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화 〉 Chapter 20. 2번째 데뷔전 (5)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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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0. 2번째 데뷔전 (5)
#1 기록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루키
-아아! 방금 공이 슈트라이크 여쓰면 2017년 우규만 슨슈가 남긴 4타자 연쇽 샴구 샴진 기록이였그든요?
-아 그렇습니까? 안타깝게도 데뷔 첫 경기에서 KBO의 역사에 길이 남을 대 기록을 놓치게 되는 사이영 선수입니다.
-저 슨슈 아직까지 자신이 무슨 기록을 쓰는지 모르나 봅니다.
-당연히 루키니 그렇지 않겠습니까?
┗>와, 4타자 연속 3구 삼진이 가능한거냐?
┗>그날 타자 모두 설사병걸렸나 봅니다.
┗>그럼 오늘 티라노즈 애들도 설사병걸림?
┗>아마도 그런 듯?ㅋㅋㅋ 아주그냥 줄줄 흘리고 있는데?ㅋㅋㅋ
-그나저나 이번에는 강동슈 선슈의 플레이를 칭찬해야하 겠네요.
-아, 그렇습니까? 그냥 흔한 파울플라이 아니였나요?
-리플레이를 보면 알 슈 있는데 공이 파울라인으로 날아가는 순간, 우리 샤이영슨슈가 글로브로 3루를 가리키죠?
-아, 진짜 그렇습니다. 사이영 선수가 3루를 지목하자 강동수 선수가 쏜살같이 파울라인까지 달려갔습니다.
-보통 프로에서 오래 선슈 솅활을 하며는 슈비를 하는데 판단을 하거든요? 그런데 강동슈 선슈는 샤이영 슨슈의 콜 샤인을 받자마자 달렸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해설위원님, 강동수 선수가 올해 FA를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이런게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칠까요?
-당연히 엄청난 영향을 미치죠! 강동슈 선슈가 FA시즌이 아니었으면 아마도 저런 호슈비는 기대 할 슈 없을 겁니다.
-아, 대전 호크스 투수들에게는 참으로 다행이 아닐 수 없겠네요.
┗>응, 그래봐야 동수는 동수지.
┗>그나마 반사신경은 좋은데 뇌를 빼고 수비를 하는 새끼한테 뭘 바래?
┗>아, 어차피 내년이면 우리 동수 최강 그리즐리로 와서 3루 볼 듯
┗>아, 곰탱이 쉑 지건마렵네 ㅋㅋ
┗>너희 팀응원방으로 꺼지라고 좀 ㅋㅋ
┗>나는 그냥 꼴칙애들이 용가리 애들이랑 붙는다길래 용가리애들 전력보러 온거임! 근데 생각보다 너희들 좀 친다?
┗>곰탱이! 우리가 두려운가?
┗>응, 그래봐야 지난시즌 9위
┗>응, 지난시즌 2위 지난시즌 9위한테 개처발리는 중~
┗>응, 티라노즈애들 맛탱이 갔어~
┗>응, 이제 2회야~ 야구는 아무도 몰라!
┗>응, 너만 몰랔ㅋㅋ
실제로 사이영이 등판한 경기는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은 관심을 가질만한 경기였다.
시범경기에서 160이 넘는 강속구를 뿌려대는 사이영은 프로야구 팬들의 시선을 잡아당기기에 충분했고 평소라면 크게 팬들이 없을 대전 호크스 vs 창원 티라노즈의 경기는 개막전 5개경기중 가장 높은 시청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2 오를 수 없는 산
인터넷에서는 창원 티라노즈 선수들을 싸잡아서 놀리고 있었지만 직접 타석에서 사이영의 공을 때린 유진용은 사이영이 얼마나 대단한 선순지 깨달았다.
‘미친, 고장 공을 하나 쳤는데 손바닥이 터질것만 같다.’
수십년간 공을 쳐온 유진용의 손바닥에는 단단한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그런 굳은살을 뚫고 들어올 만큼 사이영의 공이 위력적이었기에 유진용은 마른침을 삼켜야 했다.
꿀꺽!
'오히려 파울플라이가 된 게 다행인가?'
만약 이 상황에서 다시 공을 치라고 타석에 세웠으면 방망이를 쥘 악력이 부족해서 삼진을 당하고 베트플립을 하는 희대의 명장면이 연출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 선배님 진짜 아까웠습니다. 동수 선배 전처럼 설렁설렁 하시지 너무 FA로이드 빠셨다.”
유진용은 자신 다음으로 타석에 서는 후배에게 경고를 해줬다.
“민수야, 진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잘못하다간 우리 진짜 놀림감이 될 수도 있어.”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너도 직접 저 녀석 공을 쳐보면 알거다.”
하지만 강민수가 사이영의 공을 쳐보지도 못하고 폭풍 삼진을 당하고 들어왔다.
“아, 선배님 저 공을 어떻게 때리신겁니까?”
사이영의 공을 보고온 강민수의 안색은 하얗게 질려있었다.
“나도 그게 궁금하다. 내가 어떻게 저 공을 때렸지?”
유진용은 11년 동안 프로로 밥을 먹고 가정을 일군 남자였다.
한번의 FA, 그리고 5년 이상 국가대표로 출전하면서 국내외의 수 많은 투수를 상대해봤다.
하지만 단 한번도 사이영이 던지는 공과 비슷한 공을 본적이 없었다.
‘들리는 말로는 오버헨드 뿐만아니라 쓰리쿼터, 사이드암, 심지어 언더헨드까지 던진다고 하는데······.’
문제는 상위타선인 클린업 트리오조차 사이영의 다른 투구폼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유진용은 최악의 가정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잘못하다간 퍼펙트 게임을 당할지도?’
투수와 타자간의 대결은 반복 될수록 타자에게 유리하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 지표도 그렇게 나온다.
하지만 타자도 사람이고 ‘오를 수 있는’ 산과 ‘오를 수 없는’산을 보는 느낌은 전혀 다르다.
그리고 지금 마운드 위에 서있는 사이영은 유진용에게 좌절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높이였다.
6번 타자로 나간 선수 역시 별다른 활약을 못하고 삼진으로 물러나자 타석에서 느낀 식은땀이 식기도 전에 그라운드로 나가야했다.
‘벌써 수비인가?’
베테랑인 유진용이 느끼기에도 사이영의 투구 탬포는 너무 빨랐다.
보통 타석에서 공을 치고 들어오면 편안하게 벤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데 사이영의 탬포가 워낙 빠르다보니 엉덩이를 붙이자 마자 일어나는 느낌이었다.
“와, 벌써? 그 찐따같은 호크스가 맞나?”
“그러게, 저 녀석은 무슨 시즌 초반부터 풀악셀을 밟냐?”
“루키가 다 그렇지 뭐. 어차피 저렇게 달리다가는 여름에 퍼진다. 두고 봐.”
아직 사이영을 상대하지 않은 하위타선들은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험담을 했지만 사이영과 상대해본 1~6번 타자들은 사이영에 대해 험담을 할 수 없었다.
‘너희들은 몰라. 직접 타석에 서서 굉음을 내며 날아오는 하얀색 공의 공포를······.’
창원 티라노즈 선수들의 사기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3 위기 따위는 키우지 않는다.
3회가 끝나고 허규연은 거의 게거품을 물면서 사이영을 띄워주고 있었다.
-아, 샤이영슨슈! 증말 대단하네요! 결국 데뷔전서 5타자 연속 3구 삼진의 대기록을 만들어 냅니다!
-만약 유진용 선수의 파울타구도 삼진이 되었으면 전무후무할 9타자 모두 3구 삼진을 당했겠네요.
-그러니 유진용 슨슈가 대단한 슨슈지요. 저 샤이영슨슈의 쇽구를 때리긴 했다는 거 아니에요?
-위원님 말씀을 들어보니 유진용 선수가 왜 4억이 넘는 몸값을 받는 선수인지 알겠습니다.
-하지만 아직 경기는 끝난게 아니거든요? 타자들이 앞선 타슥에서 우리 샤이영슨슈의 공을 봐쓰니까 조심해야 합니다.
┗>이제 공정성 따위는 개나 줘버린 허프라 센세 ㅋㅋㅋ
┗>아, 아들 사랑은 인정해줘야지 ㄹㅇㅋㅋ
┗>그런데 허프라 아들중에서 역대급으로 잘하면서 잘생기면서 어리긴함 ㅋㅋ
“사이영.”
응? 갑자기 감독이 나를 왜 부르지?
“부르셨습니까?”
구태성은 대기록이 망가지고 제구가 흔들리는 투수를 너무 많이 봤다.
물론 고교 3년 동안 사이영이 어떤 투수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구태성이지만 KBO 감독 첫 경기는 대담한 구태성의 간담도 쪼그라 들게 만들었다.
‘저 괴물녀석이 고작 그정도로 무너질 확률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지만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게 좋겠지.’
선수와 감독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선수는 감독에게 사기를 칠 수 있지만 감독은 선수의 사기에 당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사이영 같은 자신감 넘치는 선발투수들은 감독에게 사기를 밥먹듯이 치는 유형이다.
왜냐하면 구태성 본인이 선수시절에 감독들에게 그렇게 사기를 쳐봤기 때문이다.
구태성은 사이영의 정확한 상태를 확인해보기 위해서 불렀다.
“이번에도 계속 직구를 던질거야?”
아, 패스트 볼 아니면 속구라니까 하긴 한번 입에 달라붙은 단어를 어떻게 바꿔.
“칠거면 쳐 보라죠.”
‘하, 저 녀석의 머릿속에는 부담감이라는게 존재하지 않나?’
이미 연속 3구 삼진 월드 레코드를 갱신한 사이영이다.
그리고 그 레코드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영의 얼굴은 평온 그 자체였다.
“그래? 그럼 마음껏 던져봐.”
“마음껏 던지지 말라고하셔도 마음껏 던질 겁니다.”
감독이라도 마운드 위에서만큼은 투수가 왕이니까.
4회 초 선두타자가 올라왔다.
문제는 타자의 표정이 썩어문드러져 있다는 것이다.
사실 내가 컨디션이 좋을 때 대부분의 타자들은 저런 표정을 짓곤 했다.
그 당시에는 제구력도 살짝 흔들릴 때니까 저것보다는 더 심각한 죽상을 짓기도 했지.
감히 반응도 못할 공이 아주 가끔 머리로 향하는데 그것을 담담하게 지켜볼 수 있는 타자는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호너스 ‘빌어먹을’ 와그너 녀석이 담담하게 내 공을 때리곤 했다.
타이 콥 녀석보다 호너스 ‘빌어먹을’ 와그너 녀석이 내 공을 잘 친 이유다.
타이 콥 녀석도 워낙 재능이 넘치는 녀석이라 내 공을 때리곤 했지만 호너스 ‘빌어먹을’ 와그너 녀석은 나와 경기를 할 때 통산타율이 3할이 넘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럼에도 내가 데드볼 시대 최강의 투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지금 타석에 들어서 있는 보통 타자들 덕분이다.
녀석들은 나와 경기가 있으면 이미 꼬리만 개처럼 승부를 피해줬다.
지금까지 던진 공이 21개였지? 이번이닝은 어떻게든 투수구를 줄였으면 좋겠는데?
공 하나하나는 투수에게 큰 부담이 아니지만 야구의 시즌은 길다.
그 긴 시즌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투구수 조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다행히 상대팀 감독은 생각이 없는 인간이 아닌지 타자들이 적극적인 스윙을 해줬다.
어차피 서서 삼진을 당하나 방망이를 돌리고 삼진을 당하나 똑같은 삼진이라면 방망이를 돌리기라도 하면 운 좋게 공이 맞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어림도 없지! 바로 2스트라이크 적립이다.
역시 너무 컨디션이 좋으면 이런 게 짜증난다.
어느 정도 맞춰 잡는 피칭을 하고 싶은데 공이 너무 좋으니까 타자들이 공을 스치지도 못한다.
제발 잘 좀 쳐봐!
아앗, 살짝 벨런스가 흩어졌다.
아무래도 생각보다 경기가 내 마음대로 풀리지 않아서 짜증이 났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대단한 투수라도 경기당 3~5개의 실투가 있기 마련이다.
연속해서 실투가 나오면 투구 밸런스가 더 무너질 수 있으니 지금부터 정신을 차리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볼!”
심판이 처음으로 볼을 선언한다.
하필이면 방망이를 미친 듯이 휘두르던 녀석이 이번에는 방망이를 안 돌리다니 재수가 없군!
뭐 상관없다.
내가 스쿠루지처럼 투구수를 아끼고는 있지만 내 한계 투구수는 나조차 가늠할 수 없다.
데드볼 시대때 나는 더블헤더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던져 완투를 한 나다.
그때 던진 공이 아마 250개는 넘었을 거다.
물론 그만큼의 혹사 이후에는 엄청난 반동이 있었다.
거의 모든 경기 완봉을 던지던 나는 그날 이후 등판한 첫경기에서 8.2이닝을 던지고 마지막 타자를 못 잡고 내려와야 했다.
그런데 갑자기 진목 선배가 마운드로 달려온다.
“야, 이영아. 괜찮냐?”
“뭐가요?”
“너 신기록 깨졌잖아. 설마 몰랐어?”
“신기록? 무슨 신기록?”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진목 선배의 얼굴이 퍼렇게 질렸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