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3화 (93/172)

나는 놀라서 대공님을 바라봤다.

“……아빠?”

“-나나.”

대공님은 내 이름을 부르며 나를 꽉 끌어안았다. 나를 안은 손끝에 맺힌 냉기가 느껴졌다.

밖에서 오랫동안 나를 찾고 계셨던 것 같다.

‘이럴 줄 알았으면 메모라도 남기고 올걸.’

잠깐 나갔다가 오는 거라 괜찮을 줄 알았다. 괜히 걱정했을 마음에 대공님의 품에서 우물쭈물했다.

“아빠, 저…….”

“괜찮다.”

대공님이 나를 부드러운 손길로 토닥여줬다.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다.”

“…….”

“지금 네가 내 품에 있으니까.”

나를 감싸는 따듯한 아빠의 품.

아빠의 진심 어린 걱정이 느껴져서인지 왠지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다음엔 걱정시키지 않을게요. 어떻게 된 거냐면…….”

뀨우웃-

대공님과 나 사이에 끼어 있던 아벨 눈토끼가 힘겹게 비명을 질렀다.

“맞다!”

대공님의 붉은 눈이 싸늘하게 아벨 눈토끼를 향했다.

“그건 뭐지?”

대공님이 눈토끼를 달랑 들었다.

내 얼굴이 창백해졌다.

날 데리고 나온 게 아벨이란 게 들키면-

‘아벨이 죽을지도 몰라!’

흔들리는 아벨의 눈을 보니 내 생각이 맞는 것 같았다.

“이 토끼는 그러니까…….”

땀이 삐질삐질 나왔다.

아빠가 무섭게 검에 손을 올렸다.

“이것이 너를 끌고 나간 마물이냐?”

“이, 이 토끼는-”

아벨 오빠 생각 안 나게 해야 해!

“내 자식이에요!”

아빠가 충격받아 눈토끼를 툭 떨궜다.

그 순간 달려오던 벨리알과 쥬테페, 대공가의 기사들도 충격을 받아 침묵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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