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화 〉 61. ❝나와서는 절대로 안 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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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나와서는 절대로 안 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나의 도루로 2사에 주자가 다시 득점권에 나간 상황이었다.
그러나.
❝풀 카운트에서 8구입니다. 낮게 떨어졌지만, 마크 크라웃의 방망이가 따라 나오지 않습니다. 볼넷입니다. 2사 이후에 연속 볼넷이 나오는군요.❞
크라웃이 풀 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면서 1루가 채워졌다.
대체 나는 도루를 왜 한 것일까?
무엇을 위한 도루였을까?
그리고.
❝5구. 빠른 공이었지만, 바깥쪽에 많이 빠졌습니다. 2사 후에 세 타자 연속 볼넷으로 결국 누상에 주자가 꽉 채워집니다.❞
카퍼도 볼넷을 골라내며 2사지만, 주자는 만루가 되었다.
확실히 상대 투수는 빠른 공의 제구가 전혀 되질 않고 있었다.
일단 우리 쪽에는 대단히 유리한 흐름이었다.
그러나.
❝알렉시스 코랄레스가 마운드에 올라갑니다. 그리고 코랄레스가 더스틴 켈렛에게서 볼을 넘겨받았습니다. 결국 켈렛은 여기까지군요.❞
상대 팀은 선발 투수 켈렛을 1.2이닝 만에 내리며 퀵후크를 단행하였다.
음······
개막전부터 퀵후크라······
참 잘들 하는 짓들이다. 쯧쯧.
물론 뭐 사실 지금은 내가 봐도 더 큰 대형 참사가 터지기 전에 일찌감치 바꿔주는 것이 옳은 것 같긴 하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 올라온 투수가 라몬 산타나라는 점이었다.
선발 투수가 제구가 안 된다고 퀵후크를 해놓고, 이 위기 상황에서 제구가 불안한 투수를 올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더군다나 라몬 산타나라는 이 투수는 작년 2023시즌에 산동네 콜로라도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으나 동네북처럼 두들겨 처맞으며 7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다 시즌 중에 DFA를 당했던 투수였는데, 이런 투수를 지금 올린다는 것은 이 게임을 지금 완전히 던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내가 선발 투수라고 해도 이렇게 빨리 던져도 되는 걸까?
그래도 개막전인데, 1.2이닝 만에 경기를 포기한다?
이건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잡아당겼습니다. 왼쪽으로 높이, 그리고 멀리 날아갑니다. 계속 날아갑니다!!!! 펜스를 넘어갔습니다!!!! 그랜드슬램!!!!! 마이크 스켈튼이 보스턴 팬들한테 좌절과 절망을 선물합니다.❞
마이크가 3-0의 절대적으로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한복판에 밋밋하게 들어온 92.7마일(149.2㎞)의 배팅볼을 놓치지 않고 펜스를 넘겨버렸다.
상대팀은 대참사를 피하고자 개막전부터 선발 투수를 1.2이닝 만에 내리는 결단을 내렸지만, 부적절한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면서 결국 대참사를 막지 못했다.
그리고.
❝아. 잘 맞은 타구인데요. 멀리 날아갑니다. 이 타구도 펜스를 넘깁니다!!!! See-Ya. 제임스 저스티스의 백투백 홈런입니다. 점수는 이제 8:0입니다.❞
제임스기 백투백을 때려내며 한 점을 더 달아났고, 그렇게 이번 이닝에서만 다섯 점을 득점하였다.
이어서 3회 초도
❝루킹 삼진입니다. 몸쪽 꽉 찬 코스로 들어간 105.8마일(170.3㎞)의 빠른 공에 리암 웨스트가 반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낮은 공을 때려냈지만, 배트가 부러지면서 빗맞은 땅볼 타구가 됐습니다. 3루수가 잡아서 그대로 처리합니다. 투 아웃입니다.❞
❝헛스윙. 삼진입니다. 태양 왕이 여섯 개째 삼진을 잡아내며 77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하네요.❞
간단히 삼자범퇴로 마무리하였고, 이제 3회 말이었다.
❝밀어친 타구가 우중간을 완전히 갈랐습니다. 공이 펜스 바로 앞까지 굴러가는데요. 사무엘 챔플린이 2루에 여유 있게 서서 들어갑니다.❞
선두 타자 사무엘이 2루타를 때려낸 상황에서 조디와 노엘이 우익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물러났고, 2사 2루라는 추가 득점 찬스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하였다.
❝초구를 밀었습니다. 총알보다도 더 빠른 타구가 센터 방향으로 계속 날아가고 있습니다. 라인드라이브로 그대로 펜스를 넘겼습니다. See-Ya. 지난 시즌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다시 썼던 홈런왕 태양 왕이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합니다.❞
그리고 초구에 한복판에 높게 들어온 91.6마일(147.4㎞)의 배팅볼을 밀어서 라인드라이브로 펜스를 넘겨버렸다.
❝지금 홈런은 스탯캐스트에 그 타구속도가 무려 120.5마일(194㎞)이 찍혔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속도네요. 비거리는 410피트(125m)이네요.❞
그래서 이제 점수는 10:0이 됐지만, 후속 타자 크라웃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고,
10:0의 점수가 계속 유지된 채로 4회와 5회는 양 팀의 공격이 모두 삼자범퇴로 마무리되었고, 6회 초 상대 팀의 공격도 삼자범퇴로 막아내면서
현재까지 6이닝 동안 56개의 공을 던져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80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 6회 말 우리 팀의 공격이었는데, 선두 타자 노엘이 또 삼진으로 물러난 1사의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하였다.
상대 팀은 여전히 라몬 산타나가 계속 마운드를 지키고 있었다.
음······
벌투라도 하는 것일까?
그냥 이번에도 홈런을 쳐서 끌어내려 줘야겠다.
그리고.
❝잡아당긴 타구가 오른쪽으로 높은 포물선을 그리면서 멀리 날아갑니다. 펜스를 넘겼습니다!!!! See-Ya. 태양 왕이 연타석 홈런을 때려냅니다.❞
초구를 받아 때려서 정말로 홈런을 쳤다. 그럼에도 상대 팀 더그아웃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고, 상대 팀의 불펜은 여전히 텅 비어있었다.
음······
뭐 어쨌건 한 점을 더 달아났지만, 크라웃과 카퍼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한 점의 추가 득점에 만족한 채 이닝이 종료되었다.
그래서 11:0의 점수가 계속 유지된 채로 8회 초까지 지나갔고, 이제 8회 말이었다.
의문의 벌투를 하던 라몬 산타나가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고, 세 번째 투수로 마크 에머슨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이 선수는 원래 투수가 아닌 내야수였고, 투타겸업을 하는 선수도 당연히 아니었다.
점수 차이가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상황에서 불펜 소모를 최대한 아끼고, 관중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야수를 마운드에 올린 것이다.
그래서 선발 투수를 1.2이닝 만에 빠르게 퀵후크 한 거에 비하면 정작 상대 팀이 오늘 소모한 불펜 투수는 라몬 산타나 단 한 명이었다.
물론 뭐 그래봤자 어차피 내일은 휴식일이라 아무 의미가 없다.
이 경기 이후 하루를 쉬고 남은 2연전을 치르는데, 대체 어떤 놈이 짠 일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일정을 참 이상하게도 짜놨다.
특히 5월 일정을 보면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는데,
5월 12일 경기 후 하루를 쉬고, 5월 14일부터 5월 23일까지 탬파베이->볼티모어->오클랜드를 상대로 원정 10연전을 치르는 강행군을 해야 한다.
볼티모어에서 오클랜드까지 이동하는데도 휴식일이 없고, 심지어 그 원정 10연전을 치른 후 홈으로 돌아와서 휴식일 없이 바로 미네소타와 홈 3연전을 치러야 한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휴식 없이 13연전을 풀로 치러내야 한다는 거다.
나야 뭐 상관없지만, 동료들은 아마 엄청 죽어날 거다.
이 정도면 일정을 짠 놈이 양키스를 엿먹이기 위해 고의로 이따위 일정을 짰다는 의심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이는 근거 없는 음모론이 아니라 충분히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의심이다.
물론 그래도 우리가 일정적으로 이득을 보는 부분도 분명히 있긴 한데, 7월 9일부터 7월 14일 휴스턴 원정과 텍사스 원정이 이어져 있고, 8월 29일부터 9월 4일 시애틀 원정과 LA 원정이 이어져 있다.
특히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시애틀과 LA 원정이 한 번에 이어져 있는 건 확실히 대단한 축복이긴 하다.
그러고 보면 사실 그 13연전만 아니면 특별히 불만을 가질 이유는 없는 일정인데, 뭐 그렇다는 거다.
어쨌건 야수가 마운드에 올라온 상황.
그러나 조디와 노엘이 연속 삼진을 당했고, 2사의 상황에서 다섯 번째 타석을 맞이하였다.
물론 야수가 상대라고 해도 인정사정 봐주지 않을 거다.
참고로 토니 라루사라는 꼰대 영감이 2021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 감독을 하면서 투수로 등판한 야수를 상대로 홈런을 친 자기 팀 유망주를 상대 팀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고, 야구에 대한 기본이 안 됐다고 디스를 하여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
뭐 그 꼰대 영감의 평소 인성과 언행을 놓고 봤을 때 그 꼰대 영감이 한 그 발언은 별로 놀라운 발언은 아니었지만,
어쨌건 그 발언 이후 그 유망주는 그 꼰대 영감한테 찍히면서 커리어가 꼬이고 말았고, 그러면서 선수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그 꼰대 영감은 시즌 후 경질되고야 말았다.
뭐 그런 프로 불편러, 꼰대들의 시선에서 보자면 내가 투수로 등판한 야수를 상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한없이 불편해 보이겠지만,
나는 오히려 상대방이 투수가 아닌 야수라고 무시하며 봐주는 것이 오히려 상대 팀을 무시하는 거고, 야구에 대한, 그리고 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팬들은 어떤 상황에서건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데, 그렇다면 선수는 당연히 항상 멋진 플레이로 팬들에게 보답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상대 팀이 야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건 상대 팀의 사정인 거다.
뭐 내가, 우리 팀이 상대 팀 보고 야수를 마운드에 올리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방금 전에 성의 없는 스윙으로 일관하다 연속 삼진을 당한 조디와 노엘의 한심한 플레이는 참으로 실망스러웠고, 그들에게서는 간절함과 절박함이라고는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아주 정신 상태들부터가 글러 처먹었다.
그따위 정신 상태로 무슨 야구를 하겠다는 거며, 어떻게 이 MLB라는 험난한 정글에서 살아남겠다는 건지, 참······
뭐 그러거나 말거나 본인들 인생이니 내가 그걸 가지고 답답해할 이유는 없지만, 그냥 보기 한심하다는 그런 이야기다.
어쨌건.
❝잡아당겼습니다. 우중간으로 멀리 날아갑니다. 계속 날아갑니다!!!! 태양 왕의 이 타구가 야수가 잡을 수 없는 지역에 떨어지며 3연타석 홈런이 됐습니다. See-Ya.❞
한복판에 몰린 초구를 잡아당겨 정말로 홈런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배트플립과 세레모니 이후 관중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와 박수를 들으면서 천천히 다이아몬드를 돌았고, 더그아웃으로 귀환했다.
상대 팀 야수들의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그래서 그런다고 지들 따위가 감히 뭘 어쩔 건가.
그러나.
❝오!!!! 몸에 맞았습니다. 글쎄요? 지금은 누가 봐도 고의성이 있어 보였는데요. 방금 전 태양 왕의 배트플립 때문일까요?❞
누가 봐도 일부러 던진 것이 확연히 눈에 보였고, 빈볼을 맞은 크라웃의 표정에서도 깊은 빡침이 묻어 나왔지만, 크라웃은 마크 에머슨을 노려보며 1루로 걸어갔다.
그리고 당연히 마크 에머슨한테는 퇴장이 선언됐고, 이반 센테노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참고로 이 이반 센테노 역시 투수가 아니라 야수다.
그런데?
❝오!!!! 지금도 또 몸에 맞았습니다. 글쎄요?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크라웃에 이어 카퍼도 빈볼을 맞고야 말았다.
저 새끼들이 선을 좀 쎄게 넘네?
한 번까지는 그러려니 해도 두 번 연속은 아니잖아.
이것들이 진짜 뒤지려고 환장들을 했나.
❝브루스 카퍼가 결국 분노를 참지 못하고 마운드로 돌진합니다. 그리고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몰려나옵니다. 개막전부터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하고야 맙니다. 별로 좋은 그림은 아니네요.❞
솔직히 생각 같아서는 저 빌어먹을 놈을 죽도록 두들겨 패고 싶다만, 나는 팀의 에이스다.
가뜩이나 팀이 5인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가 불안한 상황에서 내가 징계를 받고 등판을 거르게 된다면 팀에 얼마나 큰 손해고, 민폐인가.
그렇기에 지금은 자중해야 했다.
그래서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몰려나왔지만,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고, 욕만 주고받으면서 이 벤치클리어링은 싱겁게 끝났다.
그리고 고의적인 빈볼을 던진 이반 센테노에게도 퇴장이 선언됐고, 결국 유격수 조시 톰슨이 상대 팀의 다섯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와 이닝을 마무리하였다.
이어서 이제 상대 팀의 9회 초 마지막 공격이었고, 그거까지는 이제 단 세 타자만을 남겨두고 있다.
❝4구. 107마일(172.2㎞)의 하이 패스트볼에 리암 웨스트가 반응하지 못했습니다. 루킹 삼진입니다. 태양 왕이 열다섯 개째 삼진을 뺏어냈고, 이제 아웃 카운트 단 두 개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일단 선두 타자는 삼진이고, 이제 두 타자만을 남겨놓고 있다.
❝헛스윙. 삼진입니다. 이제 태양 왕의 개인 통산 세 번째 퍼펙트게임까지 아웃 카운트 단 하나만이 남았습니다.❞
이어서 후속 타자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이제 마지막 한 타자만을 남겨놓고 있다.
개막전에 그거를 했던 투수가 있었던가?
아마 이거도 내가 최초일걸?
그런데.
❝먹힌 타구가 내야 높이 떴습니다. 2루수 노엘 빅슬러가 글러브를 번쩍 듭니다. 이대로 태양 왕의 개인 통산 세 번째 퍼펙트게임이 완성되며 경기가 종료······ 오!!!! 그가 볼을 떨어뜨렸습니다. 이게 뭡니까? 정말 믿기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야 말았습니다. 노엘 빅슬러가 황당하고 어이없는 실수로 태양 왕의 퍼펙트게임을 도둑질해갔습니다.❞
내야 플라이를 잘 유도해 냈는데, 노엘 놈이 히 드랍 더 볼을 시전하며 내 퍼펙트를 깨뜨리고야 말았다.
❝제가 올해로 양키스 경기를 22년째 중계하는데 이런 황당하고도 화가 나는 상황은 또 처음입니다. 제가 이런데, 팬 여러분은, 또 태양 왕 본인은 지금 얼마나 화가 나겠습니까?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나와서는 절대로 안 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내가 시범경기 때부터 노엘 저놈 때문에 뒷목 잡을 일이 많을 것 같다고 예언을 했었는데, 첫날, 개막전부터 바로 이런 대형사고를 치고야 말았다.
후······
귓방망이를 한 대 후려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참아야지 뭐 어쩌겠는가.
이왕 이렇게 된 거 안 그래도 열 받는데, 기분전환이나 할 겸 아까 연속 빈볼을 던졌던 보스턴 놈들이나 응징하자.
❝오!!!!! 아······ 지금은 107.2마일(172.5㎞)의 빠른 공이 호세 로셀로의 옆구리를 정확하게 맞췄습니다. 충격이 클 것 같은데요. 그리고 지금의 이 공도 논란이 좀 크게 될 것 같습니다.❞
지금 공은 맹세코 일부러 던진 거 맞다.
이것으로 호세 로셀로는 몇 달 아주 푹 쉬게 될 것이다.
굿 바이. 호세 로셀로.
그리고 나는 바로 퇴장을 당했고, 이로써 노히트노런도 날아가고야 말았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후회가 전혀 없다.
아무튼 경기가 종료된 후에 양키스의 로컬 중계 채널인 YES 네트워크와 인터뷰를 가졌다.
❝오늘 경기에 대한 소감을 말해주세요.❞
❝일단 팀이 승리를 거둬 기쁩니다. 그리고 퍼펙트게임이 무산된 거는 솔직히 말해서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래도 뭐 저는 이미 퍼펙트게임을 두 번이나 해봤고, 앞으로도 자주 할 거기 때문에 이에 대해 미련을 가지지는 않을 겁니다.❞
❝노엘 빅슬러가 저질러서는 안 되는 실책을 저질렀는데요,❞
❝본인이 실수를 일부러 하려 해서 한 것도 아니니 일단 우리 팬분들도 노엘이 실수를 한 것에 대해 너무 과한 비난은 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그 실수를 빼고, 제가 오늘 노엘의 플레이에 정말 화가 많이 났던 건, 8회 말 노엘의 네 번째 타석이었습니다. 상대 팀이 투수가 아닌 야수를 마운드에 올렸다고 말도 안 되는 공에 성의 없는 스윙을 하다 삼진을 당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때는 진짜 두들겨 패버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노엘의 그 한심한 행동은 야구에 대한, 팬에 대한, 상대 팀에 대한 존중을 잃은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노엘은 프로 선수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한 거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모두에게 사죄해야 합니다.❞
내 솔직한 답변에 리포터 헬렌은 많이 당황한 것 같았다.
❝8회 말 마지막 타석에 홈런을 치고 배트플립을 한 것이 괴했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혀 과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해오던 배트플립인데, 보스턴 선수들이 대체 뭐가 그렇게 불편해서 연속해서 빈볼을 던졌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호세 로셀로를 맞춘 것은 고의입니까?❞
❝제가 배트플립을 했다는 것에 불편을 느껴 당사자도 아닌 다른 선수들한테 보복한 것이 보스턴 선수들의 자유이듯이 제가 그에 대해 보복한 것 역시 저의 자유입니다. 보스턴 선수들도 연속 빈볼을 던졌을 때 그 정도는 감수하고 던졌을 거로 생각합니다.❞
❝다시 배트플립 이야기로 돌아가서, 저는 배트플립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미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 거기에 보스턴은 투수가 아닌 야수가 마운드에 있던 상황에서의 배트플립은 보스턴으로서는 충분히 불쾌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내가 알렉시스한테 투수가 아닌 야수를 마운드에 올리라고 시켰습니까? 야수를 마운드에 올린 것은 보스턴이 선택한 결정이죠. 홈런을 맞은 것이 분하면 애초에 홈런을 맞지 않을 투수를 올렸으면 되는 문제였습니다.❞
❝만일 보스턴 쪽에서 오늘 일을 보복하려 한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하라고 하세요. 하지만, 그 대가는 반드시 치르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