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메시아 (3)
꽤 괜찮은 대피 시설과 계획이 마련된 서울과 달리 지방 쪽은 인력과 재원의 부족으로 제대로 된 대피 계획이 실행되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런 수많은 도시 중 유독 재수 없는 도시 하나가 있었다.
전쟁 발발을 전후해 소형종 하나가 그 도시 어딘가에 침입했고 운 없는 사람을 죽였다.
공교롭게도 그 몬스터는 죽은 사람을 좀비로 만드는 네크로맨서 타입이었다.
도처에서 핵 공습과 화학탄, 갖가지 대량 살상 무기가 한국에 떨어지는 와중 그 도시는 소리소문없이 죽은 자의 도시로 변해버렸다.
아이엠지저스는 그 죽은 도시의 외곽에 살고 있었다.
한때는 다른 이름이 있었지만 이제는 제풍호 시티라 불리는 망자들의 도시에 말이다.
우우우우우---
도시 외곽인데도 좀비들의 합창이 들려온다.
좀비들이 왜 늑대처럼 하울링을 하는 지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퇴화한 뇌가 우연의 일치로 성대를 움직이고 원시적인 소리를 발하는 게 아닌가 하는 게 과학자의 추측이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내가 상대한 바에 의하면 좀비들은 짐승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존재긴 하지만 적어도 살아 있었던 시절의 기억의 아주 작은 조각 정도는 가지고 있는 듯한 눈치였으니.
부르르르
모터사이클의 시동을 껐다.
백승현의 인간성과 별개로 그의 선물은 대단히 요긴했다.
기름도 아무거나 잘 먹고 험지 주행도 잘하고 힘도 강하고 솔직히 백승현이 끌고 다닐 때 조금은 부러웠다.
툭툭
이제는 내 애마가 된 “화이트뷰티”를 가볍게 두드려준 후 주소를 재확인했다.
교외 변두리, 카페와 창고, 소형 공장과 농가, 원룸 빌딩과 타이어 상점이 혼재된 뒤죽박죽인 거리 어딘가에 아이엠지저스의 방공호가 있다.
몇 마리 좀비가 서성거리는 게 보인다.
치이이익-
소위 “좀비 스프레이”라는 걸 몸에 뿌렸다.
민트 비슷한 향이 나는데 이 냄새는 좀비가 무의식적으로 꺼리는 냄새라고 한다.
실제 효과는 거의 없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여차하면 약간의 가능성에도 기대기 마련이다.
좀비 스프레이보다 내가 더 믿는 건 묵직한 양손 망치다.
도끼는 의외로 좀비를 상대할 때 그다지 효율이 높지 않다.
두개골을 한 번에 쪼갤 수 있지만 결국 날이 있는 놈이라 몇 놈 골통을 쪼개다 보면 날이 무뎌지길 마련이고 사정거리가 자체가 길다고 할 수 없다.
반면 망치는 날이 무뎌질 염려도 없고 이쪽에서 선공할 수만 있다면 거의 무한으로 좀비를 죽일 수 있다.
사용 방법은 멍하니 서 있는 좀비의 뒤로 돌아가서,
퍽!
힘껏 후두부를 후려치는 거다.
좀비도 결국 죽은 인간을 뮤테이션 인자가 억지로 살아서 움직이는 존재.
인체 활동을 관장하는 뇌와 신경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으니.
방금 후려친 녀석도 몇 차례 경련을 일으키다 움직임을 멈췄다.
예쁜 옷을 입은 젊은 여자로 보였는데 데이트라도 하다가 봉변을 당한 것일까.
고인의 생전 모습을 생각하는 건 좀비를 상대할 때 그다지 좋은 자세는 아니므로 빠르게 머릿속에서 좀비의 인상착의를 지워버리고 다음 대상을 물색했다.
퍽!
두 마리째.
퍽!
세 마리.
한 마리씩 한 마리씩 안식을 안겨주며 아이엠지저스가 있는 방공호 주변에 이르렀다.
가벽을 두른 공터 안이었다.
오른쪽엔 단층 짜리 치킨 가게가, 왼쪽엔 2층 짜리 성인용품점이 있었다.
무너진 가벽 너머엔 공사를 하려는 요량이었는지 아니면 양심 불량인 건축업자가 놔둔 건지 파이프나 철근 같은 건축자재가 겹겹이 쌓여 있었다.
가벽 너머를 확인했다.
아무도 없지만 붉은 색으로 표시한 짧은 말뚝 같은 것이 튀어 나와 있다.
공장형 방공호의 환풍구로 보인다.
환풍구만이 아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관과 전선이 지하로 그대로 파고들어 있다.
내 눈에 그 모습은 여기에 방공호가 있어요! 라고 알리는듯한 외침으로 보였다.
여기가 좀비 지대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아이엠지저스는 벌써 고인이 되었을지도.
가벽을 넘어 공터로 진입하려고 할 때였다.
“크르르르!”
사각에서 두 개의 인영이 날 덮쳤다.
좀비다.
기척 하나 없이 구석 진 곳에 숨어 있다 날 발견하자마자 바로 공격을 시도한 것이다.
날카로운 공격이다.
그러나.
쩍! 쩍!
이런 상황은 수십 번 더 경험했다.
대가리에 도끼가 박힌 박힌 좀비들이 쓰러지기 전에 먼저 떨군 양손 망치가 바닥에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좀비를 확인했다.
양복을 입은 놈 하나, 하늘하늘한 명품 옷을 걸친 여성 하나.
좀비들 대가리에 박힌 도끼를 빼내 날에 묻은 뇌수를 놈들의 옷에 문질러 닦으며 귀를 기울였다.
우우우우우---
멀리서 좀비들의 합창이 들려오지만 이 소리에 반응한 것 같진 않다.
하지만 가까이 있는 놈들이 듣고 흥미를 느낄 수 있기에 꼼짝도 않고 기다리며 반응을 살폈다.
몇 마리가 꿈틀거리며 거리에 튀어나오긴 했지만 크게 흥미를 가지진 않은 모양인지 곧 비틀거리며 거리의 저 너머로 흩어졌다.
심호흡을 하고 방공호 입구 쪽으로 갔다.
널빤지가 보인다.
바로 저기가 아이엠지저스가 살고 있는 방공호의 입구다.
널빤지 위엔 세월의 흙과 먼지가 켜켜이 쌓여 있었다.
최소 수년간은 한 번도 들춰내지 않은 듯한 비쥬얼.
설마, 그동안 단 한 번도 방공호 밖으로 안 나온 건 아니겠지?
짧은 의문을 느끼고 널빤지를 들추자 해치 형태의 철제 출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도낏자루로 입구를 두드렸다.
깡깡 깡깡깡 깡깡깡깡
2, 3, 4의 리듬을 타는 노크.
나와 아이엠지저스가 사전에 협의한 암호다.
숨을 죽이고 대답을 기다렸다.
“스, 스켈톤?”
곧 그의 호응이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지나칠 정도로 가늘고 힘이 없었다.
“그렇다.”
철컥
잠금장치가 열렸다.
“미, 미안. 힘이 없어서 문을 못 열겠어.”
직접 묵직한 해치를 열었다.
아래로 통하는 사다리가 보인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권총 한 정을 언제라도 쏠 수 있게 안전장치를 풀고 손이 닿는 안 주머니에 넣은 사다리를 내려갔다.
그런데 혹시 모를 위협보다 더 급작스러운 위기가 날 덮쳤다.
“······!!”
악취다
안에서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악취가 난다.
시체 냄새는 아니다.
살아 있는 자의 냄새다.
그 살아 있는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상급의 악취라고 할까.
치익-
그 냄새가 지나칠 정도로 역하기에 좀비 스프레이를 코에 뿌려야 했다.
사다리 끝엔 조명 대용으로 휴대폰을 든 사내가 엉거주춤하게 서 있었다.
그가 아이엠지저스라는 건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었다.
눈에서 은은한 빛이 나오고 있다.
진리를 보았다는, 그러나 몬스터의 색채와 비슷한 회백색의 음울한 불빛.
고레벨 어웨이큰의 부정할 수 없는 증거다.
안도의 한숨을 속으로 내쉬며 사다리를 내려와 그 앞에 섰다.
“헉!”
사다리를 아래 어둠 속엔 좀비와 다를 바 없는 깡 마른, 수염과 머리카락을 치렁치렁하게 기른 괴인이 퀭한 눈으로 날 보고 있었다.
그런데,
“어, 어, 어······!!”
그는 날 두려워하고 있다.
“으으으······!!”
그것도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뭐에 대한 두려움일까.
뭐, 나 같은 건장한 남자가 공포의 대명사가 된 건 오래 전의 이야기긴 하지만.
오랫동안 나 같은 남자를 보지 않았다면 당연히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이 친구를 진정시키기 위해 비장의 한마디를 준비했다.
“맴맴.”
섣부른 미소는 금물.
정색한 얼굴로 우리 둘만의 밀어를 그 어떤 신성한 문자보다 경건한 어조로 말했다.
“?!”
아이엠지저스의 퀭한 눈의 흔들림이 멈췄다.
“맴맴맴.”
“맴맴?”
“매엠~.”
아이엠지저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아이엠지저스가 진정한 모양이다.
하지만 먼저 입을 열진 않았다.
두려움에 빠진 자가 먼저 말하게 해야 한다.
중국 시절부터 교육받고 실시한 대 민간인 매뉴얼의 일부다.
“스, 스, 스스켈톤. 스켈톤 맞지?”
마치 허파에 바람이 새는 듯한 새된 소리와 어눌한 발음으로 아이엠지저스가 간신히 말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느릿하게 대답했다.
“아이엠지저스?”
아이엠지저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만났다.
이 친구를.
그런데 직접 두 눈으로 본 아이엠지저스는 그 치렁치렁한 머리카락과 수염,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마른 몸에도 불구하고 어려 보였다.
이십대 중반조차 아니었다.
초반이다.
그 아이엠지저스가 날 보며 따지듯이 물었다.
“왜 이렇게 멀쩡하게 생겼어?”
“무슨 뜻이지?”
“아니, 나랑 비슷한 과 아니었냐고? 그래서 불렀는데!”
버럭 화를 내는 그를 향해 나는 뭐라고 해야 할 지 알 지 못했다.
“······.”
잠자코 있자니,
“먹을 거 있어?”
아이엠지저스가 입에서 침을 흘리며 묻는다.
빙그레 웃으며 가지고 온 식량을 보여주었다.
컵라면과 3분 미트볼, 그리고 보온병에 담긴 뜨거운 물이다.
*
우걱! 우걱! 후르릅!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넣어 온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의 집엔 물을 끓일만한 도구도 없어 보였다.
살림을 보았다.
전자레인지, 수북이 쌓인 쓰레기, 수도꼭지, 샤워 커튼을 친 변기, 세면대.
수도를 틀어보았다.
쏴아아-
놀랍게도 물이 나왔다.
냄새를 맡아보았다.
녹의 냄새가 은은히 나지만 분명한 수돗물의 냄새다.
“어떻게 한 거지?”
“뭐가?”
컵라면을 먹던 아이엠지저스가 고개를 들며 물었다.
“수도 말이야.”
“공사 아저씨들이 그냥 연결해주던데?”
“뭐?”
변기 쪽을 보았다.
변기 안쪽을 오래도록 닦지 않은 모양인지 변기 안은 대변 색과 다를 바 없는 추악한 얼룩으로 가득했지만 물을 내려보니 잘 내려갔다.
“하수도도?”
“응.”
“······.”
아무래도 업자의 무지와 타성이 이 어린 친구를 살리는데 기여한 거 같다.
세상에 대피용 방공호에 상하수도를 연결할 생각을 하다니.
전기는 물론이고 가스까지 연결한 모양.
말 그대로 그 업자라는 사람들은 가정집을 시공하는 마음으로 방공호를 설치하고 갖가지 시설을 연결해준 것이다.
그래도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전기는?”
“태양광.”
“태양광?”
“옆 건물. 거기도 우리 아빠 꺼거든. 거기 옥상에.”
“아.”
하긴 여긴 태양광 발전을 돌려도 되겠다.
좀비라는 최고의 경호원들이 득실거리니 말이다.
그나저나 방공호가 의외로 넓다.
자세히 보니 같은 모델을 4개를 사서 이어 붙인 형태.
그러고 보니 시판용 공장제 방공호 중엔 이런 다중 모듈형도 있었던 거 같다.
그런데 그 넓은 것도 아무 쓸모가 없다.
아이엠지저스가 사는 방공호 한 동을 제외한 나머지 세 동은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형언할 수 없는 악취의 원인이랄까.
아마 한때는 식량과 소모품이 가득 쌓여 있었겠지만 쇠똥구리 애벌레가 소똥을 파먹고 그 빈자리에 자기의 배설물을 싸서 채워 넣는 것처럼 아이엠지저스도 비슷한 짓으로 자신의 방공호를 비우고 채운 것이다.
“여기서 한 번도 안 나간 거냐?”
뉴스에서만 보던 쓰레기 산에 경악을 느끼며 물었다.
“응.”
아이엠지저스가 어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는 입이 짧은지 오랜 굶주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지고 온 3분 미트볼과 컵라면의 절반도 먹지 못한 채 배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 옆엔 인터넷에서 보이던 흉측한 성인기구들이 더러운 매트리스 위에 아무렇게나 널려 있었다.
매트리스 주위에 더러운 얼룩이 눈에 띄었지만 굳이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그에게 말했다.
“나가자.”
그를 내 영역에 데리고 갈 것이다.
이 친구를 어떻게 컨트롤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친구는 그럴 자격이 있다.
저격수 모녀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 친구라면 사소한 불편 정도는 참아줄 수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어디?”
아이엠지저스가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다.
“밖으로. 우리 집으로 가자. 여기보다 더 크고 좋아. 공기도 맑고 좀비도 없어.”
“······.”
아이엠지저스가 날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어둠 속에서 은은히 빛나는 눈동자는 한동안 나를 응시했다.
“컴퓨터랑 위성 장비 옮겨줄 수 있어?”
“응.”
“게임기도?”
“당연하지.”
자전거라면 불가능하겠지만 모터사이클은 가능하다.
그의 게임기는 30년 전에나 볼 법한 이른바 “롬팩형” 게임기였다.
곽처럼 생긴 게임팩을 게임기에 꽂고 플레이하는.
아이엠지저스는 그런 고전 게임을 수십 개나 들고 있었다.
“전부는 못 가져가.”
“그, 그래?”
“한 다섯 개 정도만 추려.”
“여섯 개 들고 가도 돼?”
“어.”
그걸로 아이엠지저스의 비위는 다 맞춰준 것으로 보였다.
하나가 더 남아 있었다.
“······아빠 교회.”
아이엠지저스가 성인기구 하나를 주섬주섬 챙겨 주머니에 넣으며 말했다.
“아빠 교회에 데리고 가 줄 수 있어?”
순간 내가 느낀 건 짜증이었다.
“어딘데?”
내 질문엔 약간의 날카로움이 내포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친구, 그 작은 날카로움에도 몸을 움찔거리며 내 시선을 피해버렸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이건 곤란하다.
그가 날 두려워한다.
간신히 맴맴거려서 마음을 돌렸는데 그가 날 경계하고 두려워한다면 될 일도 안 된다.
“어디야? 갈 수 있으면 내가 데려다줄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해보았다.
그러자 아이엠지저스는 딴 데로 돌렸던 빛나는 눈동자에 다시 나를 담으며 주섬주섬 손가락을 삐죽거리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시내.”
“시내는 좀비 천진데.”
“그, 그래? 그렇겠지?”
미숙한 얼굴에 진한 실망이 드리워진다.
순간 나는 그를 좀먹고 있던 광기의 한 축을 알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가족의 소식이 궁금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바깥에 나갈 수 없었다.
해치를 열 용기도 없고 해치를 열어 좀비들을 뚫을 용기는 더더욱 없다.
가족의 소식을 알고 싶은 절박감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 속에서 아이엠지저스라는 게시판의 괴인이 탄생한 것이다.
“어디야?”
위험한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친구의 작은 소망을 들어주는 쪽이 낫겠지.
내 큰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어디냐? 일단 보고 결정하자.”
물론 위험하면 그만둘 생각이다.
“저, 정말?”
“할 수 있으면.”
중요한 건 성의다.
할 수 없다고 말만 하는 것보다 할 수 없는 이유를 두 눈으로 직접 보여주는 게 수천 배는 낫다.
“아, 알았어!”
아이엠지저스가 사진 하나를 보여주었다.
지나칠 정도로 크고 화려한 마치 궁전 같은 교회였다.
마치 아방궁에 십자가를 달아놓은 모양새.
그 화려하고 웅장한 교회 건물을 본 순간 전쟁 전에 본 뉴스를 떠올렸다.
뭔 재림, 휴거, 구원 어쩌구저쩌구 하는 곳으로 대한 예수교 장로회에서 이단 선고를 받은 사이비 교회다.
정확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그 사이비 교주가 여신도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추악한 짓을 저질렀다는 건 뉴스를 잘 보지 않는 나도 잘 알고 있다.
그 교주라는 놈이 저지른 갖가지 성추행이 워낙에 기상천외하기에 뉴스를 잘 보지 않는 나조차 여러 경로를 통해 알 정도였으니.
아이엠지저스는 환하게 웃는 사이비 교주의 사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우리 아빠.”
그 경이로 빛나는 눈동자 속에 담긴 건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애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