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4화 (114/172)

솔직히 나는 주신님한테 할 말이 아주 많았다.

‘지금 괜찮으면 다야?!’

거기다 지금도 아주 괜찮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리미에 때문에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니까!

“……미안하구나.”

주신님은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그래도 나나야, 네 기도 중 이뤄지고 있는 게 있긴 하단다.”

“그게 뭔데요?”

“그건 바로-”

찰나의 순간, 주신님의 얼굴이 버퍼링이 걸린 것처럼 깜빡였다.

“-아직 여기까지는 제약이 걸린 건가.”

“제약이요?”

주신님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이번에 내가 너를 만나게 된 건, 너를 죽음의 저주에서 구해주기 위해서였다.”

“제가, 죽음의 저주에 걸렸다고요?”

주신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갑자기 마물이 나타나고 했던 게…….’

모두 저주 때문이었단 말이야?

“다행히 상대가 편법을 쓴 덕분에 너를 구할 수 있었지. 하지만 네게 해줄 수 있는 도움은 이 정도뿐이구나.”

주신님은 슬픈 목소리로 나를 끌어안았다. 따듯하고 익숙한 품이었다.

“이렇게 너와 대화하는 것마저도…….”

[경고합니다. 정신세계 바깥에 위험한 상황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경고합니다. 사용할 수 있는 신앙심이 거의 끝나갑니다.]

“모든 원망은 내게 하렴.”

인간을 창조하고 구원했다는 주신님. 주신님이 따스하게 나를 감싸주었다.

“나나, 축복받은 나의 성녀야.”

“성녀요?”

슬픈 감상에 젖어 있다가 눈이 번쩍 뜨였다.

“제가 성녀예요?”

그 순간 주신님의 모습이 찌지직 계속 흐릿해지고 주신님이 하려던 말씀이 계속 깨졌다.

마지막 순간, 주신님이 말했다.

“나나. 여신의 숨결을 빨리 손에 넣거라. 그렇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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