이나 건전하고 성적 수위가 낮은 노래를 찾기 쉽지 않다.
“무슨 해괴한 열선비 논리래? 유치원생도 그런 뮤비 보며 커버댄스 추는 세상에. 도덕적인 척 진지 빨지 말고 <slowly> 한 번 해봐. 또 알아? 없던 배역이 생겨서 네게 가게 될지.”
말을 마친 송하나 작가가 짓궂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까라면 까야지 별 수 있나.
일개 오디션 참가자이자 스턴트맨 주제에.
“찬기씨.”
“예, 예?”
“혹시 <slowly> 부를 수 있어요? 솔직히 노래 쪽은 내가 별로라서.”
“반키 낮추면 가능은 해요.”
“그럼 찬기씨가 보컬을 맡아줘요. 내가 랩을 할 게요.”
“그래도 될까요?”
안 될 이유가 없다.
송하나가 고개를 끄덕임으로써 허락을 표했다.
그렇게 해서 즉흥적으로 듀엣 무대가 만들어졌다.
- Oh~ No.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침착했던 방안이 다시 광란의 현장으로 돌변했다.
여학생 둘은 마치 뮤비 속 댄서라도 된 듯이 트월킹을 시전했다.
어떻게 해서든 위대한 하나(작가)님의 눈에 들어야 했다.
한기중 PD는 말할 것도 없고.
이온이 보기에 두 여학생의 트월킹은 전형적인 KPOP 스타일이다.
남미의 클럽을 두루 다녀본 이온 입장에서 두 여학생의 트월킹은 그저 어린애들이 음란한 동네 언니를 흉내 내는 것 같은, 재롱수준이다.
그래도 두 여학생은 정말 열심히 자신들을 어필했다.
- Sube, sube, sube.
암튼 노래는 당연히 오찬기가 잘한다.
실제 랩 실력에서 이온은 많이 부족하다.
그 부분에서는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다만 노랫말 발음에서 두 사람은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스페인어를 한국식으로 표현한 자막을 읽고 부르는 오찬기.
페루 쪽 억양이 엿보이지만 진짜 스페인어 발음을 구사하는 이온.
스페인어를 몰라도 두 사람의 발음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냥 이 형 뽑으면 되지. 뭐야 지금 이게. 사람 데리고 장난하나?’
오찬기가 속으로 투덜댔다.
마치 자신과 나머지 세 명이 이온이라는 스턴트맨의 들러리를 서는 기분이었다.
그로서는 현직 아이돌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당당하게 오디션에 임했다가 거대한 암초를 만난 셈이다.
반면에 베어싹은 천하태평이다.
래퍼라서 다른 두 사람과 입장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모두 1시간 동안 열과 성을 다해 노래 부르고 춤추느라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를 거예요. 송하나 작가가 투뿔 소고기 쏘기로 했어요. 갑시다.”
오찬기는 매니저 형을 불러서 송 작가와 한 PD에게 양해를 구하려고 했다.
스케줄 핑계로 숙소로 돌아가 쉬려고 했다.
그런데 이온이 그런 오찬기를 붙잡았다.
“찬기씨, 저녁 먹고 갈 거죠?”
“......?”
“저녁 먹으면서 연습생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좀 해 줄래요?”
“......”
“내가 섬이 통해서 알게 된 연습생 동생들이 있어요. 가끔 톡도 하고 그러는데. 이 녀석들이 힘들 때 뭐라고 위로와 격려를 해줘야 하는지. 어쩌다 한 번씩 불러서 맛있는 걸 먹이고 싶은데 다이어트다 뭐다 식단이다 뭐다 하던데 연습생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있어야죠. 동생 녀석들은 자기 회사 흉보는 것 같다면서 물어봐도 자세한 이야기도 잘 안 해주고.”
스케줄 때문에 가봐야 한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있었다.
헌데 오찬기는 이온에 이끌려 회식자리에 참석했다.
‘재밌네.’
이온은 오랜만에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스턴트에 빠져서 밤낮을 잊고 실력을 향상시킬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
처음에는 할리우드 대작 드라마 캐스팅 오디션도 아니고, 한국 드라마 주제에 별 유난을 다 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오디션 과정을 차근차근 복기해 보니 몰랐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뭐든 경험해 봐서 나쁠 것이 없다는 걸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더해서 배우로서의 준비가 그렇게 부족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물론 단역급에 한해서.
그렇게 투뿔 소고기를 먹으며 기분 좋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야, 한국대 출신 스턴트맨. 넌 정치적 올바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생각할 것도 없다.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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