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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회 차 레전드 투수 사이영-15화 (15/70)

〈 15화 〉 Chapter 5. 세상에 이름을 알리다. (4)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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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5. 세상에 이름을 알리다. (4)

#1 사이영11세 시즌 리틀 리그 월드시리즈 대만예선 결승전

우리의 결승전 상대는 아시아 지역 전통의 강호 대만 리틀야구단이었다.

작년에도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한국지역 리틀야구단을 꺾고 본선에 진출한 강호 중에 강호로 상대팀의 선발이 나와 비슷한 실력을 가진 첸 포링인가 하는 녀석이었다.

“이영아, 내일 상대 투수가 진짜 어마무시하다던데? 거의 너랑 비슷해!”

“하아, 주빈 어린이 잘 들으세요. 세상에 나보다 공을 잘 던지는 투수는 존재하지 않아요. 아시겠어요?”

“그럼 네가 류형진보다 잘 던진단 소리야?”

“당연하지. 내가 프로에 데뷔하면 류형진도 못시킨 호크스 우승도 1년이면 충분해”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류형진은 전설이고 류형진은 신이야!”

솔직하게 류형진이 국내 투수중에선 제일 잘하는 녀석이긴 하다.

물론 나를 제외한 국내 투수를 말한다.

피칭을 하는 폼을 보면 디셉션도 괜찮고 밸런스도 비교적 일정하니까 제구도 좋은 편이다.

나는 100마일을 던진다고 좋은 투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월터 존슨을 좋은 투수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가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라서가 아니라 제구가 잡힌 공을 던지는데 그 공이 빠르기 때문에 좋은 투수라고 인정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그 신을 뛰어넘는 진정한 신의 투구를 매번 보는거야. 나한테 감사하게 생각해.”

민규가 내 손을 잡는다.

“이영아. 내가 아버지께 넘치는 자신감을 줄여주는 약은 없나 한번 물어볼게. 너무 걱정하지는 마.”

뿌드득!

내 몫으로 있는 코인이 몇 개더라? 코인 좀 팔아서 기필코 저 녀석을 치료할 약을 만들고 말거다.

“자자, 집중! 지금까지 잘해줬다.”

박해민은 자신과 함께 성장한 자랑스런 자신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굳이 아이들에게 세상의 냉정함을 알려주고 싶지는 않지만 내가 감춘다고 세상이 변하지는 않겠지.’

“솔직하게 이야기 하겠다. 스포츠에서는 승자는 존중받고 기억된다. 그리고 패배자는 조롱받고 잊혀지지. 너희들이 아무리 열심히 땀을 흘렸다고 해도 마지막 남은 경기에서 패배한다면 그 누구도 너희들이 흘린 땀을 기억해주지 않을 것이다.”

‘물론 나는 기억하겠지만 말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오늘 경기를 기필코 승리하고 너희들이 흘린 땀을 사람들에게 기억시켜 줘야한다. 단 한경기, 오늘 선발은 사이영이다.”

“우와아아아아아!”

하, 꼬맹이들 고작 저런 연설에 속아넘어가서 불타오르다니! 너희들 너무 열혈 스포츠 만화를 많이 봤어.

요즘 유행하는 건 환생 트럭에 치여서 이세카이를 모험하는 이 세계물이라니까? 땀 내나는 열혈스포츠물이 아니라!

우리팀 꼬맹이들이 모두 나를 바라본다.

녀석들의 눈동자에는 뜨거운 투혼이 가득 남겨 있었다.

뭐, 그래도 녀석들의 표정을 보니 오늘만큼은 열혈 스포츠물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잘 들어. 오늘 나는 무려 5이닝이나 던질 수 있어. 그리고 내 뒤에 등판하는 진우도 불안불안 하지만 그래도 2이닝 정도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녀석이지.”

“내가 불안불안하다니!”

“그러니 평소처럼만 해! 세상은 우리의 땀을 기억할테니까.”

나는 마운드 위에서서 대만 꼬맹이들을 노려봤다.

일차전에 보여준 중국 꼬맹이들 못지않게 독기가 바짝오른게 한번 제대로 밟아주고 싶은 욕구가 꿈틀거린다.

그때 중국 꼬맹이들은 경기가 끝날 때 즘 내 강속구에 기가 죽어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마침 우타자기도 하니까 녀석의 기를 죽일만한 공을 하나 던져줘야겠다.

나는 마운드에서 빙글빙글 어깨를 돌리며 타자를 노려봤다.

그 모습을 본 주빈이가 긴장하며 포구 자세를 잡았다.

‘이런, 이영이가 진짜 제대로 던지려나 본데?’

주빈이 저 녀석은 우리 팀에서 유일하게 내가 진심을 다해 던지는 공의 위력을 알고 있는 녀석이다.

적어도 포수인 골든 리트리버 녀석에게는 내 공의 구위는 숨길 수 없으니까 말이다.

나는 와인드업을 하면서 평소와는 조금 다른 밸런스를 가져갔다.

그리고 평소 완벽한 오버핸드 였던 내 투구폼은 쓰리쿼터와 사이드암의 사이의 어딘가로 변했다.

쌔에에에에엥! 파아앙!

팔을 내리면 분명 구속은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구속이 떨어진다고 구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른손 타자에게 사이드 암에 가까운 몸 쪽 포심 패스트 볼은 공포 그 자체다.

심지어 나는 몸쪽 높은 방향으로 공을 던졌다.

당연히 타자 입장에선 130km/h에 가까운 공이 자신의 머리를 노린다고 생각했을 것이니 제대로 된 타격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던지던 때는 이름조차 붙지 않은 이 공은 요즘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크로스 파이어’라는 별명을 가진 공이 되었다.

뭐라더라? 사이드 암 투수의 필살기라나? 뭐라나?

나는 이런 투구를 무려 1900년대에 보스턴 레드 삭스에 들어가서부터 사용했다.

이런 위대한 투수가 월터 ‘애송이’ 존슨에게 밀린다고? 기레기 놈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재정신이 아니다.

“스트라이크!”

실제로 나를 노려보던 대만 꼬맹이는 바지에 조금 지렸는지 타자석에서 조금 떨어져서 타격 자세를 잡았다.

“나이스 피칭!”

당연하지! 천만년에 한번 태어날까 말까하는 대천재 사이영님께서 던지는 공인데!

이래서 투수에게 제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타자와의 싸움에서 완벽하게 승리했다.

이제 나는 저 꼬맹이의 방망이가 절대 닿을 수 없는 바깥쪽으로 공을 던졌다.

어떻게든 공을 맞춰보려고 스윙을 했지만 이미 공은 한참전에 스트라이크 존을 지나갔다.

투지를 잃은 타자는 간단하게 삼진을 당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우리가 늘 이겨오던 방식 그대로 가볍게 승기를 잡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틀렸다.

내 계획은 간단하게 대만 꼬맹이들을 틀어막고 1회에 가볍게 3~5점정도 뽑아서 진우 녀석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려고 했는데 첸이라는 대만팀 투수의 공이 심상치 않다.

쌔애애애앵! 펑!

“스트리이크!”

까앙!

“파울!

내가 비록 야구를 못한다고 놀리지만 진우 녀석은 분명 재능은 있는 녀석이다.

특히 빠른 발과 민규 녀석에게는 없는 눈치만으로 가볍게 1루에 출루하는 녀석인데 첸이라는 꼬맹이의 구위에 눌려서 제대로 된 타격을 못하고 있다.

투스트라이크 노 볼, 투수에게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카운트 결국 진우는 허무하게 삼구 삼진을 당하며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진우야 걱정하지마. 어차피 주빈이랑 이영이가 해결해 줄거야.”

삼구 삼진에 얼떨떨해있는 진우에게 의미없는 응원을 한 민규는 그래도 첸이라는 녀석이 던지는 공을 잘 노려보면서 7개의 카운트 끝에 내야 플라이로 타석에서 물러났다.

“와, 이거 오늘경기 쉽지않겠는데?”

“나까지만 연결해. 내가 홈런을 쳐서 2점정도 내면 되니까.”

“네가? 잘 봐. 이 형아가 홈런이라는 것을 보여줄테니까!”

주빈이는 당당하게 타석으로 향했지만 초구에 파울 플라이를 쳤고 발 빠른 대만의 우익수에게 잡혀 아웃당하고 말았다.

“주빈아 홈런이라고 하는 것은 하얀색 파울라인을 넘기는게 아니라 외야에 있는 팬스, 저 담장을 넘기는거야.”

“빌어먹을 에이스! 같은 팀에게 트레쉬 토킹하지 말라고!”

요즘 어린것들은 버르장머리가 없어!

2회에 올라온 나는 가볍게 대만 타자들을 찍어눌렀고 그중에는 팀의 4번타자라는 첸 녀석도 있었다.

흥, 나를 닮았다기에 나만큼 타격을 잘하는 줄 알았는데 한참 애송이잖아!

애송아 내가 진정한 타격이 어떤건지 알려줄게!

타석에 선 나는 일단 두 개까지 공을 지켜보기로 마음먹었다.

어디 던져봐라 애송이!

파앙!

“스트라이크!”

포수의 미트에 꽂히는 소리가 제법 거슬린다.

녀석은 피하지 않고 정면 승부로 나에게 도전했다.

호오? 이 녀석 제법 배짱이 있는데 그 배짱좀 떼서 우리 민우좀 나눠주지 않으련?

파앙!

“스트라이크!”

순식간에 투스트라이크를 내주고 말았다.

이제부터는 비슷한 공이 있다면 쳐야한다.

나만큼 빠르진 않지만 인터벌이 짧은 녀석이 또 다시 공을 던졌다.

깡!

3루로 향하는 라인드라이브! 안타깝게도 파울라인을 지나서 파울이 되고 말았다.

휴, 실수로 페어가 되는 줄 알았지 뭐야?

후, 일단 이걸로 공 3개는 던지게 한 건가? 앞서서 덕아웃에서는 큰 거를 노리겠다고 떠들었지만 이번 타석에 내 목표는 녀석의 공을 최대한 많이 던지게 하는 것이다.

투수 마음은 투수가 그 누구보다 잘 안다.

투수에게 가장 짜증나는 타자는 타이 콥처럼 안타를 잘 치는 녀석이 아니라 호너스 ‘빌어먹을’ 와그너 녀석처럼 악착같은 녀석이 진짜 짜증나는 녀석이다.

심지어 와그너 녀석은 나를 상대로 3할 이상의 타율을 보유한 나쁜 놈이다.

나보다 나이도 어린놈이 그때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한국으로 유학을 보내서 유교사상을 주입시켜버렸어야 했다.

아니라면 강제 예절주입 빈볼을 머리가 아닌 사타구니에다가 날려서 은퇴를 시켰어야 했나?

아차, 지금은 그 호너스 ‘빌어먹을’ 와그너에 대한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깡!

나는 다시 투수가 던지는 공을 최대한 잡아당겨서 파울로 커트하는데 성공했다.

방망이를 짧게 쥐고 최대한 컨텍만 하는 타격, 대한민국 프로야구에선 용균놀이라는 플레이다.

사실 내가 야구를 할 때 이런 짓을 했다가는 대번에 머리로 공이 날아왔을지도 모른다.

내가 야구를 할때는 그래도 신사답게 투수들끼리는 용균놀이 같은 비열한 짓은 하지 않는 신사협정을 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룰이 투수에게는 빈볼을 던지지 않는다는 룰이었지 아마?

공식적인 룰북에 포함된 룰은 아니지만

당시 상남자 중에 상남자인 투수들에게 이따위 짓을 했다간 일단 머리로 공을 던지고 보는 녀석들이 태반이었으니까.

물론 용균놀이가 쉬운 건 아니다.

극도의 집중력과 정확한 배트 컨트롤 그리고 선구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플레이가 바로 용균놀이다.

살짝만 실수를 해도 그냥 스윙 삼진으로 덕아웃으로 들어가야 하는게 용균놀이다.

물론 그 맛에 이러는거지만 말이다.

깡!

3구 연속 자신의 공이 커트당한 투수는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괜히 마운드를 발로 차며 화풀이를 했다.

저 개자식이! 감히 이 몸께서 사용하시는 신성한 마운드를 어지럽히다니! 저런 녀석은 커트 한 100개를 먹여줘야 정신을 차리겠지?

어? 이건 보나마나 볼인데?

그것도 포수가 개구리 점프를 해도 받을까 말까하는 엄청난 폭투!

이건 기회나 다름없다.

나는 있는 힘껏 방망이를 돌리고 곧장 1루를 향해 달렸다

제길 우타자에게 1루는 너무 멀지만 평소에도 러닝으로 다져진 내 하체는 멍청한 포수놈이 공을 잡아서 던지기 전에 나를 1루에 도착하게 만들어줬다.

“세이프!”

스트라이크 낫아웃! 당연히 무사 주자 1루인 상황이다.

어떠냐 애송아! 바로 이게 짬밥이라는 거다!

아까전까지만 해도 자신만만한 표정의 투수녀석은 이제 툭 건드리기만 하면 울것같은 표정으로 마운드위에 서 있었다.

흔들리는 투수를 공략하는 건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주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협은 도루다.

리틀 야구에서 도루는 포수가 공을 받은 상황에서 달려야 한다.

팡!

나는 포수가 공을 받자마자 전력을 다해 2루로 달렸다.

한번 폭투로 호흡이 흐트러진 포수는 내 다리를 막지 못했다.

“세잎!”

하지만 루와 루사이의 거리는 좁기 때문에 나는 손쉽게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마침 2루에 도착한 나와 투수가 눈이 마주쳤다.

어서와, 도루하는 투수는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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