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임기 첫날에 게이트가 열렸다-145화 (145/296)

EP 23 - 그 멋진 헌터들의 세상 (2)

돌이켜보면.

“…….”

내가 천금순이라는 사람을 만난 지도 꽤 오래되었다. 상당히 중요한 일마다 엮인 만큼 이 생물의 습성에 대해서도 이제는 빠삭하다.

눈치 빠른 돈벌레. 처진 눈의 사업가. 얄미운 동업자. 나사 빠진 여자. 비실대는 승부사. 예민한 워커홀릭. 골초. 해결사. 등등.

가끔 보면 어릴 때 무슨 문제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정상이 아닌 것 같고, 가끔 보면 뭘 먹고 자랐기에 이렇게 머리가 잘 돌아가나 싶을 정도로 영악하다.

적어도 그녀가 자기 분야에서는 굉장히 유능한 사람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비록 인성은 영 좋지만은 않은 것 같지만 말이다.

그러니.

“사실, 그, 헌터 업계 일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사람 장사고?”

“…….”

“물건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장사꾼이라는 취지에서 말씀을 드리는 건데…….”

나는 그녀의 경고를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헌터라는 인종이 점점 일반사회와 유리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미친놈 입에서 제대로 된 소리가 나왔다는 건, 세상이 그보다 더 미쳐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그녀의 주장은 대략 이러했다.

“일단, 충청 방어선에 제대로 된 장벽이라는 게 세워진 이후에. 사람들이 그 위쪽에서 일어나는 일에 조금 둔감해진 느낌이 있는데…….”

“대부분의 정책 연구소에서 그렇게 분석하더군요. 괴수들에 대한 일종의 국민적 트라우마가 작용하는 중이라고 말입니다.”

“그렇죠. 문제는 그런 인식의 오류가 헌터들에 대해서도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인식의 오류라. 상당히 인상적인 표현이다. 아마 내가 항상 느끼는 것을 한마디로 표현해서 그런 거겠지.

잠시 그 말을 곱씹고 있으니, 천 사장은 모처럼 진중하게 말을 이어갔다.

“……일단 하나 짚고 넘어가자면. 다수 대중이 받아들이는 헌터의 이미지는, 괴수로부터 사회를 지키는 히어로에 가까워요. 그건 아마-”

“우리가 주입한 이미지죠.”

“……그렇죠. 주류 사회지도층이 일부러 그렇게 마케팅을 한 거죠.”

“프로파간다 아닙니까?”

“에이. 어차피 뭐 뜯어먹으려고 선동한 건데. 그게 그거죠. 뜯어먹을 게 지지율이냐 돈이냐가 문제지. 아무튼!”

그녀는 지저분한 책상 구석에 굴러다니던 얇은 금테안경을 코에 걸쳤다.

그리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의자를 눕혀 서류로 가득한 책장을 몇 번 더듬더니, 정확하게 파일 하나를 꺼내 들었다.

GS 방위대행사 소속 헌터들의 정신건강을 분석한 자료였다.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헌터들의 습성은 히어로라기보다는 용병에 가깝거든요……?”

“…….”

“목숨 걸고 한탕, 한탕 해가며 연명하는 인생들한테, 그렇게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기대할 수는 없는 거죠.”

확실히. 온종일 시체밭에서 구르며 사선을 넘나드는 이들이, 어찌 평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겠는가.

내가 주로 함께한 헌터들은 ‘그’ 김춘식 밑에서 끝까지 함께하던 극성 추종자들이라 사람 됨됨이가 되먹은 사람들이었던 것뿐이지,

모든 헌터들에게 압구정파 수준의 도덕성을 기대하는 건 정치인으로서 실격이었다. 심지어 압구정파도 절반 이상이 홍선아를 따라 길드에서 뛰쳐나갔던 전적이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 속에서, 천 사장이 내게 지적했다.

“이미 일반사회와 헌터사회가 분리되기 시작했는데, 만약 두 사회가 반목하기라도 한다면 일이 좀 심각해질 것 같아요. 저는.”

“…….”

“사실 헌터 업계의 마석수급이 일반사회를 먹여 살리고 있는 수준인데. 아니아니, 정확히는 나라 자체가 초상개혁이니 뭐니 하면서 그걸 목적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헌터들이 깽판 치면 재미없을 거다?”

천 사장이 당연한 소리라는 둥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게 물었다.

“자기도 모르던 내용은 아니죠? 보니까 요전에 치안관인지 뭔지 만들면서 으쌰으쌰 하시던데. 영 신통치 않은 모양인가 봐요?”

“…….”

“그럼 빨리 작업 들어가서 해결 보죠. 저도 이런 상황은 장기적으로 업계 말아먹는 지름길 같으니까.”

“……이제 단물 빨 만큼 빨았으니까. 업계 구조 바꾸자는 겁니까?”

“아이! 알면서…….”

“……하아.”

나도 어느새 정칫물이 든 모양인지, 이제야 본론을 조심스레 들이밀었다.

“……헌팅을 헌터만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죠. 서포터가 있으니까.”

접촉으로 마석을 흡수하는 헌터들의 특성상, 마석 수급을 목적으로 하는 헌팅에는 반드시 일반인 서포터가 동행한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파티의 일원이라기보다는 짐꾼 역할을 해주는 일용직 노동자 취급을 받는다.

그리고 나는 이 부분을 고치는 게 어떨까 생각했다.

“서포터의 역할을 좀 늘리는 건 어떻겠습니까?”

“어떻게요?”

“GS에서 헌터들을 대상으로 매니지먼트, 라는 개념을 도입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아, 네, 뭐. 야구선수 관리하듯이. 제품 품질을 관리하는 거죠.”

“결국, 사람을 잘 써먹으려면, 사람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나는 서포터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서포터에게 좀 더 다양한 포지션을 부여하는 겁니다. 괴수의 약점과 생태에 대해 가르치고, 독도법, 전술, 무전, 그리고 각종 행정지식까지 가르쳐서 마석 교환도 담당하고…….”

“…….”

“마석이나 들고 다니는 짐꾼이 아니라, 좀 더 전술적으로 활용 가능한 ‘서포터’로 만드는 거죠. 그러면 자연스럽게 일반인도 헌터 업계에 발을 들이기가 쉬워지지 않겠습니까.”

천 사장은 미간을 찌푸리고서 한참 동안 내 말을 곱씹었다.

그리고 답했다.

“……잘, 안 될 것 같은데요?”

“예?”

“이거 안 팔리는 방식이에요.”

* * *

“자기야. 봐봐요? 헌터는 돈 벌려고 사냥을 하죠? 그리고 보통 사업자가 돈 쉽게 버는 방법이 인건비부터 줄이는 거거든.”

“…….”

“헌터가 독도법이고 전술이고 자기가 배웠으면 배웠지. 굳이 돈 들여서 그거 배운 사람을 써먹을 것 같지는 않네요.”

그녀가 덧붙였다.

“게다가. 그런 전문적인 뭐시기가 요구되는 곳에 다니는 헌터들은 이미 전술이고 뭐고 줄줄 꿴 상태에요. 안 그러면 살아남을 수가 없으니까.”

“흐음…….”

“그러니까. 전문직 서포터 양성이 헌팅에도 도움 되고, 우리 같은 대기업들한테는 아주 나이스한 아이디어이기는 한데. 이게 국가가 세금까지 들여서 할 일은 아니다 싶은……?”

“…….”

“뭐어, 일단 정책이라는 게 까보기 전까지 모르는 거긴 해도, 사업자 입장에서는 그리 효율적으로 보이지는 않네요.”

신랄한 비판이다.

겸허하게 수용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일단 보류하죠. 정책실에 넘겨서 조금 더 다듬어야겠습니다.”

아무래도.

이 바닥에는 시장의 법칙이라는 게 있는 모양이다.

괜히 밀어붙였다가 탁상행정 소리 들을 바에는, 나는 시장의 지엄한 경제 논리를 존중하기로 했다.

그렇게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으니, 그녀가 조심스레 말을 붙인다.

“……그래도 저희 쪽에서 시범 도입은 해볼게요. 효율 무시하고 생각하면 좋은 아이디어는 맞으니까……. 결과 분석해서 보내드리면 될까요?”

“그러면 고맙겠습니다.”

천 사장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안경을 벗어 책상 구석에 던져놨다. 기스가 나도 새로 사면 된다는 마인드가 느껴졌다.

그리고,

“……아, 당 떨어져…….”

그녀는 플라스틱 통에서 키세스 초콜릿 하나를 꺼내, 오물거리며 뭔가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는 플라스틱 통에서 초콜릿 한 움큼을 가득 쥐어 안주머니에 쑤셔 넣었고, 그녀는 생각을 마쳤는지 내게 투덜거렸다.

“아, 자기야. 저 민원 넣을 거 하나 있는데.”

민원인지 청탁인지는 들어보고 판단할 일이었다.

“아, 예. 뭡니까?”

“아까 말씀드렸던 북한 장진읍의…… 그, 대규모 섹슈얼 산업단지 말인데요.”

“……홍등가요?”

“네, 거기.”

강원도 삼팔선 바로 위쪽에 있는 곳이라, 엄밀히 따지면 국경 바깥이었으나, 실질적으로는 한국 헌터들의 사치와 향락으로 돌아가는 곳이었다.

그리고 천 사장은 그곳에 대해 본격적으로 거론했다.

“근데 사실 거기 하나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 곳들 어떻게 좀 해결 안 되나?”

“……예?”

“사실 어느 지역이라고 콕 집어 말하기는 애매하긴 한데…….”

그녀의 민원은 대충 이러했다.

“요즘 헌터들이랑 결혼하려고 젊은 애들 눈이 뒤집혔잖아요……? 돈 잘 벌고. 몸도 좋고. 빨리 죽고.”

“예?”

“아무튼, 헌터들 관리하다 보면 가장 빡센 게 인간관계더라고…….”

천사장은 가볍게 툴툴거리며 말문을 텄다.

“이……. 국경지대 곳곳에 생겨난 공창들이-”

“어허- 공창이라뇨. 현실적인 단속의 어려움 때문에 잠시 조치를 보류한 것을.”

“그걸 방치라고 하지 않나……?”

“에헤이 진짜……!”

“아무튼. 그거 때문에 골머리 좀 썩는다니까요……? 물론 목숨 걸고 일하는 애들이 스트레스를 풀긴 풀어야 하는데. 수질이 너무 안 좋다고…….”

그녀가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남자들은 그나마 나아요. 위자료든 깽값이든 양육비든. 일단 돈으로 쇼부를 칠 수가 있는데…….”

“…….”

“여자애들은 호빠 잘못 드나들다가 제비한테 물려봐. 애라도 생기면 그날로 커리어 조지는 거라니까요……?”

“…….”

“뭐, 갑작스러운 사고는 지울 수도 있긴 한데, 그러다 잘못해서 기사라도 떠봐요. 당장 걔 얼굴 박아넣은 광고주들한테 수백억 물어주고 인생 조지는 거지.”

“……어째 경험담 같습니다?”

“아이 씨! 진짜! 그럴 수도 있다는 거죠! 뭐! 제가 언제 헌터 연놈들 사고 친 거 돈으로 묻었다고 그랬어요?”

“……그렇게까진 말 안 했-”

“아무튼-!”

타악-!

책상을 내리친 그녀가 필사적으로 말을 돌렸다.

“집창촌 수질 관리 좀 어떻게 해 봐요……! 공창제 도입해서 관리하든, 아니면 제대로 단속을 하든……!”

“…….”

“차라리 다쳐서 오던가……! 괴수 잡고 성병 걸려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오……!”

그녀는 반쯤 머리를 부여잡고 징징대기까지 했다.

대기업 총수에다 국내 최대 PMC의 사주가 이러는 걸 보니, 역시 장사든 사업이든 수명 깎아가며 해 먹는 짓인 것 같다.

“……자기야. 이거 어떻게 좀 안 될까요……?”

그러나 애석하게도.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안 될 것 같은데…….”

“아, 왜요오……!”

“국민 정서가 허락을 안 합니다.”

사실, 그런 불법적인 사창가는 단속이든 관리든 뭔가 국가의 조치가 필요한 게 맞다.

문제는 그게 사리에 맞는 것일 수는 있어도, 정치적으로는 용납이 안 된다는 거다.

정치는 효율 따지는 학문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정치가는 사람의 마음을 사야 하는 영업직이고, 사람의 마음은 다분히 효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니,

“……이, 뭐냐. 공창제 도입을 하게 되면,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한층 더 후진적인 국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네? 왜요?”

“왜요고 뭐고 그냥 국민 정서가 그래요. 나라가 얼마나 어려우면 나라에서 그, 유흥업소에 손을 대냐. 그런다니까요.”

이건 이미 윗대가리들 사이에서 충분히 논의된 문제였기에, 나는 무리 없이 설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

“뭐어, 충청도 강원도는 헌터업계와 유흥업의 생리를 아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영호남권 남부 국민은 자기 나라에 공창이 허용되는 것 자체가 수치스러운 겁니다.”

“……네? 왜요?”

“아니, 이건 효율 문제가 아니라니까. 물론 헌터들이 여독 풀 곳이 필요하긴 한데, 그걸 나라가 대놓고 관리하면 안 된다 이거에요.”

천 사장은 아직 납득 못하는 눈치였지만, 그래도 뭔가 해결책을 찾고 싶은 모양인지, 일단 그녀 스타일대로 현찰을 들이밀었다.

“……그러니까 결국 자존심 문제라는 거죠?”

“그렇게까지 말할 건 아니고. 국민 정서와 괴리가 좀 있는 정책이라는 거죠.”

“……어떻게, 돈으로는 해결 못 보나? 국민한테 돈을 주고 여론을 진정시킨다던가-”

“그걸 보통 기본소득제라고 그러는데. 유재광 대통령 기억 안 나십니까? 기본소득제의 ‘기’ 자만 꺼냈는데 빨갱이라고 두들겨 맞고 지지율 반 토막 난 거…….”

“그러면 차라리 제가 유흥업계를 통째로 사죠. 뭐. 밤의 여왕이 되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아니, 그게 합법이 되는 걸 국민이 용납을 안 한다니까!?”

“그러면 이대로 둘 거에요?”

“……하아.”

관리하거나 단속하거나. 둘 중 하나는 필요한 상황.

하나, 나라에서 관리하기에는 국민 정서가 용납을 안 하고. 빡세게 단속할 수도 없는 게 이게 나라에 필요하기는 필요한 시설이 맞다.

“……뭐 어쩝니까.”

시장바닥을 지배하는 건 지엄한 경제 논리이듯이, 정치권을 지배하는 건 지극히 감정적인 일반 대중의 정서다.

이건 이해를 요하는 일도 아니었고, 가끔은 이해하기 힘든 경우도 있었지만, 결국은 이해가 필요 없는 사실이였다.

그러니 결국 정치인은 이렇게 말하게 된다.

“행정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잠시 적극적 조치를 보류하게 될 것 같습니다.”

“…….”

“유감입니다.”

이러니 나라가 항상 합리적으로 돌아가지는 않는 법이다.

“……선거철만 끝나면 손대겠습니다.”

남는 것은 공약뿐.

물론 공이 공公인지 공空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말한 놈도 모른다.

세상일이 이렇다.

* * *

지금은 선거철이었다.

양판석 대통령 당선 이후 1년이 지났고, 유럽 게이트 이후 약 반년이 지났다.

전국동시지방선거,

이제 전국의 도지사와 시장을 새로 뽑게 된다.

보통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경상남도지사라는 세 명의 대권잠룡이 선출되는 선거이기 때문에 항상 주목받던 선거였지만.

이번에는 유독 특이한 양상이었다.

우선, 게이트 사태 초기에 지자체장들이 피난민을 안 받아주는 개짓거리를 한 덕분에, 대부분 연임은커녕 사법처리를 받게 될 가능성이 아주 컸고.

정치권에 새로운 피가 수혈될 것이 확정된 마당에, 대한민국 땅덩이가 좁아진 상황인지라, 지자체장들의 권력(예산)이 아주 커질 것으로 예상될뿐더러,

청중엽이 틀어잡은 제주도와 그 양반이 출마할 경상도의 어딘가를 빼면, 모든 곳이 치열한 격전지가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이거다.

대한민국에 정치 거물이 거의 없다.

이번에 당선되는 놈이 거물이 된다.

근데 누가 당선될지 감이 안 잡힌다.

뭐, 이런 상황이다.

그리고 이런 중대한 시기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

“으으…….”

“지윤이. 뚝하자. 뚝……!”

“……뭐! 뚝할 거리까진 아닌데!”

“그래. 그래…….”

“……혹시 주사 맞는 건 아니지?”

“아니라니까 그러네.”

꼬맹이 손 잡고 건강검진 받으러 왔다.

선거철 따위보다 감지윤이 더 중대 사항이었으니까.

물론, 단순한 건강검진은 아니었다.

“스티커 몇 개만 붙이고 있으면 된다네. 얼마나 편하냐?”

“막, 바늘 튀어나와서 찌르는 거 아니지……? 할머니 건 그렇던데…….”

“……아니, 혈당이 아니라 마력을 잰다니까.”

다행히도, EU와 미국이 공동개발한 마력 측정기에는, 주삿바늘이 안 달려 있다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감지윤이 측정기에 손을 올린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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