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화 〉 데뷔 인 듯 데뷔 아닌 듯. (5)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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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 더 리허설이 진행됐다.
F1팀은 실수를 할 여지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매우 세심하게 리허설을 했다.
다들 베테랑들이라 실수할 부분이 전혀 없다.
이온만 잘하면 된다.
차에 치어 공중을 날아가는 액션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스쿠터에 가만히만 있는 것이 이온이 할 일의 전부.
실제 차에 치이는 스턴트는 베테랑 박충원이 하기로 되어 있다.
“지금처럼 가만히 있으면 돼.”
“......네.”
“기껏해야 차에 치이기밖에 더 해?”
“......?”
“우리는 몸을 사리지 않고 목숨을 걸 정도의 용기가 있어야 돼.”
얼핏 군인, 소방관, 국가정보원 요원 선배가 후배에게 하는 말 같다.
“그래도 다치지 않는 것이 필수이자 실력이지. 현장에서 다치더라도 내색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고.”
이온은 박충원의 말을 가만히 듣기만 했다.
다쳤는데 어떻게 내색을 하지 말라는 말인지.
무조건 참고 견디라는 말일까.
옛날 방식의 마인드다.
“이 일을 하면서 부상을 입지 않을 수 없어. 나도 여러 번 죽을 뻔 했고. 그래도 계속 이곳으로 다시 돌아왔지. 그렇게 경험이 쌓이면서 역전의 용사가 되고, 언젠가는 권용찬 감독님 같은 최고의 액션배우이자 무술감독이 될 수 있을 거야.”
“......네.”
이온이 건성으로 대답하며 스쿠터의 백미러를 조정했다.
정지융이 몰고 올 스턴트 차량이 더 잘 보이도록.
툭.
박충원이 이온이 조정한 백미러를 원래대로 돌려놓았다.
“네 짬에 그거 보고 있으면 반사적으로 몸을 움찔하게 되어 있어. 차라리 모르는 게 나아.”
일리가 있는 말이다.
“전혀 눈치도 못 채고 있다가 순식간에 사고를 당하는 거란 말이야. 그런데 네가 차가 달려오는 것에 조금이라도 반응을 하면 리얼리티가 깨질 거 아니겠어? 무전기도 신경 쓰지 말고 무조건 나만 봐. 그럴 리가 없겠지만, 만약 내가 다급하게 손짓을 한다면 몸을 피하라는 사인인 줄 알면 돼.”
피하고 못 피하고는 오로지 이온의 역량.
박충원은 계속해서 이온에게 말을 시켰다.
이온의 긴장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는 의도인 것 같았다.
“슛! 슛 갑니다!”
어느 새 모든 것이 준비가 되었다.
이제 실제 카메라를 돌려 촬영하는 일만 남았다.
연출부가 스쿠터 발판에 놓아두고 간 무전기에서 신호음이 들렸다.
- 치이익.
꿀꺽.
이온은 마른침을 삼켰다.
연습이 아니다.
이제 실전이다.
이온은 연출부가 주고 간 소품 스마트폰을 들어올렸다.
- 무술팀!
이온은 무전기를 집어 대꾸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모니터스테이션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목청껏 소리쳤다.
“예! 감독님!”
그러자 FD(floor director)로 보이는 청년이 빠른 속도로 달려왔다.
발판에 놓여있는 무전기를 들어 이온이 들을 수 있도록 대줬다.
- 치이익. 다시 스마트폰 보는 포즈 취해 봐요.
이온이 무전기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
- 치이익. 고개를 자기 왼쪽으로 십 원어치만 돌려봐요.
십 원어치가 어느 정도 각도란 말인가.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어들이 간혹 등장하곤 했다.
방송계에서 사용하는 은어들인 모양이다.
눈치껏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PD가 무전으로 이온의 고개의 높이와 방향을 꼼꼼하게 잡아줬다.
오늘 현장에 나온 스턴트맨들 외모가 다들 산적이나 조폭 같다.
따라서 동안에다가 피부까지 깨끗한 이온이 이진훈의 대역으로 나설 수 있었던 것.
때문에 비록 이온이 대역이지만, 스턴트맨 치고 나름 곱상(?)한 외모 덕에 과감하게 헬멧의 페이스 쉴드를 들어 올리고 촬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얼굴의 선과 느낌이 얼핏 보면 이진훈과 엇비슷한 느낌도 나고.
- 치이익. 좋아요. 그 상태에서 픽스! 스탠바이!
후다닥.
FD가 무전기를 스쿠터 발판 안쪽에 잘 숨겨놓고 멀찍이 떨어졌다.
이온은 PD가 시키는 대로 고개를 고정한 채 눈알만 굴려 저만치 떨어져 있는 박충원을 힐긋거렸다.
“엔드 슬레이트!”
동시녹음팀의 붐맨이 큰소리로 외쳤다.
일단 촬영부터 시작하고 슬레이트를 마지막에 넣겠다는 사인이다.
- ......큐!
PD의 촬영개시 사인과 동시에 ‘부아앙’ 자동차 굉음이 터졌다.
굉음이라고 할 정도까진 아니다.
이온에게만 그렇게 들릴 뿐.
끼이익!
정지융 감독이 운전한 차량이 이온의 스쿠터 바로 옆에 아슬아슬하게 멈췄다.
연출팀 막내가 얼른 슬레이트를 거꾸로 뒤집은 채 카메라 앞에 대고는.
“씬 14, 커트 5, 테이크 1!”
지금 촬영한 커트에 대한 정보를 읊어대고 ‘딱’ 클랩스틱을 경쾌하게 내려쳤다.
- 오케이!
그것으로 끝이다.
모두가 다음 커트 촬영을 위해 움직였다.
“뭐해? 빨리 옷 벗어줘야지!”
“......예?”
어딘지 얼이 빠져있던 이온이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다는 속담을 이럴 때 써야 한다.
‘큐’ 사인이 나고, 곧 이어 타이어 스키드음이 나더니, 곧바로 촬영이 끝나버렸다.
게다가 다시 촬영하는 것 없이 PD가 마음에 든다는 사인을 냈다.
“시간 없어!”
박충원이 그런 이온을 액션아카데미 승합차로 데리고 갔다.
이온이 촬영 의상을 벗어 박충원에게 넘겨줬다.
“선배님, 보호대 안 차십니까?”
“거추장스러워. 넌 절대 따라하면 안 돼. 이런 건 배우지마.”
“허리 보호대는 차시지......”
박충원이 잠시 고민했다.
리얼리티를 위해서, 때로는 보호대 때문에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져서, 베테랑 액션배우들의 경우 보호대를 착용하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줘 봐.“
박충원이 보호대를 착용하고 촬영 의상으로 갈아입었다.
이진훈은 단역은 아니다.
그렇다고 <도련님을 부탁해>에서 크게 비중이 있는 배역을 연기하지도 않는다.
조연급도 아닌 준조연급 배역.
그런 배우의 대역을 하는 것이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다.
헌데 박충원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다는 투다.
능숙하고 어딘지 기계적으로 스턴트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이온이 하지 못했고 할 수도 없는.
차에 부딪친 후에 인도로 자빠져 넘어지는 스턴트를 아주 쉽게 마쳤다.
군더더기도 없고.
아주 깔끔하게 한 번에 OK!
박수 따위 없다.
아주 당연한 것을 했을 뿐이라는 듯.
모두가 자기 할 일에 집중했다.
“......!”
이온은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중고등학생 시절 우등생이면서 각종 대회에 나가 많은 수상을 했다.
한국대에 입학했을 때는 누나를 포함해 모두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공군 군악대 소속으로 비보이 공연을 하면 매번 청중들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가장 최근 카나한 게더링의 카오스배틀에서도 큰 박수를 받은 바 있다.
오늘 했던 스턴트는 절대 별 것 아닌 스턴트가 아니다.
위험하다면 위험한 장면.
그런데 아무도 박수를 쳐주지 않는다.
심지어 같은 액션아카데미 소속 스턴트맨들끼리도 별 말이 없다.
그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는 투다.
목이 말라 물 한 모금 마신 것 가지고 수선 떨 것 있냐 하는 태도다.
섭섭하면서도 묘하게 안심이 된다.
이 정도로는 크게 위험하지 않는다는 것일 테니까.
한편으로 안전불감증은 아닌지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안전을 입에 달고 사는 두 명의 무술감독을 봤을 때 그건 아닌 듯 싶다.
‘앞으로 박수를 받으려면 얼마나 위험하고 수준 높은 액션연기를 펼쳐야 하는 것일까.’
아주 어린 시절, 샌프란시스코에 살 때였다.
누나 손을 잡고, 대부의 첫째 아들 로브 굿맨이 모터사이클 공중점프에 도전하는 것을 구경한 적이 있었다.
그때 처음 TV나 비디오가 아닌 실제로 현장에서 모터사이클 스턴트를 봤다.
무려 39대의 승용차 위를 날아올라 반대편에 안전하게 착지해야 하는 점프.
당시 그 거리에, 그 공원에 수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긴장감의 얼굴을 하고, 똑같은 기대감어린 눈을 하며, 점프를 관람하는 것을 봤다.
비록 순식간에 벌어진 공중점프였지만.
엄청난 함성.
그리고 환희에 차 있는 로브 굿맨을 보면서.
살아있다.
절로 그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날.
이온은 목마를 태운 아빠와 함께 수많은 관중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아버지이자 전설적인 스턴트맨 해리 굿맨에게 그 날의 점프 성공을 헌정하는 아들 로브를 보며 꿈을 꾸었다.
그리고 꿈을 가지게 되었다.
시시한 사람이 되지 말자고.
사람들에게 박수와 찬사를 받는 무모한 도전을 이어가는 용감한 사람이 되자고.
그건 단순히 대부의 그림자를 쫓는 어설픈 꿈일 수도 있다.
단 한 번의 경험.
단 한 번의 충동.
치기.
그것들로 갖게 된 맹랑한 꿈일 수도 있다.
시간이 흘러 잊고 있던 꿈이다.
그 꿈이 누군가의 대역을 하면서 다시 살아났다.
그리고 결정해 버렸다.
그 꿈을 계속 꾸기로.
대신 대부나 로브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기로 했다.
이제 더 이상 모터사이클 공중점프는 흥행이 보장된 엔터테인먼트가 아니었으니까.
✻ ✻ ✻
박충원은 촬영 의상을 벗어 의상팀에 전달했다.
그리고 드라마 스태프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을 하는데 여념이 없다.
페이스 쉴드를 올린 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이진훈의 얼굴, 인도에 자빠졌다가 일어서는 모습, 넘어진 스쿠터를 일으켜 세운 후 뺑소니범을 쫒아가는 장면 등을 촬영했다.
드라마 현장은 뭔가 분업화가 잘 되어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느낌이다.
어떤 면에서는 너무 날림으로 찍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후우.’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상당한 피로감이 엄습한다.
단순히 밤샘을 한 것만으로 몸 곳곳이 뻐근하고 다리가 찌릿찌릿 저려왔다.
목도 살짝 잠긴 것 같다.
“수고 하셨습니다!”
촬영이 끝났다.
잘 끝난 것인지 이온은 알지 못했다.
순식간에 동이 트고 디지털미디어시티에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제법 쌀쌀한 아침 공기가 옷깃으로 스며들었다.
“이온아, 차에 타!”
이온은 박충원이 시키는 대로 순순히 차에 올라탔다.
집까지 데려다주는 줄 알았다.
일산 방향이 아니라 마포로 향했다.
때문에 촬영이 끝나지 않은 줄 알았다.
헌데 막상 도착한 곳은 해장국집이다.
이치열과 정지융 무술감독 그리고 F1팀이 먼저 와 있었다.
“막내는 오늘 머리 올린 기분이 어때?”
이치열이 자신의 빈 잔에 소주를 자작하며 물었다.
머리를 올렸다는 말의 기원은 명확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처음, 첫 시작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는 것이다.
<도련님을 부탁해> 촬영한 오늘, 이온이 처음으로 프로로서 인정을 받은 날이라고 할 수 있다.
“뭘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쿠터에 앉아있으라고 해서 앉아있었던 것 뿐. 순식간에 지나가 버려서......”
“다 그렇게 경험을 쌓는 거야. 스턴트가 2,3층에 뛰어내리고, 계단을 구르고, 치고받고 하는 게 다가 아니야. 오늘 같은 카 엑시던트에서 대역을 해야 하고, 때로는 길거리 행인으로 무술팀이 들어가야 할 경우도 있어. 공도에서 빠르게 운전하는 자동차 씬의 경우 조수석에 대역이 타야하지. 혹시나 생길 수 있는 사고를 대비해서 배우 대신에 대역을 쓰는 거야. 배우가 다치면 작품 전체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까.”
배우 대신 몸빵하는 것도 이렇게 종류가 많다.
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긴장감이 들다가도 묘하게 기대가 된다.
“2~3층 높이에서 떨어질 때는 겁나지 않으십니까?”
“겁나지. 왜 안 나겠어? 그래도 해야지 어떻게. 그게 일인데. 너도 나중에 나이 먹으면 알게 될 거야. 안 하면 막 하고 싶어지고 그래.”
“변태냐? 뭘 안 하면 막 하고 싶어져?”
정지융 감독이 이치열에게 통박을 줬다.
“막내.”
“예. 감독님!”
정지융이 이온의 소주잔에 소주를 채워줬다.
이온은 마실 생각이 없었다.
아니 마실 수 없다는 것이 더 정확했다.
소주 한 잔을 마시면 그대로 뻗어버릴 지도 몰랐다.
“치열이가 왜 대역을 시켰는지 알 것 같아?”
액션배우로서 예방주사일 수도 있고.
지금이라도 포기하고 짐 싸라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
“더 열심히, 실력을 쌓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아까 분장팀 가서 대본 빌려 보던데?”
“뭘 찍는지 궁금해서......”
이온은 자신이 잘못했는지 알고 말끝을 흐렸다.
“잘했어. 당연히 뭘 찍는지 알고 해야지.”
이치열이 칭찬했다.
“오늘 현장에서 내가 제일 많이 한 말이 뭐야?”
“배짱...... 안전입니다.”
“믿어야 돼. 우리끼리는. 함께 합을 맞추는 사람을 믿지 못하면 정말 큰일이 나. 또 좋은 그림을 만들어 낼 수 없고. 서로에게 신뢰가 쌓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한시도 쉬지 않고 합을 맞춰보고, 훈련하고, 이타적인 태도를 가져야 돼.”
“네. 명심하겠습니다.”
챙.
스턴트맨들이 일제히 건배를 했다.
이온은 입술만 적시고 그대로 내려놨다.
입맛을 없었지만, 억지로라도 해장국을 꾸역꾸역 입안에 밀어 넣었다.
배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체력이다.
체력이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액션이든 연기든 제대로 할 수 없음을 체감했다.
또한 스턴트에 대해 만만히 봤던 걸 반성했다.
“막내 어땠어?”
이치열이 목소리를 낮춰 박충원에게 물었다.
“똑똑한 놈이에요. 성격도 싹싹하고.”
“사극액션이 많이 딸리지?”
“6개월 훈련 받았다고 뭐가 되겠어요?”
“다찌마리 우께는 받을 줄 알아?”
액션장면에서 상대의 공격을 반응(리액션)할 줄 아느냐는 물음이다.
“트릭킹을 해서 그런지 탄성이 장난 아니에요. 좀 많이 눌러줘야 할 것 같아요.”
“자식이 곱상하게 생겨가지고.”
“그러게요. 사극 말고 현대극에서 역할 주기가 애매하죠.”
액션배우들이 주로 맡는 배역은 거의 정해져 있다.
조폭, 형사, 범죄집단 똘마니, 사극에서는 적군 병사 등등.
이온처럼 동안인데다가 피부까지 뽀얀 편이면, 병풍으로 넣어주기도 애매하다.
어쨌든 이르긴 하지만, 선배들이 오늘처럼 막내 기수를 현장에 데리고 다니면서 적응을 시켜나간다.
이때가 막내 기수를 교육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다.
비전을 확실하게 잡고 있는 녀석이라면 더욱 거세게 다그쳐야한다.
이 세계가 그리 녹록치 않음을 지금부터 알려줘야 나중에 좌절하지 않는다.
이치열과 정지융은 그게 대선배로서의 역할이라고 굳게 믿었다.
“막내야. 혹시 <나는 액션배우다>라는 영화 봤냐?”
“봤습니다.”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물을 것을 대비해 어떤 식으로 짧게 잘 요약해서 전달할까를 열심히 머리 굴렸다.
그런데.
“그 영화 부재가 뭔 줄 아냐?”
“...... 글쎄요?”
“당신의 기억 속엔 없어도......”
“......!”
당신의 ‘기억‘ 속엔 없어도 나는 ’액션배우‘다.
정리하자면 그런 선언인 셈이다.
스턴트맨 이온에게 대중의 기억 속에 남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다만 액션배우라는 단어가 주는 묘한 울림이 있었다.
처음 액션캠프에 합류할 때까지만 해도.
‘스턴트맨이면 스턴트맨이지, 웬 액션배우?’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직접 현장에서 몸을 부딪쳐 보니 액션배우가 맞았다.
액션으로 연기하는 배우.
그러니까 특별하고 전문적인 기능과 기술을 가진 장인을 뛰어 넘어.
연기를 하는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궁극적으로 아티스트로 나아갈 수 있다는 걸 내포하고 있다.
일산으로 향하는 이온의 머릿속에서 ‘액션배우’란 명칭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기회가 되면 연기도 한 번 배워봐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