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인생 2회 차 레전드 투수 사이영-10화 (10/70)

〈 10화 〉 Chapter 4.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다. (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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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다. (2)

#1 사이영 11세 시즌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나도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다.

우리 가족은 코인으로 엄청난 부자가 되었지만 내 일상은 거의 변함이 없다.

변한게 있다면 취미반에 다니던 나는 꿈나무 리그까지 씹어먹고 이제는 매일 하루에 한번 야구를 하는 엘리트 영재반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어린시절 나와 같이 야구를 했던 친구들 중 수지를 뺀 나머지 멍청이 3명이 같은 팀에서 판타스틱 4라는 이름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지는 야구 대신 소프트 볼을 선택했고 그 곳에서 에이스로 활약중이다.

쉽게 말해서 나는 훈련과 소속된 리그만 달라졌지 내 일상은 변하지 않았다.

이는 사실 엄청 놀라운 일인데 보통 감당 할 수 없는 부를 가지게 되면 그 부에 잡아먹혀 불행해 진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은 그 부를 감당하실 수 있으신 것 같다.

아버지는 큰 돈을 벌고 은퇴를 하셨다.

그리고 아버지의 표정은 더욱 밝아지셨다.

나는 내가 어릴 때 피곤에 절어계신 아버지를 기억하기에 그때의 아버지보다 지금 한량같은 아버지가 더 좋다.

매일 아버지와 캐치볼을 하는데 요즘 들어서 아버지는 취미로 사회인야구를 시작하셨다.

그 덕분에 아버지는 나에게 개인 코치를 받고 계신다.

아버지,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코치를 받는건 정말 쉽게 오늘일이 아닙니다!

어머니는 취미로 하는 카페가 엄청 번창하는 바람에 체인점을 낼까 고민을 하고 계신다.

솔직하게 어머니가 하는 카페가 잘 되는 이유는 본인의 건물에 엄청난 고급원두를 들여와 싼 가격에 팔기에 커피애호가들에게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본인이 워낙 커피를 좋아하셔서 취미생활로 하는 사업이 번창하는 것을 본 나는 역시 자신이 즐거운 일을 해야 한다는 확신을 가졌다.

두 분의 일상은 많이 변한 것 같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그것은 두 분이 호크스의 팬이라는 사실이다.

“아! 뭐 하냐? 여보 우리 그냥 호크스를 사버릴까요?”

“음, 얼마나 하려나? 그래도 사는거보다는 응원하는게 즐거울 것 같아요.”

“하긴 진짜 내 구단이 되면 더 화가날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3년 연속 꼴등하다가 작년에는 6위했잖아요.”

“그럼 뭐해요, 아직 가을 야구도 못 했잖아요······.”

“우리 이영이가 크면 호크스를 우승시켜 줄 거예요.”

하하, 빌어먹을 어릴 때는 내가 세상을 너무 몰랐다.

내가 호크스에서 공을 던지기만 하면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이 짧았다.

80년 가까이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야구를 못하는 애들이 한 팀에 모일수도 있다라는 것을 호크스를 지켜보면서 깨달았다.

호크스는 내가 예전에 욕했던 부산 타이탄스라는 구단 못지않게 강력한 구단이었다.

아니 최근에는 그보다 더 심각해졌지.

전설의 덴튼 트루 영이 살아돌아온다고 해도 쉽지 않을 만큼 말이다!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약해지면 안 된다!

나는 메이저에서도 511승을 한 위대한 투수! 덴튼 트루 영님이시니까!

덴튼 트루 영님이 살아 돌아왔는데 그까짓 호크스 우승쯤이야 닭다리 뜯는것보다 쉽지! 앎!

#2 2016 U-12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 결승

U-12유소년 리그는 새싹리그와 꿈나무 리그와는 다른 차이점이 존재한다.

공이 연식구에서 경식구로 바뀌고 총 7회까지 늘어났으며 투구이닝은 3이닝으로 늘어났다.

마음같아서는 7이닝정도는 가볍게 던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빌어먹을 법이 나를 가로 막았다.

내가 프로만 된다면 주 3회 완투하는 모습을 세상에 보여줘야지!

슈우우우웅~ 파아앙!

이제 체격이 좋아져서 170cm에 58kg이 된 내 공은 여전히 유소년 리그에서 언터쳐블이나 다름없다.

처음 공을 던졌을 때 60마일(약 100km/h)도 넘기기 힘들었던 나지만 5년의 세월 동안 나는 평균적으로 70마일(112km/h)이 넘는 공을 던지고 있다.

하, 어서 빨리 미터법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90년 가까이 마일법을 사용하다보니 아직도 미터법이 어색하긴 하다.

비공식적으로 내가 던지는 최고 구속은 127km/h까지 나온다.

여기서 키가 더 크고 근육이 더 붙으면 구속은 자연스럽게 전생에 사이클론이라 불렸던 그 광속구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도 내 전성기 시절 직구가 얼마나 빠른지 궁금하다.

내 전성기 시절에는 구속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작 70마일, 아니 110km/h가 넘는 똥볼이지만 유소년 야구의 투구판 거리는 15m가 안 되다보니 타자가 느끼는 체감은 더욱 빠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U-12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대전)에서도 나는 평균 자책점은 당연히 0점이며 경기당 평균 탈삼진은 8.2개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영아! 살살 던져.”

흥! 건방진 골든 리트리버자식! 내 공을 받는 걸 영광으로 알아야지! 감히 나의 투구에 감을 놔라 배 놔라 해? 아주그냥 진우 옆에다가 묻어버릴까보다!

나는 가볍게 진우의 요구를 무시하고 와인드업을 했다.

슈우우우우웅~ 파앙!

쳇, 아까전보다 공에 힘이 약하진 것은 골든 리트리버 녀석의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게 아니다.

굳이 전력투구를 하지 않아도 내 공에 두려움을 느낀 타자가 얼어붙어있기 때문에 전력을 다 하지 않은 것일 뿐이다.

“나이스 볼!”

흥!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네!

슈우우우우웅~~ 파아아앙!

앗, 힘이 너무 들어갔나?

아니나 다를까 골든 리트리버가 가진 100개의 카드 중 한 개를 써버린 듯 주빈이 녀석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조심해야지!

박해민은 사이영의 투구를 지켜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U-12 전국 대회에서 우승을 하면 2m 리틀 야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대회에 진출 할 수 있는다. 이런 무대에서 조차 긴장을 하는 기색이 없다.’

“괴물은 괴물인가?”

덕 아웃에서 괴물의 피칭을 지켜보는 박해민은 이번 대회의 우승을 예감했다.

사이영은 약 5년 동안 리그에서 그 어떤 투수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했지만 공을 던진 횟수만큼은 매우 적었다.

사이영은 경제적인 피칭이 무엇인지 보여주면서 리그를 씹어 먹었다.

재미있는 건 사이영의 공은 포심 패스트볼이라는 직구가 전부라는 것이다.

박해민은 은근슬쩍 사이영에게 변화구를 가르쳐 줄까? 라고 물어도 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대박이었다.

‘마스터, 변화구는 제구가 잡힌 다음에 익히는 거에요. 다른 걸 배우기 전에 먼저 변화구를 배운다고 빨리 가는게 아니거든요. 컨트롤을 먼저 잘 잡은 투수는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동시에 배우는 투수보다 더 빨리 성공적인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가 될 수 있다고 들었어요.’

사이영의 대답을 들은 박해민은 자신의 교육 철학이 무너지는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사이영에게는 더 이상 조언을 하지 않고 야구를 즐길 수 있게 최대한 뒤에서 도움을 줬다.

그 결과 사이영은 패스트볼 만으로 리그의 모든 타자를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이영의 투구를 지켜본 꿈나무반 투수 김인직(8세)이 박해민에게 물었다.

“감독님, 이영이 형은 직구만 던지는데도 저렇게 잘 던지는데 왜 저는 저렇게 던질 수 없죠?”

“······.”

사실 박해민은 답을 알고 있다.

그것은 김인직에게 사이영같이 빛나는 재능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야구 꿈나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너는 재능이 없어서 힘들단다.’라는 대답은 최악의 대답이다.

‘뭐라고 해야 상처를 받지 않을까?’

오랜 고민 끝에 내린 답은 이것이었다.

“타자들이 유독 이영이의 포심 패스트볼에 반응을 못하는 이유는 탈 초등학교 수준의 강속구도 한 몫한 것은 틀림없어.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야. 바로 칼 같은 제구력 그리고 방금과 같은 오프스피드 피칭의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지.”

“체인지 업 같은 건가요?”

“그래, 특이하게도 녀석은 같은 포심을 던져도 체인지 업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어요?”

돌고 돌아 똑 같은 상황에 봉착한 박해민은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건 나도 모르겠구나. 네 선배 이영이에게 직접 물어봐주지 않으련?”

“네! 제가 직접 물어볼게요.”

‘휴, 이영이가 좀 사차원 도라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래도 야구를 좋아하는 동생들에게는 친절하니 상처받지 않는 수준에서 잘 가르쳐 주겠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공 11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은 사이영이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아, 사이영! 내가 좀 살살 던지라고 했잖아!”

“살살 던졌는데?”

“······처음 한번만 살살 던지고 다음부터 또 쌔게 던졌잖아!”

하, 이 골든 리트리버 같은 녀석이 삐졌나?

나는 이 녀석이 왜 오늘따라 이렇게 호들갑인지 모르겠다.

“왜? 내 공을 못 받겠어? 왜 살살 던지라는 거야? 이유를 설명해줘야 알거 아니야.”

“나 이번에 미트를 새로 샀단 말이야! 네 공을 받다보면 금방 헌 미트가 되고 말거라고!”

하, 그 미트 얼만데? 얼마면 되는데?

그래도 나는 지인들에게 돈 자랑을 하는 졸부의 표본 같은 타이 콥과는 다른 인격자다.

나는 왜 최주빈이 어울리지도 않게 짜증을 내는지 이해했다.

말은 저렇게 해도 자신의 글러브가 상하는 것 때문에 나한테 화를 내는 게 아니다.

포수의 미트는 아무리 질을 잘 들여도 손에 익을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당연히 손에 익지 않은 공을 잡기 위해선 평소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아야 한다.

당연히 공이 살살 날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

아직 어린 포수니까 이해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너를 그렇게 약하게 키우지 않았다! 정신 차려 너는 사람을 좋아하는 골든 리트리버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골든 리트리버는 사냥개라고! 근성을 길러야해!

“어차피 미트가 손에 익으려면 내 공을 많이 받아야 하잖아. 강하게 던지면 더 빨리 손에 익을거야.”

“······.”

“그리고 결승전에 투수한테 살살 던지라고 하는게 말이 되냐?”

“어차피 네 공은 살살 던져도 못쳐! 바보야.”

하, 맞는말이긴 하지만 100년에 한번 태어날까 말까하는 천재 투수에게 바보라니 말이 심한 꼬맹이군! 너도 진우 옆에 묻어주마!

“그건 맞아. 나도 이영이가 던지는 공은 못 쳐.”

“진우, 그건 네 방망이가 형편없기 때문이야.”

“무슨 소리야? 우리 아빠가 우리 팀에서 내가 제일 잘 친다고 했어!”

비겁하게 부모님을 소환하다니! 빌어먹을 꼬맹이 같으니라고!

“어? 너 1번 타자 아니야? 심판 아저씨가 저기서 노려본다. 빨리 올라가!”

“앗! 갑니다.”

진우는 호다닥 헬멧을 쓰고 투수의 공으로부터 몸을 보호해주는 프로텍터를 착용하고 덕아웃을 나섰다.

하, 요즘은 진짜 야구하기 좋아졌다니까.

전생에는 타자의 몸을 보호해주는 프로텍터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기술의 발전이 인류에게 얼마나 큰 혜택을 주는지 저 꼬맹이들은 모르겠지.

까앙!

자칭 팀내 최고의 교타자께서 안타를 치고 나가셨다.

그 뒤에는 야구를 우리보다 1년 늦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자칭 팀 내 최고의 교타자라고 주장하는 진우보다 더 대단한 선구안을 가진 민규의 타석이다.

민규는 나에게 야구를 처음 배워서인지 무식하게 초구부터 공략하는 진우와 달리 침착하게 자신에게 맞는 공을 기다릴 줄 아는 타자가 되었다.

투수가 나쁜 공을 주면 설령 그것이 2스트라이크인 상황에서도 절대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는 뚝심까지 보유한 녀석은 전생에 나를 괴롭히던 호너스 ‘빌어먹을’ 와그너를 보는 것 같았다.

심지어 유격순데 재수 없게 수비도 잘해서 그 ‘빌어먹을’ 와그너와 겹쳐 보일 때가 있을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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