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6화 (86/172)

일주일에 한 번은 책을 빌리러 이곳을 들리는 그녀를 보기 위해 많은 귀족들이 이 북카페를 방문하곤 했다.

사뭇 딱딱한 귀족계에서 통통 튀고 귀여운 슬라데이체 영애는 혁명이었다.

귀부인들은 그녀의 애교에 녹아내렸다.

또래 영애들도 그런 슬라데이체 영애에게 쉽게 맘을 열고 친해졌다.

그렇게 슬라데이체 영애들은 귀족계의 거물들과 친해졌고, 엄청나게 큰 권력들과 손을 잡았다.

“저는 그럼 이만 가볼게요. 원하는 책은 이미 빌려서요.”

“그래요. 다음에 또 뵙죠.”

“저야 영광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그녀에게 말을 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슬라데이체 영애, 저는-”

나나에게 호기롭게 말을 걸려는 한 남자애의 앞을 누군가가 막아섰다.

남자의 은색 머리가 가볍게 흔들렸다.

그 아래로 기다란 속눈썹이 음영을 만들었고 가운데에 보석같이 아름다운 붉은 눈동자가 자리 잡고 있었다.

비현실적으로 잘생겨서 말이 안 나오는 얼굴이었다.

남자는 가만히 놔두기도 아까운 얼굴을 사정없이 구기며 남자애를 보고 있었다.

나나는 그 남자 뒤에서 빼꼼 고개를 내밀고 보고 있었다.

“누구야, 벨리알?”

“몰라. 모르는데 알 필요 없어.”

벨리알의 말에도 친절하게 남자애를 보려던 나나의 눈을 이번에 길고 아름다운 손이 가렸다.

또 다른 남자였다.

천사 같은 얼굴의 남자는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황금 별이 떨어질 것 같은 녹금안으로 사르르 눈웃음을 지었다.

“우리 막내에게 볼일이라도?”

“……아뇨, 실례 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나나 슬라데이체에게 사람들은 쉽사리 말을 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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