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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천재가 마력을 얻어 회귀하면 생기는 일-56화 (56/104)

〈 56화 〉 56. 윈터 미팅 Ⅳ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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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윈터 미팅 Ⅳ

2023년 12월 9일 토요일.

이날은 베이스볼 윈터 리그의 마지막 날이었고, 윈터 미팅에 참여한 모든 이들은 각자의 실속을 챙기기 위해 여전히들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전에는 룰5 드래프트가 열렸는데, 메이저리그 페이즈에서는 모두 열일곱 명의 선수가 지명되어 팀을 옮겼다.

메이저리그 페이즈에서 지명된 선수는 지명한 구단에서 그 선수의 원소속팀에 10만 달러를 주고 그 선수를 데려가게 되는데, 그 선수는 한 시즌 내내 의무적으로 26인 액티브 로스터나 부상자 명단에 있어야 한다.

만일 이를 지키지 않고 그 선수를 마이너로 내려보낼 경우, 그 선수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하는 단계를 거쳐야 하므로 웨이버 공시를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당연하겠지만, 다른 구단은 웨이버 클레임을 걸어 그 선수를 데려갈 수도 있으며. 그도 아니면 그 선수의 원소속팀에서 5만 달러를 내고 그 선수를 다시 데려갈 수도 있다.

얼핏 보면 이 룰5 드래프트라는 제도가 선수에게 대단히 유리한 제도인 것 같지만, 구단으로서는 이 제도가 대단히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 지명한 선수를 한 시즌 내내 26인 액티브 로스터에 포함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이다.

그래서 이 제도를 통해 이적한 선수 중 MLB에서 눈에 띌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둔 사례는 의외로 대단히 드문 편인데,

아마 이 제도를 통해 이적한 선수 중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 한다면 당연 로베르토 클레멘테를 가장 먼저 꼽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 제도를 통해 이적한 선수 중 유일한 HOF 입성자였다.

어쨌건 양키스는 2010년 이후 무려 13년 만에 룰5 드래프트 메이저리그 페이즈에서 선수를 지명했는데, 그 선수는 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AAA 팀인 워체스터 레드삭스에서 뛰고 있던 유격수 노엘 빅슬러였는데, 보스턴 내에서의 유망주 순위는 14위였다.

양키스로서는 혹시라도 모를 오스왈도 캄포스의 이탈에 대비한 보험 중의 하나라 할 수 있었다.

룰5 드래프트가 끝난 이후 양키스의 사장 겸 단장 브랜던 리치먼과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사장 대런 드모프스키는 MGM 그랜드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따로 만나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필리스에도 단장이 따로 존재하지만, 그 단장은 어디까지나 바지였고, 사장인 드모프스키가 사실상 구단 운영에 대한 전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MLB 프런트 경력을 1978년부터 시작한 드모프스키는 1986년에 처음 MLB 프런트 경력을 시작한 리치먼보다도 한참 선배였고, 나이도 무려 열한 살이나 위였다.

그러므로 리치먼은 메츠의 러스티 디킨슨을 대할 때와는 정반대로 드모프스키를 대할 때는 대단히 어려워했고, 또 드모프스키 앞에서는 항상 공손해질 수밖에 없었다.

“어떤가. 양키스는 앞으로도 계속 우승해야지?”

덕담이었지만, 정작 그 덕담을 하는 드모프스키로서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었고, 내심 자신의 신세가 우울해졌다.

그가 처음 필리스의 사장 자리에 오른 것이 2020년 12월이었다.

필리스 사장에 취임할 당시

‘필리스 정도 되는 팀이 왜 매년 우승을 못 하는지 궁금했다. 내가 필리스를 매년 우승시키겠다.’

고 당당히 인터뷰했던 패기는

‘필리스 같은 막장 팀에서 내 말년을 이렇게 낭비해야 한다니······’

이미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정도의 절망으로 변한 지 오래였다.

2023시즌에도 필리스는 2억 달러나 되는 페이롤을 쓰고도 90패를 찍으며 지구 4위. 내셔널 리그 15개 팀 중 13위, MLB 30개 팀 중 26위를 했다.

그나마 마이애미 말린스가 아니었으면, 또다시 지구 꼴찌를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사실 2022시즌에 그 페이롤을 쓰고도 압도적인 꼴찌를 했다며 리치먼과 양키스를 엄청 비웃었었는데, 그가 마냥 양키스를 비웃을 수만도 없는 것이 당시 그 양키스와 꼴찌를 다투던 팀이 바로 필리스였다.

어쨌건 그래서 2023시즌이 끝난 후 필라델피아 지역 언론에서는 이럴 거면 차라리 파이어세일을 단행하고 전면적인 리빌딩을 단행하라는 내용의 칼럼이 실렸고, 심지어 필리스의 팬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었다.

그리고 드모프스키 본인이 생각해도 지금의 필리스의 상태는 최소 5년 이상은 탱킹을 하며 전면적인 리빌딩을 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어 보였다.

‘앞으로 5년 후면, 내 나이 일흔둘. 내가 그때까지 필리스에 남아 필리스의 우승을 볼 수 있을까?’

양키스에 대해 덕담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하니 울적해진 것이다.

“우승이 어디 그렇게 쉽습니까? 이번 시즌에도 정말 얼마나 어려웠는데요. 그런데 다저스가 시드 알폰소까지 가져갔으니 내년에는 더 어려워지겠죠.”

말을 마치면서 리치먼은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메츠는 그날 밤 곧바로 알폰소를 다저스에 팔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 수모를 참아냈어야 했다는 후회가 들었지만, 뭐 이미 일은 벌어진 것을 어쩌겠는가.

그리고 냉정히 다시 생각해 봤을 때 지금의 양키스로서는 알폰소를 영입할 여유가 분명히 없었다.

참고로 그 알폰소는 벌써 다저스와의 연장 계약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소문에는 다저스가 알폰소한테 10년 350M를 제안했다고도 하는데, 그 소문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양키스로서는, 리치먼으로서는 알폰소한테 그 정도까지는 맞춰줄 생각이 절대로 없었다.

“저희 팀은 그렇다 치고, 필리스는 어떻게 할 겁니까? 정말 리빌딩에 들어가는 겁니까?”

리치먼은 얼른 말을 돌렸다.

그도 최근 필라델피아 필리스 구단 내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만일 필리스가 정말로 파이어세일로 탱킹과 리빌딩에 들어간다면 빼 와야 할 선수에 대해서도 이미 어느 정도 계산이 선 상황이었다.

“어쩌겠어. 내가 봐도 리빌딩으로 들어가는 게 맞는 것을.”

드모프스키는 말을 마침과 동시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허허. 참 안타깝습니다. 좋은 날도 있겠죠.”

“이번에 다 팔아버릴 거야. 내가 파이어세일과 탱킹이라는 게 뭔지, 또 파이어세일과 탱킹이라는 건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를 모두에게 똑똑히 보여줄 거라고.”

도모프스키는 굳은 결의를 다졌다.

사실 도모프스키는 파이어세일과 탱킹에 관한 한 MLB에서 최고의 전문가이자 권위자였다.

애초에 파이어세일과 탱킹이라는 개념을 MLB에 거의 최초로 도입한 인물이 바로 그였다.

1993시즌 신생팀 플로리다 말린스의 단장으로 부임한 그는 화끈한 돈 지랄로 구단 창단 5년만인 199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고, 바로 그다음 시즌인 1998시즌 도중 그는 팀의 주축 선수들을 모두 팔아치우는 화끈한 파이어세일을 단행했다.

그러고 몇 년을 탱킹을 했는데, 이때 그가 모은 유망주들로 말린스는 2003시즌 다시 한번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그렇게 탱킹을 하던 중인 2002년, 그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로 런을 했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도 탱킹은 계속되었는데, 특히 무려 119패를 기록한 2003시즌은 다른 의미로 MLB 역사에 전설로 길이 남을 시즌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탱킹을 한끝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2010년대 초반 MLB를 호령하는 최강팀으로 군림했었다.

이후 보스턴 레드삭스 사장을 거쳐,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왔는데, 몇 년간 억지로 달릴 수밖에 없었고, 그럼에도 결과가 나오질 않자 이제야 본격적인 탱킹과 리빌딩을 마음먹은 것이다.

과연 그의 장기가 필리스에서도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까?

일단 무엇보다 그 MLB에서 가장 극성스럽다는, 그래서 소위 필리건이라 불린다는 필리스 팬들이 그 고단한 탱킹의 과정을 얌전히 지켜볼 수 있을지가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이미 작심을 한 이상 그는 주저 없이 자신의 구상을 그대로 실현할 예정이었다.

“우리 팀의 다음 시즌 목표는 125패야. 누구도 꼴찌를 넘보지 못할 거라고.”

물론 어디까지나 농담으로 한 말이었지만, 사실 한 팀을 책임지고 있는 책임자의 발언으로서는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아마 필리스 팬들이 이 발언을 들었다면, 그는 분명히 팬들에게 몰매를 맞았을 것이다.

“행운을 빕니다. 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리치먼은 도모프스키의 뜨거운 결의에 힘찬 응원을 보냈다.

그가 듣기에 상대방의 이 발언은 전혀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다.

그가 아는 도모프스키는 한다면 반드시 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네가 브루스를 사줘야지?”

“네?”

그 말에 리치먼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네가 안 사가면, 브루스를 보스턴에 팔 수밖에 없어.”

이는 분명한 협박이었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협박질이군.’

리치먼은 속으로 불쾌한 감정이 들었지만, 이를 표출하지 않았다.

“생각해봐. 다저스는 이미 시드 알폰소를 사 갔고, 그렇다면 양키스나 보스턴 밖에 더 있어?”

“메츠도 있잖아요.”

“지구 라이벌 팀에 브루스를 넘겼다가 무슨 봉변을 당하려고. 메츠는 절대로 아니야.”

물론 리치먼이 듣기에는 분명한 개소리였다.

도모프스키는 그런 것을 가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네. 보스턴에 넘기세요. 그런데 브루스가 과연 보스턴 행을 받아들일까요?”

리치먼은 자신만만한 말투로 말했다.

그가 이렇게 자신만만한 데는 이유가 다 있었는데, 브루스 카퍼는 전 구단 대상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지고 있었다.

16살의 어린 카퍼는 당시 미래의 목표가 뭐냐는 언론의 질문에

"물론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겁니다. 양키 스타디움에서 뛰고 싶어요. 핀스트라이프를 입고요. 전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될 겁니다."

라고 패기 넘치게 답했던 적이 있었다.

그랬던 카퍼이니 만큼 리치먼은 카퍼가 보스턴 레드삭스로의 트레이드에 동의할 리가 당연히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래서 카퍼가 FA로 풀렸을 때 양키스 팬덤은 카퍼의 영입을 강력히 원했었지만, 당시 양키스는 마이크 스켈튼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후였고, 또 제임스 저스티스가 차기 프랜차이즈 스타로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던 지라 카퍼의 영입에 나서지 않았었다.

그런데 돌고 돌아서 지금 리치먼은 카퍼를 사가라는 제안을 받은 것이다.

“브루스가 고작 열여섯 살 철부지 때 내뱉은 말을 믿고 이렇게 배짱을 부리는 건가?”

물론 도모프스키라고 카퍼가 과거에 했었던 발언에 대해 모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건 고작 열여섯 급식 먹던 철없던 시절에 내뱉었던 말에 불과했다.

도모프스키로서는 그걸 믿고 배짱을 부리는 리치먼이 한없이 가소로워 보였다.

“그리고 보스턴이 아니더라도, 브루스를 감당할 빅마켓 팀은 많아. 그냥 너랑 친하고, 또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동병상련도 느껴지고 그래서 널 도와주려고 하는 건데, 이렇게 나오면 섭섭하지.”

물론 지금 말도 리치먼이 듣기에는 당연히 개소리로 들렸다.

‘이 양반이 언제부터 이렇게 뻔뻔해졌지? 이 양반도 이제 갈 데까지 갔군. 쯧.’

한편으로는 그런 도모프스키에 대한 동정심을 느끼는 리치먼이었다.

“저도 브루스를 정말 데려가고 싶죠. 하지만, 지금 저희 팀 사치세가 간당간당한 상황이라 아무리 어느 정도 보조를 해주신다고 해도 감당이 될지 모르겠네요.”

카퍼는 잔여계약이 2031년까지 무려 8년이나 남아 있었는데, 2028년까지는 매년 2753만 8461달러의 연봉을 받게 되고, 2029년부터 2031년까지는 2353만 8462달러의 연봉을 받게 된다.

“양키스가 자세 안 나오게, 겨우 그 정도 돈에 엄살을 떨어?”

물론 도모프스키라고 양키스의 현 페이롤 사정을 모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양키스는 사치세 따위는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는 구단이기에 이를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않았다.

“그래서 어떤 카드를 원하시는데요? 당연히 유망주를 원하시겠죠?”

리치먼은 상대방이 어떤 카드를 원하는지 일단 한 번 들어나 보자는 마음으로 가볍게 툭 던졌다.

그런데 도모프스키의 입에서는 전혀 뜻밖의 이름들이 튀어나오는 것이 아닌가.

“외야수 그레고리오 구디엘, 투수 페데리코 에체베리아, 투수 케이든 하켈, 유격수 에드윈 프롬멜, 이 네 명이야.”

도모프스키는 미리 준비한 듯이 그 명단을 줄줄 읊었는데, 이를 듣는 순간 리치먼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지금 제가 제대로 들은 것이 맞습니까?”

“왜? 다시 불러줘? 외야수 그레고리오 구디엘, 투수 페데리코 에체베리아, 투수 케이든 하켈, 유격수 에드윈 프롬멜,”

도모프스키가 부른 네 명은 현시점에서 아직 루키 레벨로 양키스 팀 내 유망주 순위 50위권에도 못 드는 선수들이었다.

심지어 리치먼은 양키스 팜에 그런 선수들이 있었는지조차 까먹고 있었을 정도였다.

그래서 리치먼은 태블릿PC에 저장된 데이터를 바로 검색해 봤는데, 네 명 모두 데이터상으로는 그렇게 특출하지가 않았다.

‘이 영감이 드디어 실성을 했나?’

리치먼으로서는 이런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글쎄요? 네 명 모두 저희 팀에서 상당히 아끼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망주들이라······”

리치먼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뻔뻔한 거짓말을 했다.

도모프스키는 유망주 보는 눈 하나는 확실한 사람이었고, 이 점은 리치먼을 비롯한 모든 이들이 인정하는 바였다.

그런 도모프스키가 찍은 선수들이라면, 비록 유망주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두각을 보이진 못하고 있더라도 그 잠재력과 재능이 매우 뛰어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브루스를 데려가려면 이 정도는 각오해야 할 것 아닌가.”

도모프스키는 냉랭한 말투로 말했다.

하긴 그 말은 분명히 옳은 말이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이 선수들에 T.J까지 얹혀드리겠습니다. 물론 T.J의 연봉은 저희가 어느 정도 보조해 드릴 거고요.”

물론 전혀 통하지 않을 거라는 건 잘 알았지만, 그냥 막 던진 말이었다.

그리고.

“T.J? 걘 넣어둬. 리빌딩을 하려는데, 그런 놈이 왜 필요하겠어.”

당연히 도모프스키는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탱킹 하신다면서요. T.J 놈은 오히려 있으면 팀 전력에 마이너스니, T.J가 주전을 차지하고 있으면 최소 5패 정도는 더 하지 않을까요?”

절박한 마음에 그냥 대충 둘러댄 개소리였다.

그런데.

“그거 말 되는군. 그래. T.J의 연봉은 얼마나 보조를 해줄 거야?”

뜻밖에도 도모프스키는 그 대충 둘러댄 개소리에 바로 흥미를 나타냈다.

“T.J가 3년 4500만 달러의 계약이 남아있는데, 그중 저희가 1500만 달러를 보조해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필리스는 T.J. 르몽드를 연봉 1000만 달러에 쓰게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도모프스키는 바로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2250만.”

2250만 달러면 르몽드의 연봉 중 절반을 보조해 달라는 말이었고, 필리스는 750만 달러에 르몽드를 쓰겠다는 말이었다.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어차피 파이어세일 하고 나시면 페이롤에 여유도 많이 남을 거잖아요.”

물론 리치먼이 이렇게 애원을 한들 도모프스키에게는 절대로 통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그만큼 절박했기에 애원을 한 것이다.

그런데.

“뭐. 좋아. 3년간 브루스의 연봉 중 일부를 보조해 준다고 치면 되겠지. 그렇게 하도록 해.”

놀랍게도 도모프스키에게 애원이 통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 은혜는 제가 죽을 때까지 절대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말만 그렇게 하지 말고, 반드시 꼭 보답해.”

지금 리치먼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도모프스키에게 큰절이라도 올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브루스 카퍼로 인해 사치세 누진에 대한 부담이 더욱 가중되었다는 사실은 이미 그의 뇌리에서 삭제되었다.

어쨌건 그리하여 윈터 미팅 마지막 날에 윈터 미팅 역사상 최고의 충격적인 빅딜이 그렇게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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